바우상상

탁구의 일기 - 가장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적인 기록입니다

유붕이 자원방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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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짧은글

2005. 5. 25.

한겨울에 진눈깨비가 날린다.

등산이나 아니면 근교로 나가 간단히 점심이나 먹고 오려고 했더니 날씨가 말리고 있다.
엊그제 이었던가,
정신없이 사는 생활이다 보니 요즘 시간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시간을 모른다는 것은 사회적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산다는 뜻이기도 하다.

평소 가끔 연락을 하고 지내던 옛 직장 대선배의 사무실에 무심코 들렸다.

그는 요즘 새로이 시작한 사회생활에 적응하기가 어떠냐고 걱정을 많이 해줬다.

일어서려는 나에게 명절이라며 직원을 불러 선물 상자를 준비해 기어코 들려줬다.
그리고 보니 명절이다. 

일상에 쫒기며 생활하다가 보니 미쳐 명절이란 것도 생각 못 하고 있다.

이럴 때 정말 찾아보고 기억해봐야 할 것은 따로 있는데, 요즘 사는 것이 말이 아닌 것 같다.

정신 좀 차려야겠다.
그날 저녁 친구 두 녀석이 사무실로 왔다.

'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먼 곳에 벗이 있어 나를 찾아주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 한가')

기분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그날 그 녀석들은 소주까지 사고 갔다.
오늘 아침 어떤 곳에서 이런 구절을 읽었다.

[웅크리고 잠만 자는 나무늘보가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 이유는 잠만 자기 때문에 만이 아니라 느리디 느리므로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아 그 어떤 사냥꾼에게도 표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아! 좀 천천히 그것도 뒤 좀 돌아보며 살자'라는 생각을 해 본다.

(2004. 1. 18. 일요일 1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