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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해니 2008. 11. 2. 23:59
[태권도신문] 정파사범 사업 계속된다
코이카 사업에서 문체부 소관으로 새 출발
[613호] 2008년 10월 30일 (목) 김창완 기자 chang2306@naver.com

꺼질 것만 같았던 정파사범제도(한국해외봉사단 중 일반봉사단원으로의 파견사업)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외교통상부 산하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가 그동안 수행해왔던 일반봉사자 태권도사범 해외파견 업무가 종료되고, 내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신규 사업으로 같은 내용의 업무를 추진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새로 시작될 태권도사범 해외파견 업무의 집행을 국기원에 맡겼다. 현재 코이카가 모집해 활동 중인 일반봉사자 정파사범은 모두 12명. 문화체육관광부가 편성한 6억5천만 원의 예산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정파사범들을 지원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부족한 예산을 보충하기 위해 태권도 관련단체 가운데 국기원을 사업파트너로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현재 활동 중인 정파사범들을 그대로 현지에서 활동하도록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국기원이 종래 코이카가 진행해오던 업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사업이라는 명분을 세워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정파사범을 모두 배제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정파사범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 위한 내부적인 논의가 이미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원 이근창 사무처장은 “이미 코이카가 진행해온 일반봉사자 정파사범제도는 폐지됐다. 신규 사업이기 때문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정파사범을 인정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코이카와 정파사범들이 활동하고 있는 해외공관에서 평가한 점수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혀 현재의 정파사범들을 모두 인정할 뜻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정파사범들은 국기원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코이카가 자체적으로 모집해 파견한 현재의 정파사범들은 많게는 20년 동안 한 나라에 머물며 태권도를 보급해왔다. 이제 와서 국기원이 현재의 정파사범들을 인정할 수 없다면 자녀 교육은 물론 삶의 터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정파사범들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정파사범들을 인정하는 선에서 이 제도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KTA 홍준표 회장에게도 분명히 이점을 강조하고 건의했었다”며 국기원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계획도 국기원 입장과는 다르다. 일단 신규 사업이고 코이카가 진행해왔던 사업을 승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산업과 신용선 사무관은 “국기원이 정파사범제도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사업계획과 집행 방향, 예산 등 모든 결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하고, 그에 대한 집행만 국기원이 하는 것”이라며 국기원이 앞서가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정파사범으로 활동했던 태권도계 한 인사는 “정파사범으로 파견하기 위해서는 해당국가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 그 기간만 해도 길게는 1년이 걸린다.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최소한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정파사범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쉽게 판단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태권도계 전반적인 여론도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고 있는 국기원이 더 이상 이 문제로 인해 논란을 확산시키지 말고 현 정파사범들을 인정해서 월급과 수당 등을 개선하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파사범들이 마음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정년을 보장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KTA 양진방 전무이사는 “국기원이 신규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논란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정파사범들이 문제없이 잘 활동하고 있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창완 기자>

 

<정파사범제도 시작과 존속 과정>


정부의 태권도사범 해외파견 업무는 지난 1972년 외교통상부와 국정원이 제각기 진행해 왔으나 업무 효율성의 극대화를 위해 1991년 4월 외교통상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으로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를 설립해 전문가(태권도, 의사 등)의 해외봉사단 파견 등 대외무상협력사업으로 추진돼왔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전문가 파견이 과거에 비해 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태권도사범 파견사업 가운데 군 입영대상자 중 설발하는 국제협력봉사요원 파견업무만 남기고 일반봉사자 파견업무는 오는 12월 말 종료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이같은 결정을 하면서도 정파사범제도가 계속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체육업무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올해 초부터 협의를 해왔다. 정파사범의 활동으로 해당국 군부대에 태권도를 보급하고, 태권도 국가대표를 양성해 각종 국제대회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현지교민들의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 것이다.
 
코이카 조형래 과장은 “태권도 보급은 물론 현지 교민들과 그 나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 등 여러 가지 부문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정파사범들의 노고를 인정했다.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도 정파사범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협조를 당부해 해결의 물꼬를 텄다.

 

지난 9월 4일 ‘태권도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인도네시아 정파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일남 사범(48)이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에게 정파사범 존속을 건의했고, 체육국장으로부터 “정파사범제도를 폐지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확대하겠다”는 화답을 들어 이 제도가 존속되게 된 것이다.

 

정파사범 사업을 문화체육관광부가 하게된 만큼 태권도계의 기대도 이전보다 훨씬 크다.<김창완 기자>

 

<정파사범제도>
한국이 세계에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화자산인 태권도를 매개체로 활용, 개발도상국가와의 우호협력관계 및 상호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정부가 태권도사범을 파견하는 제도다.

 

<코이카>
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한국국제협력단.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발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출연기관. 교육, 보건, 행정, 산업, 문화 각 분야의 전문지식을 가진 봉사자들을 각국에 파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코이카의 한국봉사단원(KOV) 운영은 일반봉사단원(만 20세 이상 전문기술 및 지식을 보유자), 시니어봉사단원(만 45세 이상 5년 이상의 전문경력자), 국제협력봉사요원(현역병 또는 보충역 입영대상자 중 전문지식, 기술 습득자), 국제협력의사(전문의 자격증 소지자)로 구분돼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