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길섶 2016. 4. 2. 19:35

    322;<곱테>-<다대파디>-<쿠툼상>

                 3530m     3690m      2470m

 길을 나서자 길 오른 쪽 경사 면에 야생화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서 아침기분을 돋우어 줍니다. 평소의 대열에는 <따라>씨가 선두에 서고 후미에는 <마실>님과 세르파가 맡았었는데 오늘은 <마실>님이 선두로 나섭니다. 조금 가니 산사태가 난 곳이 있는데 <마실>님이 미리 건너가서 우리에게 한 사람씩 건너오도록 지시를 합니다. 그런 곳이 다섯 곳이나 있었습니다. 돌도 있지만 대부분이 물기 머금은 흙이니 날씨가 풀리기 전에 속히 지나가야 합니다. 다섯 곳 말고도 산사태 후유증으로  너덜지대가 여기저기에  많이 있습니다.



                                                                  산사태의 뒷모습 너덜지대. 

두 시간쯤 가니 언덕 위에 <다대파디>가 나타납니다. 원래 어제는 <곱테>를 지나서 여기서 자기로 했는데 회원들이 지쳐서 <곱테>에서 묵은 것이데 만약 무리해서 왔다면 되돌아 가야 했을 것입니다. 집이란 집은 모두 무너져내려 동네가 없어졌습니다. 처참한 모습입니다. 집들은 무너 없어졌고  주민들은 어데로 사라진 것일까요?

집터에서 약 100m쯤 北으로 가서 보니 언덕이 있고 그 곳에서 <랑탕리> <랑탕리룽>의 산들이 보이고 <초추> <에베레스트>는 짙은 가스 속에 가려있습니다.

 

                                                 오른 쪽 언덕에 <다대파디>의 잔해 무더기가 보인다.

<다대파디>의 폐허 모습

                                                       <다데파디>의 언덕 위에서 본 풍경.


아제 충분히 올라왔으니 이젠 더 올라갈 일이 없겠지 했는데 또 다시 길이 끊어져 다시 산으로 올라서 돌아가는 길을 걸어야 했습니다. 30분을 오른 다음에는 계속 가파른 내리막 길이 이어집니다.  중간에 서양인 한 명 한 십분 후에는 서양인 여자 두 명을 만났는데 오르막 길에 지쳤는지 모두가 아직 <다대파디>가 멀었냐고 물어 봅니다. 거의 다 왔는데 거기엔 폐허만 있다고 대답해 줍니다.

 

우리는 계속 내리막 길을 걷습니다. 산길을 걸으면서 무엇을 생각하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높은 허공 위에서 줄 위를 걷는 사람처럼 다음에는 스틱을 어디에 찍고 다음 발걸음을 어디에 어떻게 디딜 것인가만 생각합니다. 만약 발목이라도 삐끗하면 $2000를 넘는 돈을 주고 헬리콥터를 불러야 하니까요.


                               롯지의 이름이 <Green woods>나 <Green forest>였는데 앞에는 숲이 울창하다. 

 중간에 미소가 예쁜 아주머니와  예쁜 딸 그리고 무서운 개가 지키고 있는 롯지에서 차를 마셨습니다. 남자 주인은 우리가 <페디>에서 본 작업장에 작업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이 길을 지나는 트레커들이 많다면 생업을 버리고 노무자로 나서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길 지나 조금 내려오니 흰색, 분홍색의<랄리구라스>가 장관으로 피어 있습니다. 빨간색은 <싱곰파>부근에서 지천으로 피어 있었고 여기서는 흰색,분홍 꽃을 지천으로 봅니다. 노란 <랄리구라스>는 끝내 보질 못했습니다.

 

                                                            아름다운 <랄리구라스> 천국


<마실>님이 <구툼상>은 전기도 물도 풍족한 곳이니 편히 쉴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멀리서도<구툼상>이 커다란 마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니 집들은 제대로 된 것이 없이 전부 함석으로 벽은 합판으로 지은 것들뿐입니다. 지진 후 복구 작업으로 새로 지은 것 같습니다.


                                               <구툼상>초입 모습. 멀리 산아래 제일 높은 곳에 숙소가 있음.


우리 숙소는 마을 제일 높은 곳에 좌우가 터진 곳에 있어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지켜 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방이 8개짜리 숙소동이 있고 아래 쪽에는 식당과 주방이 별도로 있는 함석집이 있습니다. 물은 흔한데 전기는 들어 오지 않습니다. 식당에는 지진 전의 건물을 찍은 사진이 있어서 지진나기 전 후를 극명하게 보여 줍니다.


식당벽의 사진을 찍은 사진

현재의 숙소동.

                                             전면에 보이는 것이 식당동 멀리 보이는 것이 숙소동.


 말씀 없으신 주인 어른은 화로를 뜨겁게 달구어 주시면서 혹시나 우리에게 불편한 점이 없나 하고 열심히 살피십니다. 네팔인으로 드물게 큰 체구에 얼굴에 선량함이 그윽하건만 또한 지진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800여 평 돼 보이는 대지 위에 있던 건물은 사라졌지만 무너진 축대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리고 있는데 대지 조성은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옛날 같은 번듯한 건물이 얼른 그 자리에 다시 들어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이번 트레킹중 9시간 40분 동안 최장 거리인 18km를 걸었습니다.

숙소는 허술하지만 다행히 고도가 낮아서 따뜻하고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산증세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하이디>님은 사방에서 들려오는 코고는 소리에 시달리며 잠을 못 이루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