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1015 2007. 3. 27. 23:22
사순 제5주일 강론 : 주님, 저를 용서하소서

요한복음 8장은 죄인이 죄인의 죄를 들추어내고 처단하려다 죄 없는 분에 의해 부끄러이 물러가는 이야기다. 죄인이 어떻게 죄인의 죄를 들추어내거나 처단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있는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고 용서와 자비를 베푸셨다.
“하느님은 죄를 없애기 위해 당신 자신을 계시하고 이 세상에 개입하시는 것이지 인간의 취약성과 악성(惡性)을 지적하기 위하여 오신 것이 아니다. 즉 하느님은 죄를 용서하심으로써 죄의 악성을 드러내신다. 용서는 죄의 취소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새 출발이고, 인간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다. 하느님은 용서로써 악의 무(無)에서 우리를 일으키신다.”(문세화 신부님, ‘신학적 인간론’ 중에서).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우리는 남의 죄와 잘못을 들추어내기보다, 먼저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받은 용서와 자비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과 이웃을 거스른 죄와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청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오늘은 예수회 쉐리딘 신부님의 기도문은 인용하겠다.

주님, 저를 용서하소서
테렌스 쉐리딘 S.J.
주님, 저를 용서하소서.
너무도 자주 버릇없는 아이처럼 행동했음을.
저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했음을.
남을 위해서 일하는 체하면서도 사실은 저 자신을 위해서 일했음을.
남들이 저를 인정해주기를 기대했음을.
아무도 저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때 불쾌하게 생각했음을.
빠뜨렸거나 무시당했다고 생각했을 때 서운하게 생각했음을.
공동체 속에서 저 자신의 지위와 저 자신을 너무 염려했음을.
문제를 아무와도 의논하지 않고 저 자신에게만 보류해 두었음을.
너무 교만해서 약함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어려울 때 친구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음을.

주님, 참으로 저를 용서하소서.
현재의 저를 저 자신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저의 실재를 외면하고 상상적인 나를 발명해냈음을.
저의 중요성과 능력을 공상했음을.
가면을 쓰고 담 벽 뒤에서, 걸어 잠근 문 뒤에서 살았음을.
너무 수줍어서 혹은 너무 의심이 많아서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무슨 위험을 당할까봐 걱정했음을.
주님, 이 모든 철부지 같은 행동이 저의 내면을 동요시키고
때때로 파괴적인 데로 기울어지게 했나이다.

저를 용서하소서, 주님!
가끔 사람들을 사물처럼 취급했음을.
저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남을 수단으로 이용했음을.
남들이 저를 특별한 사람으로 대해줄 것을 기대했음을.
어떤 사람의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았음을.
가끔 저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축적해두었음을.
그러면서도 저 자신의 시간을 낭비했음을.
필요한 사람에게 시간을 내주지 않았음을.
친구보다 저의 시간표를 더 소중하게 생각했음을.
저 자신의 일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도와줄 수 있을 때 도와주지 못했음을.

저를 용서하소서, 주님!
시기심 때문에 칭찬해주지 않았음을.
조그마한 비평에 좋지 않게 반응했음을.
질투심으로 올바른 인식을 하려 하지 않았음을.
너무 쉽게 신뢰심을 잃었음을.
저 자신의 힘을 너무 많이 믿었음을.
하느님의 도우심이 필요함을 별로 인정하지 않았음을.
결과로 나타난 실패만을 보고 시작을 보지 않았음을.
저 자신을 찾고 남들이 사랑해주기를 바란 어리석음을.

저를 용서하소서, 주님!
남들의 행복을 별로 원하지 않았음을.
남들을 정확히 현재 그대로의 그들로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저 자신의 편리를 위하여 매우 자주 남들을 바꾸려고 했음을.

저를 용서하소서, 주님! 쉽게 용서하지 않았음을.
출처 : 3월 25일 사순 제5주일 주님, 저를 용서하소서
글쓴이 : matthieu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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