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U2 2016. 2. 25. 17:43

 

 

 

 

 

역대급 ‘필리버스터’ 은수미 의원, 발언 내용도 ‘역대급’

 

 

 

 

 

 

 

 

국회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위해 2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10시간 18분동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진행한 은수미 더민주 의원. 은수미 의원은 왜 테러방지법을 막으려할까요. 은 의원의 이날 발언을 모았습니다.

 

“폭력과 분쟁 테러는 가난과 좌절에서 비롯된 공포와 불신 절망을 먹고 자란다” 

“전세계가 테러문제 때문에 상당히 앓고 있습니다. 그럼 테러는 왜 발생하는 걸까요. 그냥 폭력적인 사람들이 늘어나는 걸까요. 종교적인 갈등 때문일까요. 여기에 대해서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교황은 2015.11.25 케냐 나이로비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그래서 폭력과 테러와 같은 평화와 번영의 적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에 대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경험을 보면 폭력과 분쟁 테러는 가난과 좌절에서 비롯된 공포와 불신 절망을 먹고 자란다. 교황께서는 ‘많은 사회가 인종 종교 경제적 이념적 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선한 의지를 가진 자에게는 화해와 평화 용서와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명이 있다고 전제한 뒤 건강한 민주적 질서를 세우고 화합과 통화 타인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하는 과정에서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박 대통령,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세요”

                   

 

 

“저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에게 화해와 평화, 용서와 치유를 위한 노력을 함께하라고 부탁하고 싶진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의견이 좀 다른 사람들이 이 사회에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존재를 존중하고 소통을 하고 논의를 하는 것이 정말 사람다운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위법한 직권상정을 통해서 국민의 모든 헌법적인 가치는 다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을 통과시키는 그건 의견이 다른 사람, 상당수의 국민을 같은 눈높이에서 보지 않는 겁니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보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께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냥 인정해라, 인정하십시오. 이게 맞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렇게 존중,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는 분들에게는 또한 교황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모든 선한 의지를 가진 자에게는 화해와 평화, 용서와 치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소명이 있습니다. 정치인도 예외는 아니라고 합니다”

 

“국민의 대리인이라면 절벽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하면 그분들을 응원하고 그 절벽으로부터 한발이라도 뒤로 물러나게 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도 느끼시겠지만 참 말이 중요하거든요. 지금 필리버스터도 말을 하고 있는건데. 말이 형식인거 같긴 하지만 그 사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저는 좋은 말, 따뜻한 말이 좋아요. 사랑하다 평화롭다, 통일을 한다, 해소시킨다, 완화한다, 평등하게 바꾼다, 혹은 희망이 있다, 절망은 이제 끝냈다, 약간의 희망이라도 낙관, 기대, 꿈, 열정, 굉장히 좋은 말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치를 둘러싼 곳에서 국회에서도 많이 그렇지만 좋은 말은 거의 없어요. 제가 많이 듣는 말이 ‘피를 토하다’ ‘진돗개의 모가지를 물다’ 이런 말을 많이 들어요. ‘단호하게’ ‘끝장’ 혹은 ‘절대’ ‘빨갱이’ 심지어는 저는 모 새누리당 의원께서 ‘그럴려면 월북해라’ 라는 얘기를 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저한테 한 얘기는 아니에요. 모의원이 발언을 하는데. 대정부 질의를 하고 있는데 서서 그런 말씀을 합니다”

 

“훌륭한 리더와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행복과 안위와 평화를 추구했고 그런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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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치가 국민의 대리인, 정치인이 국민의 대리인이라면 국민도 힘든데 사실은 요즘 정말 절벽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떻게 하면 그분들을 응원하고 그 절벽으로부터 한발이라도 뒤로 물러나게 할까를 생각해야되는데 그 정치인들이 ‘피를 토하고’ ‘모가지를 물고’ ‘절대 안되고’ 임금을 삭감하고 테러방지법, 테러 방지법 직권상정하고 이런 말들만 하면 사실은 절벽으로 떨어지라는 얘기입니다. 국민들에게. 저는 왜 그렇게 박대통령과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그렇게 격렬하게. 정말 ‘피를 토한다’는 표현만을 쓰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성경이나 불경만을 보아도 좋은 얘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어렵죠. 용서하고 화해하고 길을 열고. 무척 끈질기고 포기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히려 싸우는 것보다 더 큰 용기는 정말 끈질기게 평화를 추구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수많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사람은 끊임없이 그리고 훌륭한 리더와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행복과 안위와 평화를 추구했고 그런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남죠”

 

“비정규직, 장애인,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들. 어르신들, 아이들. 그런 분들 중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자유와 인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게 제가 서 있는 이유”  

“그런데 한국의 대통령 께서는 그렇게 격렬한 말을 사용하면서 국회를 재촉하고 불법적으로 직권상정을 할까 라는 생각을 참 요즘 많이 합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이왕이면 좋은 말을 좀 더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거는 저에게도 하는 얘깁니다. 저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여기 서 있는 이유는 약자들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장애인,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들. 어르신들, 아이들. 이런 사람들이 사실은 강압적인 행위에 가장 약합니다. 그런 분들 중에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자유와 인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그게 제가 서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저도 얼굴을 붉힐 때는 있습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대통령과 같은 격한 말, 과격한 반응을 하지는 않으려고 노력을 합니다”

 

“‘후방안전이라는게 도대체 뭐냐’라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불평등을 없애는 것” 

“저는 애국이 뭔가, 이런 얘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국가유공자 가족입니다. 전쟁얘기를 별로 한 적은 없으나 애국이 뭐고 가짜 애국이 뭐고 진짜 애국이 뭔가, 그리고 나는 애국자인가. 이런 얘기들이 스스럼없이 가끔식 오가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수미야 너는 애국자다’ 이런 얘기를 하셨던 이유는 이런 거였던거 같아요. 군인이 전선에서 나라를 지킬 때 후방이 불안해지면 지킬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후방안전이라는게 도대체 뭐냐, 라고 했을 때 가장 중요한게 불평등이었고. ‘누군가 아침마다 일어나서 도대체 내가 먹고 살 걱정을 안하고. 청년이면 청년답게 꿈을 품을 수 있는 그러한 사회면 후방이 안정돼있으니 내 자식 내 부인 내 누이 내 친구 다 잘 지낼거라고 믿고 헌신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불평등을 없애고 민주화를 하려는 사람도 애국자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전선을 지키는 사람도 애국자고 그런것 같다’라는 말씀을 했습니다”

 

“테러는 빈곤, 불평등, 가난, 불만, 복지 부재 등 테러 행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원인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제가 그런 말씀 연장선에서 아까도 교황님도 말씀하셨고 유엔도 그렇게 얘기하고 인권위도 얘기하듯이 테러리스트를 방지, 테러를 방지한다는 것은 테러행위를 처벌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런 테러행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원인, 예를 들어서 빈곤, 불평등, 가난, 불만, 복지부재, 이런 조치가 같이 이루어질 때에만 한 나라, 혹은 지구촌이 평온하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며 한 곳이 빈곤하면 전체가 빈곤해지고 한 명의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이다’ 라는 취지의 선언을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1948년 그것이 파리, 인권위 조약으로까지 확대가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한 조약들이 맺어진 그러면서 복지국가가 만들어진 동기는 사실은 최대의 테러행위인 전쟁 때문이었던 겁니다.

 

동족, 그러니까 1,2차 세계대전이 다른 때에 전쟁과 달랐던 것은 그 전후 전쟁에 대해서 인간은 자기가 죽이는 상대를 야만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죽이는게 편했는데 1,2차 세계대전은 문명인이 문명인에게 가한 최대의 대규모 살육행위입니다. 저는 그때를 겪었던 사람들이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잘 모르겠고 동시에 한국에서 한국전쟁과 베트남 참전을 다 겪은 어르신들이 어떻게 버텨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대규모 전쟁의 근원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는 경제적 불평등, 복지 부재, 혹은 기업의 지나친 탐욕이 굉장히 심각하다라는 것을 인류는 알았던 겁니다. 그래서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도 했고 1948년 프랑스 인권 선언도 했고 그리고 복지국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분쟁이 심화된 것이 저는 개인적으로 복지국가의 후퇴와 관련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 박원석 “더 할 수 있었지만”···필리버스터 ‘신기록’ 앞두고 중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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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안에 대해 ‘릴레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하던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24일 오후 10시18분, 9시간29분동안의 발언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왔다. 50분 더 발언하면 직전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세운 ‘10시간18분’의 기록을 깰 수 있었다. 외견상 체력은 남아있는 것으로 보여, 왜 신기록을 세우지 않았는지 의문이 일었다.

 

의문은 잠시 뒤 더민주 진선미 의원이 올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로 풀렸다. 진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박원석 의원이 토론을 마치고 북어국 도시락을 먹고 있습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은수미 의원님의 기록으로 남겨놓겠다며.. 마무리하신 것’이라네요. 이후 주자들도 괜히 이상해질까봐 그렇다고요... 참 멋지십니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의원의 글을 소개하며 “그렇다. 기록 세우기 경쟁을 했던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은 시민들이 부여한 자기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라며 “이제 박원석 의원에 대한 응원을 넘어 ‘대테러금지법’ 저지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올렸다.

 

박 의원은 이날 새벽 3시30분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대기하며 발언 차례를 기다렸다. 하지만 은 의원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낮 12시50분에 바통을 이어받아 9시간 넘게 발언했다. 필리버스터를 위해 총 19시간동안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던 셈이다

 

 

- 이재덕 조미덥 

ⓒ 경향신문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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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하는 것은…” 은수미, 필리버스터 마무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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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10시간18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한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마무리 발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은 의원은 긴 연설 끝에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하는 것이 사람이고, 그래서 헌법이 있다”며 “인간은 어떤 사람도 탄압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운명을 자기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것을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이라고, 그런 의혹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게 누차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주장을 하는데, 제발 다른 목소리를 좀 들어달라”고 말했다.

 

은 의원은 이어 “사람을 위하는 것은, 약자를 위한 정치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생각하는 국민과 제가 현장에서 직접 뵙는 국민이 다르다, 그러면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하면 같이 살까, 이 생각 좀 하자”고 말했다.

 

은 의원의 12분가량 이어진 마무리 발언 가운데 핵심만 추려 4분49초 영상으로 요약 정리했다.

 

 

-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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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고문 후유증에도 필리버스터 10시간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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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7시5분께 첫 발언자로 나선 김광진 의원은 발언이 길어지면서 잔기침을 자주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교대한 같은 당 소속 이석현 부의장이 “힘들면 그만 해도 된다”고 했지만 “괜찮다. 계속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이 저녁을 먹지 않은 채 자료 몇 개만 들고 단상에 올라갔다”고 전했다.

자정을 넘긴 23일 0시26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64년 본회의 필리버스터 기록(5시간18분)을 넘어섰다. 김 의원은 0시40분 5시간34분간의 발언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섰다. 졸음을 참지 못하거나 휴대전화를 보면서도 후배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던 야당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격려했다. 동료 의원들은 김 의원을 데리고 본회의장을 나갔고, 김 의원은 바나나 한 개를 먹었다. 휴식을 취하는 듯 이날 오전 내내 김 의원의 휴대전화는 꺼진 상태다.

김 의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간 문병호 의원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문 의원은 2013년 국회 국가정보원개혁특위 야당 간사로 활동하며, 탈당 전까지는 국회 정보위원으로 새누리당과 테러방지법안 협상 실무를 맡았다.

23일 0시40분 단상에 선 문 의원은 새벽 2시29분까지 비교적 짧은 1시간49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문 의원은 “테러정보의 집행은 행정부 소관으로 국정원 담당이 아니다. 집행권과 정보권을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지난달 “더민주는 국정원이 하는 일은 전부 반대한다. 국민의당은 시시비비를 따져 내용을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한 뒤의 입법에 동의한다”, “더민주는 국정원을 대단히 무서워하지만 국민의당 문병호는 국정원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 개인의견: 마치 평화스러운 정권 속의 야당으로 착각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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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30분 은수미 더민주 의원이 3번째 필리버스터 연사로 나섰다. 애초 첫 번째 연사였던 김광진 의원에게 “오전 9시까지 하겠다”고 했던 은 의원은 오후 12시48분까지 발언을 이어가 1969년 박한상 의원의 3선 개헌 반대토론 시간인 10시간14분을 넘어섰다. 당시 박 의원의 발언은 본회의가 아닌 법제사법위원회 발언이었다. 서서 하는 것과 앉아서 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마른 체형인 은 의원의 몸은 보통사람과 다르다. 1990년대 사회주의적 제도로의 사회변혁을 꿈꿨던 사노맹에서 정책실장 및 중앙위원을 맡았던 은 의원은, 1992년 검거된 뒤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서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감옥에서 소장과 대장 5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또 결핵이 후두로 번져 한동안 말을 못했다.

은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 발언자료를 들고왔다. ‘내가 이 단상에 있는 한 체포를 못한다’는 제목이었다. 은 의원은 “1973년 필리버스터가 폐지되던 박정희 시절을 암흑시기라 부른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다시 필리버스터가 폐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은 의원실은 “A4 300쪽 분량의 자료를 들고 갔다. 주로 국정원 과거사 문제, 노동인권을 비롯한 인권탄압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했다. 은 의원은 중간중간 스마트폰에 올라오는 에스에에스 내용을 발언 자료로 인용했다. ‘테러방지법이 원하는 건 국민에 대한 테러가 아닐까요?’ 등 수백개의 의견을 일일이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 사건과 관련해 캐나다 해킹연구팀의 연구조사보고서, 국정원 대선 개입사건 자료, 2001년 테러방지법안에 반대의견을 낸 국가인권위원회 의견문, 프란치스코 교황의 테러 관련 연설까지 읽어내려갔다.

새벽 6시24분께 은 의원이 테러방지법과 거리가 먼 복지 사각지대 발언을 이어가자 새누리당 홍철호 원내부대표가 강하게 항의했다. 정갑윤 국회 부의장은 “의제와 관련 없는 내용을 자제해 달라”며 제지했다. 은 의원이 오전 11시26분께 유성기업 파업 당시 경비용역들의 폭력을 얘기하자,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이 삿대질을 하며 또 다시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은 의원은 “의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왜 정부가 테러방지법에는 그렇게 관심을 가지면서, 실제 폭력에 노출돼 있는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특히 김용남 의원이 “그런다고 공천 못 받는다”고 소리치자, 은 의원은 “김용남 의원은 공천 때문에 (그렇게) 움직이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은 의원은 허리와 다리가 아픈 듯 허리를 굽히거나 좌우 다리를 번갈아 짚으며 몸을 풀면서도 반대토론을 끊지 않고 있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은 본회의장이 텅텅 비자 “여당 의원들이 너무 없다. 이럴 때 표결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로는 표결을 위한 재적의원 과반을 채울 수 없어 표결은 불가능하다.

김광진 의원은 5시간 넘는 사이에 입 주변 수염이 거뭇하게 솟기도 했다. 은수미 의원은 단정하던 머리가 9시간을 넘기며 헝클어졌다. 이후 반대토론을 준비하는 의원들로는 박원석 정의당 의원, 더민주 유승희, 최민희, 강기정, 김경협 의원 등이 있다. 박 의원은 관련 도서 3권을 들고 단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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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밖 번진 ‘시민 필리버스터’…이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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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저지’ 동참 줄이어 “누구든지 감시당할 위험한 법”
이틀 동안 70여명 발언대 올라, 온라인 반대 서명 25만건 넘어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안 직권상정에 맞선 시민들의 필리버스터가 24일 국회 밖과 온라인에서 피어났다. 테러방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서명 건수도 폭증했다. 시작은 야당이 했다. 하지만 때로는 진지한 연설로, 때로는 발랄한 공연과 응원으로 이어진 시민 필리버스터는 시민 스스로 토론하며 개인의 사생활과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테러방지법의 문제를 알아가는 또다른 정치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은수미 의원이 아직도 발언하고 있대요.” “버니 샌더스 의원 못지않네. 와, 대체 몇 시간째야.”
 
24일 정오, 테러방지법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에 나선 ‘3번 타자’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10시간 넘게 이어진다는 소식에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마이크를 잡은 정민(39)씨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실제로 모든 사람이 감시를 당할 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내가 감시당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자체만으로 우리 스스로 검열하게 되고 창조성을 잃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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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에서의 움직임은 시민단체들로부터 시작됐다. 참여연대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전날 김광진 더민주 의원이 발언에 들어간 직후, 국회 밖에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반대 시민 필리버스터’ 발언대를 만들었다.

 

이날 밤까지 발언대에 오른 사람만 70여명.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일본의 반핵 활동가 반 히데유키가 과거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를 들며 국가정보원의 자의적 ‘테러위험인물’ 선정을 비판했다. 그는 “테러와는 전혀 관계없는 반핵 운동가마저 테러위험인물로 보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이 일반시민을 향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전 6시 첫차를 타고 경기도 여주에서 올라왔다는 청소년행동 여명의 장희도(19)씨는 “국민의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사생활을 캐낼 수 있다는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을 강조하는 만큼 사생활을 지켜주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인 밴드 ‘하늘소년’은 “필리버스터에 나선 시민들과 ‘필리버스킹’으로 연대하겠다”며 노래를 불렀다. 작은 앰프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는 자동차 소리와 보수 성향 단체들의 ‘테러방지법 촉구’ 기자회견 소리에 자주 묻히기도 했지만 발언과 노래, 기사 낭독 등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발언에 나서지 못한 시민들도 먹거리나 핫팩 등을 전하며 발언자들을 지원했다.

 

이날 개설된 ‘필리버스터닷미’(filibuster.me/) 누리집에는 오후까지 1만5천건 넘는 테러방지법 반대 의견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국민감시법이라고 해주십시오’ ‘테러 방지는 필요하지만 테러방지‘법’은 필요 없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또 은수미 의원의 요청에 수많은 누리꾼이 페이스북에 올린 댓글 의견은 은 의원의 필리버스터 도중 장시간 소개되기도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22일부터 시민단체들이 시작한 ‘국정원 권한 강화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긴급서명운동’의 온라인 서명 건수도 야당의 필리버스터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오늘 밤 25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테러방지법과 국정원의 문제점에 공감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시민과 야당의 반대 의견들이 전혀 반영되지 않던 상황에서 필리버스터라는 방식이 국민 의견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다고 생각하고 동참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3일 저녁 7시6분 김광진 더민주 의원으로부터 시작된 야권의 필리버스터 릴레이는 24일 24시간을 꼬박 넘겼다.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 은수미 더민주 의원,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차례를 이어갔다.

 

 

최민희 의원에게 누리꾼이 제시한 ‘완벽’ 필리버스터 초안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누리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지와 찬사를 보내는데 그치지 않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하는 의원을 위한 ‘초안’을 만드는 중이다.

 

24일 오후에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예정인 최민희 의원은 이날 아침 커뮤니티 게시판 ‘오늘의 유머’에 “테러방지법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 누리꾼이 “[필리버스터] 낭독용 원고 씽크플로우 초안”이라는 제목의 댓글을 달았다.

 

12개의 큰 항목과 62개 세부 항목으로 작성된 이 초안은 △필리버스터의 대한 설명 △직권상정의 부당함 △테러방지법 내용 △국가정보원 △독소조항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등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최근의 상황을 포괄하고 있다. 특히 <5. 독소조항> 항목에선 1. 독소조항이 국민에게 끼칠 피해 2. 해외의 도감청 사례 3. 워터게이트 소개 4. 카카오톡 사찰 사건 5. 스마트폰 해킹의 위험성 6. 아이폰과 FBI의 대치상황 등 최근의 나라 안팎에서 벌어지는 권력·수사기관의 감청 시도와 관련된 이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방준호 박수지 송경화 박현철

 

ⓒ 한겨레 ( 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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