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트레일 870

시애틀의 거친산, 야생의 숲에서 원 없이 놀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상황 (조난)에 대한 생각, Mount Bal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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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박한 시애틀 삶/산 이야기

2019. 11. 5.

 

 

 

 

사건사고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되었고,

결국 하산길에 주차장을 50 미터 남겨두고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경우처럼 낙엽 때문에 등산로 흔적이 희미해지고, 지도에 없는 갈림길이 많아도 문제가 되네요.

 

헤아려보니 산행 중에 길을 잃어버렸던 경험이 많습니다.

갈림길에서 착각을 해서 반대방향으로 가기도 했고,

송이버섯을 따러 갔다가 방향감각을 잃고 산속에 2시간을 헤매고,

야간산행에서 등산로 흔적이 희미해서 엉뚱한 곳으로 들어섰다 돌아 나오고,

눈길 산행을 하다가 오도, 가도 못 한 적이 있었고, 

산악스키 흔적을 따라가다가 더 갈 수가 없어 되돌아오고, 

낙엽에 등산로 흔적이 희미해진 지도에 없는 길에서 헤매고, 메뉴도 다양합니다.

 

전화신호가 잡히면 크게 문제 되지 않겠지만,

워싱턴 주에서는 산이 높고, 숲은 넓어, 산속에서 전화신호가 잘 잡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조난에 대처하는 요령을 몸으로 배우게 됐습니다. ㅎㅎ

 

이번 산행은 커다란 호수를 양쪽 옆에 품은 전망 좋은 산이지만,

오르내리는 경사는 심하게 가파르고,

산속에는 지도에 없는 등산로와 벌목용 산악도로가 많은데, 이정표는 거의 없습니다.

 

등산로 입구로 가는 203번 도로 갈림길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되는데, 이정표는 없고 나무에 작은 주황색 표식이 있습니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 서둘러 새벽에 출발하여 산 아래 도착하니 6시 조금 넘었네요.

 

하산길에 산속을 헤메던 곳 (주차장에서 약 50 m 떨어진 곳)

등산로가 낙엽에 덮여 흔적이 희미하고, 지도에 없는 등산로, 벌목용 도로들이 여러 개 있습니다.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다가 작은 공터에 도착했을 때, 주차장으로 넘어가는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마침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지도에 없는 등산로로 방향을 잡았지만,

가다 보니 주차장 나올 때가 벌써 지난 것 같아,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작은 공터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지도에 없는 벌목용 도로 (계곡의 직각방향)로 갔다가 헤매고,

다시 작은 공터로 돌아가는 길에,

전화기에서 내 위치를 확인하고 우여곡절 끝에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는 다행히 전화신호가 잡혔습니다.)

 

계곡을 건너 산을 오르는 길

산을 오르며 서쪽으로 보이는 Kachess Lake이며, 호수 길이가 9.6 마일 (15.4 Km)이나 됩니다.

 

두 번째 갈림길,  여기서 왼쪽 (#1308.2)으로 가면 됩니다.

두 번째 봉우리를 오르는 길은 심하게 가파른 구간이 1마일(1.6 Km)쯤 있습니다.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하산하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체중이 발끝에 쏠려 발가락이 아팠고, 무릎이 조심스럽습니다.

더구나, 하산길에는 얼었던 등산로가 녹으면서 조금 미끄러운 구간도 있었습니다.

 

드디어, 전망 좋은 능선길을 따라 Mount Baldy로 향합니다.

 

 

 

Mount Baldy 정상이 보입니다.

 

Mount Baldy 정상 (5,107 피트, 1,557 m)

산을 오르며 그 많던 나무들이 정상 근처에는 없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전망 좋은 곳에 '대머리 산 (Mount Baldy)'이란 이름은 좀 그렇네요.

 

Baldy 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Cle Elum Lake와 Mount Stuart

 

Mount Stuart

Cle Elum Lake이며, 호수길이가 7.4 마일 (11.9 Km)입니다.

 

조난에 대처하는 요령은 내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지도를 사용하면서 시계를 유심히 봅니다.

산의 경사도에 따라 내가 걷는 평균속도가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아는 지점에서 출발한 시간을 알면 지도 위에서 내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조난상황에서 벗어난 뒤에 차에 앉아 생각해보니,

작은 공터에서 언덕 방향으로 U턴하듯, 등산로가 주차장으로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난되었던 첫 번째 이유는

낙엽에 희미해진 등산로 흔적이나 지도에 없는 갈림길이 아니라,

저녁 약속시간에 맞춰 하산하려는 조급함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Mount Baldy @ Eas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