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

양은영 2011. 2. 19. 04:40

 

작년 여름에 서서히 시작된 불면이 가을에 들어서면서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동네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가니 이곳저곳 몸 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검사를 마친 내과 선생 왈.

'몸에는 이상이 없고 아무래도 신경 정신과 쪽으로 가셔야 할 거 같은데요...'

일반 병원 내과에서는 수면제를 많이 줄 수 없다고 딱 두 알을 줬는데, 신기하게도 그 약을 먹고 나니

잠이 쏟아졌다. 그런데 그 잠이 서서히 몽롱하게 오는 게 아니고 어느 순간 그대로 뻥!~ 하고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식이다.

 

몸 검사를 위해서 병원에 하루 입원을 했는데-며칠 입원해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지만 답답한 병원이

싫고 괜히 돈만 낭비하는 것 같아서 하룻만에 나온 것임-

링겔을 꽂은 채로 잠도 안자고 병원 복도를 서성이다가 컴퓨터를 하러 갔는데, 어느 순간 내가 눈을 뜨자

입원실에 누워있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분명 컴퓨터를 하고 있었는데...'하고 의아해하고 있자, 간호사가 들어오더니

쿡쿡대면서 말한다.

'복도에 쓰러져 계시면 어떡해요? 휠체어에 태워서 옮겼잖아요.'

나도 우스웠다. 잠이 그렇게 올 줄 알았나.

 

잠을 재워줄 수 있는 수면제를 소중하게 모시고 집에 와서는 갑자기 뒤로 넘어져서 자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약을 먹은 후에는 미리 침대에 누워 기절하는 사태를 맞아야했다.

두 알의 수면제로 기절같은 잠을 자고 난 나는 다시 수면제를 구해야 했다. 동네 어디에 신경정신과가 없나

어슬렁대면서 찾다보니 그런 병원은 보이지 않고 내과, 산부인과, 소아과...등등을 겸한 개인병원이 눈에

띄였다.

어차피 내과에서도 치료를 받고 수면제를 받아오기도 했으니 밑지는 셈치고 한 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병원에 들어선 순간. 뭔가 모를 음침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어느 병원이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환자들이 북적이고

하얀 옷의 간호사가 '어서오세요'하면서 맞아야 하는데, 환자도 간호사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접수 창구에 할아버지 한 분이 기다리고 있을 뿐.

잠시 후에 접수 창구 저 안쪽에서 약봉지를 든 할아버지, 아니 흰옷이 누렇게 뜬 가운을 입은 의사가 나타났다.

-여기서 나왔어야 했다-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서 그대로 도망을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발이 움직여지질 않았다.

의사는 나에게 왜 왔냐고 물었고 나는 불면에 대해서 대충 설명을 했다.

의사는 진찰실로 들어오라고 했고 나는 주춤주춤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도망도 못치고 들어갔는데,

자신의 책상 앞에 나를 앉으라고 한 의사는 내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기는 내가 불면으로 얼마나 고생하는 줄 알아? 나는 몇 년 째야. 나는 잠이 안오면 그냥 책을 읽거나 조용히

생각을 한다구. 지금 자기가 불면인게 문제야?'

아, 내가 왜 '자기'이고 내가 왜 의사에게 불면 상담을 받아야 하나...

'잠이 안오면 안 자면 되는 거야. 오늘 밤에도 서울 인구 백만명이 잠을 못자고 부시럭 댈거야. 난 밤마다 그

소리를 듣거든...'

의사는 계속 나를 '자기'라고 부르면서 어깨를 툭툭 치거나 더러 허벅지에 손도 잠깐씩 얹어 놓았다.

아아, 도망을 가야할텐데...

'자 이걸 보라구.'

의사가 책상 한켠에 있는 신문 기사 하나 오린 것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22년 동안 안 잔 인도의 한 농부에 대한 기사가 써있었다.

'알았지? 자기. 잠이 안오면 안자면 된다고. 나는 잠이 안오면 여기서 한강까지 걸어가. 밤이 새도록....

내가 밤에 잠을 안자니까 우리 집에는 도둑이 안들어. 이 동네에서는 내가 밤에 안자는줄 모르는 사람이

없거든.'

 

도망은 고사하고 나는 서서히 웃음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의사 앞에서 웃음을 쏟아낼

수 없어서 각종 안좋은 일을 생각하면서 웃음을 참아냈다.

'자기처럼 이렇게 수면제를 구걸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그럼 그 자료가

공단으로 다 들어가서 정부에서 공문이 내려온다고...절대 수면제를 주지 말라고!!!'

 

 

*다음 이야기는 내일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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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님 오랜만이네요.
글을 읽다가 웃음이 쿡쿡 나오네요.
그 의사분 정말로 어떻게 된거 아니예요?
황금사과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진즉에 찾아갔어야 했는데..늦었네요.
요즘 제가 블로그에 좀 시들하다보니요.
그나저나 그 의사 정말 웃기죠.? ㅎ ㅎ
정말 어떻게 됐나봅니다.
한 마디로 또라이인거죠. 주변에 이야기 하니....미쳤다고 하드라고요.
이 밤도 편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하하
정말 이상한 의사 이네요...

무슨 공포영화보는 느낌 입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시고...
월요일 후편 기대 합니다... ~_^
ㅎ ㅎ 깜부 님. 듣는 사람, 아니 읽는 사람도 그런데
그 날 저 상황에서 저는 어쩔 거 같아요.
무엇보다 웃음이 나와서...ㅎ ㅎ ㅎ

깜부 님도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정말 이상한 의사가 다 있네요! 가을님은 참 색다른 경험도 많이 하세요~~ㅎ
그런 병원이 있다는 자체가 이상하군요~~누가 갈까?하고...
주말 잘 보내세요~^^
오랜만이에요, 설보라 님.
그러게요. 다른 사람도 그러더군요.
제가 가는 곳에는 꼭 이상한 사람만 있더라고. ㅎ ㅎ
아무도 안가서 손님이 하나도 없잖아요.
설보라 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가을님 언제 복귀 하셨어요~ 엇그제 본거같은데 글을 못남겼었어요~ 컴 고장땜시....
자주 뵈요 이제?
복귀한 지 좀 돼요. 컴이 고장 나면 정말 답답하시죠?
요즘은 핸드폰이나 컴 그런 것들 없으면 거의 일상이 유지가 안되니...
네,,,자주 뵐게요. 잼있는 이야기 많이 할테니...자주 오세요. 저도 자주 찾아뵐게요.
그 의사는 나이가 많아서 안오는 잠인거고
가을님은 불면증인거잖아요
그 의사 아직도 잘 지내고있는건가요??
올겨울 날씨 무지 추웠는데 한강까지 다니시려면 관절께나 아프셨겠어요
어머니랑 친하셔서 언니 언니 하심더 지내시는 77되신 분이 계신데
정말 잠이 안와서 무섭다고 수면제를 드셔야만 주무신다네요
시골병원이라 얼굴도 다알고 달라고 졸라도 정도이상은 안주시니까
이분 저분께 부탁을 드려서 그분들의 약을 모아서 드신다고~
수면제도 아주 필요할때 약으로 쓰는거죠
잠을 자기위해서 꾸준히 먹는건 건강에도 안좋고 정말 먹지않고는 잠을 잘수없는 지경으로 된답니다
가을님 올핸 편안하게 잠드는법부터 배우세요
잠이 보약인거 아시죠??

복도에 쓰러져 줌시지 마시구요`ㅎㅎㅎ
보물창고 님, 그 의사 잘 지내고 있는지...잘 모르겠어요. ㅎ ㅎ
사실 불면증 심할 때...주변에 그런 이야기 하면 의외로 불면증 있는 분이 많더군요.
어떤 아가씨는 어머님이 불면증으로 계속 입원중이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사실 그 의사분 말이 맞는지도 몰라요.
서울 시내 백만명이 불면증이라는...ㅎ ㅎ
사람들이 그런 말 잘 않잖아요.
불면증이 정신병이라서 보험 혜택도 못 받으니 숨긴다고 합니다.

제가 약을 먹기 싫어하는 이유는...어떤 약이든 중독성이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적당히 약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쨋든 평범한 사람(그 인도의 한 농부처럼 22년간 안 잤다는 경우 말고)은 잠을 못자면
정상으로 살기는 힘들 거 같아요.

불면은 정말 무서운 병이더군요.
운동을 해도 하루종일 돌아다녀도 잠이 오지 않았으니까.

요즘은 보약을 한 그릇씩 먹습니다.^^
보물창고 님도 좋은 밤 되시고 늘 행복하세요.

아, 그리고...그 복도에 쓰러지는 잠...ㅎ ㅎ
집에 와서도 수면제 먹으면...예고도 없이 뻥, 쓰러져서 잠들었어요.
크크크~
살다보면, 의사의 불면증을 상담해줘야하는 경우도 생기는 거군요.
한참 웃었습니다.
지나침 님, 요즘도 그 일 생각하면 마구 웃어요.
웃음이 많은 제가 그 자리에서 웃음을 참았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죠.
그런데, 웃을 수가 없었어요.
어떤 알 수 없는 힘에...
ㅎ ㅎ ...세상에는 별 사람이 다 있나봐요.
제 눈에는 꼭 그런 사람만 눈에 띄고..

글로 잘 전달이 되어 다행입니다, 웃으셨다니.
그 현장에 계셨다면..지나침 님도 정말 엄청 웃으셨을 겁니다.
어느분 댓글 마따나,
상담료 내놓으라고 영수증 한장 얼굴앞에 들이밀고 나오시지 그러셨어요?ㅎㅎㅎ
나, 저 분 한번 만나보고 싶어지네요.
은근 중독성 있는 분인데요. ㅋㅋㅋ
지나침 님, 직접 경험하고 싶으시면 연락하세요. 제가 그 의사 있는 병원 알려 드릴게요.
전 누가 이런 일 겪었다고 하면 당장 달려가봅니다. ㅎ ㅎ
재밌잖아요. ^^
정말 이사한 의사를..
그 치도 자격증이나 국가에서
인증한 문서가 있을텐데..
그 해에는 낮술을 먹고 자격증을 줬을까요. ^&^
처음에는 그 의사도 안 그랬겠죠. 아마 잠을 자지 못하고 횡설수설 하다보니..........
손님들이 다 떨어졌을 겁니다.
그러니 더 우습죠.
좋은 밤 되세요. 아마벨라 님.
ㅎㅎ 일상의 이야기를 어찌 이리 잘 표현하셨는지.. ㅋㅋ
오랜만에 듣는 노래도.. ㅋㅋ

준하 얼마전 귀가해 인사올립니다
휴일 즐거운 시간되시길요.^^
저 이야긴 완전 100프로 실화이고 그대로 옮겼지만..다른 일상 이야기는 좀 각색도 합니다. ㅎ ㅎ
어떤 일상이든 제 귀 안에 들어오면 재밌게 각색해 드릴 수 있습니다.^^
원래 글이 좀 그렇잖아요. 약간의 거짓이 들어가는 거..ㅎ ㅎ

행복하신 한 주 여시길 바랄게요.
ㅋㅋㅋ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웃음이 나온다면 역시 안좋은 일 떠올리는게 최고죠.
슬픈 생각을 한다거나!!!!

근데 잠 안자구 어떻게 산데요.
지금은 잘 자죠?
저 그 날 웃음 나와 죽는 줄 알았어요. 근데 분위기가 웃을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폭소를 터뜨렸다가는 뭔가 해꼬지를 당할 거 같아서..ㅎ ㅎ ㅎ ㅎ

슬픈 생각이나 화나는 생각하는 것이 웃음 쫓는데는 최고죠.
지금은...잠 안 오면 몇 시간이고 침대에서 버텨요. 그런 스스르 잠이 들기도 하는데..
무엇보다 좋은 것은 잃어버린 꿈을 찾았다는 겁니다.
요즘 외출을 잘 못하니까 꿈에서 마구 돌아다녀요. ㅎ ㅎ
행복한 밤 되세요.
이거 소설이 아니고 실화입니까? ㅎㅎ~~
참 별난 의사선생도 다 있군요. 전 피곤하니 새벽 두시 넘으면 깨갱깽~~하고 잡니다. ㅎㅎ~~
그것하나도 젤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깨갱깽이 않됩니다. 좀 있어야죠.
깨갱깽 ~~~~ ㅎㅎㅎ~~

































주무실려고 긴 검은 장막을 드리우셨군요, 불꽃 님. ㅎ ㅎ
잠 잘 자는 것 행복 맞습니다. 세상에는 별 병이 다 있는데...
불면은 정말 지독합니다. 오죽하면 제가 그랬겠어요.
'정말 끔찍하다..어떻게 나한테 이런 병을 주시는지'하고..병을 다스리는 신들을 원망했겠어요.
오늘 밤도 편안하고 달콤한 잠 주무세요^^
병원이 이상한가..의사가 이상한가..??
가을님이 원캉 글을 잘 쓰시니까 ..분위기가 그렇게 돌아가나~도통..??!!ㅎㅎ
화창한 날씨와 같이 조은 하루.일주일 되셔요..
제가 헛것을 보지 않았나 생각이 될 정도로...이해하기 힘든 광경이죠?
그 의사에게 고마워합니다. 좋은 소재를 주셔서...
다음 이야기를 적어야 하는데..요즘 제가 글에 대한 열정이 좀 사라졌어요.
늘 그렇긴 했지만..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한 줄도 못쓰거든요.

다음 이야기도 재밌으니까 읽어주세요^^
좋은 날들 되시고요.
이제 숙면을 취하시나요?
많이 걱정했습니다.

평안 하세요.^^
소리새 님,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숙면까지는 아니지만..
집에서 쉬는 시간이 많으니 잠을 자게 되더군요.
제 몸 체질이 이상한 것이...피곤하면 할 수록 더 못자는 게 좀 특이한 거 같아요.
걱정 고마워요...소리새 님도 늘 행복하세요.
이젠 편안히 잘 주무시는거구요.
잠이 보약이구요.
수면 취하셔야 이쁜 꿈도 꾸구요.
봄도 다가오니 좋은 소식만
들려오길 바랍니다.^^*
네, 레인 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내일부터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모레 비가 온다고 합니다^^
좋으시죠? 저도 오랜만에 비를 볼 생각을 하니 설렙니다. 행복하세요~
너무 피곤하면 잠이 오히려 안 오더라구요.
피곤이 몰려 오기전 목욕이나 따뜻한 차를 마시고 누워서 음악 듣거나 영화를 보다 보면 절로 잠이 들기도 하던데요.
그 의사 혹 환자 아닌가요? 의사 흉내낸것 아닐까요?
가을님은 그 당시 무섭고 두려웠을텐데 글을 읽고 있는 우리는 코믹극 보는것 같아 웃음이 막 나오네요.
유병녀 님, 처음 뵙습니다. 찾아주셔 고맙고 답글도 감사드려요^^
네...저도 그 날 웃음 참느라고 혼났어요. 무섭기만 한게 아니고 우습기도 해서 그 자리가 나름 스릴 있었답니다. ㅎ ㅎ
아마 그 의사가 잠을 너무 안자서 이상해진 것 같아요. 저도 잠을 오래 못자보니까...정말 견딜 수가 없더군요.
너무 피곤하면 오히려 잠이 안오는 것..맞는 거 같습니다. 몸이 각성 상태가 돼서.
요즘은 잘 자고 있어요. 지난 가을 못 잔 잠을 요즘 다 자는 거 같아요^^
행복한 하루 되시고..늘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