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진솔한 이야기/세상 모습들

Genie 2013. 6. 18. 05:43

 

 

 

‘Hotel de ville’ 이 단어만 본다면 무엇이 연상될까

  

 

불어에 문외한인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한 외래어 표기로 인해

‘Hotel’을 보면서 당연히 우리나라 호텔을 연상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현재 한국 자판시스템으로 불어를 원형 그대로 컴퓨터로 쓰거나

인터넷에 올리는 게 매우, 엄청, 무진장 어려운 환경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최근 들어 혼란한 상념들이 머리를 어지럽혀서 좀처럼 정돈이 되지 않아

멍하니 부유하듯 허공을 헤매다가 불현듯 고흐가 그리워져

그가 마지막 생애를 보냈던 오베르 마을의 정경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며

정성어린 감성을 담아 찍어놓은 사진과 글을 음미하듯 감상하고 있는데

오베르 마을의 시청(市廳)을 의미하는 ‘Hotel de ville’ 옆에 떡 하니

지금은 호텔이란 주석이 달려있어 갑자기 의구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오베르 마을에 여러 번 가서 고흐의 영혼과 더불어 밤을 지새우기도 해

아직도 생생하게 당시의 장면과 여운이 고스란히 가슴에 간직되어 있었고

분명 내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시청건물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는데

혹시나 그 이후에 호텔로 변했나 하는 자문을 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신기하게도 링크된 원문은 사라지고 없음에도  

검색에는 최상위로 올라오는 어느 기자가 쓴 관련 기사였다.

 

오베르 시청은 현재 호텔로 변한 듯 'HOTEL DE VILLE' 라는 표지판을 달고 있다.’

 

만약 이 기사로 인해 와전된 거라면 참으로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다 준 게 분명하다.

 

실제로 직접 가서 확인하고 관람하며 그 옆에서 사진까지 찍은 사람들 역시

‘Hotel’이 주는 느낌과 더불어 어느 기자의 기사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 지금은 호텔이겠구나,’하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직접 그곳을 방문해

자신의 사진에 담으면서도 호텔로 인식하고 돌아오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그 먼 곳까지 큰맘 먹고 갔다면 잠깐 시간을 내 건물에 가까이 가서 살피거나 들어가 보면

능히 알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더불어 왠지 자아를 찾아 떠나는 순수한 여행이 아니라

봉사가 단청 구경하듯 수박 겉 핥기 식으로 휘리릭 구경하고는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한

파노라마 관광이 아니었을까 싶어 안타까운 씁쓸함이 폐부 깊숙이 찔러왔다.

 

솔직히 지금도 100% 확신을 하기엔 조금은 찜찜한 부분이 남아있다.

혹시나 정말로 시청사 건물을 개조해서 호텔로 변경했을 가능성도 있을 테니깐,

하지만 직접 몸소 체험하고 경험한 오베르 마을이 가져다 주는 잔향은

절대로 그러한 일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부여해주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세상은 참으로 편리하고 유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지식체계를 오도할 수 있는 무서운 복병이 항상 잠재해있다.

 

특히나 ‘Hotel de ville’처럼 맨 처음 느낌이 호텔로 다가서고

어느 기자가 기사로 호텔이라고 언급을 해놓았고 인터넷 홈피에

직접 가서 사진을 찍은 이들이 호텔이라 친절하게 주를 달아 놓았다면

불어도 모르고 그곳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 눈에는 과연 어떻게 비춰질까,

 

가끔은 여전히 버리지 못한 불같은 격분과 열정으로 인해

나름 최선을 다해 순수하게 쓰고자 했던 글들이 행여

다른 이들에게는 자칫 잘못 비추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되어

극소심증이 발동해서는 종일 가슴앓이를 하곤 한다.

 

부디 불어로 시청(市廳)’을 의미하는 ‘Hotel de ville’를 많은 이들이 호텔로 오인하듯이

누군가의 글을 읽거나 음미할 때는

오로지 자신의 입장만이 아니라 글을 쓴 이의 입장이 되어서 한번 정도 생각해주는

느긋한 역지사지의 여유를 가져줄 수 있길 나를 포함해서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정감 넘치고 소통이 잘 되는

즐겁고 신나는 인터넷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망을

날이 밝아올수록 차츰 가느다래지는 빗줄기에 간절히 담아 하늘로 날려보낸다.

 

 

     ..... June/18/2013 ..... 0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