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마치며 시퍼렇게 퍼덕이다 흩뿌려진 굵은 소금에 기가 죽은 이파리 짓이겨진 색으로 축 늘어지니 부피는 줄었지만 속은 더 무겁다 빳빳하던 물기를 죽이고 너의 눈치를 보노라 부피는 그대로 이면서 배추보다 빨리 절여지는 헤픈 내 마음 갖은 양념으로 버무리면 처음의 푸름보다 알싸한 맛을 더한 김치로 아삭하게 살아나는 배추처럼 침 샘에 침 고이는 맛은 아니어도 바쁜 걸음 사이에 잠깐 이라도 떠 오르는 기억으로 남으려면 오늘은 어떤 양념이어야 할까 2020년 11월 1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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