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보고서

U2 2016. 1. 31. 22:53

 

 

 

성완종 리스트 부실수사 입증한 ‘이완구 유죄’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성 전 회장이 “3000만원을 건넸다”고 밝힌 경향신문 인터뷰 녹음파일에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결로 검찰의 부실·편파 수사가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법원이 이 전 총리의 혐의를 유죄로 본 핵심 물증은 성 전 회장의 경향신문 인터뷰다. 진술 내용의 전체적 구성과 흐름, 문답 전개 방식 등을 고려할 때 성 전 회장이 기억을 되살려 사실대로 진술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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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또 “성 전 회장이 기업인으로 자수성가해 국회의원까지 지냈으며, 자살 전날 동생에게 명예를 강조한 데 비춰볼 때 사망 직전 거짓말을 남긴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의 유품으로 발견된 ‘여권 실세 8인 명단’ 메모에 대해서도 유사한 취지로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판결문은 결국 검찰 수사가 얼마나 엉망이었으며, 노골적인 봐주기였는지 말해준다. 검찰은 리스트에 오른 8인 가운데 이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2인만 불구속 기소했다.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병기 현 비서실장,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친박근혜계 핵심 실세들에겐 면죄부를 줬다.

 

이들 중 일부는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일부는 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법원 판단에 비춰보면 ‘증거가 없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봐야 한다. 재판부가 밝힌 대로 경향신문 인터뷰와 ‘성완종 메모’는 모두 증거능력이 충분한 수사자료였다. 이 전 총리의 금품수수가 사실이라면, 나머지 인사들의 금품수수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의 본질은 ‘대선자금’이었다.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이던 홍문종·유정복·서병수 3인이 리스트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 3인에 대해 계좌 추적조차 벌이지 않았다고 한다. 애초부터 수사를 제대로 할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다.

 

유력한 물증이 존재했음에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로 일관한 까닭은 자명하다. 대선자금을 파고들다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에 치명상을 입힐까 미리 선을 그은 것이다. 정치검찰의 작태를 도대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 건가. “저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보도를 부탁했던 성 전 회장의 죽음이 안타깝고 기막힐 뿐이다.

 

 

- 경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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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재판부 "성완종 리스트 증거능력 있다"…홍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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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인터뷰와 메모, 이른바 '성완종리스트'의 증거능력을 인정해 이완구(66) 전 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성완종리스트 등 성 전 회장의 주장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해 온 홍준표 경남지사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준현 부장판사)는 29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하면서 성 전 회장의 생전 육성 인터뷰와 함께 성완종리스트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9일 자살하기 직전 경향신문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이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한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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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또 성 전 회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메모지에 이 전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 8명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내용을 기록한 '성완종 리스트'의 증거능력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성완종이 기자에게 먼저 녹음을 요청했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정치인들의 실명과 액수를 거론하고 있어 수사를 통해 진위가 밝혀질 수 있음을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자로부터 정권창출 등에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은 성완종이 금품 공여 사실을 언급하게 되는데, 문답 경위가 자연스럽다"며 "명예를 중시한 성완종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형사소송법에서 말하는 '전문법칙'을 따져볼 때, 성완종 리스트를 "증거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믿을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312조와 313조, 314조에는 ▲ 법정에 직접 나와 얘기하지 않은 증거 ▲ 반대심문권이 보장되지 않는 증거 ▲신용성의 저항(믿을만하지 않은 것)이 있는 증거의 경우 증거로 삼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이를 전문법칙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성완종리스트' 수사가 시작되자, 홍 지사가 검찰 압박카드로 써 온 '증거능력의 부재'가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지난해 4월 수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성 전 회장의 메모는) 망자와의 진실게임"이라며 "망자와의 진실게임을 하니까 반대신문권을 통해 진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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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는 또 "메모의 진실성 여부에 대해서는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일방적으로 증거로 삼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고인이 된 성 전 회장을 상대로 주장을 맞받아치는 소위 '탄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사실 법조계에서는 형법 314조에 명시된 '증거능력에 대한 예외조항'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가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일찌감치부터 나왔었다.

진술을 할 수 없는 자의 조서나 서류를 증거로 할 때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이른바 '특신상태'가 성립되기만 한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검찰이 수사 단계에서부터 대검찰청 디지털 포렌식센터 감식을 통해 성 전 회장의 자필인 점을 확인했고, 관련자의 진술 등도 재판부가 '성완종리스트'의 특신상태를 인정하는 데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리의 재판부가 성완종리스트의 증거능력을 받아들이면서, 판례를 중시하는 법원의 기조를 고려할 때 홍 지사 측으로서는 불리한 입장이 됐다.

"명예를 중시하는 성 전 회장이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판단이 나온 현 시점에서, 홍 지사는 '성완종리스트=악의적인 메모'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핵심 증거를 들이대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재판을 이어가게 될 공산이 커졌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성완종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모 전 부사장을 만나 쇼핑백에 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기소됐다.

 

 

- 이지혜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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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신빙성 인정…무혐의 6명 부실수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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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녹취파일·쪽지 등 증거 인정, 홍준표 지사 재판에 영향줄지 주목
일부선 “김기춘 등 조사 철저 했어야”

​법원이 29일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으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음성 녹취파일에 대해 법원이 신빙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첫 정치인이다. 이번 판결은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장준현)는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9일 숨지기 직전 일간지 기자와 전화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과 사망 당시 발견된 정치인의 이름이 적힌 쪽지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성 전 회장이 남긴 쪽지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홍 지사 등 8명의 이름이 담겨 있었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 전 총리를 제외한 6명의 이름 옆에는 1억~7억원에 이르는 금액까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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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회장이 이런 의혹을 폭로한 직후 검찰이 꾸린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은 쪽지에 담긴 인물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벌여 지난해 7월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 등 6명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 관련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원이 녹취파일의 신빙성을 인정한 만큼 무혐의 처분된 정치인 관련 내용도 믿을 만하다고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돈을 주고받았는지를 특정하긴 쉽지 않았겠지만 수사를 더 해볼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현재 1심이 진행중인 홍 지사의 재판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전 총리의 경우 돈을 직접 건넨 성 전 회장이 숨져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유일한 직접 증거는 성 전 회장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뿐이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돈을 인출한 경남기업 임원과 이 돈을 포장한 보좌진, 부여 선거사무소에 성 전 회장과 동행한 비서 등 단계별로 관련된 인물의 진술로 녹취파일의 신빙성을 보강해야 했다. 하지만 홍 지사의 경우 녹취파일 외에도 돈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있기 때문에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첫 재판 결과가 나온 만큼 남은 수사의 향방도 주목된다. 검찰은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부위원장이 성 전 회장한테 각각 2000만원과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두 의원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여러 차례 이뤄진 소환조사 통보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환조사를 한 뒤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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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수사, 청와대 뜻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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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며 대대적으로 수사팀을 꾸린 지 82일 만이다. 그러나 결론은 수사 초기에 ‘예상된 범위’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했다. 수사팀의 칼끝은 박근혜 정부 핵심 인사들 앞에서 번번이 무뎌졌다.

 

수사팀은 이 전 총리를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선에 나선 2013년 4월4일 성 전 회장한테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홍 지사를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2011년 6월 중하순께 성 전 회장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에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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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리스트에 적혀 있는 8명 가운데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제외한 6명은 모두 무혐의 또는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리스트나 성 전 회장의 언론 인터뷰 내용에 부합하는 증거가 없거나, 돈을 줬다는 시점이 공소시효 범위를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성 전 회장은 이들과 관련해 ‘김기춘 10만달러, 허태열 7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 홍문종 2억, 유정복 3억,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은 메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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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성 전 회장한테서 각각 3000만원과 1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포착됐으나 출석 요구에 불응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재배당해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성 전 회장한테서 ‘대선자금’으로 보이는 돈 2억원을 받은 혐의를 사고 있는 김근식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수사팀은 김 전 부대변인을 대선자금 수사의 ‘키맨’으로 보고 그를 구속한 뒤 추가 수사를 하려 했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이런 계획이 무산됐다. 수사팀 관계자는 “김씨 영장이 이번 수사의 최대 분수령이었다. 그 영장이 기각되면서 대선자금 수사도 물 건너갔다”고 했다.

 

홍준표·이완구만 불구속 기소 ‘친박’ 대선자금 의혹 등 무혐의
이인제·김한길 계속 수사키로 “정권 입맛에 맞춘 결론” 비판

 

리스트 속 인물들 가운데 2명만 처벌 대상이 된 데 대해 법조계 일부와 정치권 등에서는 ‘예견된 부실 수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공여자가 숨진 상황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고려하더라도 ‘친박’ 실세들 쪽으로는 수사가 한발짝도 더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사팀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외에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만 소환조사했을 뿐, 김기춘·허태열·이병기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은 서면조사만 했다. 서면조사는 해명을 듣는 데 주로 사용되는 조사방법이다. 수사팀은 이들에 대해서는 압수수색·계좌추적 등 강제수사도 시도하지 않았다. 수사팀의 ‘의지’가 의심받는 이유다.

 

애초 수사의 본류로 지목됐던 2012년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대선자금 부분은 실체가 없는 이야기”라며 ‘털어주기’를 했다. 성 전 회장은 사망 직전 인터뷰에서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조직)본부장을 맡았잖아요. 조직을 관리하니까 내가 한 2억 정도 이렇게 현금으로 줬다.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홍 의원은 2012년 ‘박근혜 대선자금’ 수사로 가는 ‘입구’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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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사팀은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대선이 있었던 2012년 금융위기가 닥치고 건설경기가 급전직하하면서 경남기업에서 현금화된 총 부외자금은 1억8000여만원에 불과했고, 그중 가용 자금은 1억원을 조금 넘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이 말한 액수와 차이가 나는데다 ‘대선자금’으로 내놓을 만한 비자금의 실체가 없더라는 것이다. 수사 결과는 결과적으로 청와대나 여당의 ‘기대 수준’에 맞춘 셈이 됐다.

 

반면 수사팀은 경남기업 쪽 인물들은 강하게 압박했다. 수사 초기에 성 전 회장의 최측근인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와 이용기 비서부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또 경남기업 본사와 서산장학재단 등 성 전 회장 주변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했다. 비자금 장부 등 리스트 의혹 규명을 위한 조사였다지만, 결과적으로 성 전 회장 주변인들만 구속되며 앞뒤가 바뀐 꼴이 됐다.

 

수사팀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 전 회장 특별사면 의혹과 관련해 참여정부 쪽 인사들을 조사하며 여권의 ‘물타기’ 시도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사팀은 알선수재죄의 공소시효(7년)가 지났는데도 노건평씨가 사후에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막판까지 기소를 적극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의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선을 그은 것과 대조적이다. 막판에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공개수사에 나서면서 ‘친박 실세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이라는 사건의 성격이 희석되는 효과도 낳았다.

 

결과적으로 친박 실세들을 피해간 이번 수사 역시 ‘청와대 가이드라인’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15일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점검회의에서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문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 3명과 총리가 연루된 ‘부패 스캔들’을 여야 구분 없는 정치개혁 문제로 치환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같은 달 28일 “고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고,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제도적으로 고쳐져야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별사면에 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 결과는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의 책임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민감성이 컸던 다른 사건들의 처리 결과와 맥락이 닿는다. 검찰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한테 돌려 정부 책임론을 희석시킨 바 있다. 지난해 연말 불거진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은 검찰 수사 끝에 ‘청와대 문건 유출’로 사안의 성격이 바뀌었다. 검찰이 박 대통령이 곤혹스러워하는 사건들에서 잇따라 구원투수로 등판한 모양새이기도 하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정부가 검찰을 이용하는 방식이 편파적이고 노골적이다.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으리란 점은 충분히 짐작하지만, 결과적으로 정권이 원한 모습 그대로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검찰 중간간부는 “수사팀이 예측 가능한 수사 범위 안에서만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상황 돌파 의지가 어느 정도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노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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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내내 무시된 ‘국민의 알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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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중대한 사건 수사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관계자가 입버릇처럼 되풀이한 말이다.
 
검찰은 보통 공여자가 숨진 뇌물·정치자금 사건은 수사하지 않는다. 이른바 ‘돈질’을 한 사람의 직접 증언 없이 기소해 유죄를 받아내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돈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진 직후 ‘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실제로 ‘국민적 의혹’이 워낙 컸기 때문인데, 이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 이번 수사의 중요 목표 가운데 하나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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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80여일간 진행된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 알권리는 얼마나 존중됐을까? 지난달 8일 홍문종 의원을 소환하기 하루 전, 특별수사팀은 “리스트 인물 한명을 소환할 예정”이라면서도 대상이 누구인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김한길·이인제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언론에 두 사람의 실명이 이미 거론됐는데도 수사팀은 “정치인 두 명이 소환 대상”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두 사람이 출석을 거부한 뒤에야 수사팀은 실명을 공개했다. ‘안 나오니 이름을 깐다’는 것인데, 언론을 피의자 출석을 압박하는 도구 정도로 본 셈이다.

 

중요한 수사이고 거물급 피의자일수록 은밀히 수사해야 하는 고충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목이 집중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소환은 공개해온 것이 그간 검찰의 관례였다. 게다가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도 “사건 관계인이 공적 인물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실명 공개”를 규정하면서 대표적인 ‘공적 인물’로 국회의원을 꼽고 있다. 하지만 국민적인 의혹 해소, 즉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시작했다는 이번 수사에서는 이런 관례나 원칙은 무시됐다.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일반적 기준 대신 ‘비상한 수단’이 동원되기도 한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내놓은 결론을 보니, 무엇을 위해 국민의 알권리가 희생됐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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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이 수사·이번 일…’ 박 대통령 입에선 ‘성완종’ 세 글자가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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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 화법’은 제발 그만
측근들 불법 정치자금에도 남 말하듯 “부패 용납안해”
‘성완종 리스트’ 부정부패의 최대 수혜자는 박 대통령

 

‘성완종 리스트’ 8명중 7명이 친박…여전히 ‘남 일’ 말하듯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뒤에 결국 이완구 국무총리를 사퇴시키고 특검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어쨌든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 전에 두 가지 큰 과제를 봉합이라도 해 놓고 떠나는 것을 보고 저는 “그래도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상식은 남아 있었구나.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한 가지 미스터리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입니다. 유체이탈(遺體離脫)은 영혼이 자신의 신체를 벗어나는 현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1주기 관련 현안 점검회의를 했습니다. 발언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수사 과정에서 최근에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 문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입니다. 저는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도 그런 사람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치개혁 차원에서 한번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놔두고 경제 살리기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겠고, 여러분들과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있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나 중단됨이 없이 반드시 해내겠다 하는 그런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얘기인데 “저는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 핵심입니다. 성완종 리스트에 나오는 8명 가운데 7명이 친박근혜 인사입니다. 이들이 받았다는 돈은 대부분 2007년 경선자금, 2012년 대선자금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 돈이라는 얘깁니다. 불법 정치자금의 수혜자가 불법 정치자금을 처단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16일 아침 <조선일보>가 사설을 이렇게 썼습니다. ‘박 대통령은 성완종 메모 남의 일처럼 말할 처지 아니다’라는 제목입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와 언론 인터뷰 등 일방적 주장만으로 이들이 불법적인 돈을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이 대거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대통령으로선 먼저 국민에게 송구스러워하며 고개를 숙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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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성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이 출마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친박인사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했다. 이 돈이 대선 경선이나 대선 과정에서 쓰였다면 후보였던 박 대통령 역시 불법자금 문제의 당사자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박 대통령이 금품수수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상관없이 불법자금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정치개혁 차원의 부패 척결을 주문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16일에도 태도를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김무성 대표는 청와대 회동 결과를 전하며 “이번 일을 부정부패를 확실하게 뿌리뽑는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여러번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방귀 낀 놈이 성내는’ 태도엔 이유가 있었으니…

 

이쯤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화법이 아니라 그의 실제 생각과 가치관이라고 봐야 합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 꼭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요? 짐작가는 바가 하나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이나 대선후보들이 정치자금을 직접 만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 통치자금을 쌓아두고 썼습니다. 영수회담을 하면 야당 총재에게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 야당의 지도자였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을 자신들이 직접 받았습니다.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등 정보기관, 그리고 경찰의 감시가 극심한 시절에 아랫사람들이 돈을 만지도록 하는 것은 너무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몸에 전대를 차고 다닌 일도 있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으로 대선자금이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나면서 정치인들은 돈을 마련하느라 큰 고생을 했습니다. 1992년 대선에서 당선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렇게 돈을 쓰다가 나라가 망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거두었던 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이 사법처리되면서 풍토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회창 총재나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는 자신이 직접 돈을 만지지 않았습니다. 믿을만한 측근 몇 사람이 정치자금을 모았습니다. 후보는 정치자금을 누가 얼마나 줬는지, 어디에 얼마씩 썼는지 정도를 보고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나라당의 차떼기 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또 바뀌었습니다. 가족이나 측근이 알아서 돈을 조달해서 쓰고 후보에게는 아예 보고도 하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후보에게 보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나중에 불법 정치자금 사건이 터져도 후보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렇다고 후보가 불법 정치자금의 존재를 아예 몰랐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참모들이 정말로 불법 정치자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고 믿었을까요? 알만한 사람에게 물어봤습니다. “에이 무슨 그런 순진한 말씀을 하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2007년과 2012년 캠프 명단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돈많은 사람’ 몇 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경선과 대선을 치르려면 선관위에 신고할 수 없는 거액의 정치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누군가는 돈을 마련해서 집행해야 한다는 것을 박근혜 대통령도 잘 알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유체이탈 화법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52년생입니다. 아홉살이었던 1961년 아버지가 쿠데타로 최고권력자의 자리에 올랐고 자신은 최고권력자의 큰 딸이 되었습니다. 거처를 아예 청와대로 옮긴 것은 1963년 열한살때입니다. 그의 신분은 ‘큰영애님’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평범한 사람들과는 신분이 전혀 달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스물두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유신정권에서 청와대 안주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퍼스트 레이디’가 아니라 ‘국모(國母)’에 가까웠습니다.

 

큰 영애·유신 퍼스트 레이디…‘왕족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거 왕족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결정으로 전쟁에서 패배했는데도 엉뚱하게 전장에서 돌아온 장수의 목을 쳤습니다. 신을 대리해서 나라를 통치하는 왕족은 ‘무오류’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고마워할 줄 모른다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형성된 ‘왕족 무오류’ 가치관 때문 아닐까요?

 

마무리하겠습니다. 성완종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은 부정부패의 최고 책임자는 아닐 수 있지만 수혜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화를 내는 기막힌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요?

 

성완종 리스트가 모두 사실로 밝혀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경선과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빚어진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최종 책임은 당시 후보였던 나에게 있다”고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이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성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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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홍준표 기소한 검찰, 친박 6인은 “증거 없다”…예견된 부실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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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일간의 수사과정

 

성완종 최종 2주일 행적 면밀분석..리스트 만든 까닭 규명 못해
당사자들 부인 깰 반증도 못찾아

총 140명을 460여회 조사했고 압수수색을 33차례 진행했으며 디지털 자료 9.3테라바이트(TB)를 분석했다.”

 

문무일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은 2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수사팀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행적을 복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설명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 2주일간의 행적을 10분 단위로 복원해 분석했다고 한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을 끈 로비장부는 결국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리스트에 8명의 이름만 남긴 명확한 이유도 밝혀내지 못했다. ‘작성자’가 사망한 상태라 완벽한 복원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리스트를 남기게 된 계기는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였다고 추정했다. 성 전 회장은 3월 중순 경남기업 수사가 시작된 뒤 주변에 자신의 무고함을 적극 호소했다고 한다. 또 경남기업 비자금을 관리한 한아무개 전 부사장이 검찰에 ‘2011년 6월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줄 1억원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사실을 알고는 윤 전 부사장에게 연락해 입단속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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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변심이 시작된 것은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4월6일부터다. 성 전 회장은 급히 비서진을 불러 정·관계 인사들을 만난 사실을 기록한 일정표를 정리하라고 지시하고, 윤 전 부사장이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가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과정을 상세하게 복기했다. 영장 청구를 기점으로 혐의를 감추려던 쪽에서 이를 남기는 쪽으로 태도가 180도 바뀐 것이다.

 

수사팀은 이런 태도 변화에서 ‘리스트’를 남긴 동기를 읽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전달자나 목격자가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 지사를 제외한 6명과 관련한 의혹을 더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다. 성 전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은 그대로 들어맞은 것이다. 사건 초기부터 검찰 관계자들은 “공여자가 죽고 없으니 보통의 경우라면 시작하지 않을 수사다”, “유죄는커녕 기소도 힘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관측은 결국 실제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의혹 당사자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대선자금 2억원을 받은 의혹이 불거진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성 전 회장과는 다른 조직총괄본부 사무실을 썼고, 당시 성 전 회장을 사적으로 알지 못했다’고 했다.

 

또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 논의 및 추진 과정에서 만난 사실은 있으나, 어떠한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서병수),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알게 됐으나 어떠한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유정복), “성 전 회장과 친분관계는 있으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은 없다”(이병기), “2007년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성 전 회장을 만난 적은 있지만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은 없다”(허태열)는 해명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를 반박할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2006년 9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10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구체적 단서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이 마지막 순간 리스트 속 8명을 지목한 이유와 기준은 오리무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사건 때와 경남기업 수사가 개시된 뒤 그와 관련된 (성 전 회장과 리스트 인물들 간의) 대화가 있었다는 점은 확인했다”면서도 “경남기업 수사 시작 뒤 특별히 빈번한 통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8명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가 거절당해 복수심에 이들의 이름을 올렸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경남기업 현장전도금 32억원의 사용처가 모두 확인된 게 아니란 점도 수사에 여운을 남긴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금으로 인출된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관련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사용처를 기억하는 금액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로비에 쓴 것으로 밝혀진 금액이 합쳐서 4억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남은 돈의 사용처가 모두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수백만~수천만원씩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인출 시기와 금액이 성 전 회장이 리스트에 등장한 인물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시점이나 정황과 맞아떨어지지 않아 리스트 속 6인은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유죄를 받아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물론 목격자와 전달자가 있어 돈이 전달됐다는 사실까지는 어렵게 입증한다 해도 돈의 ‘성격’에 대해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 - 정환봉 ​

ⓒ 한겨레 ( 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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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인터뷰 음성파일 공개 “김기춘에게 10만달러, 허태열에게 7억원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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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새벽 사망 전 경향신문과 단독 인터뷰

▲ ‘김기춘 10만달러’
2006년 박 대통령 독일 방문 전 롯데호텔 헬스클럽서 만나 전달
▲ ‘허태열 7억원’ 2007년 현금을 몇 차례 나눠 줬다
그 돈으로 대선 후보경선 치른 것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새누리당 전 의원)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미화 10만달러를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전 비서실장(당시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에게 현금 7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9일 오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불참한 그는 오후 3시32분쯤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온 직후인 오전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2006년 9월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독일 갈 때 10만달러를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며 “당시 수행비서도 함께 왔었다. 결과적으로 신뢰관계에서 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2007년 당시 허 본부장을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만나 7억원을 서너 차례 나눠서 현금으로 줬다. 돈은 심부름한 사람이 갖고 가고 내가 직접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경선을 치른 것”이라며 “기업 하는 사람이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면 무시할 수 없어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허 본부장의 연락을 받고 돈을 줬느냐’는 물음에 “적은 돈도 아닌데 갖다 주면서 내가 그렇게 할(먼저 주겠다고 할) 사람이 어딨습니까”라며 “다 압니다. (친박계) 메인에서는…”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성 전 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허태열 의원 소개로 박근혜 후보를 만났고 그 뒤 박 후보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검찰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의리나 신뢰 속에서 (박근혜) 정권 창출에 참여했었다”며 친박계 핵심 인사들을 직접 겨냥했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 내내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은 “(검찰이) 자원 쪽을 뒤지다 없으면 그만둬야지, 제 마누라와 아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봐도 또 없으니까 또 1조원 분식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저거(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랑 제 것(배임·횡령 혐의)을 ‘딜’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라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9500억원의 분식회계와 회사 돈 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성 전 회장은 “내 하나가 희생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이 더 희생되지 않도록 하려고 말한다”며 “맑은 사회를 앞장서 만들어주시고 꼭 좀 보도해달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그런 일 없다. 더 이상 드릴 말이 없다”고 부인했고, 허 전 실장도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그런 일은 모른다. 그런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행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성완종 인터뷰 음성파일 추가공개 “2012년 홍문종에 2억원, 2011년 홍준표에 1억원 줬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당시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선거자금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또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가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 본부장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며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통합하고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덧붙였다. 또 ‘대선자금 장부에 회계처리가 된 돈이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라며 부인했다. 홍 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홍 본부장이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사용한 셈이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홍준표가 대표 경선에 나왔을 때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캠프에 있는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면서 “홍준표를 잘 아는데 6월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일본 대사 하기 전부터 안 지 오래됐고, 뭐 뭐 얘기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 죽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실장은 개인적으로 참 가까운 사람인데, 그분도 참 처신을 잘해야 한다”면서 “그러면 안되지요. 신뢰를 중시해야지요”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나 하나로 희생하고 끝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짜 깨끗한 사람을 앞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하는 추가 공개된 통화 음성파일 내용

성완종 전 회장(성): 대선때도 우리 홍문종 같은 경우가 본부장을 맡았잖아요. 통합하고 같이 매일 움직이고 뛰고, 그렇게 하는데 제가 한 2억정도 줘서, 조직을 관리하니까.

경향신문(경): 그랬을거에요. 한 2억 주셨어요?

성: 예, 제가 해줬고.

경: 그때도 현금으로 주셨나요?

성: 현금으로 줬죠

경: 홍문종 2억 줬을 때는, 그때도 어디서 주셨는지 기억 나세요?

성: 같이 사무실 쓰고 그랬으니까요. 같이 사무실 쓰고 어울려다니고 했으니. 제가 홍문종 아버지하고 잘 알아요. 이 양반은 국회의원 당선되고 알았지만. 잘 알거든요. 아버지하고 친하고. 지방선거때도 자기는 사무총장하고 나하고 같이 선거도 치르고. 그렇게 의리없고 그러면 안되잖아요. 이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 개인적으로 먹을 사람은 아니잖습니까.

경: 그렇죠 돈은 있는 사람이고.

성: 그런 거 다 신뢰를 가지고 해야 하는데데 신뢰에서 안되니까···뭐 참 말을 다 할 수 없어요. 말을 많이 하면 너무 지저분한 사람이 돼서···그렇습니다.

성:그리고 제가 홍준표가 당 대표 나왔을 때. 경남지사하는 홍준표 있잖아요

경: 그게 2010년인가 2011년 그때일 텐데

성: 2011년 일거에요. 내가 홍준표를 잘 알아요. 잘 아는데, 2011년도 일겁니다. 6월달쯤 되는데, 내가 그사람한테도,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도 1억을 캠프 가있는 ○○○ 통해서 전달해줬고,

경: 그때는 대표 경선할 때

성: 내가 공천 받으려고 한것도 아니고 아무 조건없이, 그렇게 했는데 그런식으로 자꾸 하니까 너무 배신감이 들고, 합당하면서도 백의종군한 사람 아닙니까. 장관을 시켜달라고 했습니까. 취직을 시켜달라고 했습니까

 

 

 -이기수·홍재원·심혜리

 

 

ⓒ 경향신문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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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2016. 1. 10. 12:51

 

 

 

"썩어버린 사회" 중1 아들 '혼이 비정상' 인가요?

 

 

 

 

 

 

 

인사청탁 의혹 무혐의 처리된 최경환 경제부총리님께

​우선, 일면식도 없는데 불쑥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됨을 너그러이 헤아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공개편지를 쓰게 된 까닭은 이번 방학이 끝나면 중2가 되는 제 아이의 '삐딱한' 국가관 때문입니다. 그저 사춘기의 반항 같은 거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켜켜이 쌓인 국가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는 것이어서 아빠로서 설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엊그제 대통령께서도 국무회의 석상에서 '못난이라고 하는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느냐'며 강조하셨지만, 제 아이를 두고 하신 말씀 같아 조금 뜨끔했습니다. 요즘 아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썩어버렸다'는 겁니다. 처세에 능하고 약삭빠른 사람만 살아남고 착한 사람은 바보가 되는 사회라면서, 이런저런 근거를 찾아댈 줄도 압니다.

신문 찾아 읽는 중1 아들의 삐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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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신문을 찾아 읽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용어가 어려워 읽기가 만만치 않을 텐데도 기사를 정독하며 이따금 그 뜻을 묻거나 사전을 뒤적이기도 합니다. 사회의 공기로서 비리를 밝히고 진실을 드러내주는 게 신문의 존재 이유라지만 정치, 사회면 기사를 접하면서 중학생이 연신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은 부모로서 보기가 참 민망합니다.

요즘 들어선 철모르는 초등학생 동생에게까지 '삐딱함'이 전염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부채가 뭐고 소송이 뭔지, 또 청탁이 뭐고 좌천이 뭔지 등을 꼬치꼬치 물어오는 동생에게 오빠랍시고 이렇게 답하더군요. 우선은 동생의 질문에 일일이 답해주는 게 귀찮다는 뜻일 테지만, 이 말을 듣는 순간 적잖이 당혹스러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원래 그래. 너도 얼마 안 있어 우리나라가 얼마나 '웃기는' 나라인지 저절로 알게 될 거야."

 

그런데, 굳이 왜 부총리님을 찾았냐고요? 최근 채용 청탁 의혹에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리된 부총리님의 사례가 제 아이의 '증세'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아이가 관련 신문기사를 읽은 직후 제게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겠다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 맞장구치기 뭣해서, 생뚱맞게 "한자 실력 많이 늘었다"며 어깨를 토닥여주었습니다.

사실 아이의 불신은 우선 '몰상식한' 검찰을 향해 있었습니다. 처음엔 신문기사의 내용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중2 수준의 상식에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라는 겁니다. '채용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잘 봐달라며 채용을 청탁했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냐며 되묻더군요. 청탁한 사람은 무혐의고, 청탁을 받아들인 사람이 외려 처벌을 받는 상황이 어이가 없다는 겁니다.

'돈 없고 빽 없는' 서민들 같았으면 몽둥이질을 서슴지 않았을 검찰이 부총리님 앞에서는 충직한 변호인을 자처하는 모습에, 아이는 하도 익숙해져서 화도 안 난답니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예를 여태 많이 봐왔고, 선생님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높은 사람 되라는 말도 그것 때문 아니겠냐며 반문했습니다. 뭐라 답변하자니 궁색한 변명 같아 내내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행여 자신더러 검사가 되라는 말은 애초 꺼내지도 말라며 도끼눈을 떴습니다. 학창시절 공부 열심히 해서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높은 사람이 된 뒤 하는 짓이란 게 고작 저딴 거냐며 비아냥거렸습니다. 아이의 저속한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명색이 최고 엘리트라는 검사들이 저렇게 '빨아대고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되바라진' 아이를 아빠인 저는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까요? 아빠이기 전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아이 앞에서 훈계하기는커녕 들어줄 면목조차 없습니다. 그저 모르는 척 속 편하게 '아니꼬우면 출세하라'고, '출세하면 돈도 법도 다 네 편'이라고 가르쳐야 할까요? 직업이 교사인 아빠로서, 아이에게 참 미안하고 적잖이 괴롭습니다.

이번 청탁 사건이 언론에 처음 제기됐을 때, 수업시간 고2 아이들과 내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현대판 음서제'라는 말이 회자될 만큼 민감한 사안이었음에도, 부총리님이 처벌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되레 검찰이 부총리님을 적극 변호하게 될 거라는 몇몇 아이들의 예언은 마치 족집게처럼 들어맞은 셈이 됐습니다. '웃픈' 현실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더 이상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서만 세상을 이해하진 않습니다. 교실에서 아무리 정의와 도덕, 공평과 무사를 외친다 해도, 그들이 살아가며 몸으로 부대끼는 일상이 그와 동떨어져 있다면 그런 소중한 가치들은 한낱 조롱의 대상이 될 뿐입니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길러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10억 원만 준다면 기꺼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부총리님께서도 접하셨을 줄 압니다. 물론, 듣자마자 혀를 끌끌 차셨을 테지만, 그러한 말세적인 현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닐 겁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보듯, 부총리님 또한 이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부총리님은 '떳떳한' 아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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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총리님께 공개편지를 쓴다니까, 제 아이가 꼭 여쭤달라는 게 하나 있습니다. 검찰의 결론 대로 이번 사건의 법적 책임이, 진정 부총리님의 청탁을 순순히 들어준 전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이사장과 운영지원실장 이 두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답니다. '가벼운' 청탁을 '과도하게' 받아들였다가 쇠고랑을 차게 된 그들을 구제해주실 의향은 없으신 지도 묻습니다.  

부총리님 말 한 마디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루되어 불법행위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성적을 조작했다면, 그걸 과연 '가벼운' 청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욱이 부총리님은 국회의원 시절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었던 데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을 감사하고 평가하는 기획재정부의 수장이십니다. '가벼운' 청탁이라지만 아랫사람에게는 '주상 같은' 명령이었을 겁니다.

제 아이가 가장 역겨워 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께서 그토록 강조하시는 '애국심'이라는 말입니다.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헬 조선'을 도저히 사랑할 수가 없답니다. 아직 자학사관을 심어준다는 검정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기도 전인데, 제 아이가 벌써 대통령의 우려대로 '혼이 비정상'이 된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헬 조선'이라는 말은 역사교육을 잘못해서 생겨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아이는 부총리님의 위세에 납작 엎드린 검찰의 무혐의 결정이 '헬 조선'의 백만 스물한 번째의 증거라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부총리님의 자녀분들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이번 사건에 대해 '떳떳한' 아빠라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도 했습니다.

이 공개편지가 많이 불편하셨다면 부디 저, 아니 '삐딱한' 중1 제 아이의 무례함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총리님께서 기획재정부의 수장으로 일하시면서 우리 경제가 더욱 나빠졌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 많이 서운하실 테지만, 검찰을 변호인으로 삼아버린 이번 '쾌거'로 위안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병신년 1월 8일

벌써부터 '헬 조선' 운운하는 '삐딱한' 국가관을 지닌 중1 아이의 아빠 올림.

​- 서부원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

 

 

 

 

비밀댓글입니다

 
 
 

시사보고서

U2 2016. 1. 8. 08:56

 

 

 

 

 

‘국정원 댓글’ 수사 윤석열 검사 또 ‘좌천성 인사’

 

 

[한겨레]

 

 

박형철 검사도 부산고검으로 자리 옮겨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대구고검 검사가 또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법무부는 6일 고검 검사급 검사 560명의 전보 인사를 13일자로 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던 윤석열 검사는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두 차례 연속 지방 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는 점에서, 검찰 안팎에서는 사실상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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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검사는 대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부 요직을 거쳐 여주지청장을 지내는 등 승승장하다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발탁됐다.

 

그러나 댓글 사건 수사가 마무리된 뒤 이뤄진 2014년 1월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겨,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죄로 ‘좌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윤 검사는 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집요한 수사 방해 및 외압을 증언했다.

 

당시 국감장에서 한 여당 의원의 질책성 질문에 윤 검사는 “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댓글 수사팀 부팀장을 맡아 윤 검사와 함께 수사에 참여했다가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났던 박형철 검사도 이번 인사에서 부산고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력 말 안 들은 죄…소신 검사들에 보복성 인사 의혹

 

 

 

또다시 마주한 ‘검찰의 민낯’

‘국정원 수사’ 윤석열·박형철 검사..서울 아닌 지방고검으로 또 발령나
과거사재심 무죄구형한 임은정 검사..부부장 검사 승진서 2년째 탈락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 조작(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가 대구고검으로 좌천된 윤석열(56) 검사가 끝내 ‘복권’되지 못했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무죄를 구형해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오른 임은정(42) 검사도 2년 연속 승진에서 탈락했다.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을 지킨 검사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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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발표된 검찰 고검검사급 인사에서 윤 검사는 대전고검으로 이동했다. 윤 검사는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했다가 수사팀장에서 쫓겨난 뒤 이듬해 정기인사 때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서울고검을 제외한 고검은 검찰 안에서 한직으로 분류된다.

특히 대검 중수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윤 검사가 고검에 배치된 것을 두고 검찰 안에서는 “검찰 스스로 주요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때문에 윤 검사가 이번 인사에서 일선 수사 부서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윤 검사와 함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을 이끌었던 박형철(48) 대전고검 검사도 이번 인사에서 부산고검으로 옮겼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지방 고검으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검사를 서울고검이 아닌 다른 고검으로 발령내는 것은 사실상 나가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2012년 윤길중 진보당 간사 재심에서 검찰 상부의 ‘백지 구형’(판사의 뜻대로 선고해 달라는 취지로 구형을 하지 않는 것) 지시를 거부하고 무죄 구형을 한 임은정 검사는 2년째 부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부부장은 일정한 근무기한을 채우면 중대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승진되는 자리다.

임 검사의 후배인 사법연수원 31기가 이번에 부부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동기인 사법연수원 30기는 이미 부장으로 승진했다. 공판 능력을 인정받아 검찰총장 표창까지 받은 경력이 있는 임 검사는 최근 7년 단위로 실시되는 검사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라 오히려 퇴직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비리 사건에서 최경환 부총리에게 면죄부를 준 수사를 지휘한 이상용 안양지청장은 검사장 승진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동했다. 김홍창 차장도 일선 지청장(포항)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번 인사는 권력에 밉보이지 않고 말을 잘 듣는 사람들만 검찰에 남기겠다는 강한 신호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 검찰 간부는 “소신 행동을 했다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한직으로 돌리면 결국 검찰 조직에는 윗사람 눈치만 보는 이들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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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채동욱 뒷조사는 ‘국정원 댓글’ 수사 견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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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청 행정관 등 벌금형
 
국가정보원이 채동욱(57)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로 지목된 채아무개군에 대해 뒷조사를 벌인 것은 검찰의 국정원 대선 여론조작(댓글) 사건 수사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상준)는 채 전 총장 혼외자 정보유출 사건 항소심에서 국정원 직원 송아무개씨와 조오영(57)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 조이제(56) 전 서초구청 국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송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조 전 행정관은 무죄, 조 전 국장에겐 징역 8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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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국정원 직원) 송씨가 정보 수집 당시 있었던 관계기관 간 갈등에 비춰 보면, 검찰로 하여금 국정원장의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이 아닌 국정원법 위반만으로 기소하도록 압박을 할 방편의 하나로 첩보를 검증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된다. 이것은 (국정원의) 직무 범위와 관련할 때 정당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송씨는 재판에서 “2013년 6월 서울 양재동 또는 서초동의 음식점 화장실에서 다른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우연히 엿듣다가 채군의 이름과 학년, 학교 정보를 기억해놨다. 간첩이 고위 공직자 관련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첩보 수집에 나선 배경을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송씨의 진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채 전 총장의 뒷조사가 2013년 6월 검찰이 원세훈(65) 전 국장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 직전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채 전 총장 압박용 첩보 수집이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군의 개인정보가 청와대 쪽에 전달된 사실도 처음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 전 행정관은 청와대 감찰과 검찰에서는 (채군 정보를 조 전 국장에게 요청했다고) 자백했다가 1심 재판에서 번복했다. (번복 전) 자백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조 전 행정관의 유죄를 인정했다. 조 전 행정관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에게 채군의 정보 조회를 부탁한 인물을 여러차례 번복하며 수사에 혼란을 주다가 재판이 시작되자 “조 전 국장에게 채군의 정보를 알려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진술을 바꿨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피고인들의 형량을 벌금형으로 낮춘 것에 대해 “피고인들만 전체 그림에 관여되어 있고 (수사에서) 다른 사람은 전혀 나타나 있지 않은데, 전체적인 사실관계에 비춰 보면 피고인들이 맡은 역할은 지극히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혀, 이 사건의 배후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검찰이 이 사건의 ‘전체 그림’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총장 압박 목적이나 배후와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 전 행정관은 당시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하나로 꼽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부하 직원이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은 조 전 국장 등 3명만 재판에 넘겨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 정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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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댓글조작’ 수사하다 좌천 2년째…추락한 검찰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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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민주주의 인물로 본 2015년

⑤ 국정원댓글 소신 수사 검사 윤석열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은 2년 가까이 대구고검 검사로 재직중이다.

 

대구고검은 이곳을 거쳐간 고위간부 가운데 검찰총장이 된 이들이 많아 ‘명당’으로 통하는 곳이지만 그에겐 유배지나 다름없다. 대검 중수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부 요직을 거쳐 여주지청장을 지내던 중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발탁되며 승승장구하다 이곳으로 ‘좌천’됐기 때문이다.

 

“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국정원 직원 압수수색·체포영장
‘역린’ 건드린 대가로 지방 유배 
 국정원장 법정구속 끌어낸 증거
대법원에서 결국 파기 환송,  검찰 안에서 이름 올리기 꺼려

 

윤석열의 지난 2년은 대한민국 검찰의 위기와 궤를 같이한다. 돌이켜보면 그것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 후퇴의 신호탄이었다.

 

201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장은 ‘정치검찰’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장이었다. 당시 정국을 강타한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검사는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국감장에서 그는 황교안 당시 법무장관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집요한 수사 방해 및 외압을 증언했다. 한 여당 의원의 질책성 질문에 윤 검사는 말했다. “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실체적 진실만을 좇는 검사는 드라마에나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던 국민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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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는 컸다. 그는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이듬해 1월 정기인사에서 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고검 검사는 부임 1년이 지나면 인사 대상이 되지만, 지난 1월 인사 때도 윤 검사는 대구를 떠나지 못했다.

 

그가 맡았던 국정원 댓글 사건은 올해 희비가 엇갈리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2심에서 선거법 위반 유죄가 인정돼 법정구속됐다. 기뻐할 만도 하건만, 윤 검사는 축하 전화를 받고도 오히려 쓸쓸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의 후배 검사는 “검찰 조직을 위한 ‘항명’이었는데, 검찰 안에서 점차 잊혀가는 존재가 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대법원이 2심의 유죄 판단 근거가 된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 파기환송한 뒤, 검찰 안에서는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윤 검사의 항명 파동 후 검찰 수뇌부는 그를 ‘정치검사’로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됐다. 하지만 그가 처리한 사건들을 보면 이들의 주장은 흑색선전에 가깝다. 윤 검사는 서울지검 평검사 때 당시 김대중 정부 경찰 실세였던 박희원 정보국장(치안감)을 구속했다. 참여정부 때는 대선자금 수사팀에 참여해 안희정, 강금원씨 등 노무현 대통령 측근을 잇달아 구속시켰다. 그는 검찰 수사가 외압에 좌우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그를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에 임명한 것은 이런 성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윤 검사는 내년 1월이면 2년의 ‘의무복무’ 기간을 꽉 채우게 된다. 그가 어디로 이동하는가는 박근혜 정권 하반기 검찰 풍향을 가늠할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정권에 밉보인 검사들이 설 땅이 점차 좁아지고 있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검찰 수뇌부는 소신 있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찍어내려 하고 있다. 윤 검사와 함께 국정원 댓글 수사에 참여했던 박형철 부장검사도 대전고검에 유배됐다. 최근에는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했던 임은정 검사가 심층적격심사 대상에 올라 퇴출 위기에 몰렸다. 정권의 ‘검찰 길들이기’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보다 더 ‘시스템화’되고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현 정권은 정권에 밉보인 검사들은 철저하게 응징하고, 충성을 다하는 검사들은 요직에 발탁함으로써 검사들에게 ‘정권을 향해 칼을 겨누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검찰권 행사는 불가능하고,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