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가 웃도는 가운데 태권도의 열기가 더해져 체감온도가 더욱 올라가는 날이었다.
얼마 전에 열린 승급심사를 말하는 것이다. 6개월 만에 열린 터라 열기가 전보다 더했다. 승단심사도 아닌 것이 너무 오랜 만에 열렸다. 예정보다 열흘정도 앞당겨 갑자기 열려 장소섭외도 안 돼 클럽현관에서 봐야했다.
이집트에서는 승급심사를 ‘벨트 테스트’라 한다. 테스트(심사)를 통과하면 벨트(띠)가 바뀌기 때문인 것 같다. 심사는 원래 2개월 마다 열리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아스완은 협회가 있는 카이로와 너무 떨어져 있다 보니 심사 감독관 파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매번 심사가 불규칙 하게 이뤄진다.
이집트는 우리나라와 달리 승급심사도 중앙협회에서 직접 관리한다. 승단심사는 지역과 상없이 모두 한 곳에서 모여 개최한다.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승급심사는 수련생이 많은 까닭에 각 도장 별로 자체적으로 한다. 승품(단)심사는 지역협회를 통해 응시 할 수 있다.
심사 내용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기본동작, 발차기, 품새 등으로 해당 급에 숙련도가 합당한지 여부에 따라 합격여부가 달려있다. 지방의 경우에는 태권도 활성화를 위하여 되도록 합격을 시켜주는 편이다. 불합격으로 인하여 중도 이탈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속사정이 어쩌든 간에 심사는 매우 진지하게 치러진다. 시작 전부터 심사장 주변에는 연습들이 한 창이다. 헷갈리는지 머리를 긁는 수련생,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수련생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마치 승단심사를 방불케 하는 열기다.
이날 심사에는 평소 수련하는 수련생의 절반도 채 참가하지 않았다. 학기 중이라 연습을 게을리 해서 스스로 참가신청을 안 한 수련생들이 많아서다. 양심이 있는 것이다. 이집트는 학기 중에는 태권도를 비롯한 과외활동이 소극적인 편이다.
경제적 사정에 의해 심사에 참가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승급심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5파운드를 내야 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6천원 가까이 되는 돈이다. 이집트 서민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신규 수련생의 경우에는 회원등록비가 별도로 든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수련생들은 승급도 못한 채 제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도 애스완에서 태권도의 명성을 날리고 있겠지.
이집트 여행때 여러가지로 많이 도와줘서 고마웠는데, 이렇게 안부 전하는 기회가 되었네.
어느새 이집트 근무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군. 그후 일정도 잘 잡고
예쁜신부와 함께 뜻하는 바 잘 이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