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평

U2 2016. 1. 30. 13:58

 

 

 

 

‘나쁜 나라’의 좋은 시민들

 

 

 

 

 

 

 

 

‘세월호’에 관한 두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했다. 카메라는 ‘바다’가 아닌 ‘땅’을 향한다. 지난해 개봉했던 <다이빙벨>이 사고 발생 후 현장에서 진행된 구조 과정의 문제점을 다뤘다면 <나쁜 나라>는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위해 싸워 온 가족들에게 포커스를 맞춘다.

 

영화는 슬픔과 분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진실규명을 위한 발걸음을 포기하지 않는 엄마 아빠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족들과 함께하는 수백만 시민들, 그리고 그 움직임과 시간을 묵묵히 기록하는 카메라. 그렇다. 이 영화는 사랑에 대한 영화이고, 연대에 관한 영화이다. ‘포기할 수 없는 자들’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들’에 관한 헌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록의 힘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카메라는 유가족 부모들의 진실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간을 촘촘히 기록하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광화문에서, 국회에서, 청와대 앞에서 차가운 바닥에 비닐 한 장 덮고 노숙을 하는 엄마 아빠들, 푸른 하늘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아이와 선생님에게 잘 가라고 목 놓아 우는 엄마, 국민 서명을 받기 위해 전국을 일주하는 모습,

 

그렇게 모아진 350만 국민들의 서명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다 경찰에 막히는 부모들의 절규. 그런데 영화에는 단원고 부모들의 겉모습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영화는 부모들의 내적인 변화 역시 담고 있다.

 

정부가 하는 일이면 옳은 일이겠거니, 뉴스에서 나오는 것이면 진실이겠지 생각했던 부모들, 혹은 정부와 언론이 뭐라 하건 하루하루 아이들 키우고 생업에만 충실하기도 바빴던 부모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통렬한 성찰과 변화의 시간을 겪는다.

 

일부 언론이 보여주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됐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걸로 알았던 국회가 철저히 유족들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았고 “살려달라” 외치는 가족들의 절규를 차갑게 외면하는 대통령을 보았다. “세상을 너무 몰랐어요. 우리 아들이 세상이 뭔지 알려주는 건가.” 선물이라 하기엔 너무 가혹하지만, 그렇게 부모들은 세상에 눈떠간다. 그러나 세월호 엄마 아빠들이 세상에서 얻은 것은 배신감과 혐오, 절망만은 아니었다.

 

“씨랜드 사건 등등 여러 사건 났을 때, 뉴스에서만 보고 움직이지 않았던 제가 참 많이 원망스럽고, 스스로 많이 책망을 했죠. 그때 움직이고 정부에 대해 함께 한목소리로 힘을 실어줬더라면, 소수라고 무시하는 게 아니고 그들과 함께했더라면, 아마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사회 전체의 안녕보다는 내 가족, 내 아이의 안녕에만 머물렀던 시간에 대한 아픈 성찰은 ‘우리’에 대한 발견, ‘함께하는 것의 힘’에 대한 각성으로 이어진다.

 

단원고 부모들은 ‘내 아이’의 죽음을 알고자 하는 투쟁에서 나아가, ‘우리 아이들’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영관을 찾은 부모들은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들들, 딸들은 저세상으로 갔지만, 여기 계시는 친구들을 위해서 저희 엄마 아빠들이 좋은 나라 만들도록 노력할게요.”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진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있을지라도 덮을 수는 없는 법이다. 사랑은 힘이 세다. 사랑과 정의를 바라는 연대의 힘은 더욱 힘이 세다. 유족들에게 뿌려지던 무자비한 물대포를 어깨동무하고 온몸으로 받아내던 사람들, 유족들에게 힘내라 외치며 고무장갑 낀 손을 흔들어보이던 이름 모를 시민들의 힘을 믿는다. 우리는 그렇게, 나쁜 나라를 함께 견디며 저항하고 있다. 잊지 말자는 다짐은 기억하고 행동할 때만 힘을 얻는다.

 

<나쁜 나라>는 멀티플렉스의 상영거부로 전국 20여개 독립예술전용관에서 상영 중이며, 전국 각지에서 대관 상영 및 공동체 상영이 이어지고 있다.

 

- 황윤

 

 

ⓒ 경향칼럼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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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줄이고 압박해도...세월호 다큐 <나쁜 나라> 3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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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통계 기준 2만, 공동체 상영 포함 3만... 배급사는 세무조사도 받아

​세월호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가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2만 관객을 돌파했다. 공동체 상영을 포함한 전체 관객 수에서는 3만 관객을 넘어섰다. 배급사 '시네마 달'은 29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2만98명과 공동체상영 관객 1만72명을 더해 3만17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봉한 독립다큐멘터리 영화 중 1만을 넘긴 영화가 <위로공단>과 <춘희막이> 등 단 3편에 불과했던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흥행 기록이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가 2014년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으로 인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고, 세월호 진상규명에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가 시도가 지속하고 있는 현실에서 나쁜 나라의 흥행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관들에 대한 지원이 사라지고 있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압박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관객들이 영화를 받쳐줬기 때문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다이빙벨>에 이어 <나쁜 나라>를 배급한 '시네마 달'은 세무조사까지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네마 달 관계자는 "일반적인 정기조사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 3일 개봉한 <나쁜 나라>는 적은 상영관에서 개봉돼 처음부터 흥행이 예상되지는 못했다. 대관 상영 또는 상영 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나 단체 등에서 관람하는 공동체 상영을 활발히 전개한다는 것이 배급 전략이었다. 하지만 대구에서 한 중년 관객이 시작한 티켓 나눔 열풍이 불며 곳곳에서 영화 티켓 기부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개봉 18일 차인 지난해 12월 20일 1만 관객을 돌파했고, 개봉 58일 만에 2만 관객을 돌파하게 된 것이다. 청소년 관객들을 위한 시민단체의 티켓 나눔 등이 이어지면서 흥행 기준 1만에 이어 쉽지 않은 2만 고지에까지 오르게 됐다. 공동체 상영의 호응도도 높아 전체관객에선 3만을 넘어서게 됐다.

열악한 환경 속 흥행, 한국 독립다큐 자존심 세워

​지난해 개봉한 독립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나쁜 나라>의 흥행은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것이 영화계의 평가다. 기록적인 한파와 하루 5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5~6회 상영되는 열악한 현실에서도 관객들의 꾸준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빙벨>에 이어 <나쁜 나라>의 흥행은 '잊지 말자'는 관객들의 각오가 작용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들이 지속해서 제작되고 있는 현실에서 앞으로 개봉되는 영화들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각종 영화제나 다큐멘터리 피칭 행사 등을 통해 세월호 관련 작품들의 기획안들이 공개되고 있는데, 독립영화진영은 현 정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압박과 부산영화제 탄압 등에 맞서 세월호 이슈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한편 배급사 시네마 달은 전체 3만 관객을 돌파한데 따른 감사의 마음으로 1월 31일 'Thank you 상영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는 31일(일) 저녁 7시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며 나쁜 나라를 연출한 김진열 감독과 정일건 독립다큐 감독,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동혁 학생 부모님이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 성하훈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

 

 

 

 

 

 

 
 
 

문화비평

U2 2016. 1. 6. 18:32

 

 

 

 

 

소녀상의 의미, 알고보면 애잔함이 더...

 

 

 

 

 

 

 

 

소녀상의 의미, 알면 알수록 더 뭉클

 

서울 종로구의 일본 대사관 맞은편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특이한 집회가 열린다. 이름하여 수요집회다. 1992년 1월 8일 첫 집회가 열린 이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어김 없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히새 적게하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든 가운데 집회가 수요집회다.


오는 6일에도 수요집회는 어김 없이 열린다. 횟수로 치면 1212차다. 수요집회가 열리는 이곳에는 무심코 지나면 놓칠 수도 있는 자그마한 실물 크기의 소녀상이 있다.

이 소녀상은 수요집회가 1000회를 맞던 2011년 12월 14일 이 곳에 세월진 이래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 소녀상이 최근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 소식과 함께 더욱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한국 외교부가 어이 없게도 "(소녀상 이전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고 일본 측에 약속한게 그 발단이다.

                   

 

그 같은 발표문 내용이 알려지자 오히려 이 소녀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으 의지가 더욱 단단히 뭉쳐지고 있다. 한일 위안부 협상이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달 30일의 수요집회 참가 인원은 이전보다 몇배로 늘어났고, 평소엔 잘 보이지 않는 유력 정치인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변변하고 독립적인 위안부 기념관 하나 없는 현실 속에서 이젠 역사적 기념물로 자리매김한 소녀상은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만큼 소녀상의 의미는 각별하다

얼핏 보면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소녀상으 의미를 나타내는 조삭상의 특징은 여러가지가 있다. 얼굴 표정은 무론 손동작 발동작 하나하나에서 소녀상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이 소녀상은 열세살의 일제 치하 위안부 소녀를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소녀상의 얼굴이나 복식은 1920-1940년을 살았던 또래 소녀의 그것을 대표하고 있다. 소녀상은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정도의 모습을 한 소녀들이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갔음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는 이 소녀상보다도 어린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사람들도 있었다.


소녀상의 의미는 조각상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늘지고 굳어진 얼굴 표정은 슬픔과 우울함을, 움켜쥔 두 주먹과 바닥에서 약간 들려 있는 발뒤꿈치는 소녀의 불안감을 표현하고 있다. 소녀의 왼쪽 어깨에 앉아 있는 한마리 새는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난 위안부들과 소녀를 연결하는 매개물이다. 소녀상의 단발머리는 그가 도움 받을 길 없이 외부와 단절된 환경 속에 놓여져 있음을 상징한다


이게 다가 아니다. 소녀상으 의미가 각별히 와닿게 하는데는 장소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소녀상이 수요집회로 인해 만들어졌고. 그 이후엔 수요집회의 상징물이 됐기 때문이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소녀상 이전 시도를 '어두운 역사 지우기'로 단정하며 단호한 반대 뜻을 밝혔다.

 


 *업타운 뉴스- 조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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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의미, 나비에서 그림자까지… 할머니들의 힘겨운 삶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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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의미'

소녀상이 철거될 위기에 놓인 가운데, 소녀상에 담긴 의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한일 협상 폐기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회원과 대학생들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굴욕적인 일본군 위안부 한일협상 폐기'를 주장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이곳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소녀상 뒤의 그림자는 소녀였던 할머니들이 그동안 힘겨운 고통 속에서 살아온 것을 의미한다. 소녀가 할머니로 변할 때까지 풀리지 않은 한과 가슴앓이를 할머니가 된 그림자로 나타냈다.

가슴의 하얀 나비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부디 하얀 나비로 환생해 한을 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다.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다시 환생했을 때에는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을 받아냈을 것이라는 희망을 상징한다.

거칠게 깎인 소녀의 머리카락은 일제에 의해 가족과 강제로 이별해 찢겨나간 할머니들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또 거친 전쟁과 억압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소녀상 어깨의 파랑새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이다. 세상을 떠난 위안부 할머니들과 아직 남아있는 이들, 그리고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주먹을 꽉 쥔 소녀의 손은 일본정부의 제대로 된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책임지고 법적 배상을 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형상화한 것이다.

소녀상의 맨발은 땅에 닿지 않고 발뒤꿈치를 들고 있다. 이는 짧은 시간에 모든 영혼을 빼앗겼는데 4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제대로 이야기도 하지 못한 할머니들의 아픔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할머니들은 해방 후 고향에 돌아왔지만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향 땅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힘겹게 살아가신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생을 의미하기도 한다.

​*머니투데이-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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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의 의미. 일본이 철거에 목숨거는 이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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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위아누 협상 과정에서 일본 언론 측에서 소녀상이 이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외교부는 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 고 반박했지만 소녀상 이전에 대한 의구심들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어 소녀상의 의미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녀상 그림을 보면 아래와 같다

 

 

1번 의자는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피해자의 빈 자리, 2번 머리카락은 거친 전쟁과 억압을 상징, 가족 및 고향과의 단절을 표현한다. 특기 댕기머리가 아닌 단발머리인 이유는 가족을 부양하기 우해 고국을 떠났던 소녀들의 결심을 뜻한다.

 

3번 어깨 위의 작은 새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과 남아있는 이들의 연결고리, 4번 주먹은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냐갰더눈 의지, 5번 맨 발꿈치는 " 내 나라에서조차 오넌히 발 붙이지 못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서운함, 6번 그림자는 소녀가 할머니로 변할 때까지 풀리지 않는 한과 가슴않이, 7번 하얀나비는 부디 하얀나비로 환생해 한을 풀길 바라는 염원이 나타나 있다.

 


- 코리아 데일리 맹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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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일본 오키나와까지, 국내외 소녀상·기림비 50곳 최초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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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철거 없이 자금을 출연하지 않을 의향"

지난 3일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입니다. 위안부 소녀상 철거가 한일 정부 간의 위안부 협상 이후 지원하기로 한 10억 엔(약 97억 원)의 조건이라는 내용입니다. 기시다 외무상도 소녀상이 "적절히 이전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에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천만 명이 넘게 봤다는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떠올려 본다면 참으로 '돈도 없고, 가오(허세를 이르는 일본말)도 없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유언비어"라며 논란을 일축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걱정은 바로 이 부분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새해를 맞은 지난 주말에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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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지키지 못한 시민들이 멀리서 떡국과 어묵, 담요 등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물론 농성 장기화를 우려하는 경찰이 침낭 하나 반입하는 것에도 민감하게 굴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정부의 태도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일까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되어온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해외로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미국 LA,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는 전 세계 연대 수요시위가 6일 열릴 예정입니다

"(소녀상) 철거 없이 자금을 출연하지 않을 의향"

지난 3일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입니다. 위안부 소녀상 철거가 한일 정부 간의 위안부 협상 이후 지원하기로 한 10억 엔(약 97억 원)의 조건이라는 내용입니다. 기시다 외무상도 소녀상이 "적절히 이전될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한국 정부에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1천만 명이 넘게 봤다는 영화 <베테랑>의 대사를 떠올려 본다면 참으로 '돈도 없고, 가오(허세를 이르는 일본말)도 없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유언비어"라며 논란을 일축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걱정은 바로 이 부분과 맞닿아 있습니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새해를 맞은 지난 주말에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지키기에 나섰습니다.

현장을 지키지 못한 시민들이 멀리서 떡국과 어묵, 담요 등으로 응답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물론 농성 장기화를 우려하는 경찰이 침낭 하나 반입하는 것에도 민감하게 굴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정부의 태도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일까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되어온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는 해외로까지 번져가고 있습니다. 미국 LA, 캐나다 토론토 등지에서는 전 세계 연대 수요시위가 6일 열릴 예정입니다.

*지도를 확대해서 노란 포인트를 누르시면 소녀상에 대한 상세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글지도 앱에서 열기]

혹시 우리가 모르는 위안부 조형물은 없을까요?

바로 그 중심에는 일본이 그토록 싫어하는, 그래서 지금 이 순간도 시민들이 추위에 맞서가며 지키고 있는 '소녀상'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소녀상뿐 아니라 기림비 등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관련 조형물을 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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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보도 내용에 나온 소녀상 개수가 기사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시작한 일입니다. 건립을 주도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를 비롯해 여성가족부, 언론 기사, 지방자치단체 확인 등을 통해 흩어져있는 자료를 모으는 것부터 진행했습니다. 

이후 대략적인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가까이에 있는 위안부 관련 조형물을 찾아가보실 수도 있게끔 작업을 마쳤습니다. 지도에 나온 표시를 눌러보면 건립연도와 단체도 알 수 있습니다.(지도보기) 물론 찾는다고 찾았지만 아직 찾지 못한 위안부 관련 조형물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께도 도움을 요청합니다. 메일 (hello@ohmynews.com) 또는 쪽지로 기자가 찾지 못한 위안부 관련 조형물을 제보해주세요. 확인 취재 후 즉각 보강하겠습니다. 

단 몇초로 소녀상 지키고, 위안부 할머니도 응원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 댓글이나 페이스북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트위터 '#소녀상을 지켜주세요' 해시태그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향한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정대협이 진행하고 있는 '세계 1억 명 서명운동'( 바로가기)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합니다.

이런 제안을 드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록하지 않은 역사는 기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망각에 기댄 누군가가 역사를 되돌리려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 정민규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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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작가 "팔려갔던 딸들, 이젠 우리가 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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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합의, 나와 내 딸 팔려가는 느낌 -가해자가 치우라 요구? 세계적으로 없는 일
-조용한 소녀상도 불편해? 죄책감 때문  -소녀상 꽉 쥔 주먹, 사과 받겠단 의지 표현
-국민 아닌 일본 눈치…우리 정부 맞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서경 ('평화의 소녀상' 제작 작가)

​오늘은 수요집회가 열린 지 24주년. 횟수로는 1212회차가 되는 날입니다. 1992년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처음 열렸던 이 집회.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집회로 매주 그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데요. 졸속협상이다, 굴욕협상이다, 한일 위안부 협상 타결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집회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주먹을 불끈 쥔 평화의 소녀상이 서 있죠.

오늘 열리는 수요집회, 누구를 만나볼까 고민을 하다가 저희는 이 소녀상을 만나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일본이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는 시점에서 소녀상을 처음 구상하고 직접 만든 작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요. 만나보죠. 소녀상의 작가 김서경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서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소녀상이 처음 세워졌을 때는 남편 김운성 씨와 인터뷰를 했었어요. 두 분이 부부작가신 거죠?

◆ 김서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24주년 수요집회 참석하십니까, 두 분은?

◆ 김서경> 네, 함께합니다.

◇ 김현정> 소회가 어떠세요?

◆ 김서경> (한숨) 아...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수요집회에 참여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요. 저희라도 좀 보태려고요. 오늘은 저희가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를 모시고 갑니다. 왜냐면 김학순 할머니로 인해서 수요집회가 열리게 된 계기가 됐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셨어요. 왜 안 그렇겠습니까? '소녀상을 다른 데로 치워버려라, 안된다.' '남의 대사관 앞에 세워놓는 것은 위법이다, 아니다.' 이런 논란, 갈등 보는 마음이 내내 편치 않으시죠?

                   

 

◆ 김서경>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가 벌어진 일도 없다고 합니다. 가해자가 남의 나라 땅에 있는 걸 직접 치우라고 말을 하고 거기에 돈을 들이대고, 그걸 또 협상테이블에 올리는 이 정부가 있고. 테이블 위에서 소녀상을 치우려는 그 합의를 본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인지 의심스럽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 대사관 앞에다가 그 나라를 위해하는 무언가를 세워놓는 건 위법이다라는 국제법이 있다, 이런 얘기도 들려요.

◆ 김서경> 소녀상이 악영향을 미친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저희가 처음에 만들 때는, 정말 화도 났고... 이걸 어떻게 만들어야 되나 여러 가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소녀상이 가만히 앉아 있지 않습니까? 그냥 쳐다보고만 있습니다, 일본 대사관을. 손가락질 하는 것도 아니고 일어나서 어떤 제스쳐를 취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조용한 소녀상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그 가해자들이 죄를 생각하고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소녀상이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스피커를 놓고 욕설로 떠드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두 손 모으고 앉아 있는데. 이 소녀상을 일본이 껄끄럽게 생각하니까 껄끄러워지는 거다?

◆ 김서경> 네. 우리나라 국민들이 껄끄럽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습니까? 다른 나라, 중국분들도 그렇게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중국분들과 같이 제작한 소녀상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가해자 일본은 뭔가가 껄끄럽고 스스로가 걸리니까 찔리니까 지금 이렇게 위해물이다라면서 치워달라 하는 것이란 말씀.

◆ 김서경> 찔리니까.

◇ 김현정> 지금 논란 보면서 꼭 내 딸을 두고 싸움 벌이는 것 같은 이런 안타까움 같은 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특히 조각가 입장에서는.

◆ 김서경> 소녀상을 만들 때 정말 매일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녀상을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한 적이 거의 없죠. 그리고 이런 식으로 사랑받은 작품도 또한 없고요. 할머님들이 20년간 싸워오신 역사를 담았어야 하고요. 그 역사를 느끼면서 소녀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꼭... 내가 팔려나가는 것 같고, 내 자신이 팔려나가는 것 같고 할머님들이 이렇게 또 모욕을 당하는구나하면서 많이 분노스럽습니다.

◇ 김현정> 나 같고 내 자식 같고. 지금 소녀상 갈등을 보는 기분이 그러시다는 거예요.

◆ 김서경> 또 팔아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또 팔아먹는구나 이런 생각... 처음 만드신 게 2011년 12월이었어요. 수요집회 1000회가 계기였던 거죠?

◆ 김서경> 네.

◇ 김현정> 그때도 일본이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이 나는데 어땠습니까? 그때 분위기는.

◆ 김서경> 소녀상 제작 들어갔을 때도 계속 일본은 한국에게 소녀상을 세우지 말라 계속 압력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원래 소녀상은 가만히 앉아 있는 소녀상이었는데 더 이상 안 되겠다, 좀 더 굳센 의지를 표현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주먹을 불끈 쥐게 된 소녀상이 그래서 탄생을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소녀상이 손을 모으고 있기는 한데 그 주먹을 불끈 쥐고 있죠. 모은 채. 그런데 그 후에 소녀상 세운 후에도 일본의 극우주의자가 테러를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 김서경> 테러를... 말뚝테러를 했었죠. 그리고 미국에 세운 소녀상에는 종이봉투를 씌워서 희롱을 하거나 이런 경우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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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하지만 우리 국민들 성원은 대단했어요?

◆ 김서경> 우리 국민들이 아무리 이 소녀상이 외진 데 있어도, 소녀상에게 위해를 가한 적은 없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데 초등학생부터 어르신분들까지 다 사랑을 해 주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목도리를 둘러주시고 추우면 모자 씌워주시고 이런 장면이 기억 나는데요. 이게... 어쨌든 합의가 됐으니까 어쨌든 국가간에 한일 위안부 협상은 마무리가 됐으니까, 이거 이전하자고 하면 어쩔 수 없다, 이전해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 김서경> 지금 합의가 피해자 당사자를 빼놓고,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 합의는 정상적인 합의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소녀상은 역사적인 기록입니다. 저희 할머니들의 기록이고 이 역사에 대한 기록인데. 그래서 소녀상은 이 부분이 해결돼도, 그 자리에 있는 게 저희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우리가 껄끄러워서 안 되겠다, 철거는 아니고 이전을 좀 시켜달라라고 계속 요구한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세요?

◆ 김서경> 만약에 일본이 반성을 했다면 그런 식의 태도가 나올 수 없겠죠.

◇ 김현정> 정말 반성한다면 이걸 치우라는 소리도 안 나올 텐데, 이런 말씀이시죠. 계속 제작하실 생각이십니까?

◆ 김서경> 당연히 계속 제작을 해야겠죠. 많은 국민들이 원하시는 어떤 것이든 저희는 갈 의사가 있고요. 그래서 그 부분들이, 그 불꽃이 꺼지지 않는 한 저희는 함께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소녀를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 이런 어떤 가슴에서 맺힌 메시지가 있을 것 같아요.

◆ 김서경> 정말로... 옛날 일제시대 때도 소녀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선생님들이 그렇게 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그 아픔과 의지를 상징한 소녀상을 돈을 받고 없애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내 딸을 팔아먹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한숨)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국민 아픔을 좀 제대로 보살피고 국민을 위해서 좀 정의로운 선택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국민의 눈치를 봐야지, 다른 나라 눈치를 보는 정부면 우리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오늘 24주년 수요집회 잘 참석하시고요. 참석하신 할머님들 특히 좀 위로 많이 해 주십시오.

◆ 김서경> (한숨) 하아... 네. 할머님들이 그렇지 않아도 막 피를 토하십니다. 정말 죄송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위로 좀 많이 부탁드립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김서경> 네, 저도 감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감사합니다. 소녀상의 작가 김서경 작가 만났습니다.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문화비평

U2 2015. 12. 28. 09:51

 

 

 

 

<암살>과 <베테랑> 쌍끌이 천만의 비결 :현실과 다른 통쾌함

 

 

 

 

 


지금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고 싶다, 그것이 비록 환영이라 할지라도

 

영화 <암살>이 관객 수 천만을 돌파한데 이어 <베테랑>역시 천만 반열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두 편의 천만 영화가 나온 것도 처음이지만, 둘 다 한국 영화라는 것 역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암살>은 개봉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에 <타짜> <전우치> <도둑들>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이라는 이름값으로 화제몰이를 하더니, 완성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흥행했다. 전지현은 국내 최초로 천만 돌파 영화에 두 편이나 출연한 여배우가 됐다. 그가 출연한 <도둑들>역시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었다. <암살>은 결국 <태극기 휘날리며>를 제치고 역대 흥행순위 8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의 흥행은 더 놀랍다. <암살>에 비하면 화제성이 덜 했음에도 올해 최장기 1위 기록도 다시 썼으며, <암살>과 비슷한 시기에 천만 돌파를 달성했다. <암살>보다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두 쌍끌이의 묘한 공통점

이 쌍끌이 흥행을 이끈 두 영화를 살펴보면 묘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전개 방식과 내용은 전혀 판이하지만,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살펴보면 관객들이 어떤 영화를 원하는지를 알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부당한 권력에 대한 투쟁과 그 투쟁이 성공으로 향해 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 공통점이 있다.

독립군의 이야기를 다룬 <암살>이 집중하는 건 그들이 나라를 위해 얼마나 희생했느냐, 혹은 일본이 어떻게 무너져 가는가가 아니다. <암살>은 차라리 한 에피소드에 중점을 둔다. 바로 친일파 제거 계획이라는 거대 목표를 설정한 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부각되는 것은 일본이 얼마나 악독하고 독립군이 얼마나 희생했느냐 하는 교과서적인 내용보다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긴장감이다.

애국심을 내세울 만한데도 <암살>은 그걸 살짝 피해감으로써 오히려 부담을 줄였다. <암살>이 집중한 것은 비록 현실이 아닐지라도 그들이 임무를 완수하고 결국 배신자를 처단하는 마지막 카타르시스다. 그들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독립은 다른 요인에 의해 일어났지만, 그들은 끝까지 절대 권력을 처단하는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완수해 낸다.

그런 과정에서 '독립'이라는 명제보다는, 그들이 한 사건 안에서 권력자들을 무릎 꿇리고 그들을 배신했던 인물마저 처단하는 과정을 강조하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마지막 감정을 찝찝하지 않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암살>은 이야기 구조를 '사건' 자체 보다는 '캐릭터'에 맞추면서 그들 안에서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모두 완결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마치 <암살>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동선에 의해 독립 과정이 전개되고, 그들로 인해 독립의 마지막이 완결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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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역시 이런 면에서 암살과 다르지 않다. 재벌이라는 절대 권력을 내세웠다. 영화 속 재벌 조태오(유아인 분)는 악독하고 비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런 그에게 권력이 주어지자 그의 악행은 도를 넘는다. 유아인의 연기력이 얼마나 훌륭했느냐 와는 상관없이 조태오라는 인물은 악역의 전형을 보여준다.

조태오를 처단하는 과정이 즐거울 수 있는 것은 그가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절대 권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현실에서 재벌을 무릎 꿇리는 것이 녹록치 않다 할지라도, 관객들은 그 절대 권력이 무너지는 과정을 즐긴다. 왜냐하면 영화 속에서 조태오는 단 한치도 동정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악독하기 때문이다. 그 악독함 속에 관객들은 그가 무너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마음 놓고 속으로 비난하고 손가락질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 구조속에서 관객들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사실, 여전히 삶은 팍팍하고

사실 현실에서 권력이 무너지든 아니든 여전히 삶은 팍팍하고 그 권력이 무너진 자리엔 또 다른 권력이 득세하기 마련이다. 사회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는 한 악순환은 반복된다. <암살>의 카타르시스와는 다르게 독립은 미국의 힘에 의해 일어났고, <베테랑>의 희열과는 상관없이 재벌은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혹여 그런 권력이 한 두개 무너져 내린다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금 관객들은 누군가를 탓하고 싶다. 그것이 비록 영화 속의 환영이라 할지라도 누군가가 무너지고 세상이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뀐다면 자신의 삶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사실 삶 자체를 바꾸는 것 보다는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 패턴을 바꾸는 게 훨씬 더 나은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회조차도 거세당한, 아니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지탄하고 규탄해야 속이라도 시원한 분위기마저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권력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결국 권력을 무너뜨리는 영화는 천만을 이뤄냈다.

대단한 성과에 혀를 내두르며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우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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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과 <내부자들>, 어떤 승리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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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도 다른 두 영화...진짜 권력에 대해 묻다

 

영화 <내부자들>은 결국 가지지 못한 자의 의협심이 가진 자의 성벽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다. 최근 개봉한 영화는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 중이다.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와 비주류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의 합작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이 영화는 최근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 26일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케 한 <베테랑>의 설정과 그리 다르지 않다. 재벌가 미래 자동차의 지원을 받는 대통령 후보 장필우(이경영 분), 그리고 이들을 돕는 유력 신문 논설 주간 이강희(백윤식 분) 등의 이야기는 우리에겐 익숙한 설정이다.

뒷맛이 씁쓸한 승리에 대해

<베테랑>에선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 분)을 중심으로 뭉친 강력사건 담당 광역 수사대의 활약을 강조한다. 이들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가 배후인 사건을 수사한다. 그리고 통쾌하게 승리한다. 영화를 보고 속이 시원해지는 이유다. 조태오의 패악이 심할수록, 그를 쳐부술 '정의'도 강력하게 작동할 테니까. <베테랑> 속 대한민국은 순기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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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도 '갑질 세력'을 축출하는 데 힘쓰긴 하는데 뒷맛은 어쩐지 씁쓸하다. <베테랑>도 <내부자들>도 판타지인 건 마찬가지지만 전자가 한 바탕 일장춘몽처럼 화끈했다면 후자는 버거웠던 승리만큼 되돌아 오는 현실의 무게가 크기 때문일 듯싶다.

무엇보다 <내부자들>에서 승리한 이들은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잃었다. 안상구는 손목을 잃었고, 아끼던 조직의 후배(배성우 분)에게 배신당했다. 또한 사랑했던 여자 주은혜(이엘 분)는 죽임을 당했다. 우상훈 역시 마찬가지다. 족보 없는 경찰 출신의 검사로 어떻게든 검찰 조직 안에서 승승장구 해보려다 결국 검찰을 떠나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버거운 승리는, 오히려 승리라기 보단 사회악 내지는 권력의 카르텔이 그만큼 강하다는 걸 절감하게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재벌의 돈줄에 목매는 하수인이자, 또 다른 권력의 점유자기도 하다. 정치인, 언론인, 재벌권력이 벌이는 질펀한 섹스 파티는 그저 영화상 설정이 아닌 그들의 도덕적 붕괴를 상징한다. 이들은 권력을 위해 누군가의 손목, 나아가 생명을 해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언론인 이강희는 교묘하게 기사로 대중을 조정한다. 

이처럼 <내부자들>은 우리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부와 정치, 언론의 카르텔을 집요하게 보여준다. 이들을 향해 칼을 가는 안상구와 우장훈은 산꼭대기를 향해 날마다 바위를 힘겹게 올리는 시지프스(sisyphus)와도 같다. 끊임없이 올려보내지만 결국 꼭대기에서 반대쪽으로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볼 수밖에 없는 운명 말이다.

영화 내내 안상구와 우장훈은 실패하다가 말미에 승기를 잡는다. 스스로 그 권력 내부로 들어가 약점을 잡는 식으로 말이다. 안상구의 대사처럼 "영화 같은 이야기"다. 현실에선 오히려 내부자가 되기는커녕 동화되거나 권력에게 협박당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승리가 현실의 비굴함을 연상케 한다.

<베테랑>의 몰아치는 한판 싸움에 솔깃했던 관객들은 <내부자들>에서 보인 '역설의 승리'에서 현실의 막막함을 느낄만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에 막상 공감하더라도 워낙 권력의 카르텔이 공고하기 때문이다.

진짜 권력이 누구인가를 묻다

<베테랑>의 통쾌한 승리든 <내부자들>의 버거운 승리든 이 두 작품은 모두 우리 사회 부조리와 재벌 권력의 부패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재벌 3세 조태오의 하수인은 치밀한 하수인 최상무(유해진 분)의 도움으로 법망을 자유롭게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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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은 좀 더 치밀하다. 미래 자동차의 돈줄 앞에 정치인 장필우도, 언론인 이강희도, 청와대 민정 수석도, 심지어 부장 검사도 또 하나의 '을'일 뿐이다. 현실 모순의 고리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영화가 짚어낸 셈이다.

지난 20일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은 한 지면을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세력 판도는 외환위기 이후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파워 그룹의 신질서가 만들어낸 것이다'라며 '정치가 힘을 잃자 재벌이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차지했다. 경제가 정치를 지배하는 시대가 열렸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모든 엘리트들이 다 (돈에) 포섭되었기 때문에 '어용'도 없고 '사쿠라'도 없다.'고 주장했다.

<내부자들>이 힘겨운 내부자의 승리를 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엘리트'가 포섭된 현실에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베테랑>의 정의가 싱그러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인간에의 순수한 믿음 때문이다.

1990년대가 '개혁의 시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개혁의제를 선도했던 '시민단체' 덕이다. 2000년 총선에서의 낙천·낙선 운동 이후 시민단체의 영향력은 급속히 줄어들었다. 대한민국은 전략적으로 개혁의제를 선도할 지적 네트워크가 경제 규모에 비해 굉장히 취약하다.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그 불행의 시대를 그나마 막아서고 있는 것은, 윤태호를 비롯한 몇몇 작가들의 날카로운 서사와 그 서사를 대중적으로 설득해 낸 <베테랑>, <내부자들> 같은 영화들의 끈질긴 목소리가 아닐까.
 

 

-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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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통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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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경찰이 있을까 싶다가도... 유아인의 연기력은 발군

 

때로 현실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영화는 인간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현되는 예술 장르의 하나. 그런데,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가 인간 상상력의 범주를 훌쩍 벗어나 있다면... 영화감독 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자신의 권리를 되찾으려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을 하던 운전기사를 대기업 경영자가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두드려 팬다.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그리고는 '맷값'으로 2천만 원을 던져준다. 영화 속 이야기냐고? 아니다. 불과 5년 전 실제 일어난 사건이다.

전직 고위관료의 손자와 재벌의 아들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강남 거리를 달렸다. 그런데, '건방지게도' 소형차 하나가 그들의 차 앞으로 끼어들었다. 시비 끝에 소형차 탑승객은 집단폭행 당해 뇌출혈을 일으켰고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것도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1994년 현실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물론, 범죄는 부자만 저지르는 게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도 죄를 짓는다. 그러나, 생계형 범죄와 오만방자는 구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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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들이 돈과 권력을 무기로 전횡을 일삼는 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에선 범죄를 저지르고도 거액을 제공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혐의를 덮어씌운 파렴치한 부자가 언론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역시 영화나 소설 속 스토리가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다.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을 속도감 있게 오가는 영화

<암살>과 함께 2015년 여름 한국영화계를 쌍끌이하고 있는 류승완 연출의 <베테랑>은 앞서 언급한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현실'을 재료로 만들어졌다.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신문 사회면 기사를 읽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 그때 저런 사건이 있었지'라며 기억을 소급할 장면이 <베테랑> 속엔 넘쳐난다.

현실과 비현실(영화)의 공간을 종횡하며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베테랑>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惡)을 자신의 캐릭터 속에 품은 이는 배우 유아인(재벌3세 조태오 역). 평상시엔 추잡하고, 때로는 교활하며, 상황에 따라선 광기까지 드러내는 다중인격을 제대로 연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터. 그럼에도 <베테랑>에서 보여주는 유아인의 연기는 발군이다.

특히 애증이 교차하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촌형을 구타할 때, 그 모습을 바라보는 번들거리는 눈빛은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선보인 연기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인간 안에 실재하는 유전자 중 악마적인 것만을 선택적으로 물려받은 조태오. 그는 <베테랑>의 절반을 담당하는 '악의 축'이다.

현실에선 존재하기 힘든 '완벽한 경찰'을 그려내지만...

그렇다면 영화의 나머지 절반, 즉 '정의의 축'은 누가 담당했을까. 광역수사대 경찰 나도철(황정민 분)이다. 강직하고, 불의에 분노할 줄 알며, 심지어 유머 감각까지 갖춘 완벽에 가까운 인간.

한국사회의 특이성 때문일까?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음습한 그림자 속에서 신음하게 한 정치 군인과 독재자들. 그들이 장악한 권력의 말단에서 정권의 이익을 위해 본래의 역할인 '민중의 지팡이'이기를 포기한 지난 시절 경찰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그리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찰' 이근안과 문귀동 등은 저항할 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고문이란 극악한 방식으로 괴롭혔고, 몇몇 '경찰'은 단속의 대상이어야 할 범죄집단이 운영하는 고급 술집에서 접대를 받고, 용돈을 얻어 쓰는 파렴치함을 보여 사람들의 끌탕을 불렀다. 이 역시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엄연한 현실.

                   

 

그런 까닭에 서도철을 포함한 광역수사대 경찰들에 관한 영화 속 묘사는 여러 부분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현실에서의 존재 가능성이 제로(0)에 가까운 경찰의 모습만을 그리고 있다'는 비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영화 <베테랑>의 본질은 아니니 접어두고.

'현실적인' 악과 '비현실적인' 정의의 피 튀기는 전장으로

누군가 "<베테랑>을 한 줄로 요약해보라"고 요구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절대악(조태오)과 절대정의(나도철)가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을 오가며 맞붙는 혈투(실제로 두 배우는 영화에서 많은 피를 흘리기도 한다)'라고.

사실 류승완은 자신이 만든 이전 영화들 속에서도 이런 단순구조의 설정을 즐겼고, 명료한 선악의 구도 속에서 조금은 싱거울 수도 있는 결말이나 답변을 보여준 감독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한 방식이 옳은가, 그른가의 관한 가치평가는 관객이 결정할 몫이기에 여기에선 유보해도 좋을 듯하다.

누군가가 <베테랑>을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한다면 그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정의의 승리'라는 뻔한 결말을 향해 서둘러 달리다 보니 복선과 트릭은 약하고, 지나치게 많은 에피소드를 담으려는 욕심 때문인지 짜임새 역시 촘촘하지 못하고 성글다. 편집 또한 엉성한 부분이 가끔 눈에 띈다.

그럼에도 이것 하나는 부정할 수 없다. <베테랑>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물한다는 것. 현실적 힘을 가지지 못한 '정의의 경찰'이 현실적 힘을 독점한 '악당 재벌3세'에게 겁 없이 달려드는 모습은 영화에서만 가능한 '가슴 속이 후련해지는' 장면이다.

치고, 부수고, 부러뜨리고, 질주하고, 결국엔 피투성이로 쓰러지면서도 기어이 '악의 축' 조태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정의의 축' 나도철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열광했던 <로보트 태권 V>를 떠올리며 나 역시 통쾌함과 시원함을 느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그 감정들은 '현실에선 절대 영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아버린 서글픔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까. 이걸 두고 '당신의 세계관은 지나치게 비극적'이라 힐난할 사람이 있을지.

그건 그렇다 치고. 언제쯤 우리는 영화 <베테랑>이 묘사한 것처럼 '힘이 정의가 아닌 정의가 힘이 되는 세상'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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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이 본 영화 <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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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사실 아닌데, 이 묘한 울림은 뭐지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주요 줄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는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허구인 영화도 없다. 하물며 다큐멘터리조차 완벽하게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실도 카메라를 거치는 순간 더 이상 사실이 아니라는 데 영화의 매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사실과 허구 사이에 놓인 줄을 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사람에 따라 사실이 더 중시되기도 하고 때에 따라 허구에 더 큰 비중을 두기도 한다.

<암살>은 분명히 실재했던 역사에 바탕을 둔 영화이다. <암살>에 등장하는 일제의 식민통치, 데라우치(寺內正毅)초대 총독, 이완용, 신흥무관학교, 대한민국 임시정부, 중국 상하이(上海)의 조계지, 김구·김원봉의 의열투쟁, 한국독립군(지청천)의 무장투쟁, 서울의 미쓰꼬시백화점, 반민특위의 친일청산 실패 등은 모두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암살>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영화가 아니다. '암살'의 대상이 된 두 인물, 뼛속까지 친일파인 강인국(이경영 분), 조선군 사령관 가와구치는 가공의 인물이다. '암살'을 실행하는 주체로 그려진 한국독립군 출신의 여전사 안옥윤(전지현 분),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열혈투사 속사포(조진웅 분), 폭탄 전문가 황덕삼(최덕문 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내 요원으로 그려진 아네모네 마담(김해숙 분) 등도 마찬가지이다.

                   

 

독립운동을 배신하고 일제의 밀정이 된 염석진(이정재 분)이나 '암살단'을 암살하려다가 급기야는 '암살단'을 도와주게 되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 분), 영감(오달수 분)도 그런 사람이 실재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무엇보다도 1933년 서울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암살단이 친일파 거두와 조선군 사령관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것 자체가 허구다.

영화 <암살>, 독립운동가 후손이 보기에는...

여기서 밝혀둘 일이 있다. 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외할아버지도, 외삼촌도, 어머니도 독립유공자로 서훈을 받았다. 집안 내력 때문인지 독립운동사를 전공했다. 그런 이유로 <암살> 시사회에 초대를 받아 남보다 먼저 보는 혜택을 누렸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한국 근대사를 공부한 나로서는 <암살>을 보면서 순간순간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사실이 아닌데', '당시 상황과는 맞지 않는데' 하는 장면이 몇 군데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들 어쩌랴. 영화가 재미있고 게다가 감동도 있어서 나중에는 일일이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 영화삼매경에 빠진 것이다. 사실과 허구가 적당히 뒤섞여버렸는데도 묘한 울림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암살>은 내용이 재미있는 영화다. 재미의 원천은 일차적으로 끊임없이 깔린 복선을 씨줄과 날줄을 엮듯이 탄탄하게 짜 맞춘 시나리오에서 비롯된다. 극중 배역의 성격을 하나하나 잘 살린 배우들의 열연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실상의 주인공 역을 맡은 전지현을 비롯해 여러 배우들이 누가 더 낫고 못한지를 가리기 힘들 정도로 각자 맡은 역에서 혼신의 연기를 펼쳤다.

특히 내가 강한 인상을 받은 것은 카메오로 출연해 아네모네 마담 역을 맡은 김해숙이다. 김해숙이 헌병에게 체포되기 직전 떨리는 손으로 이승에서의 마지막 담배 한 모금을 깊이 빨아들인 다음 권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은 영화를 본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이 장면에서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뒤 일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가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 권총으로 목숨을 끊은 김상옥 의사를 떠올렸다. 김상옥 의사뿐만이 아니다. 독립운동의 제단에 피를 바친 수많은 유명·무명 전사의 모습이 안옥윤, 속사포, 황덕삼, 아네모네 마담, 그리고 하와이 피스톨과 영감에 겹쳐졌다.

청부 살인업자지만 결국에는 독립운동을 돕는 역할로 나오는 영감이 안옥윤과 마지막으로 헤어지면서 남긴 '잊지 말라'는 말에는 깊은 울림이 있다. 무엇인가를 올바로 기억하려는 사람들과 망각 내지는 전도된 기억을 강요하려는 세력 사이의 싸움이 201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묘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암살>이 단순히 무엇인가 교훈적인 메시지만을 전하려는 영화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당시 상황을 제대로 복원한 세트, 배우들의 화려한 액션, 그리고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감칠맛 나는 대사 등에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는 데 이 영화의 특징이 있다.

전지현을 보고 떠오른 독립운동가 '남자현'

 

 

그렇다. 영화 <암살>의 최대 미덕은 재미를 단순히 재미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동으로 연결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최동훈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암살>을 구분하는 경계선일지도 모르겠다. <암살>은 분명히 상업영화이고 오락영화이다.

그러나 <암살>에는 결코 우리 역사를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는 감독 나름의 진지한 시선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다. 최동훈 감독은 독립운동과 친일이라는, 어찌 보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역사적 주제를 결코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에는 많은 사람이 꺼려하는 선악의 이분법조차 독립운동과 친일에 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흥미롭다. 해방 이후 열린 반민특위 재판에서 친일파가 오히려 자신이야말로 진짜 독립운동가라고 열변을 토한다. <암살>이라는 영화를 통해 뒤틀린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여주겠다는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거운 역사적 주제를 교과서처럼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극적 구성과 연기자들의 열연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다. 이 부분에 감독이 시도한 한국 근·현대사 영화화 작업의 특징이 있는 것은 아닐까? 나라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이라는 큰 뜻을 위해 목숨을 건 도박으로 '암살'을 거행하려는 사람들도, 따지고 보면 일상생활에서는 보통 사람과 하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었음을 부각하는 방식도 흔히 목적극이라고 불리는 영화와는 다른 일보전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영화사 측에 따르면 '암살단'의 인물들은 모두 가공이라고 한다. 특정한 역사적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극중 역할을 구성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지현이 맡은 안옥윤 역에서 일제강점기에 여성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의열투쟁의 일선에서 싸운 독립운동가 남자현을 떠올렸다. 남자현은 1920년대에 조선총독 사이토(齋藤實) 암살을 기도한 적이 있고 1930년대에는 주(駐)만주국 일본 대사 무토(武藤信義) 암살을 기도하다가 체포되어 순국했다.

공교롭게도 영화 <암살>은 193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남자현이 순국한 것도 1933년이다. 물론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영화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예로 광산 자본가 출신의 친일파 강인국 등)과 실재했던 인물 사이의 연관성을 생각해보는 것도 작지만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 이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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