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가요

탁발 2009. 10. 31. 02:51

 

                                                                                   <청춘불패 멤버들의 베이스캠프 아이돌 촌>

 

금요일 심야라는 특별(?)한 시간에 방영되는  여자 아이돌 성장버라이어티 청춘불패 2회까지 본 결과 과거 여걸식스하고는 영 딴판이었다. 아니 아예 연관조차 없다. 1,2회를 통해 본 청춘불패는 이른 아침 멤버들의 도착 그리고 농촌과 집(아이돌촌) 가꾸기 그리고 저녁식사와 부모님과의 통화. 이런 구조로 짜여져 있다. 아마도 장기자랑과 통화 코너는 곧 다른 것으로 바뀔 것으로 보여 결국 청춘불패는 일과 밥이라는 틀로 이해할 수 있다.

 

제작진이 기획의도에 신 귀농일기라고 붙인 까닭을 2회쯤 보니 수긍할 수 있었다. 굳이 아이들에게 몸빼를 입힌 것이 여전히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어쨌든 아이돌로서만이 아니라 또래 대부분이 경험하지 못하는 농촌생활을 아주 조금씩 보여주면서 때도 없이 까르르 터져나오는 일곱 웃음소리는 아련한 귀거래사처럼 들렸다.

 

첫회와 마찬가지로 몇 번 더 하면 식상해질  멤버들의 장기자랑이 있었지만 그외에는 딱히 웃긴(?) 대목은 없었다. 방송을 보다가 문득 오마이텐트처럼 교양국 제작인가 궁금해져 KBS 홈페이지까지 급히 뒤져볼 정도였다. 분명 웃기려고 한 대목은 없지만 웃자면 웃을 수 있고, 굳이 웃지 않아도 흥미를 놓칠 대목도 없었다. 모두 둘러앉아 저녁을 먹는 장면은 패떴을 통해 이미 충분히 익숙해졌지만 노주현 촌장의 존재 때문인지 아이들 바글거리는 그 옛날 대가족의 저녁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아직 청춘불패의 포맷은 정착됐다고 볼 수 없다. 리얼 로드버라이어티에 적응치 못한 스튜디오 전문(?) 군민MC 남희석이 감을 잡지 못한 채 주변에서 머물고 있고, 김태우도 근력 딸리는 여자 아이들에게 노동력(?)을 보충해주는 정도이다. 예능 MC는 아마도 난생 처음일 노주현 촌장님은 누가 치고 들어올 틈 없이 당신 얘기만 하시고 있다. 아직은 오직 김신영만이 야생 버라이어티 MC로서의 자기 자리를 활기차게 끌어가고 있다.

 

 

 

그런 MC진의 불안 탓인지 제작진은 아직 뚜렷한 예능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아이들을 일만 시키고 있다. 그러나 두 번의 방영을 통해 어렴풋이 드러난 청춘불패의 성격에 미루어보아 남희석의 발탁은 적절하다는 것과 아직도 개운치는 않지만 노주현 촌장님의 등용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근거들이 노출되고 있다. 청춘불패가 아이들에게 일만 시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대가족이라는 오래된 사진을 꺼내보이고 있다.

 

30일 방연된 2회의 경우 103세의 마을 최고령 할아버지께 전 출연진이 큰절로 인사들 드렸다. 절하는 모습도 제각각이었다. 그런 모습을 통해 절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또 배워가게 될 것이다. 청춘불패가 1박2일과 패떳을 섞어놓은 형식이라는 말도 있으나 매일 다른 곳을 찾는 여행형식인 두 프로그램과 달리 청춘불패는 한 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얼굴부터 트고 시작한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때문에 촬영장소 주변을 봉쇄할 이유도 딱히 없다. 풀샷인 경우 원경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고추따기 등은 밭주인 아주머니와 아이들과 함께 한다. 점차 마을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화면 침입은 빈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춘불패가 귀농일기라는 콘셉트를 선택한 이상 옮겨다니며 촬영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로드 버라이어티가 눈요기로 제공하는 절경조차 없는 그저 평범한 유치리 마을의 일상 풍경 속에서 풀어놓은 강아지들처럼 뛰어다니는 자그마한 아이들의 좌충우돌은 두 번쯤 보니 은근히 공감가고 매력있는 설정이다.

 

아무리 예비역 6개월의 김태우라 할지라도 당연히 미숙한 울타리 짓기 등에는 마을 이장님을 당당히 등장시켜서 요즘 떠들썩한 조작,설정 논란을 싹부터 자른 점도 눈에 띤다. 청춘불패가 자급자족이라는 대원칙을 세워놓았지만 못하면 마을사람들에게 부탁하면 그만이다. 아주 잘했다.

 

1박2일, 패떳이 여행이라는 원경을 잡는다면 청춘불패는 골목길 마실 정도로 카메라 앵글을 좁힌 점이 다르다. 그런 면에서 적잖이 작위적인 장기자랑도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한 인사치레 정도로 곱게 봐줄 수 있다. 무한도전이 1년 프로젝트로 벼농사 귀농의 큰 그림을 완성했다면, 청춘불패는 조용한 산골마을의 올망졸망한 작은 그림들을 콜라주처럼 엮어갈 것을 보인다. 카메라가 찾아가지 않은 모든 평범한 시골마을들처럼 그대로.

 

 

 

 

어떤 이유에서건 청춘불패가 애써 웃기려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선 든든하다. 제작진이 청춘불패의 재미에 조금은 느긋한 호흡인 듯 싶다. 그러나 기획의도가 어디 있건 오락프로의 탈을 썼으면 우선 재미가 있어야 살아남는다. 기획은 충분히 좋았던 오빠밴드의 단명에서 얻는 교훈이 그것이다. 자칫 잘못 풀리면 대체로 불친절한 예측 속에 시작된 청춘불패는 역시나의 불운을 맞게 될 것이다.

 

아직 출연진들의 케릭터가 명확치 않고 유재석, 강호동처럼 리얼 버라이어티의 고수도 없이 모두가 초짜인 청춘불패는 현아의 나이만큼이나 풋풋하다. 그렇지만 1회 방송에서 화제가 되어던 구하라의 의외의 예능감과 더불어 패떳의 박예진 버금가는 써니의 닭잡기, 능숙한 톱질 등 충분히 케릭터를 구성할 요소도 갖춰지고 있다. 은행줍기를 마치고 고추밭으로 합류하며 '은행털고 왔다'는 말로 남희석을 웃겼 듯이 맏언니 나르샤도 입이 풀리면 개그맨 MC 못지 않은 웃음을 줄 것도 예상할 수 있다.

 

조금씩은 기존 버라이어티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한 마을에서 붇박이로 전원일기를 써나가야 하는 청춘불패로서는 결정적인 힌트를 얻어올 곳은 사실상 없다. 모든 것을 스스로 써나가야 하는 일곱 아이돌의 귀농일기는 아직 탄탄하지는 않지만 성장버라이어티의 새로운 장을 열 것만 같은 희망을 준다. 눈 많은 강원도에 곧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 모든 이의 가슴 속에 막연히 그려놓은 고향집 풍경에 고구마 익는 냄새 모락모락 피어나는 풋풋하면서도 따뜻한 대가족의 웃음을 그려내 줄 것만 같다.

 

아직 터를 못잡은 청춘불패에게 정말 힘이 되어주는 글이네요.

요즘 버라이어티에는 조작-작위 부분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KBS예능의 집착인지는 모르겠는데 꼭 감동드립을 넣을려고 하는게 눈에 거슬리네요.
무슨 군대에 갇혀지내는 장병도 아니고 왜 뜬금없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화를 시켜서 울게 하는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동이라면야 예능에서도 대환영이지만
좀 작위적인 연출을 넣어논게 씁쓸하대요.
네, 바다님 지적한 부분과 더불어 굳이 몸빼를 입히는 것도 눈게 거슬립니다.
아마도 정착치 못한 버라이어티가 당장에 눈길을 끌기 위한 일시방편일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시작하기 전엔 부정적이었지만 보기 시작하니 의외로 긍정적 요소가 많네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솔직히 요즘 인기 절정의 로드 버라이어티에 살짝 지쳐간다고 할까요..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영원한 팬인 무한도전을 제외한 다른 리얼 예능에 다 물려간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청춘불패는 왠지 다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은 느린듯한, 여유가 있는 호흡이 보는이를 편하게 만들고
장면 장면에서 나오는 스틸 사진 컷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남습니다.
부디 성장 리얼 버라이어티로서 롱런 했으면 좋겠네요.
그냥 왠지 금요일 밤에 대박 낼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예상이 틀리면 안되는데ㅡㅡ;;)

제 분석이 맞다면 성공할거에요~!~!

근데 제 감이 잘 맞더라구요 ㅋㅋㅋ
저는 중간중간 나오는

심도깊은 흑백의 스틸샷이 맘에 들더군요

그 사진들 고화질로 구할수는 없을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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