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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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生活

2021. 10. 4.


무덤가에서

산자락을 오르면서 부모님을 마주한다.
갈 햇살이 당산이 작은 둔덕에 내려 앉는다.
아부지, 엄마 따뜻해?,
하고 물으나 비석 옆 프라스틱 국화의 색바랜 향기가 눈울 아프게 한다.
이승의 고개를 오르내리는 저 바람속에
행여 멀리 떠나있는 자삭들 소식이나
묻어올까 시린 바람 맞으며 기다린 당신
하늘같이 파아란 달개비 꽃 엉기정기 머리를 내민 풀들을 새치뽑듯 조심스레 뽑아내고
당신의 체온을 느끼려 이름 새긴 비석을 쓰다듬는다,생전에 좋아하시던 송편, 감주, 술 한 잔 올리며 아들, 손녀 외손자 절 올립니다
고달픈 요즘 세상살이를 주절주절 풀어 보지만 한 마디 말 못하고 듣고 있는 부모님,
갑자기 야속하기만 하다.
예순다섯 해의 피곤한 삶을 접고서
이 안식처를 선택한 아버지, 행여 외로운 꿈
한 자락이라도 품고 있다면 까악까악
울고 날아 가는 까치더러 실타래러럼 풀어 달라고 퇴색된 세월 꿈속에도 뵐 수 없는
저 높은 하늘에서 애틋한 산길을 내려오는
애틋한 자식들 선한 바람 일으켜
등을 도닥 도닥 입니다.

2021년 10월 3일 부모님 산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