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 칼럼

U2 2016. 2. 18. 23:15

 

 

 

 

무모한 대통령, 죽어나는 국민

 

 

 

 

드디어 일이 또 터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모하고 독단적인 성정으로 보나 그녀의 능란한 정치 셈법으로 보나 이제 일이 또 터질 때가 되었는데 하던 중이었다. 박 대통령은 무언가 ‘꽂힌 일’에는, 대개 극우적인 황당무계한 일이 그렇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 식으로 밀어붙이는 행동을 하곤 했다.

그녀의 유일한 성공 경력 증명서라고 할 수 있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가 대변하듯이 박 대통령은 동물적인 본능으로 정치적 속셈도 잘한다. 벌써 경제 실정과 엉터리 위안부 합의 책임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지 않았나.

무모하기는 북한의 김정은도 매일반이다. 그런 그가 때마침 좋은 핑계를 만들어주었는데 우리 박 대통령께서 그런 호기를 마다할 리가 없다. 물론 박 대통령의 뒤에는 당연히 미국과 일본의 치밀한 계산과 전폭적인 지원이 따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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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만 해도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고 호들갑이었다. 그런데 수천 개의 멀쩡한 기업을 도산 위기로 몰아넣으며 해야 할 만큼 개성공단 폐쇄가 그리도 시급하고 불가피했나.

개성공단 폐쇄가 정말 북한의 핵 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막는 데 효력이 있을 거라 생각했나. 달리 대안은 없었나. 박 대통령의 강공에 과연 북한이 무릎 꿇을 거라 생각하는가. 그렇게 하기 위한 추가적인 수단은 있나.

이제 박 대통령과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있는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선언적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모를 리 없다. 그러니 박 대통령의 외교적 대북 압박이란 사실 미국에 매달리겠다는 것이다. 흡사 ‘빅 브러더’에게 “쟤 좀 혼내주세요” 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리고 우리와 이미 입을 맞춘 듯이 재바르게 나서고 있다. 신속하게 대북제재법안을 통과시켰고, 그보다 더 신속하게 남한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위한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그런데 미국이 우리를 위해서, 돈독한(?) 전략적 외교관계를 맺은 박 대통령을 위해서 북한을 혼내주려는 건가? 대북제재법안은 별 효과가 없을 테니 결국 사드인데, 그러면 사드는 우리를 위한 것인가? 미국은 절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군사전문가들의 분석과 설명을 종합 평가해 보면 사드는 북핵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남한의 안전을 위한 것도 아니다. 남북한 거리가 얼마나 된다고 사정거리 수천킬로미터짜리 장거리 미사일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드는 미국과 일본을 위한 것이고, 그러니 미·일이 합심해서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바쁜 중국도 당연히 사드의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는 건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우리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물건이다. 중국이 극력 반발하고 러시아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 등 피해도 우려되지만, 중국의 주요 공격 대상에 남한도 포함될 것이므로 우리나라의 안보는 극히 위험해진다. 중국이 자국의 미사일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적국의(미국이든 한국이든) 방어체계를 유사시 선제적으로 파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냉전시대 때 본 미-소 간의 창과 방패의 끝없는 군비경쟁 아니었던가.

그러니 이번 사태는 미·일과 중국의 군비경쟁에 우리가 끌려드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미·일의 이해에 우리나라가 동원되고, 그런데 이익은 미·일이 모두 먹고 위험은 우리가 고스란히 다 짊어지는 일이다.

사드 비용까지 우리 돈을 대가면서. 이렇게 안보 위험을 감수하면서 미·일의 이익을 위한 하수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한 단계 더 높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왔다는 박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인가? 이것이 박 대통령이 대책 없이 저지른 개성공단 폐쇄와 사드 배치의 정치경제학적 계산의 결과다.

 

경제는 무능하고, 외교는 무지하고, 안보는 무모한 대통령. 죽어나는 건 국민들뿐이다.

 

 

-이동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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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끝장’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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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핵실험·로켓발사로 이어진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 북한이 다시는 ‘핵실험을 도발하지 못하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끝장 결의’(terminating resolution)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제사회의 협조를 끌어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언론은 정부가 이런 이유로 개성공단을 “끝장”내는 극단의 조처를 취했다고 전한다. 통일부 장관은 “더는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라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의 공식 사유를 밝혔지만, 그 얘기가 그 얘기다.

 

이 조처가 얼마나 비상식·반민주·즉흥적인지는 이미 많이 지적됐으므로 굳이 첨언하지 않겠다. 다만 국제사회의 어느 나라도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한테 지급되는 임금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고 주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094호를 위반한 ‘죄인’이라고 고백한 ‘자해성 희극’, 피눈물을 흘리며 전면 중단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앞에서 정부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우리 기업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홍용표 통일부 장관)라고 말하는 후안무치는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유엔의 “끝장결의” 추진한다며 개성공단을 ‘끝장’내버렸고
북방경제의 꿈을 ‘끝장’냈으며 군사적 안정을 ‘끝장’에 몰고
균형외교 노력도 ‘끝장’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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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이번 유엔의 “끝장 결의”를 이끌어 내겠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공영을 위한 자산들을 “끝장”내며 이를 판돈으로 걸고 ‘올인’하고 있다. 정부의 시도가 실패하면 한반도는 냉전 시대의 갈등과 분쟁 상황으로 퇴보할 것이며, 박근혜 정부는 통일·외교 분야에서 식물정부라 불릴 만큼 무기력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이 무기력을 극복하려고 집권세력은 어떤 형태건 ‘북풍’의 유혹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끝장 결의” 추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북핵 문제는 남북의 문제를 넘어서 미국·중국 등의 이해가 얽힌 복잡한 사안이다. 따라서 “끝장”을 보려면 우리만 판돈을 다 걸어서는 안 된다. 다른 나라도 걸어야 한다. 특히 중국이 걸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며 “근본으로 돌아가 (한)반도 핵문제를 협상의 궤도로 돌려놔야 한다”며, “끝장”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할 뜻이 없음을 이미 밝혔다.

 

중국에 공세 펴면서 제재동참 요구 먹히겠나

 

사드 배치땐 한-중관계 재조정에 북-중 군사협력 강화도 배제못해

 

더구나 박근혜 정부가 중국을 압박할 명분을 움켜쥐려면 최소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를 이렇게 일찍 언급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전략적으로 볼 때, 사드 배치 찬성론자라도 우선 안보리 제재 결의에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국과 제재 문제로 진지한 협의를 할 틈도 없이 대통령이 나서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사드 배치를 언급하고, 곧장 한·미 협의에 나섰다. 그러면서 중국한테 “끝장” 제재를 하자고 하니 누가 그 진정성을 믿어주겠는가? 중국을 향한 공세적 대결 구도의 공고화를 위한 한·미·일 연대를 공공연히 주장하며 “끝장 제재”에 동참하라고 하니, 중국 지도부로선 어이가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끝장 결의”를 도출해 내겠다며 개성공단까지 폐쇄하는 비장감을 보였으나, 사드 배치 문제로 스스로 발목을 잡아 스텝이 결정적으로 꼬였다.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한·미의 대중국 안보 전략의 리트머스시험지로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중 관계의 수준을 조정하고, 안보적 조처들을 취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 북-중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 북한 체제를 동요시킬지 모를 “끝장” 제재에 동의하기 어려운 데는 양국의 전통적인 정치안보적 이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에 못지않은 새로운 이해관계가 양국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낙후한 중국 동북지역의 지방정부가 북한의 경제개방 속도가 빨라지자 북한과 협력을 경제발전의 중요 축으로 인식하고 관련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구상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창한 “일대일로” 전략과 결합돼 있다. 중국은 육상에서 14개 국가와 2만㎞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국무원은 동부해안이나 중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이 변경지방에서 인접국가와 공동 경제개발을 통해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아 늘 불안했던 중국의 국경선을 안정시킨다는 안보전략적인 포석도 깔려 있다.

 

1월 초 중국 국무원은 국경지방의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며 “중점지구”를 지정했다. 북한과 인접한 지구로는 7개의 국경도시와 3개의 변경경제합작구가 지정됐으며, 연변조선족자치주와 단둥시는 국제관광합작구로 발전시키라는 방침을 내놨다.

 

이는 북한과의 협력이 중국 동북지방의 발전 및 일대일로 전략 수행에 중요 포인트가 된다는 뜻이다. 이런 복합적 사정 탓에 중국이 “끝장 결의”에 동참하려고 이 국가전략을 포기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가 나오면 북-중 경협에서 일정한 지체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국이 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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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박근혜 정부는 “끝장 결의”를 추진한다는 구실 아래 아무런 실익도 없이 너무나 중요한 우리의 자산을 “끝장”내 버렸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통해 남북공영의 현실적 실험장을 “끝장”내버렸고, 오직 3면 바다만으로 오늘을 이룬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회의 창으로 삼은 남북경제공동체와 ‘북방경제’의 꿈을 “끝장”냈으며, 개성공단 덕분에 지난 10여년간 일체의 교전이 멈춘 서부전선의 군사적 안정을 “끝장”냈다.

 

어렵더라도 남북화해와 민족공영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많은 이들의 꿈 역시 “끝장”에 몰렸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는 한-미 동맹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의 성장에 대응해 균형외교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해 놓고, 섣부른 사드 배치 언급으로 균형외교 노력을 “끝장”냈다.

 

무엇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박근혜 정부의 통일외교안보 정책결정체계가 사실상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5자회담, 사드 배치 등 대통령이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중대 현안에 대해 무절제하게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고, 이를 수습한답시고 비현실적이며 비합리적인 정책을 각 부처가 잇따라 내놓으며 추종하는 형국이 초래되고 있다.

 

외교안보 부처 관리들이 대통령의 5자회담, 사드 배치 언급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모를 리 없고, 통일부 관리들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 기름을 안고 불섶에 뛰어드는 무모한 행동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할 리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들은 대통령의 판단을 교정하려는 결기보다는 대통령의 심기 관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한국 외교에는 ‘지피’(知彼)나 ‘지기’(知己)는 없고, 오로지 ‘지통심’(知統心)만이 존재한다. 막장 드라마의 연속이다.

 

이 비극을 멈출 동력은 존재하나? 답은 간단하다. 제재도 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론 한반도의 적대적 불신 구조를 해소하려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6자회담의 유용성을 의심했으나, 북한의 4차례의 핵실험은 6자회담이 중단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대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도발이나 로켓발사는 없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가 이런 인식과 접근법에 동의할 리 없다.

 

한가지 길이 있긴 하다. 북한의 첫 핵실험 한달 뒤인 2006년 11월 부시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하자 네오콘의 상징인 럼스펠드를 경질하고 6자회담에서 2·13 합의를 도출한 선례가 보여주듯 ‘선거의 힘’이다. 그러나 야권의 분열로 그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우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 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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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고서

U2 2016. 2. 7. 13:23

 

 

 

 

감사원의 진보 교육감 감사는 정치감사다 

 

 

 

감사원이 무상보육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서울시교육청 등 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 착수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 책임 주체가 중앙정부냐, 시·도교육청이냐를 놓고 첨예한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시행하는 감사여서 정치적 파장이 크다.

 

시·도교육감들은 ‘정치감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찬현 감사원장은 민간단체의 청구에 따른 감사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를 정당한 문제제기로 믿거나, 공정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감사원이 그간 독립성과 중립성을 의심받아 온 데다, 하나같이 진보 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들만 감사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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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지방교육청의 예산 미편성이 법적 의무 위반인지, 예산 편성의 재정 여력이 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그동안 교육감들을 압박해 온 논리 그대로다. 감사원이 대통령의 의중을 떠받들어 ‘징벌적 감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육청의 법적 의무 위반 문제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보인다. 정부는 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강요하다 법적 근거 미비 논란이 일자,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한 바 있다. 이러니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은 교육청의 시행령 위반’이라며 정부 손을 들어주는 감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지방교육청들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 여건과 관련해 이미 여러 차례 국정감사와 교육부 감사를 받았다. 그럼에도 또다시 감사원이 칼을 빼든 것은 누가 봐도 중복 행정이요, 진보 교육감 찍어누르기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감사원이 이런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말 그대로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감사를 하면 된다. 법으로 보장된 중립성과 독립성을 기준으로 누가 무상보육 누리과정의 중앙정부 책임 공약을 했으며 누가 법률에 반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임의로 고쳤는지, 누가 아이들을 볼모로 삼고 있으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등을 제대로 가리는 것이다.

 

그러려면 감사원은 박 대통령부터 조사해야 한다. 누리과정 예산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부와 기획재정부 등 중앙 부처 역시 감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다며 저소득층 학생 지원비 등 초·중·고 예산을 전용한 대구 등 3개 교육청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놔두고 진보 교육감이 소속된 교육청들만 조사한다면 형평에 어긋날 뿐 아니라 보육대란의 진실 규명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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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의 안하무인 행태가 드러낸 박근혜 정권의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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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적 감각과 친화력,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해 정치권과의 소통 등 대통령을 정무적으로 보좌할 적임자.” 박근혜 대통령이 현기환 정무수석을 임명했을 때 민경욱 대변인이 밝힌 인선 배경이다. 7개월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니 황당하다. 현 수석의 잇단 돌출행동 탓이다.

 

현 수석은 지난 2일 국무회의가 끝난 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왜 국무회의를 국회 상임위처럼 활용하려 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박 시장이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박 대통령과 의견 대립을 보인 뒤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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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현 수석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낸 대통령 생일 축하 난을 세 번이나 거부했다. 지난해 말엔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 쟁점법안을 직권상정하라고 압박했다. 국회도, 야당도, 지방자치단체장도 무시하는 오만방자한 행태이다.

 

박 시장은 현 수석 발언과 관련해 “1000만 서울시민의 대표로, 법적 자격으로 참석한 것인데 그렇게 말하면 대통령을 부끄럽게 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박 시장 말이 타당하다. 정무수석의 직분은 청와대와 국회, 혹은 청와대와 지방정부 사이에서 소통을 돕는 일이다. 지방정부에서 중앙정부에 대한 요구가 있다면, 여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도리다.

 

그런데 경청하기는커녕 모욕하다니 상식 밖이다. 현 수석이 안하무인 격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짐작 못할 바는 아니다. 국회의장에게 쟁점법안 직권상정을 요구하며 한 발언이 실마리다. 당시 그는 “대통령 말씀을 들으면 답답함과 절박함이 묻어 있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대통령 심기를 살피는 ‘호위무사’를 자신의 임무로 여기는 것이다.

 

현 수석의 행태는 박근혜 정권의 실상을 드러낸다. 그동안 국무회의에서 격의 없는 토론이 이뤄져 왔다면 야당 출신 서울시장이 이의를 제기했다 해도 정무수석이 목소리를 높일 이유가 없다. 대통령은 지시하고, 국무위원은 받아쓰고, 토론은 실종된 회의 관행이 이번 사태를 낳았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를 효율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주의 체제의 핵심은 다양성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오고 가고 부딪치고 섞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현 수석이 고위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본다. 문제는, 현 수석을 교체한다 해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제2의 현기환이 뒤를 이을 것이란 점이다. 그게 더 두렵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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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경호' 현기환, 이번엔 박원순에게 '버럭'

박원순 "굉장히 불쾌했다. 현기환, 서울시민에게 사과하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박근혜 대통령 생일 축하난을 거절해 물의를 빚었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번에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성으로 비난을 퍼부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여야 대화의 물꼬를 터야할 정무수석이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올인하면서 연일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한심한 양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일때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싸고 박 대통령과 공방을 벌였던 국무회의 상황을 상세히 밝혔다.

박 시장은 우선 자신이 박 대통령의 질책에 아무런 대꾸도 못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그야말로 그것은 소설 같은 기사"라면서 "또 대통령이 하시지도 않은 말을 거기에다가 해서 저희들이 엄중하게 항의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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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viewsnnews.com/article?q=128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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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에 감사까지…누리예산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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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밝힌 데 대해 ‘교육감 옥죄기용 정치감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수원지검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교육감 6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감사까지 겹치면서, 정부와 교육청이 소통의 기회 없이 ‘강 대 강’으로 맞붙는 형국이다. 설 이후에도 보육대란 불씨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감들은 4일부터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3일 “누리과정 예산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 따져보고,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게 법적인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등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도교육감에게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강요하다 근거 미비 논란이 일자, 지난해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도록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뜯어고쳤다. 결국 이를 근거로 ‘교육청이 의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시행령 위반’이라는 식의 감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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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와 교육부 감사 등 수차례의 감사를 이미 받아왔고, 특별한 문제점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다시 감사하겠다는 것은 교육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당당히 감사를 받겠다”고 되받았다.


지난해 말부터 보육대란의 경보음은 계속해서 울렸지만, 문제 해결의 키를 쥔 당사자들은 제대로 된 논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상황이다.

전국 14개 시·도교육감은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수없이 대화를 요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지만 정부는 대화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감들은 “보육대란뿐 아니라 이미 교육대란이 시작됐다”며 범사회적 협의기구를 구성해 근본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

 

회견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대구·경북·울산교육감을 제외한 모든 교육감이 동참했다. 14개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해 4일 이재정 경기교육감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매일 오전 1시간씩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긴급 회견을 열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케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고, 황교안 국무총리 역시 “누리 예산 미편성은 법적 의무 위반”이라고 가세했다. 교육재정확대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정부가 일방적인 요구를 폭력적으로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보육대란의 급한 불을 끄기는커녕 불길을 더욱 지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예산 미편성 교육청에 ‘압박용’ 감사

 

교육감 14명 ‘국고 지원’ 촉구 회견

감사원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제기한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서울교육청 등 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정부가 교육청에 대해 선별적 예산 배정 등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까지 감사에 나선 것이다. 교육감들은 ‘압박용’이라며 반발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 지방재정법 시행령 위반이라면서 감사 청구가 들어왔다”며 “자문위원회 등 내부 논의를 거쳐 2일부터 감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 교육청을 중심으로 재원 마련 책임 소재와 지방교육 재정 현황 등을 집중 감사하고,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도 ‘비교’ 차원에서 점검할 계획이다. 어린이집총연합회가 지난달 8일 감사를 청구한 대상은 서울·광주·경기·충남·전북·전남·강원교육청 등이다.

 

대구·울산·경북교육감을 제외한 14개 시·도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책사업인 누리과정 공약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김재중·박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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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편성 교육청에만 예비비 일부 집행…교육청 길들이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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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전액 또는 일부 편성한 교육청에 목적예비비 3000억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하면서 교육청 길들이기에 나섰다. 서울, 경기 등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아 ‘보육대란’ 가능성이 큰 교육청들은 예비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교육청들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2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경비 등 목적예비비 3000억원 지출을 의결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약속을 지킨’(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한) 교육청에 예비비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여야 합의로 편성된 목적예비비는 명목상으로는 학교 재래식 변기 교체와 찜통교실 해소 등 학교시설 개선을 하도록 배정된 돈이다. 교육청은 이 돈을 시설개선을 위한 지방채 이자를 충당하는데 쓰게 된다. 대신 그만큼 여유가 생긴 돈을 누리과정에 쓸 수 있어 일종의 ‘우회 지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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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에서는 국회에서 편성된 목적예비비 전체에 대해 지출 의결이 이뤄졌다. 그러나 정부는 17개 교육청 중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라도 편성한 교육청에 한해 목적예비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에 지원되는 목적예비비는 전체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1095억원이다. 각 교육청에 배정되는 목적예비비는 교육청별 학생수와 지방채 발행 규모, 노후 건물 등의 기준에 따라 차등 책정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을 약속한 교육청에는 해당 교육청에 배정되는 예비비 전액이 지급된다. 대구, 대전, 울산, 경북, 충남, 세종 등 6개 교육청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교육청은 본예산에 이미 편성을 했거나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하겠다고 약속한 곳으로 교육청별로 22억∼191억원의 예비비가 지급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예산을 일부만 편성했거나 일부 편성을 약속한 교육청에는 배정 예비비 중 50%가 지원된다. 부산, 충북, 인천, 전남, 경남, 제주 등 6개 교육청이다. 이들 교육청에는 23억∼108억원의 예비비가 지원된다.


정부는 “약속과 원칙을 지킨 교육청에 우선 지원하겠다”며 “이번 지원이 마무리되면 17개 교육청 전체 세입 여건은 당초보다 3000억원 증가되는 등 크게 개선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가 정부만의 약속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교육감들과의 협의에 나서지 않아 지난해(5094억)보다 적은 3000억원의 목적예비비로 교육청을 길들이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목적예비비가 와도 495억원밖에 되지 않아 1.5개월밖에 편성하지 못한다”며 “누리과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려고 하지는 않고 이미 예산을 편성한 곳에 목적예비비를 더 주겠다는 것은 예산을 ‘상금’처럼 이용하겠다는 것이고 예산을 이용해 교육청을 길들이려는 것은 올바른 행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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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울며 겨자 먹기’…급식실·컴퓨터 교체 손도 못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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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 밝힌 교육청들 ‘속앓이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기로 한 시·도교육청에서 또 다른 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이나 저소득층 지원 등에 쓰여야 할 예산을 끌어다 누리과정 예산을 틀어막으면서 각종 교육현안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미편성한 시·도교육청을 연일 압박하며 ‘3000억원 예비비 우선 배정’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전액 편성 방침을 밝힌 교육청들도 여전히 예산 부족에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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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하기로 한 대전시교육청이 올해 편성한 예산은 전체 1조6102억원이다. 이 중에는 공무원 인건비 등 인적자원 운용에 필요한 예산이 9219억원으로 57%를 차지한다. 지난해보다 252억원 늘어났지만, 공무원 봉급 인상에 따라 인건비가 300억원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살림살이는 더 빠듯해졌다.

설상가상으로 교육부 보통교부금도 지난해보다 426억원이 줄어 재정 상황은 더 열악해졌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올해 급식실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예산 207억원을 한 푼도 편성하지 못했다. 급식실 현대화는 급식실이 없어 교실에서 급식하는 학교에 시설을 만들어주고 노후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이 사업은 지난해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2013년부터 이미 누리과정 예산 추가 부담 등으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해 미뤄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밖에도 매년 1000억원 정도 소요되는 교육환경개선사업비를 올해는 400억원밖에 편성하지 못했고, 방과후학교 지원 예산도 100억원 가운데 5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매년 이런 어려움이 반복되자 시교육청은 당초에는 올해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550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6개월분을 깎아 어린이집 예산 6개월분을 동시 편성하도록 압박하면서 시교육청이 이를 수용했다.

이후 정부의 압박이 계속되자 시교육청은 결국 추가경정예산으로 나머지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 계획을 제출했지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장 내부유보금과 정부가 지원할 예비비 등으로 누리과정 예산은 어떻게든 메워지겠지만, 다른 현안 사업 예산 확보 방안은 난망하다.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 계획을 밝힌 다른 교육청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인건비나 저소득층 지원 사업비 같은 필수 경비까지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우선 편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8개월분 1308억원을 이미 편성했고, 나머지 4개월분 611억원을 추경을 통해 편성해야 한다.

 

이 가운데 12개월분 어린이집 예산은 765억원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이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1615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던 60개 사업을 폐지하거나 감액했다. 여기에는 저소득층 자녀 학비와 컴퓨터 지원 사업, 기간제 교사 및 시간강사 인건비, 연가보상비, 교육공무직 퇴직적립금 등이 포함돼 있다. 처우가 열악한 교육공무직이나 시간강사의 인건비와 퇴직금도 마련하지 못할 처지가 된 것이다.

임정금 교육공무직노조 대구지부장은 “영어회화 강사들은 길거리로 내몰리고 보건 강사들은 쪼개기 계약으로 신분상 불이익을 받게 됐다”며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비정규직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 역시 편성 계획에 없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1073억원을 추가 편성하기로 하면서 당장 이 예산 마련이 시급해졌다. 삭감된 예산은 교육환경개선사업비 112억원과 교수·학습활동 지원비 79억원, 교무행정사 등의 인건비 71억원 등이다.

경북도교육청의 올해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교육청은 2014년부터 이미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위해 각종 사업 예산을 줄여왔다. 도교육청이 지난해까지 2년 동안 마른 수건을 짜내듯 각종 사업을 줄여 절감해왔지만 올해도 현안 사업인 학교정보화장비 보급과 급식시설 개선 사업비 등 51억원이 부족하다.

김명동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학교 현장은 해마다 운영비가 줄어 교육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며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교육활동에 꼭 필요한 예산이 줄어드는 등 교육예산 편성이 파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교육감들과 협의해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섭·박태우·최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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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교육감 청와대 앞 1인 시위 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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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의 시도교육감들이 4일부터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의 국고 지원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님! 누리과정 공약은 대통령 책임입니다. 법률상 시도교육청의 의무가 아닙니다. 대통령께서 긴급 국고 지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앞에 놓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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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위는 “보육 대란뿐만 아니라 교육대란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더는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을 현상유지할 수 없는 현실을 전달하고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라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그는 1인 시위 후 감사원 감사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제대로 교부금을 지원했는지 교육부부터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청와대 앞에서 각각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와 누리과정 예산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대구·경북·울산을 제외한 14개 시·도 교육감이 이날부터 돌아가면서 매일 오전 1시간씩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전날 10개 시·도 교육감은 서울교육청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이 누리과정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서울시, 누리과정 예산 4개월치 편성…집행은 유치원만

시교육청 “어린이집은 거부”


서울시의회가 5일 유치원·어린이집 각각 4.8개월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했다.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집행을 둘러싼 급한 불을 끄게 됐지만, 정부와의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거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3월15일부터 카드결제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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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유치원 누리과정 2개월분 2521억원의 ‘201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유치원과 어린이집 각각 4.8개월분으로 수정·가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이날 곧바로 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거부’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이 편성하는 것은 법령 위반이며 부족한 초·중등 교육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부동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은 교육기관이 아니라 보육기관이므로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도교육감협의회의 공동 입장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집 지원금은 원아 1인당 보육료 22만원과 운영비 7만원 등 총 29만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어린이집 운영비 77억원만 지급할 방침이다. 보육료 22만원은 학부모들이 매달 15일쯤 카드로 결제하면 그달 20일쯤 해당 카드사가 먼저 대납한 뒤 다음달 10일쯤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받는 식이다.

카드사는 두 달까지 결제를 연기할 수 있지만 1월분 보육료가 해결되지 않으면 3월15일부터는 학부모들의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도 있다.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은 “누리과정 문제를 정부와 여당이 교육청과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김태영 김향미·임아영

​ⓒ 경향신문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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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누리과정 바로알기…“장관이 대통령 속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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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의 자세 일목요연 정리…“동네 좌판도 아니고..”

 

누리과정 예산 논란과 관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 책임과 소통 부재, 헌법 위반 문제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한 동영상이 SNS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SNS 기반 청년 단체인 ‘청년당당’ 페이스북은 31일 <[누리과정 바로알기 1] 누리과정에 대하는 정부여당의 자세>란 제목의 5분 37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지난 28일 방송된 JTBC 시사교양프로그램 ‘썰전’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유 전 장관과 전원책 변호사가 토론을 벌였던 장면을 편집한 것이다.

                   

 

 

사태 발단과 관련 유 전 장관은 “2011년(MB정부) 누리과정을 만들 때 재정추계를 했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해마다 3조원 정도 불어나 2015년에는 49조 4천억원이 갈 것으로 계획했는데 실제로는 39조 4천억원이 갔다, 10조원이 결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를 무조건 법에 따라 지방교육청에 주게 돼 있는 것으로 초중고등학교, 국공립유치원 등 지방교육청 소관 교육기관 운영에 쓰인다.

 

그러나 어린이집은 해당되지 않는다. 관리감독은 복지부가 하고 재정지원은 시도지사들이 관할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교육감들은 학교 선생님들 봉급도 줘야 하고 학교 운영비도 써야하고 사업도 해야 하는데 원래 자기들 소관도 아닌 어린이집에 돈을 집어넣으라고 하니 교육감들도 미치겠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원책 변호사가 “이명박 대통령이 3~5세라고 보육이라고 안하고 교육이라고 표현했다”며 “교육이라고 하면 교육부 소관”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전 장관은 “교육감 입장에서 보면 법 위반”이라고 재반박했다.그는 “헌법 31조에 교육에 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게 돼 있고 75조에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법률에서 위임받은 범위에서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행정각부의 범위도 법률에서 정하도록 헌법 96조에 돼 있다. 118조에도 유사한 조항이 또 있다”고 조목조목 짚었다.

 

유 전 장관은 “그런데 이걸 다 무시하고 영유아보육법, 유아교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지방재정법, 이걸 다 시행령을 고쳐서 교육감이 하도록 한 것”이라며 “돈도 안주고 법률에 위배되는 시행령 만들어 ‘너의 책임이다’고 떠넘기면 ‘네 알겠습니다, 대통령 각하’ 하겠나, 헌법 위반이다”고 일침을 날렸다.

 

 

또 애초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짤 때 “정부에서 사업을 하기로 했으면 할 수 있는 재정구조를 정부가 책임지고 짜야 하는 것”이라며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은 자세한 내용을 몰라서 그렇다고 치자”며 “국가재정 계획을 하는 사람들이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교육청까지 다 한 틀에 놓고 재정을 조정해야 된다는 기본 인식이 없다는 것은, 동네 좌판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우리 사회가 토론이 없어져 버렸다”며 “책임 추궁은 나중 문제고 뭐가 문제고, 어디에서 연원이 됐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만나서 얘기를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이 귀가 어둡다, 기재부 장관은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며 “교육감, 기재부 장관, 대통령 3자가 만나 절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마치 교육감들이 정치적‧이념적 이유 때문에 애들을 볼모로 잡아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처럼 반응을 하니까 풀릴 길이 없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개탄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청년당당의 영상에 “답답하다, 대화, 토론이라는 단어부터 가르쳐주고 싶다”, “본질부터 바로 잡아야”, “진짜 이번 정권은 국민과 대화도 없고 자기가 데리고 일하는 애들 하고도 대화도 없고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 민일성

 

 

© go발뉴스닷컴 ( http://www.goba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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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누리과정’ 쟁점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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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재정논리-교육논리 격돌
정부 “교육청 3조 세입 증가”
교육청 “인건비 올라 증가분 거의 없어”
 
박근혜 정부와 교육감들이 누리과정(만 3~5살 무상보육) 예산 해법을 찾지 않은 채 서로를 비난하며 ‘벼랑끝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양쪽의 첨예한 대치 뒤에는 잘못된 세수예측에 기반해 새 사업(누리과정)을 시작해 현재 파행을 불러와놓고도 책임을 외면하는 정부 행태와 함께, 늘어나는 교육·복지 수요에도 ‘증세 없는 복지’를 고집하는 탓에 곳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빡빡한 국가 재정 운용 현실이 존재한다.
 
“교육청 새는 예산으로 가능”-“허리띠 졸라매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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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올해 교육청 예산으로 누리과정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은 “올해 지방교육교부금이 지난해보다 1조8000억원,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전입금이 1조원 이상 늘어날 예정인데, 정부가 누리과정용으로 줄 예비비 3000억원까지 합하면 3조원 가까이 세입이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또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서울·경기 등 7개 지방교육청 재정상황을 점검한 결과, 인건비 및 시설비 과다 편성 규모가 각각 1500억원, 1000억원 가량 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경기·전북 교육청 등은 교육부가 교부한 시설비보다 20% 이상 초과 편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도교육청은 이런 주장이 ‘오류’와 ‘억지’를 섞어놓은 것이라고 반박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31일 “작년에는 재작년보다 교부금이 오히려 줄었기 때문에, 작년보다 늘어난다고 해봤자 2013년 수준”이라며 “인건비 상승액(1조2천억원)과 지방채 상환액(4천억원) 등을 감안하면 세입증가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지자체 전입금은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오는데 내년 돈까지 당겨서 쓰면 내년에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직원들은 육아휴직이 많고 그에 따른 대체 인력 수요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통상적으로 인건비를 넉넉히 잡아놓는다”며 “설사 인건비와 시설비 등 다른 예산을 아껴서 다 쏟아붓는다고 해도, 누리과정 예산(4조원)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교육청들은 결국 정부가 ‘무상급식’이나 ‘혁신학교’ 등 교육감 공약사업을 축소해 누리과정 예산을 집행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국고지원 등 해법을 먼저 내놔야 교육청들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자체 공약사업비 축소 등을 검토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학생 줄어드니 돈남아”-“교육예산은 바로 못 줄여”
 
정부, 특히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교육재정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795만명에서 지난해 615만명, 2020년엔 545만명으로 줄어들지만, 교육교부금(내국세의 20.27%)은 2000년 22조→2015년 39조→2020년 59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재정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교부금율을 낮추기 어렵다면 누리과정 예산이라도 교부금으로 감당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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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청과 교육전문가들은 학생수가 줄었다고 교육예산을 그에 비례해 바로 줄일 수가 없다고 반박한다. 교육예산을 줄이려면 결국 교사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면 감소 추세였던 학급당 학생수는 다시 늘어난다.
 
아직 대도시에는 과밀학급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 통폐합 역시 쉽지 않다. 농어촌의 작은 학교를 폐교하면 당장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늘어난다. 신도시 개발 등으로 새로 만들어야 할 학교수도 만만치 않다. 결국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재정축소 효과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나타나는 반면, 누리과정 예산은 당장 매년 4조원씩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부 주장은 결국 초·중·고 교육에 대한 투자는 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과 현 정부 교육정책과도 모순된다. 박 대통령은 대표적인 대선 공약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약속한 바 있다. 또 교육부는 2013년 4월22일 “2020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오이시디 국가 상위 수준(초등 21명·중등 23명)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하며 실태조사까지 벌였다. 교육청 쪽에서는 “만약 정말 현재 교부금으로 누리과정까지 다 감당하라고 주장하고 싶으면, 이런 정부 정책부터 포기하겠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가 재정상황 안좋아”-“정부 잘못이니 정부가 해결”
 
정부는 “이미 2012년 누리과정을 교부금으로 충당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근거해 관련 시행령도 모두 개정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시 결정은 교육감들과의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데다, 무엇보다 당시 정부가 예측한 교부금 추이가 실제 교부금 추이와 크게 달랐다. 당시 정부는 교부금이 2013년부터 42조1천억원, 45조6천억원, 49조4천억원으로 매해 가파르게 늘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세금이 걷히지 않으면서 실제 교부금은 40조8천억원, 40조9천억원, 39조4천억원으로 제자리걸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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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금은 게걸음인데 누리과정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6조원의 지방채(교육청빚)를 발행해, 세입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평균 18% 수준으로 올랐고, 올해 발행할 3조원 지방채를 합하면 이 비율이 25% 수준으로 오른다. 앞으로 2~3년간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 상당수 교육청의 채무비율이 40%를 넘어갈 위험이 크다.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 재정 상황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 총지출 증가율은 2.9%로 정부가 전망한 경상성장률(4.2%)보다도 낮아 사실상 ‘긴축재정’을 편성했다. 이런데도 국가채무는 645조2000억원으로 정부가 정한 한계선인 국내총생산(GDP)의 40%를 넘어설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 전체적으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 지방교육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전체 복지 예산 증가율도 가파르다. 이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재정에도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우리나라의 주요 복지정책은 중앙과 지방이 서로 나눠 재정을 충당한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를 보면, 기초연금 등 6대 복지사업에서 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지방비 규모는 지난해 7조1000억원에서 2025년 10조1000억~10조9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자체들은 2013년 이후 계속 중앙정부의 복지사업 재정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누리과정에 국고지원을 늘려주면 지자체들의 다른 지원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고 ‘여기서 밀리면 안된다’고 보는 기류도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은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의 잘못된 세수예측이 가장 큰 원인인만큼 정부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증세없는 복지’ 등 잘못된 정책 탓에 중앙정부 재정도 운신의 폭이 좁은만큼, 지금이라도 증세 등 다각도의 방법을 모색해 전체 국가재정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전정윤 김소연

 

 

ⓒ 한겨레 ( 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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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남경필이 설득할 사람은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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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증세 없는 복지’가 근본 원인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경기도는 2016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해 준예산 편성이라는 광역자치단체 초유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남경필 도지사 취임 이후 의회와 도청의 연정(연립정부), 교육청과 도청과 연정, 도청과 시군의 연정으로 도민만을 바라보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 실험을 해온 경기도는 의회 점거와 몸싸움, 상호 비방으로 얼룩져버렸다.
 
준예산 사태에 빠진 경기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경기도를 파국으로 치닫게 한 것은 '누리과정' 예산이었다. '누리과정 예산을 몇 달 치라도 세우자', '근본적인 누리과정 해결책을 마련하자'를 가지고 계속 협의를 해 왔으나 결국 누리과정과 다른 예산을 분리 처리하는 데도 합의하지 못해 준예산 사태에 빠져버렸다.  
준예산은 의회에서 예산이 승인될 때까지 인건비와 법정 경비만을 전년도에 준해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누리과정뿐만 아니라 일자리 관련 사업, 방학 중 학교 개보수 등 꼭 필요한 사업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누리과정 지원금은 만 3세에서 5세 유치원·어린이집을 다니는 아동에게 지원되는 것으로 현재 사립유치원·어린이집의 경우 1인당 22만 원, 공립유치원 6만 원, 방과 후 과정비는 사립유치원·어린이집 7만 원, 공립유치원 5만 원이다. 이와 관련한 경기도 2016년 예산은 유치원 4929억 원, 어린이집 5459억 원으로 총 1조 원이 넘는다. 
 
예견되었던 누리과정 사태 

누리과정 예산은 2016년에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다. 작년에도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수립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교육청에 빚을 내어 예산을 수립하도록 하였고 그 부족분은 목적예비비 5000억 원으로 메꿨다.  
이러한 임시방편적 해결은 2016년에 또다시 문제를 불러왔다.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광주, 전남 등 3개 시·도 교육청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수립하지 못하였고, 17개 시·도 교육청 중 어린이집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1년 치를 전액 편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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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럴까? 계속 늘어나는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할 돈이 시·도 교육청에는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교육청의 경우 누리과정으로 인해 2014년 8939억 원, 2015년에는 1조302억 원을 지출했고, 올해는 1659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누리과정으로 인해 도교육청은 벌써 빚만 3조5000억 원에 이르고, 올해도 빚으로 누리과정을 지원하게 될 경우 추가로 1조 원 이상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 바야흐로 순수 빚 6조 원 시대, 전체 예산의 50%를 부채로 떠안은 교육 기관이 등장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누리과정에 소요되는 경비는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지방 교육청에 지원하고 있다고 변명한다. 교부금 및 지방세 증가, 학교 신설 및 명예 퇴직 수요 감소, 지방채 발행 승인, 국고 예비비 3000억 원 지원 등 2016년 지방교육 재정 여건이 개선돼 누리과정 예산을 충분히 편성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진보 교육감이 고의로 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벼랑에 몰린 교육청 재정 상태 

2015년 누리과정 예산 수립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기도 의회는 교육 재정 강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경기도 교육청 재정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경기도교육청의 재정 상태는 누리과정이 아니어도 넉넉하지 못한 상황이다.

 

노후화된 학교 시설 개선 충당금도 없는 상황이다.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시·도 교육청의 빚인 지방 교육채 규모가 최근 3년에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은 누리과정을 위해 새롭게 마련된 재원이 아니다. 지방 교육 전반을 위해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유치원·초·중·고등학교 교육에 사용해 온 예산이다.

 

시·도 교육청 예산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 2013년 이후 내리 2년 동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3년 41조619억 원이었던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은 2014년 40조8681억 원, 2015년 39조4056억 원으로 줄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2014년 대비 교부금 규모가 1조4000억 원 줄어든 반면, 누리 예산 소요액은 오히려 5000억 원 늘어나면서 지방 교육 재정은 더욱 악화됐다.  

정부는 올해 경기회복으로 내국세가 더 걷히기 때문에 교부금이 지난해보다 1조8000억 원이 늘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지자체의 전입금도 담뱃값 인상분을 감안해 1조 원정도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교부금 추계는 3년 연속 틀렸다. 당초 정부는 교부금이 지난 2013년 42조1163억 원, 2014년 45조6340억 원, 2015년 49조3954억 원으로 매년 8%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히려 교부금은 줄었다. 

그런데 시행령에 '영·유아 보육 지원'이라는 문구만을 추가로 삽입하고 줄어들고 있는 지방 교육 재정 교부금으로 4조 원이 넘는 누리과정 사업도 하라는 것은 억지이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초·중·고교 등 공교육에 투자할 돈이 줄어들어 전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세 없는'에 발목 잡힌 복지 

이러한 억지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욕은 먹기 싫고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는 없으니, 책임을 힘없는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다.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면 이를 위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증세가 필요하다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현 정부의 이러한 책임 회피 땜질식 예산 편성은 누리과정뿐만 아니라 복지 정책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고령화 저출산으로 우리 사회는 위협을 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출산은커녕 결혼조차 포기하고 있는 청년이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보육 환경 마련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몇 달씩 근근이 예산을 여기저기서 메꾸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누리과정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사실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에게 있어 누리과정 지원에 필요한 돈의 출처가 교육청인지 국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시각 자녀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자녀를 맡고 있는 어린이집·유치원 교사 또한 고용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작년 내내 지방 교육청 재정 악화에 대한 시·도 교육청의 이야기에는 대꾸하지 않다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계속 거부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혼란에 대해 시·도 교육감의 책임, 법적, 행정적, 재정적 수단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강력하게 대처할 거란 협박만 하고 있다.  

일부 어린이집 연합회와 학부모는 정부 책임을 요구하고, 또 다른 분들은 시·도 교육감을 고발했다. 경기도 의회는 새해가 시작되고 열흘이 다 되도록 예산을 세우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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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정부가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오는 25일이면 닥쳐올 보육 대란을 막고자 한다면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 국회에서 책정된 목적예비비 3000억 원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우선 지원하고 한 달, 두 달이 아닌 근본적인 누리과정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 교육감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약속을 지키는 자세이다. 확실한 국가 책임 보육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박근혜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은 책임져야 한다.  

 

남경필 도지사, 교육청이 아니라 청와대를 설득해야 

이번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과정에서 안타까운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지방 의원과 단체장들의 태도이다. 누리과정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의 역할과 지방 자치, 지방 재정 자립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경기도 교육청의 재정이 악화하든 말든, 경기도의 교육 환경과 교육 정책은 아랑곳없이 정부 입장만을 대변하는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 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야 지방 자치가 가능할 수 있을까? 

최근 남경필 지사는 경기도 예산 1200억 원을 교육청에 편법으로 우회 지원하겠다, 시·군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면 이후 도에서 예산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 누리과정은 도지사나 시장·군수가 일시적으로 봉합할 사안이 아니다. 도민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전국적인 보육 사업 경비로 쓴다면, 그만큼의 경기도 예산은 줄어들게 된다.  

장기화되는 경기불황으로 언제 경기도 재정이 악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남 지사의 섣부른 개입은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해결을 막는 것은 물론 경기도 교육청과 경기도의 재정 악화를 가져올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경기 교육청이나 의회를 설득할 것이 아니라 여당과 청와대를 설득해야 한다.   

 

 

- 깁보라 경기도의회 의원

 

 

프레시안 ( http://www.pressian.com/)

 

 

 

 

 
 
 

정책토론

U2 2016. 1. 31. 10:48

 

 

 

 

사드를 한·중 관계와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나

 

 

한민구 국방장관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군사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국익에 따라 (사드 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한 데 이어 10여일 만에 국방장관이 다시 언급했다.

 

정부가 견지해온 ‘사드 3불 원칙(사드 배치를 거론하지도 않았고, 논의하지도 않았으며, 결정된 바도 없다)’은 사실상 폐기하면서 사드 배치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민감한 문제를 이렇게 서둘러도 되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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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한 장관이 차례로 사드 배치를 거론한 것은 북핵 해결에 중국이 적극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함이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미국의 사드를 배치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 배치 논의에는 분명한 전제 조건이 있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언급하려면 중국과의 관계를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면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키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의 동북지역이 미국의 미사일 감시·공격망 안에 들어가게 된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사설에서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전이익을 위험에 빠뜨린다. 서울이 정말로 그렇게 한다면 한·중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한 것이 이를 반영한다. 신문은 더불어 사드 배치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한다고까지 했다. 최근 볼 수 없던 노골적인 협박으로 전과 확연히 다른 태도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통일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사드가 배치될 경우 한국은 일본과 함께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결정적으로 예속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가 진정 북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 해도 문제가 있다. 사드는 이를 운용할 미군 수뇌부조차 성능을 믿지 못하는 무기이다. 한국에 실제로 위협이 되는 것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인데 사드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일이다.

 

1개 포대당 2조~3조원이 들어 비용 부담도 엄청나다. 혹여 박근혜 대통령이나 한 장관이 사드 배치가 자신들이 떠난 뒤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를 거론하고 있다면 정말 무책임한 행동이다. 실제 사드를 배치하더라도 국익을 더 따져서 결정해야 한다. 한국이 앞서 나갈 일은 더더욱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사드 배치로 대중 관계의 심각한 훼손을 무릅쓰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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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사드 요청 안 했다는데 환영부터 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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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해 오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하겠다고 하면 이를 환영한다는 말이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한 지 보름 만에 사드 배치 논의가 공식화를 넘어 배치 자체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사드 배치를 흡사 남의 나라 일인 양 여기는 주권국가답지 않은 태도에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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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다른 무기체계 도입과 의미가 다르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반도는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제에 고스란히 편입된다. 미국이 사드를 괌·일본에 이어 한반도에까지 배치한다면 중국의 턱밑에서 미사일 포위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처럼 한·미·일이 중·러 포위망을 형성하게 되면 중국은 자연히 북한과 더 밀착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관영매체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 때문에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재정적 부담만 지지 않으면 사드를 들여도 괜찮다는 투다. 한국이 사드를 구입해서 운용하든 미국이 주한미군에 알아서 배치하든 중국을 자극한다는 데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주권에 앞서 재정적 부담을 중요시하는 태도에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정부의 사드 배치 논의 방식도 문제다. 어제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한·미 간 사드 배치가 막후에서 타결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부인하며 사드 배치에 대한 ‘3불(사드 배치에 대한 요청도, 협의한 적도, 결정된 바도 없다)’ 원칙을 유지한다고 했다.

 

말장난이 지나치다. 양국이 몰래 사드를 협의해왔음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기다렸다는 듯 사드를 도입하겠다고 입장을 바꿀 수 없다. 이렇게 쉬쉬하고 국민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안보정책을 결정해도 되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통화해 놓고도 이에 대한 공개를 거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국익과 애국이 이런 것인지 묻고 싶다. 중국을 적으로 돌려놓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중국은 북핵보다 사드를 더 위험시한다. 사드 배치는 재고돼야 한다

 

​- 경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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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설득 실패, 서툰 외교의 결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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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미 양국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끝내 거부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베이징에서의 미중 외교장관 회담 뒤 “유엔의 새 제재안에 합의하기 위해 더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결과를 설명했다.

 

다섯 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에도 사실상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북핵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관영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한국이 제멋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검토 언급에 “대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는 자극적 반응까지 보였다. 대중 북핵 외교의 참담한 실패다. 미중 외교장관 담판의 실패로 중국을 제재에 동참시킬 동력은 사라졌다. 유엔에서 노력하자고 했지만, 제재 시늉만 내다가 끝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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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상의 관계”라고 자랑하던 대중외교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된 것인지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대중 인식이 안이하고 순진했음을 우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어렵고 힘들 때 손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고 했을 뿐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어떤 지렛대도 전략도 보여주지 못했다. 의리와 온정에 기대 중국이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북한을 내칠 것이라 기대한 것 자체가 난센스다. ‘전승절 외교’의 환각에서 깨어나지 못한 감성적 아마추어 외교의 현주소다.

 

중국 압박용으로 내놓은 사드 발언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사드는 주한미군 배치라는 군사적 의미를 넘어 미중의 동북아 패권 싸움과 이어진 전략카드로 변질한 지 오래다. 설사 배치를 강행하더라도 대중 외교에서 우리가 애써 거론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더더욱 아니다. 정부가 어떤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며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온 배경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사드 발언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발상이 어디서 갑자기 샘솟은 것인지 의아하다.

 

미중 회담에서도 드러났듯 사드 발언은 대중 외교의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잃는 자충수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입을 통해 사드 문제를 공론화한 마당에 우리의 전략적 국익을 미국에는 어떻게 밝힐 것인가. 안 그래도 북핵 정국을 이용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미국이다.

 

설상가상 북한이 조만간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더 이상 우왕좌왕할 시간이 없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따지기 전에 복잡하게 얽힌 판세를 제대로 읽는 능력부터 갖추는 게 외교 당국의 당면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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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드 배치 주장, 북핵 정국에 도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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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국 배치를 공식 권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CSIS는 그제 공개한 ‘아시아ㆍ태평양 재균형 2025’에서 “한국이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는 데는 수십년이 걸린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감안할 때 사드는 중요한 방어 역량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미 의회가 국방부에 아시아ㆍ재균형 전략을 평가하는 독립적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어서 사드와 관련한 미 국방부의 최종 입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조만간 이 보고서가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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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얼마나 유용한지는 접어두더라도 미국 정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CSIS가 이 시점에 다시 사드 배치 필요성을 들고 나온 것은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러 차례 지적한 것처럼 북한이 수소탄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감행하도록 북핵 문제를 방치한 데는 미국의 책임이 적지 않다. 북핵 대화를 거부하며 ‘전략적 인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는 ‘아무 전략도 없는 북한 무시이자 회피’로 드러났다.

 

그 동안 핵 문제 해결에 아무 의지도 보이지 않다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기다렸다는 듯 사드 배치를 들고 나오는 자세는 오해와 의심만 살 뿐이다. 그간 미국이 사드 배치라는 명분을 위해 과도하게 북한 위협론을 부각시킨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강력한 대북제재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는 현실적으로도 득이 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지금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 문구를 놓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하지만 제재의 수위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중국이다. 이런 마당에 중국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며 한사코 반대하는 사드 배치를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중국 협박용으로 사드를 거론하는 것도 불신을 초래하는 자충수가 될 뿐이다.

 

미국 정가에서 북한 핵시설 선제타격론, 김정은 정권 교체 등 대북 강경론이 분출하고 있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자위권 차원에서 북한 핵시설을 공격한다 하더라도 북한의 보복 도발을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음은 분명한 현실이다.

 

물리적 대응이 심정적으로는 시원하게 들릴지 모르나 지금은 중국을 움직일 수 있도록 어느 때보다 주도면밀한 외교를 펴는 게 급선무다. 강력한 대북제재가 북한 체제위협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자신의 이익과 배치된다는 중국의 논리를 바꿀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하다.

 

 

ⓒ 한국일보 사설 (http://ww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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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아마추어리즘', 외신과 '진실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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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고위관계자 "사드 검토"…중국 "대가 치러야 할 것"

 

중국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반도 사드 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9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반도까지를 탐지 거리로 하는 종말단계요격용(TBR·Terminal-based Radar)의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문화일보>를 통해 밝혔다. 청와대는 이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TBR은 사드의 핵심 장비인 조기경보레이더의 한 종류로, 유효탐지거리가 600킬로미터(㎞)다. 즉 중국을 제외하고 한반도만 커버하도록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효탐지거리는 조정이 가능하다. 이때문에 탐지 거리를 조절한다고 해서 사드 도입과 관련해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의 본질을 비켜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가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도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이르면 다음 주에 한미가 사드 도입 관련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한국과 사드 문제를 협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르면 다음주 중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 전현직 고위 관리들을 인용, 한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사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이같은 외신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가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사드 도입이 결정 단계에 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한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와 정면 배치되는 해명이다. 외신과 '진실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사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은 충분하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사드 배치 문제를 직접 거론했었다. 이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5일 "(사드 배치를)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력자'의 아마추어리즘, 쩔쩔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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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군불 떼기'는 현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 아마추어리즘을 그대로 보여준다. 정확하게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아마추어리즘이다. 최근 '5자회담론'을 제기했다가 미국,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한 것과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신년 기자회견장에 선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본인의 입으로 "사드 배치 문제는 (…)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뉘앙스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박 대통령의 답변이 끝나지 않았는데, "다음 질문 받겠다"고 넘기려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를 제지하며 굳이 사드 이야기를 꺼냈다.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이어진 "중국 역할론" 관련 질문에 "(북핵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중국"이라며 "중국은 여태까지 (북핵 불용의) 확실한 의지를 공언한 대로 지금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사드가 중국 압박용이라는 뉘앙스를 짙게 풍긴 것이다.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14일자 <중앙일보>에 "(사드 발언 등은) 회견 준비 과정에서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라며 "중국이 대북한 제재에 적극 참여하라는 메시지"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북한용이 아니라 중국용이라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는 중대한 문제다. 그간 국내에서 이뤄진 사드 도입 논의 자체의 틀을 허물 수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 대상'으로 설정한 순간부터 한국 정부는 사드 도입 논란이 일 때마다 쩔쩔매고 있다. '권력자'의 외교적 문제 발언이 정부의 대응 체계를 헝클어버린 셈이다.


국방부가 이날 "미국의 협의 요청이 없었다"고 진화를 시도한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이미 박 대통령의 '사드 검토' 발언으로 정부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3NO' 입장('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이 자동 폐기됐기 때문이다. 마땅한 해명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인데 '상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니 철 지난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방부 입장이 청와대의 입장"이라며 공식 입장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미국의 요청 여부는 2조 원에 달하는 사드 배치 비용 분담 문제와 관련돼 있는 게 아니라면, '전략적 모호성' 측면에서도 이제 중요하지 않은 말이 됐다.


김종대 "中 '대가 치를 준비 하라'…국가 간에 나올 수 없는 용어"


현재 중국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이례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의 '사드 검토' 발언이 나온 후인 지난 27일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은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을 압박해선 안 된다"며 "한국에 사드가 배치될 경우 중·한 간 신뢰가 엄중한 손상을 입게 될 것이고, 한국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무역 보복 등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의 설명대로 '역대 최상'이라던 한중 관계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단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환구시보>를 통해 나온 반응은) 불쾌감 정도가 아니라 저는 그렇게 중국 입장이 강하게 나온 것을 처음 봤다"며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라, 국가 간에서는 나올 수 없는 용어"라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사실 지금 중국에 외교적인 협력을 구하는 입장에서 어떤 군사적인 조치를 우리가 거론하면서 중국을 압박을 하겠다, 이것은 참 한국으로서 무모한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 박세열

 

 

프레시안 ( 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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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사드 배치 논의나 결정 이뤄진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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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시스템을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발표할 것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은 다음 주 정도에 한·미 양국이 사드 시스템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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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한국의 고위 인사들을 만난 미국의 한 전직 관리는 한국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생겨나고 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이 전직 관리는 “막후에서는 사드 배치 논의는 이미 다 끝난 상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의 빌 어번 대변인은 경향신문의 문의에 “우리의 사드에 대한 공식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며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떠한 공식 협의도 없었고,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한 군사소식통은 “워싱턴보다는 서울에서 한·미 군사라인 사이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설]사드를 한·중 관계와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나

 

미국 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으로 한국이 드디어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문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등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워싱턴|손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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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중 책임론 부각’ 되레 역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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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5자회담 등 중 자극ㆍ미·중 ‘대치’…한·중 ‘갈등’
“결국 북한만 이롭게 할 것”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미가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키자 중국이 반발하면서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한·중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감돌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중국을 곤란하게 만드는 ‘대형 사고’임에도 중국의 반발은 북한이 아닌 한·미로 향하는 예상 밖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 대가를 값싸게 치르고 미·중 대치 심화, 한·중관계 악화 등 부수적 효과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한·미는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 ‘일탈행위’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중국에 외교적·전략적 부담’이라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치밀하게 중국을 한걸음씩 한·미 쪽으로 끌고 오는 데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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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엔 대응법이 완전히 달랐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북한 핵실험 이틀 만인 지난 8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기존 대북 접근법은 실패했다며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미국은 또 지난 10일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해 중국을 긴장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언급하고 ‘6자회담 무용론’과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거론하며 중국을 거듭 자극했다.

 

중국은 이 같은 한·미의 태도를 직접 비난하며 역공을 가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도리에 매우 어긋난 것이며 건설적이지도 않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근년 들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곤경에 부딪히고 6자회담이 정체된 중요한 원인은 개별 당사국이 바로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중국은 앞서 박 대통령의 사드 배치 발언과 5자회담 제안 등에 대해서도 곧바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과거와 달리 중국을 공개 압박하고 있는 배경에는 국내 정치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중국에 강경한 수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데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실패론이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또 북핵을 명분으로 실제로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케리 국무장관이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라오스·캄보디아 등을 들러 남중국해 문제를 공공연히 제기한 것에서도 이 같은 의도가 드러난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한·미에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북·중관계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지만 중국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고 압박함으로써 중국의 반발을 초래했다”며 “중국과 한·미의 갈등이 증폭되면 북한을 이롭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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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드 배치 사실상 용인…대중 외교엔 심각한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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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한·미 내주 공식 발표할 듯”ㆍ중국 외교부, 즉각 경계 메시지
한반도 ‘신냉전구도’ 형성될 수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가 사실상 용인 방침을 밝힘에 따라 동북아시아 안보 상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촉발된 안보 위기가 미·중의 충돌로 이어지고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 서서 중국을 압박하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북핵 문제 해결은 뒷전으로 밀리고 한국은 대중국 외교에서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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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막후에서 (한·미의) 사드 배치 논의는 이미 다 끝난 상태이며 미국은 다음주 정도에 한·미 양국이 사드 시스템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만간 사드 협의 결과가 발표될 것이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주한미군이 사드를 배치한다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먼저 미국에 사드 배치를 요청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주한미군의 보호를 위한 명분으로 한국 내에 사드를 배치한다면 이를 지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이미 감지됐다. 박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이 문제를 공론화했다.

 

미국 국방부의 빌 어번 대변인은 이날 경향신문의 문의에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떠한 공식 협의도 없었고, 어떠한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한·미 간에는 상당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워싱턴보다는 서울에서 한·미 군사라인 사이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으로 한국이 드디어 미국의 사드 배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를 ‘한·중관계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의 신중한 처리를 희망한다”며 즉각 경계의 뜻을 나타냈다. 중국은 지난 27일에도 관영매체를 통해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직접적인 경고음을 보냈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명분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 사드 배치는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낳고 한반도에 새로운 냉전구도를 형성시켜 북핵 해결을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 중국이 한국 주도의 통일정책을 외면하게 만든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보여왔던 행보와도 모순적이다. 특히 사드의 효용성이 아직 검증되지도 않은 상태여서 국방부도 “군사적 효용성 등 기술적 사항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할 정도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파악 중이라는 것이 미국과의 협상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인터넷에서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하고 있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외교관 출신의 소식통은 “사드 배치는 박근혜 정부의 대중국 외교 사망선고이자 동북아시아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어 피해를 자초하는 자충수”라며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완전히 아마추어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 유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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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의 핵심 ‘고성능 X밴드 레이더’ 한반도 배치 땐 베이징까지 감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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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반발하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록히드마틴사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드는 비행최종단계에 돌입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미사일을 말한다.

 

당장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사드 시스템 핵심인 ‘AN/TPY-2’ X밴드 레이더 때문이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고성능 X밴드 레이더가 중국 북부 지역까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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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PY-2’의 전방전개 요격용 레이더(FBR)는 최대 탐지 거리가 1200㎞를 넘어서고, 파장도 짧아 정밀 탐지가 가능하다. 이 레이더는 일본 오키나와에도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은 사드 배치로 중국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의 정밀 검색이 가능해진다. 게다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군은 한국군의 미국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반발을 감안해 정부는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된다 하더라도 탐지거리 600여㎞인 종말단계 요격용 레이더(TBR) 모드로 운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탄도미사일의 발사와 상승 경로를 추적할 때는 FBR 모드가 필요하지만 한반도의 경우 하강 경로에서 TBR 모드만 운용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즉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경기 평택이나 대구, 경북 칠곡 등 어느 곳에 배치한다고 해도 중국의 ICBM을 추적하거나 요격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될 경우 해상의 이지스함과 우주 정찰위성 등을 함께 가동하면 종말단계 레이더라 하더라도 전방전개 요격용인 FBR와 다를 바 없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 시각이다.

 

사드 1개 포대는 6대의 발사대와 AN/TPY-2 고성능 X밴드 레이더, 화력통제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발사대당 8발의 미사일이 장착된다. 이에 따라 1개 포대는 모두 48발의 미사일로 구성된다.

 

- 박성진

 

 

ⓒ 경향신문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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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건 김정은 아닌 박근혜, 대통령 폭주로 안보시스템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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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도발을 한 것은 북한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그 후속과정에서 남한까지도 6자회담국들 사이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THAAD,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검토 발언과 5자회담 제안 등에 대해 즉각즉각 반박하고 있다. 사드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는 험악한 표현까지 나왔다. 러시아도 5자회담안을 거부한 것은 물론이고, 2014년에 1억불 수준이던 북한과의 교역량을 10억불로 올리겠다고 어깃장을 놨다. 미국은 표현은 부드럽지만  박근혜 대통령과는 달리 현재의 6자회담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위안부 가해자인 일본과 피해자인 한국이 합의를 했는데, 오히려 아베 일본 총리가 우리 정부에게 합의를 이행하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과 유사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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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은 4차 핵실험 이후 동북아 정세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고립되고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이유를 "박 대통령이 폭주하면서 현 정부의 안보위기 관리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 결정과 5자회담 추진 제안이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해, 자신이 '취재'한 내용을 전하면서 "박 대통령이 관련 부처 의견을 듣지 않고 혼자 폭주하다가 외교 참사를 초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체 인터뷰 내용은 남북관계전문 팟캐스트 <한통속>으로 들을 수 있다.

☞ 팟빵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 아이튠즈에서 <정세현·황방열의 한통속> 듣기 

다음은 지난 27일 만난 김 단장과의 문답 요약.

- 우선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둘러싼 정부의 전체적인 대응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6일 4차 핵실험이 벌어지기 며칠 전부터 한국국방연구원과 국군화생방사령부 등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계속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이 갱도가 크고 깊다는 점에서 북한 제4차 핵실험 뿐아니라 제5차, 제6차 핵실험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북한이 핵실험 시기만 노리고 있으며, 수소폭탄, 핵융합실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는 이미 다 나와 있었다.

그런데도 핵실험 이틀 전인 4일날 국방부 기자실에 온 한민구 국방장관은 기자들의 질문에 '핵실험 정황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답했고, 연구기관들 전망에 대해서는 '이전 보도들을 종합해서 짜깁기 한 수준 아니냐'고 했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 단순히 북한 핵실험을 몰랐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핵실험을 안 한다고 거꾸로 판단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안보라는 게 뭔가, 1%의 가능성도 무시하지 않고 주시하는 건데, 단호하게 '정황이 없다'고 얘기한 것은 핵실험 안 한다고 믿었다는 얘기다. 김정은 체제가 연착륙해야 하고, 8.25합의한 것도 그렇고, (김정은의 ) 지난 해 당창건 70주년 기념사에도, 올해 신년사에도 핵 얘기가 없었기 때문에 핵실험을 안 한다고 믿은 것이다. 

우리 위기관리 부처들이 북한에 대해 오만하고, 자의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미국과 중국도 몰랐다고 변명하기 바쁘다. 이런 정부는 다음에 정보관리에 또 실패한다."

"정부, 핵실험 안 할거라 믿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 있다"

- 정보 판단의 문제에 앞서, 우리의 대북 정보 수집 수준은 어떤 상태라고 보나.
"우리 군의 대북정보수집의 주력은 감청 등을 통해 신호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탐지범위는 주로 평양~원산 이남에 국한돼 있고, 그것도 망원경으로 쭉 훑는 방식 아니라 빨대로 특정지역만 보는 형식이다. 이런 정보공백을 미국이 메워줬다. 대북정부의 80%를 미국에 의존해왔다. 미국은 북한 전역에 걸친 다양하고 종합적인 영상정보를 제공해왔다. 그런데 2008년부터 미 국방정보국(DIA) 산하 주한미군 정보여단(501정보여단)에  파견돼 있던 350~400여 명의 정보분석관이 50여 명만 남기고 중동으로 이동했다. 이렇게 되니 정보가 들어와도 분석할 사람이 없는 거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과 2010년에 우리 합참의장이 미국 합참의장에게 조속한 대처를 촉구했는데, 미국 측은 답변이 없었다. 미군은 한국군에 제공하는 신호정보 시스템도 끊었다. 그런데도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북한 핵실험은 최소 한 달 정도 전에 징후를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 사람들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는 거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동북아 안보지형을 바꾸고 북핵문제의 성격을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런데 국방부는 핵실험 다음날인 7일 "수소폭탄이 아니고, 수소폭탄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이라고 해도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결이 다른 얘기를 했다.
"대통령이 북핵문제의 성격을 바꾸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하려면 그 근거를 밝혔어야 한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실험이라든지, 핵능력이 굉장히 진전된 것이라든지 말이다. 그런데 앞서 국방부 발표를 보면 그렇게까지 호들갑 떨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저는 국방부 분석이 맞다고 본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해버리니까 국정원 국방부 등 관련 기관들이 한동안 이번 핵실험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통령하고 다른 얘기를 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결국 국방부가 관련 전문가 워크숍을 한 게 핵실험을 한 지 13일 지나서였다.

 

결론은 '심각한 사태'라고 나왔다. 진짜 심각한 것인지 아닌지가 대통령 말 한마디로 결정되고, 전문가들도 여기에 맞춰서 자신의 지식을 오염시키고 있다. 그렇게 정치화된 것이다. 지금 정부는 정확하게 4차 핵실험 국면의 성격을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심각하다는 말 외에 심각한 근거는 없는 상황인 거다."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 장관들 바보 만들고 대통령 결단만 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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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박근혜 대통령의 '북한을 뺀 5자회담' 제안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것도 그렇고  앞서 7일날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도  다 대통령 결정 하나로 다 이뤄진 것이다. 국방부와 통일부는 신중론이었다. 몇 시간 전까지도 장관들이 국회에서 유엔 대북제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종합적인 정책 속에서 확성기보다 더 한 것도 할 수 있는 건데, 이것부터 해버렸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날 오후 3시에 청와대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소집되기 전에 이미 장관들에게 '방송 재개하기로 했다. 대통령 뜻이다'라고 통보가 갔다. 그래서 한 장관이 집무실에서 새파랗게 질려서 몹시 굳은 얼굴로 NSC 회의에 참석하러 갔다고 한다. 바로 몇 시간 전에 국회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방부와 통일부 의견은 듣지도 않은 채 먼저 결정하고 요식행위로 NSC회의를 소집한 거다. 국방부와 통일부 장관을 바보로 만들어버리고, 대통령의 결단만 칭송하고 있다.

- 그렇게 보면 5자회담 제안 이후 양상도 비슷한 것 같다.
"원래 6자회담 무용론은 한국 정부 입장이 아니다. 몇 시간 뒤에 중국 외교부가 바로 반박하니까, 청와대 대변인과 외교부가 '6자회담 무용론이 아니라 '6자회담 틀 내 5자회담'이라고 말을 바꿔버렸다. 하루도 못 갔다. 이것도 박 대통령이 외교부 의견도 안 들어보고 혼자 폭주하다가 또 외교참사를 맞은 거다.

그럼 누가 대통령에게 확성기 방송 재개나 5자회담을 써 줬을까. 제가 듣기로는 청와대 안보실 내 공식조직이 아니다. 작년 11월 경으로 추정되는데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사의표명을 했더라. 8.25합의로 위상이 한참 올라가 있는 상황이었다. 정확한 사의표명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내 추정으로는 그도 대통령과 소통이 안 되는 거다.  결국 문고리 권력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외교안보까지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게 4차 핵실험 이후 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웃음거리가 된 이유들이라고 본다."

"박 대통령, 사전조율 없이 막 던져... 대중 관계 망쳐"

- 박 대통령의 5자회담 제안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불과 6시간 만에 일축해 버리는 장면은 민망하기까지 했다.
"지금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환구시보 같은 관영매체는 사드 배치 문제, 북한제재 문제 등에 대해 즉각즉각 박 대통령을 콕 집어서 비판하고 있다. 그렇게 중국이 중요하면 특사라도 보내서 물밑대화를 통해 설득하고 그 다음에 조치를 내놔야 하는데, 그런 작업도 안하고 막 제안을 던지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망쳐버렸다.

오바마 대통령도 12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한 신년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한마디도 안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주된 관심사는 남중국해 문제다. 그런데 우리는 미국에 한마디도 못한다.

지난해 10월 1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을 갖고 다룬다'는 합의가 나왔다. 이 정부는 한미 동맹 역사상 가장 큰 성과를 이뤄낸 정상회담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석 달 뒤 오바마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4차 핵실험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외교를 보면, 자신이 전 세계 지도자들의 사랑을 받는 백설공주인 것처럼, 그래서 자기가 얘기만 하면 왕자님들이 다 들어줄 것처럼 말한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왜 이런가. 이런 판에 난데없이 아베 일본 총리가 나서서, 미국의 아시의 패권의 일부를 위임받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것도 우리가 견제를 못하고 있다.

왜 한국이 오늘날 이렇게 됐나. 지금 고립되는 건 김정은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다.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 대통령이 내치에서 별 성과가 없음에도 외교안보쪽 점수로 40%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참 놀라운 일이다. 이름깨나 있는 전문가들과 언론이 실상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제 관계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정치논리에 오염돼있다.

자신이 정책에 실패했다는 책임 추궁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책임자들, 엘리트들이 먼저 혼란이 빠지는 것을 엘리트패닉이라고 하는데, 지금 이게 우리 외교안보의 가장 큰 문제점 같다. 지금 박 대통령을 보면, 초조하고 뭐에 쫓기고 강박관념에 빠져서 부처 장관들, 수석, 안보실장 다 제치고 독주하고 있다. 이거는 패닉상태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확성기 재개나 5자회담 같은 설익은 대책들을 남발하는 거다. 중병걸린 환자가 조급한 마음에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어 보지 않나. 그런데 이렇게 되면 병은 안 낫고 더 깊어지는 거다."

 

- 황방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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