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보고서

U2 2011. 7. 14. 17:37

 

 

도끼 휘둘러 피 철철...이게 초등생 교육?
친일파 백선엽 미화한 전쟁만화 배포 논란

 

 

 

한국전쟁본부, 서울·경기 초중고에 배포... 교사들 "교육용으로 쓰기 어려워"

 

항일독립군 토벌대 경력이 있는 백선엽 전 장군을 미화하는 만화책이 서울·경기지역 전체 3540여 개 초·중·고에 100부씩 일제히 배포됐다. 총 35만여 부가 발송됐는데, 이 책자에는 북한군을 "북괴의 이리와 늑대"로 표현하고 도끼로 사람을 찍어 피가 튀는 등의 잔인한 그림도 포함돼 있어 교사들이 우려하고 있다. 

 

"'똘이장군'식 표현 어쩌나"... 일부 교사들 걱정

 

문제의 책은 6.25한국전쟁진실알리기운동본부(한국전쟁본부)가 최근 일제히 배포했다. 한국전쟁본부 오아무개 단장은 13일 전화통화에서 "청소년들에게 자유민주주의 신념과 애국심을 함양시키기 위해 군인공제회와 한국교총의 도움을 받아 우선 서울·경기지역 초중고에 만화책을 보냈고, 앞으로 다른 시·도 초중고에도 모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교실과 도서관에 비치하거나 수업시간에 활용하라는 것이다.

           

                  

한국전쟁본부는 한국예비역기독장교회 소속 인사 16명이 주도해 2007년 1월 발족한 회원 300명 규모의 단체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총재와 본부장, 부본부장, 사무총장, 사무국장 등이 모두 경동교회, 영락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에서 장로로 활동하고 있다.

 

이 단체가 발송한 46쪽 분량의 컬러 책자의 제목은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6·25란 무엇인가?>이다. 이 책은 한 대형 교회가 펴낸 <기독교란 무엇인가>의 후속 시리즈로 나온 것을 만화로 새롭게 펴낸 것이다.

 

책은 한 할아버지가 6.25의 참상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서문에는 "이 만화를 통하여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얼마나 힘들게 사셨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배우기 바란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책을 받아본 일부 교사들은 "친일파를 등장시켜 '북괴 늑대'를 쳐부수는 '똘이장군' 식 반공만화인데다 폭력성이 극에 달해 학생들 교육용으로는 쓰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일부 생활부장 등 교사들도 "이 책자를 교무실 창고에 쌓아놓거나 폐기했다"고 말했다.

 

"죽음 두려워 않는 백선엽의 용맹함 잊히지 않아"

 

게다가 이 책에는 너그러운 표정의 이승만 박사와 '용맹한 백선엽 장군'이 등장한다. 19쪽에는 북한군을 수장시키는 그림과 함께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백선엽 장군은 용감하게 전장 일선에 앞장섰단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장군의 용맹함은 아직도 잊히지 않고 있지."

 

최근 KBS는 백선엽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데 이어, 이승만 특집도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70년대 반공 만화인 <똘이장군>에 나오는 이리와 늑대도 이 책자에 실려 있다. 10쪽에는 드라큘라와 이리로 표현된 북한군 그림과 더불어 "마침내 북괴군은 이리 떼와 같이 쳐내려오기 시작했어요"라고 적었다. 바로 다음 11쪽엔 늑대 두 마리 그림과 함께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그들은 마치 피에 굶주린 늑대와도 같았지."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6·25란 무엇인가?>에 담긴 그림과 내용.
ⓒ 윤근혁
똘이장군 책자

 

지나친 폭력성 묘사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 만화 곳곳에는 미군 등의 폭격으로 수장되거나 폭파되는 '공산 괴뢰군'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특히 42쪽에 나오는 '도끼 만행 사건'을 다루는 내용은 교사들도 크게 경악하고 있다. 북한군이 도끼로 사람을 찍어 피가 튀는 모습이 적나라한 그림으로 표현된 탓이다. 게다가 이어진 그림에서는 피가 흥건한 도끼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전쟁본부는 또 일선 학교에 택배로 만화책을 보내면서 16분 분량의 동영상 CD도 동봉했다. 방송조회 등에서 방영하라는 것이다. 

 

이 동영상 <6·25란 무엇인가?>에는 탤런트 김동석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그가 다음과 같이 말할 때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모습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념의 굴레에 얽매인 친북반미의 젊은이들이 양산되어 있다. 이 나라의 앞날이 가늠할 수 없는 처지에 오게 되었음이 사실이다."

 

책 저자 "늑대 대신 생쥐 그려 넣어야 하나?"

 

한국전쟁본부가 보낸 책 내용에 대해 박종철 전교조 학생생활국장은 "6·25전쟁을 바로 알리는 일에는 동의하지만 <똘이장군>과 같은 구시대의 만화는 오히려 부작용만 키운다"면서 "친일파 백선엽 등을 찬양하는 내용은 전쟁의 참상을 오히려 감추는 노릇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 소책자의 글을 직접 쓴 김아무개 한국전쟁본부 본부장은 "이리, 늑대 그림이 문제라면 고양이, 생쥐를 그려 넣어야 하느냐. 전쟁을 직접 겪은 사람이라면 늑대보다도 더 심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일개 병졸로 전쟁에 나선 병사도 영웅이지만 이들을 이끈 사람(백선엽)도 영웅"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백선엽 장군을 영웅시한 것을 시비하는 것 자체가 전쟁을 모르는 사람"이라면서 책의 폭력성 지적에 대해서도 "전쟁은 폭력 없이 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윤근혁

 

 

ⓒ 오마이뉴스 ( http://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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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비밀문서 "백선엽은 부패척결 대상자였다"
 
미 참사관 하비브 기록···"쿠데타 때 박정희·김종필 등 후배 '청군운동'으로 숙청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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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 독립군 토벌안했다" KBS 제작책임자 궤변
 
 
최재호 국장 "백씨 친일파 주장은 오해"…"친일방송도 모자라 이젠 면죄부 주려하나"
 
 

친일파 백선엽씨를 전쟁영웅으로 둔갑시켜 국민적 공분을 샀던 KBS의 제작총괄 책임자가 ‘백선엽은 독립군을 잡아죽인 적이 없다’고 발언해 KBS 안팎에서 “친일파 미화 방송도 모자라 이젠 친일행위에 면죄부까지 주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3일 KBS 새노조는 지난 7일 열린 노사 공정방송위원회에서 지난달 24~25일 백선엽 다큐(‘전쟁과 군인’) 2부작을 내보낸 KBS의 총괄책임자인 최재호 KBS 춘천총국 편성제작국장이  “백선엽은 우리가 오해하는 것처럼 그렇게 친일파는 아니다”라며 백씨의 친일행적 덮기에 적극 나섰다고 밝혔다.

 

 

       

 

 

 KBS 새노조가 이날 발행한 노보에 따르면 최재호 국장은 당시 공방위에서 “반민특위에서 친일파를 분류하게 됐는데…백선엽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민족주의자 조만식의 비서로 활동했다. 또 백선엽이 친일로 분류된 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나중에 등재한 거 아닙니까”라고 발언했다.

 

최 국장은 또 백씨가 간도특설대에 있을 때 독립군을 토벌한 것과 관련해 “백씨에게 물어보니까 ‘그건 자기 선배들이 그런 얘길 했다는 것이지 본인이 한 얘기는 아니라고 했다”며 “백씨는 만주군관(학교)에 들어가서 간도특설대에 발령나 근무하게 돼다. 지원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씨의 간도특설대 시절 행적에 대해 최 국장은 “백씨가 간도특설대에 갔을 때인 43년도엔 독립군은 없고 독립군을 잡아 죽인 것이 없다, 상황이 다 끝나가고 있었을 때”라고 했다.

 

이 같은 최 국장의 주장에 대해 KBS 내부에서는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않고 친일파를 미화하다 못해 이젠 적극 두둔까지 하는 것이냐"며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역사적 사실 왜곡 "백씨 자필 회고록에도 나오는 내용을 왜곡"

 

무엇보다 최 국장의 주장은 역사적 사실을 결정적으로 왜곡했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반민특위 조사당시 백씨가 대상에서 빠졌다’는 주장의 경우 실제 당시 반민특위는 '군인집단' 전체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했었다. 당시 일본군과 만주군 출신이 대거 고위장성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부집단의 반발과 저항 등으로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진 것이지, 백씨의 '친일행적'이 문제가 되지 않아 빠진 것이 아니다.

 

독립군들을 잡아죽이지 않았다는 주장의 경우도 백씨의 회고록, 자필 일본판 서적, 신문사 연재 기고문 등 곳곳에서 이미 조선인 독립군(게릴라에 섞인 많은 조선인)을 추격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간도특설대를 자원해서 간 게 아니라 발령받은 것이라는 주장 역시 전형적인 왜곡이다. 백씨가 자원 입대한 만주군관학교의 조선인들은 대부분 간도특설대로 발령이 났다. 만주군관학교에 입교한 자체가 간도특설대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고 간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간도특설대에 갔던 것이라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13일 “국민적 논란을 낳은 친일파 미화 프로그램의 책임자가 인식 마저 친일파를 두둔하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라며 “과연 이런 분이 공중파에서 일을 해도 되는 것인지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고 비판했다.

 
박 실장은 “간도특설대에 발령받아 갔다는 얘기는 한마디로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기 마음대로 가는 군대가 어디있느냐. 봉천 만주군관학교 조선인 대부분은 간도특설대로 갔었다는 사실을 과연 알고나 그런 주장을 편 것인지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1943년부터 45년까지 독립군이 없었다는 주장 역시 심각한 역사왜곡이자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그 시기는 오히려 간도특설대가 간도 지역 주변인 ‘열하성’ ‘하북성’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시기였고, 이 때 간도특설대는 ‘철석부대’라는 별칭을 들을 정도로 가장 악명을 떨치던 때였다는 것. 박 실장은 “그 당시에 항일무장부대와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임산부 배를 가르는가 하면, 시신의 장기를 도려내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며 “중국 공안자료와 연변자치주의 자료에 자세히 기록돼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이 다 끝났다는 주장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민족문제연구소 "이명박 정부때까지도 활동한 규명위도 백씨 반민족행위자 분류"

 

한낱 시민단체에 불과한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백씨를 등재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박한용 실장은 “이명박 정부 때까지 활동했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도 백씨를 ‘항일무장독립운동 세력을 탄압하던 간도특설대에서 탄압활동을 전개했고, 팔로군을 토벌하는 작전에 종사했다’면서 적극적인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단했고, 관보에도 게재돼 있다”며 “지난 4월엔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친일인사 19명에 대해 서훈 취소조치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박 실장은 최 국장에 대해 “본색이 다 드러난 것”이라며 “제작책임자라는 사람이 백씨가 간도특설대 근무한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런 기초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어떻게 제작을 밀어붙였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KBS 새노조도 “KBS 경영진은 백씨를 친일파가 아닌 단지 후세에 일부 세력에 의해 친일이 덧씌워진 인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친일파 미화 프로그램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강행한 것”이라며 “수많은 안팎의 비판에도 방송강행을 한 데엔 이처럼 몰역사적 인식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라고 개탄했다.
 
 

- 조현호
 
 

ⓒ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

 

 

 

 

 

"KBS 친일행각, 김인규 사장과 관련있을 것"

 

 

 

 

5일 한겨레 기고 "공영방송이 극우파의 망발을 방송…실로 충격"

 

 

KBS의 친일파 백선엽 미화 다큐 논란과 관련해, 진중권 문화평론가는 "KBS의 이런 친일행각은 물론 김인규 KBS 사장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평론가는 5일 한겨레에 기고한 <KBS와 역사적 기억>에서 "실은 그(김인규 사장)의 인생철학 자체가 대한민국이 계승한다는 이념, 즉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의 배신으로 보인다. 그분은 언론계에서 5공화국과 전두환을 찬양하는 리포트로 명성이 자자하시기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은 빈말이라도 반성과 사과를 했지만, 이분이 사과나 반성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인규 KBS 사장이 KBS 기자 시절 전두환과 군부 독재를 적극적으로 찬양ㆍ미화하는 리포트를 했다는 사실은 2009년 12월 KBS 기자협회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 '독재정권에 부역해 성장한 전형적인 정치엘리트 기자'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김인규 사장은 여당 출입 기자로서 여당 입장에서 보도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었다. 당시 KBS는 김인규 사장의 독재 찬양 동영상이 외부로 유출된 책임을 물어 김진우 KBS기자협회장을 징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백선엽 다큐에 대해 "헌법전문에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역사적 기억이 명기돼 있는데도, 공동체의 '역사적 기억'을 뜯어고치려는 극우파의 망발이 버젓이 공영방송을 탔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백선엽 장군이 활동했던 간도특설대에 대해 "만주 지역의 독립군을 토벌하던 일제의 특수부대로, 일제의 괴뢰정권 만주국의 참의원을 지낸 친일파 이범익이 '조선인은 조선인이 토벌해야 한다'는 심오한 철학(?) 아래 설립한 부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친일이냐 반일이냐를 따지기 전에, 이 인간 말종들은 그들이 저지른 만행의 질적 수준만으로도 나치처럼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인류의 심판을 받았어야 한다"며 "문제는 백선엽이 자신들이 저지른 이 만행에 대해 그 알량한 반성이나 사과조차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선엽 장군이 회고록에서 "주의주장이야 어찌됐건 간에 민중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평화로운 생활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칼을 쥐고 있는 자(=군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간도특설대가 졸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둔갑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쯤 되면 지금 KBS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극우파의 역사 수정주의 망동에 맞서 헌법의 기억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곽상아

 

 

ⓒ 미디어스(http://www.mediaus.co.kr)

 

 

 

 

 

 

 

 

KBS와 역사적 기억


 

 

 

 

 

 

 

 

 

백선엽이 활약한 간도특설대의 만행은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들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헌법전문에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역사적 기억이 명기되어 있는데도, 공동체의 ‘역사적 기억’을 뜯어고치려는 극우파의 망발이 버젓이 공영방송을 탔다는 것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한국방송>(KBS)은 기어이 친일파를 미화하는 방송을 내보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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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엽은 간도특설대의 대원으로 활약을 했다. ‘간도특설대’란 만주 지역의 독립군을 토벌하던 일제의 특수부대로, 일제의 괴뢰정권 만주국의 참의원을 지낸 친일파 이범익이 ‘조선인은 조선인이 토벌해야 한다’는 심오한 철학(?) 아래 설립한 부대라고 한다. 연변 작가 류연산이 쓴 <일송정에는 선구자가 없다>라는 책에는 당시에 이 인간백정들이 동포들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물을 뜯는 이들을 잡아다 불태워 죽이고, 전사한 항일부대원의 내장을 꺼내 자기들 충혼비에 제사를 지내고, 포로로 잡힌 항일부대원을 일본도로 참수하여 잘린 머리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항일부대원을 숨겨준 마을 원로를 살해해 그의 머리를 삶은 후 두개골을 장식품으로 만드는 등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만행을 저지른 게 그들이었다.

 

굳이 친일이냐 반일이냐를 따지기 전에, 이 인간 말종들은 그들이 저지른 만행의 질적 수준만으로도 나치처럼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인류의 심판을 받았어야 한다. 문제는 백선엽이 자신들이 저지른 이 만행에 대해 그 알량한 반성이나 사과조차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자서전에는 이 부분이 아주 자랑스레 묘사되어 있다.

 

“이와 같이 소규모이면서도 군기가 잡혀 있는 부대였기에 게릴라를 상대로 커다란 전과를 올렸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자기들이 군기 잡힌 소수정예였다는 자랑이다.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었다. 주의주장이 다르다 해도 한국인이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던 한국인을 토벌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친일과 항일은 한갓 정치적 견해 차이로, 즉 주의주장의 차이로 상대화된다.

 

그는 이어서 “이이제이를 내세운 일본의 책략에 완전히 빠져든 형국”이었다고 말하며, 그것을 이렇게 변명한다. “그러나 우리가 전력을 다해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졌던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가 배반하고 오히려 게릴라가 되어 싸웠더라면 독립이 빨라졌다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군기 잡힌 소수정예 부대로서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고 자랑하던 목소리가 이 대목에서는 갑자기 겸손해진다.

 

황당한 것은 그다음이다. “주의주장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민중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평화로운 생활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칼을 쥐고 있는 자(=군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반민족적 친일행위와 반인륜적 만행은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는 평화주의적 임무가 된다. 간도특설대가 졸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둔갑한 셈이다. 이쯤 되면 지금 한국방송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한국방송의 이런 친일행각은 물론 김인규 사장과 관련이 있을 게다. 실은 그의 인생철학 자체가 대한민국이 계승한다는 이념, 즉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의 배신으로 보인다. 그분은 언론계에서 5공화국과 전두환을 찬양하는 리포트로 명성이 자자하시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김대중 고문은 빈말이라도 반성과 사과를 했지만, 이분이 사과나 반성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제 공영방송을 통해 자행되는 기억의 수정이 어느 뿌리에서 나왔는지 분명해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극우파의 역사수정주의 망동에 맞서 헌법의 기억을 지키는 것이다.

 

 

-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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