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봄답지 않게 바람이 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아침 일찍 볼 일을 보려고 나섰던 나는 춥고 배가 고파 잠시 재래시장 입구의 오뎅집 앞에서 오뎅을 먹었다. 종이컵에 오뎅국물을 담아 훌훌 마시며 빨간 테이프가 붙은 꼬치오뎅.
옆에는 반찬가게가 있었는데, 두 남자가 막걸리 한 병을 들고 오더니 전 이천원 어치에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다.
어둑어둑한 비 오는 아침에 시장통에서 술 한 잔을 하는 두 남자가 왜 그리 부러웠던지.
만일 그들이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시선을 보냈을까.
80년대의 어떤 소설이 기억난다. 대학에 들어간 어떤 여자가 담배를 피자 동아리의 한 남자가 '어디서 여자가!'하면서 따귀를 때렸다든가.
세상이 달라져서 여자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광경에 많이 너그러워지고 자연스러워졌지만 아직까지는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여자들의 술담배 광경.
문득 지금은 각자의 생활공간이나 삶의 모습이 달라져서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언니들이 떠올랐다.
한 나무에 달린 사과나 대추도 자세히 보면 조금은 그 모습이 다르듯이 우리 다섯 자매도 생긴 모습이나 생각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야행성이라는 것이다.
어릴 때, 자매들은 한 이불속에 누워서 소근소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 결혼해서도 서로 만났다하면 잠을 자지 않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런 우리를 보고 어머니는 올빼미들이라고 표현했다.
올빼미 자매들의 꿈은 다 달랐는데, 이제 결혼을 해서 꿈을 포기하거나 상실한 그녀들이 어느 날 '다시 태어난다면'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여자로 태어날 거야.'
'맨날 집에서 밥만 하고 외출도 제대로 못하는 답답한 여자가 뭐가 좋아, 남자가 좋지.'
'그래도 아침에 나가 밤에 들어오면서 가족들 벌어 먹여 살리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좋지.'
'어찌보면 여자의 삶은 참 불쌍한 거야. 지금은 가족계획이라고 해서 아이를 하나나 둘만 낳지만 어머니 세대를 봐, 아이 낳고 키우다가 한평생이 다 가잖아.'
'아냐, 그래도 나는 다시 태어나면 여자가 좋아. 단 더 예쁜 여자로 태어나서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싶어.'
예쁜 여자, 사랑 받는 여자 다 좋다. 그러나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꼭 남자로 한 번 태어나고 싶다.
왜?
서서 오줌 눠보고 싶어서?
갑옷을 입고 전쟁터에 나가 칼을 휘둘러보고 싶어서?
퇴근길에 술 한 잔 먹고 취해서 들어오고 싶어서?
그도저도 아니다.
남자로 태어나보고 싶다는 나의 꿈은 평범한 삶을 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보고 싶다는 꿈보다 더 멋지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왜냐면 나의 꿈은 '남자의 일생'이 아니라 '느낌'이니까.
남자로 태어나 살면 그 느낌이 어떨까?
한때는 여자로 태어나 남자하고 똑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의 부조리때문에 남자들의 세상을 부러워했다.
'왜 여자는 참정권이 없어?'
'왜 조선시대 여자의 질투는 칠거지악으로 다스려야 하는데?'하는 그런 거 말고.
남자는 나비, 여자는 꽃이라는데, 꽃이 아닌 나비의 그 느낌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데, 항구 아닌 배의 느낌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데, 땅 아닌 하늘의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요즘은 담배 피는데, 성별차별이 없다. 지하철역 몇 미터 근방에서 담배를 피면 안된다는 금연구역이 있을 뿐.
또한 정말 원한다면 성별도 바꿀 수 있는 수술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리 성별을 바꾸고 외형을 바꾸고 차별을 없앤다해도, 그 느낌 만큼은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에 대한 제약을 가장 심하게 받는 일이 바로 글을 쓸 때이다.
나는 죽었다 깨나도 남자 주인공을 표현할 수가 없다. 그들의 외형, 말, 태도, 생각은 이미 습득한 것들로 가능하지만 '느낌' 그 자체는 아니니까.
언젠가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남자에 대해 참 많이 아는 것 같아요. 어때요? 남자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써보면?'
'아이고, 다 줏어들은 이야기로, 상상으로 남자에 대해 아는 거에요. 더러 겁없이 쓰기도 하고. 그러나 제가 어떻게 남자를 알겠어요? 사과를 먹어보기 전에는 사과의 맛을 모르듯이 남자가 아닌 제가 어떻게 남자를 표현하는 글을 쓰겠어요. 생각해보니 내가 여태 알던 남자에 대한 상식, 느낌은 모두 글에서 비롯된 거 같아요. 그래서 갈수록 쓰는 일이 힘들어요. 특히나 남자에 대해 쓰는 일은.'
그래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내린 결론 하나.
'여자래도 행복해. 어느 시대에는 여자는 배우지도 못하게 했대잖아? 쓰지도 못하게 했고. 술? 담배? 그런 거 여자는 못해도 좋아. 여자만 정조대를 채워도 좋고. 만일 남자만 글 쓰게 하고 여자는 못 쓰게 하는 세상에 내가 태어났다면...난 아마...'
그저 상상해 봅니다..^^..
더 행복일까..
가을님..
이제 4월의 꽃봄세상이 활짝 열렸습니다..
더 좋은 일..더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가을님..
행복하시구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로요.
가을님 여전히 문 닫고 계신 걸로 알고 늦게 들렸어요.
자주 놀러올께요.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하는 여자 정말 멋지죠. 남자든 여자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저도 여기저기 방문을 못했어요. 그저 제방에 오시는 분들만 인사 치레로 가는 정도...^^
늘 좋은 날 되세요~
요즈음 학교에 가보면 아직 고등학교 티도 못벗은
대학 1학년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폼나게 교문안으로
담배 물고 들어 옵니다 , 그 마꼴리 아저씨들도 둘이라 그런듯 합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그렇게 못하지요 , 가을님도 친구분이 계시면 할수 있어요
요즈음 남자라서 , 여자라서 그런일들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아요
우리대학 학부 1~2년생들 보면 오히려 여학생들 목소리가 더 큽니다 ㅋㅎㅎ ........
근데 예전에 비오는 날에 시장 갔다가 순대국집에서 혼자 마신 적은 있어요, ㅎ ㅎ
담배는..이제 남자, 여자를 떠나 건강을 위해 배우면 안되는 거죠. 저처럼 담배 배웠다가는...ㅠㅠ
저는 지난해 7월1일 어느 병원에서 이틀 입원 하고는
아직껏 금연 중 입니다 , 지금도 문득 문득 담배 생각이 납니다
특히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혼자서 트랙터 운전 할때요 ㅎㅎ
"87 년도 대학 2학년 마치고 군대에 입대를 했는데요 , 글쎄 조교 놈이
너는 왜 바보 같이 담배도 못 피우냐면서 기합을 주더라구요
해서 저도 꽤 오래 담배를 피워 댔지요 , ㅋㅎㅎㅎ
이곳은 오늘 밤도 바람이 좀 심하네요 , 징글 징글 합니다 ^^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서 금방 몸이 어떻게 된다는 의사의 선고가 없으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접하게 되더라고요...
이제 봄이니 좋은 글쓰시고 가을에는 멋진 추수하셔야죠.^^
봄엔 놀고...여름에 쓸래요, ㅎ ㅎ 작년 여름처럼.
봄바람이 하루종일 심술을 부렸지여..(ㅎㅎ)(ㅎ)
시골에 다녀왔는데 봄바람 때문에 삐칠뻔 했어요..(ㅋ)(ㅋ)(ㅋ)(ㅋ)
요즘 감기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감기조심 하시고
4월에도 언니 자주 뵐수있었으면 하네요..(빵긋)
봄이 언제 오는지 모르겠어요.
따스해졌다 싶으면...일기예보에서는 추위가 온다고 하고....
저도 자주 보고 싶어요(^^)
올만에 인사드리지요?ㅎㅎ
그간 잘 지내셨지요?
전 근데 다시 태어나도 여자로 태어날래요
다만 좀 더 강한 여자로요 ㅎㅎ
항상 행복하시구요~ 요즘 제가 자주 찾아가보지 못해 미안해요^^
알려드려요???
에구, 이 귀지 좀 봐...
저도 남자로 한번 태어나 봤으면 바램입니다
여자는 한번 해봤고 또 제 사주가 남자였다면 좋은 사주라니
아깝기도 하구요 (ㅎㅎ)(ㅎ)
그나마 우린 시대를 잘타고나 유학이라는 공부도 해 보았지만
올해 86세인 울언니는 초등 2학년만 다니다 그만 두었다 하내요
울 할아버지 말씀, 여자 공부해서 어디 써 먹나고 (ㅋ)(ㅋ)(ㅋ)(ㅋ)
그래도 가을님은 남자들 세계를 잘 표현 하던걸요
다음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날수있다면 남자로 태어납시다 (ㅋ)(ㅋ)(ㅋ)(ㅋ)
우리 세째 언니도 그런 소리 많이 들었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세대차(?) 시대차가 있나봐요.
오래 전에는 여자로 태어나서 힘들고 불평등한 게 많았지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건강하시죠?
행복한 봄 보내세요.
소리새 님도 늘 행복하세요~
꽃소식이 많이 들려오네요...
항상 건강하고 활기찬 봄날
되셨으면 한답니다. ^^
가을님!
전 항상 같은 모습입니다.ㅎㅎ
햇살이 고운 날 되세요. ^^
심란하게요...(ㅜㅜ)
서울도 그렇지여..전국적으로 다 그런가봐요..블친님들이
바람이야기가 많이 올라오시네요...(ㅎㅎ)(ㅎ)
아파트면 괸찬은데 주택사시는 분들은 정신 없으실거 같아요...(^^)
좋은 밤 되세요, 마망아우 님(~)
가을님은 대장부 이셨겠어요....
즐거운 한주 되세요~~~
오세완 님도 늘 좋은 날 되세요~
오늘은 2012년 한 해의 95일째 되는 날...이제 안녕하려
모두 행복하신 야~밤!
아 졸리당 ㅠ 좋은꿈 꾸고파요~미리 밤인사합니다
사랑 "꿈" 꾸세요!!
싫은 날입니다.
오늘 플릇가는 날인데 가기 싫어서 ...
가을님!
맛있는 저녁 드세요. ^^
전, 가기 싫으면 안 가버리는...미루어버리는 버릇이 생기고 말았어요. 재작년에는 잠을 못자니 그 시간에 별거 다 했는데...ㅎ ㅎ
행복한 하루 되세요, 요리사 님^^
바람소리 들리세요?
그리고 그리 되고 싶구요
여자는 남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남자는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들를 한번 쯤 하시었을것 입니다
ㅌ나도 회사에 도시락들고 한번 쯤 출근하며 마님 배웅 밭아 보고 싶거덩요
잘보고 갑니다
고은 하루 되세요
온 나라 사람이 하루에 한 번만 자신이 원하는 이성을 연출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은 훨씬 더 행복할 거에요.
가끔 여자를 상대로 범죄하는 남자들이 (특히 성폭행, 살인) 한 번만 여자 입장을 이해한다면 세상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텐데..^^
안부 살짝 놓고 갑니당 ㅎ
행복한 주말, 가을님 ^^*
물이 깊어야 큰배가 뜬다
물이 깊어야
큰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접시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굽이 흐르는 시냇가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기다림을 배워라 성급하게
열정에 휩쓸리지 않을 때
인내를 지닌 위대한 심성이 드러난다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타인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계절은 완성을 가져오고
감추어진 것을 무르익게 한다.
신은 우리를 채찍으로 길들이지 않고
시간으로 길들인다.
시간과 나는 또 다른 사람
그리고 또 다른 나와 겨루고 있다. . . !
남자는 남자다운 매력이...
사람은 사람다운 매력이...
여자의 속성
남자의 속성
아...그까잇 거.....
이제는 인간성.......
그리 되어버렸습니다..ㅎ....
표현하다가 중간에 멈춘듯합니다.
남자가 아니어서 입니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