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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류사회> 상플 - 창수와 지이 1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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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5. 9. 3.

끄악...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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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 안. 일찌감치 자리를 찾아 앉은 창수는 몸을 뒤로 쭉 눕힌다. 

프리미엄 마켓 실적이 정상 궤도에 들어서고, 백화점 마케팅 아이디어가 두각을 드러내면서 

회장님, 그러니까 아버지의 신임도 날로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번 중국 일정이 자신의 몫이 된 것도, 창수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런 일들 역시 잘 해내야 아버지에게 점수를 딸 수 있을 것이고, 지이 이야기를 꺼내기도 쉬워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창수는 문득 지이가 보고 싶어진다. 

이륙하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다. 그 짧은 틈에 창수는 지이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 나 비행기 탔다.

- 그럼 일주일 있다 오는 거예요?

- 정확히는 5박 6일.

- 어떡하죠? 나 걱정돼.

- 뭐가?

- 창수 씨가 나 보고 싶어 할 것 같아서.


보고 싶어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겠지... 라고 답하려던 창수는 그냥 웃어버리고 만다. 

딱히 잘 보이기 위해 계산을 한다거나 흔히 말하는 ‘여우짓’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지이는 이렇게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걸까. 

그러면서도 짐짓, 창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딱딱한 말투로 답을 보낸다.


- 바빠서 너 보고 싶어 할 시간이 어디 있어?

- 그럼 본부장님 바쁜 만큼 내가 보고 싶어 하고 있을 게요.


그래, 지이답다. 지이가 보낸 답에 창수는 순간 마음이 뭉클해지는 기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티를 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일부러 다른 얘기를 꺼내버린다.


- 학원에서 너한테 커피 사준다는 남자는 아직도 너한테 관심 있다니?

- 가끔요. 다른 남자들도 가끔 말 걸던데.


“얘 봐라... 단속 좀 해야겠네...”


지이의 메시지를 보며 당장 전화를 걸려는데, 또 다시 새로운 메시지가 뜬다.


- 난 한 눈 안 팔거든요. 본부장님이나 한 눈 팔지 마세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꺼내네... 지이의 뜻하지 않은 ‘선제공격’에 

창수가 답을 하려는데, 창수 바로 옆에 사람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창수 오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창수가 고개를 들어보니, 

짧은 스커트 차림의 여자가 서 있다. 얼굴을 보니 낯이 아주 익다.


“라헬이 네가 웬일이냐?”


“이거 상하이 가는 비행기 아니야? 당연히 상하이 가려고 탄 거지, 웬일은.”


당황하는 창수의 얼굴을 보며 코웃음 치던 여자는 

창수 건너 옆자리에 앉더니 창수를 빤히 쳐다본다. 

창수를 당황시킨 여자의 이름은, 유라헬. 

의류, 호텔, 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RS인터내셔널의 상속자다. 

창수와는 1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안 본지는 꽤 오래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라헬은 좋지 못한 소문들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도도하고 당돌한 것을 뛰어넘어 소위 ‘싸가지 없다’는 평가를 받은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재계순위 5위 안에 드는 제국그룹의 둘째 아들과 약혼했다가 파혼했고, 

다시 검찰총장의 아들과 사귀었지만 약혼을 앞두고 헤어지고 말았다. 

누가 봐도 탐낼 만한 ‘스펙 갖춘’ 남자 둘을 놓친 것에는 

라헬의 책임도 컸을 것이라는 게 호사가들의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에 결정타를 날리듯, 여기저기서 패악을 부린다는 소문도 있었다. 

결국, 라헬은 국내 대학 진학을 접어두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5년쯤 소식이 없더니, 얼마 전, RS인터내셔널에서 

중국 전략팀 팀장 자리 하나를 꿰찼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창수도 얘기는 들었지만 그닥 교류가 없던 사이니 고개만 끄덕이고 말았는데, 

오늘, 비행기 안에서 마주친 것이다.


“그래 뭐, 피차 당연한 거 물어봤구나.”


“그러게. 오빠는 잘 지내? 유민백화점 본부장한다며?”


“어. 한창 일하는 거 배울 때지.”


“많이 멋있어졌다?”


“누구? 내가?”


“어. 못 본 새 멋있어졌네. 어릴 땐 몰랐는데.”


“허, 거 뭐, 입에 발린 소리긴 하겠지만 듣기 싫진 않네.”


“난 어때?”


“너? 뭐?”


“받은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지. 난 좀 어때 보이냐고?”


“그야... 뭐... 넌 뭐 어렸을 때부터 다들 예쁘다고 그랬으니까.”


“별론가봐? 좀 그러네?”


“아니, 아니... 예쁘다고. 너 예쁘지. 그럼.”


뭐야... 갑자기 옆자리에 앉아서 엄청 불편해졌다. 

소주 한 병 반을 지이 앞에서도 식은 땀은 안 났는데, 

지금 창수는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다. 

러는 동안 이륙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기내에 흘러나온다. 

지이와 나누던 대화는 ‘한 눈 팔지 말라’는 데서 끊어져버렸다. 

한 눈은 무슨, 내가 한 눈을 팔아... 창수는 핸드폰을 한 쪽에 치워두며 중얼거린다. 

그러다 흘깃, 라헬을 한 번 쳐다본다. 

하지만 어째 멈췄던 식은땀이 다시 흐르는 것만 같아 창수는 이내 고개를 돌려버린다.








“뭐야~ 지이 넌 황금 같은 토요일에 여길 오고 싶니?”


유민백화점 옥상 카페. 지이는 창수의 답이 돌아오지 않자, 

그냥 비행기가 출발했나보다 생각하며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지이의 맞은편엔 윤하가 미간을 찌푸리며 앉아 있다.


“그냥 온 거 아니거든!”


“그럼 왜 온 건데?”


“이 카페 괜찮지 않니? 애들도 놀 수 있고, 엄마들도 쉴 수 있고.”


“근데?”


“이거 아이디어, 내가 낸 거다. 다른 백화점들 다 하는데 왜 유민백화점은 안하냐고. 

그래서 내가 창수 씨한테 이거 하라고 얘기했어.”


“진짜?”


“어, 그리고 밤에는 주류회사랑 같이 맥주도 팔고 그래. 밤에 오는게 더 좋대. 

내가 얘기해서 만든 건데 나도 한 번 보고 싶었거든. 어떻게 되가나, 해서.”


지이의 얘기를 듣고 옥상을 둘러보니 꽤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한 쪽은 주부들을 위한 카페로 활용하고 또 한 쪽은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놀이시설이 되어 있다. 

밤이면 여기가 또 bar 분위기를 낸다니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아이디어 있으면 태진에 내야지, 넌 왜 창수 씨만 도와주냐? 

너 생각 잘해야 돼. 네 직장은 태진그룹이야.”


“알아, 알아. 근데 너네 백화점은 없잖아.”


“그야... 그건 그렇지. 암튼! 아이디어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알았지?”


“알았어, 알았어. 화장품 많이 많이 파는 아이디어는 또 생각해놨으니까~”


“오... 이지이! 완전 아이디어 보물창고다! 역시 넌 인재야. 

마음만 하버드급인 줄 알았는데, 아이디어도 짱이야. 인정!”


지이와 윤하는 함께 소리 내 웃으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두 사람이 불과 몇 달 전, 유민백화점 프리미엄 마켓에서 일했던 것이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때론 무시당하기도 하고, 때론 울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두 사람 모두 서로의 인연을 만났다. 

평생을 이어갈 우정, 그리고 사랑을 만났으니 이보다 더 소중한 추억의 장소는 없을 것 같다. 

백화점 옥상을 둘러보며 지이는 그런 생각에 빠져든다.

게다가, 이 백화점에서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니 

그것 역시 지이에게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고졸 알바로서는 발언하기도 힘들었던 아이디어들이 창수의 힘을 빌려 하나 둘 실제로 이루어졌다. 

옥상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며 지이는 푸념 섞인 말을 꺼낸다.


“살짝 서글프네.”


“뭐가?”


주임님한테 이거 해보면 어떨까요~ 하고 의견 내도 주임님이 들은 체 만 체 했는데. 

창수 씨한테 얘기하니까 내 아이디어가 이렇게 진짜가 됐거든.”


“주임이 보는 눈이 없는 거지. 창수 씨는 보는 눈이 있는 거고.”


“그런가?”


“어, 그래. 그런 거야.”


“음, 역시, 내 남자! 보는 눈이 있는 남자야...”


“뭐야? 여기서 또 창수 씨 편 드는 거야? 나 참... 우리 준기 씨도...”


“어, 보는 눈 있어. 최대리님, 아니 최팀장님도 진짜 보는 눈 있어. 

넌 꼭 창수 씨 칭찬하면 최팀장님 얘기 꺼내더라.”


“아니, 난 그냥... 뭐... 좋으니까 그런다. 으이그!”


윤하가 지이의 어깨를 툭 치려는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다 왔음을 알리고 

곧바로 문이 열린다. 문 앞에는 중년의 남성 몇몇이 양복을 차려입고 서 있다. 

런데 윤하가 그 중 한 명을 알아봤는지 고개를 숙인다. 

누군지도 모른 채, 지이도 윤하를 따라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어, 장윤하 양. 아니, 이제 장 팀장이라고 해야 하나? 우리 백화점엘 다 오고.”


“잠깐 친구랑...”


“음... 그래요. 옆에 있는 분이 친구인가?”


“네...”


“흠흠... 또 봅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난 뒤에도 윤하는 안절부절 못하는 태도다. 

옆에 있던 지이는 윤하의 눈치만 살핀다.


“저기... 누구신데?”


“... 아, 너 뵌 적 없었나?”


“누군데?”


“유민백화점 회장님.”


“... 뭐?”


“창수 씨 아버지라고.”


지이의 표정이 일순간 일그러진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뭔가 크게 잘못한 것만 같다. 

백화점에서 일할 때도 알바 신분이라 사실 회장 얼굴을 볼 일은 없었다. 

전무, 그러니까 창수의 형도 아주 특별한 상황이었으니 만나봤을 뿐, 

임원을 만날 기회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오늘 지이는 회장님, 다시 말해 창수 아빠를 처음 만난 것이다. 

하필, 왜 오늘 이곳에 왔던 걸까. 

깊은 후회에 지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몇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다.








회장실 안. 사각사각, 펜으로 글씨 쓰는 소리와 달칵달칵,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 

그리고 이따금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이 이 커다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토요일인데도 창수 아버지가 회사에 나온 까닭은 곧 있을 정기 세일을 점검하고, 

앞으로 진행해야 할 호텔 사업과 리조트 사업까지 같이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백화점에 오자마자 뜻하지 않게 ‘불편한’ 만남이 있었다.

윤하 옆에 있던 여자를 본 순간, 사실 그는 눈치 채고 있었다. 

그 아이가 바로 창수가 결혼하겠다고 한 이지이라는 걸. 

일전에 아내가 준 사진으로 몇 번 얼굴을 보았다. 

도대체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가 누구인가 싶어서. 

‘예쁜 얼굴’ 좋아하던 아들의 취향에는 맞는 것 같았지만 

이력서에 쓰여 있던 집안 형편, 학력 등 여러 가지 배경은 전혀 아들의 취향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그리 창수가 좋아하게 됐을까. 내내 궁금했는데 우연히 마주쳤다.


“날 잡아서 보자고 하려 했더니...”


서류에서 눈을 떼며, 회장은 생각에 잠기는 듯 하더니 

잠시 후, 전무실에 있던 둘째 아들 민수를 불러낸다.


“네, 아버지.”


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민수가 사무실 문을 열어젖히고는 

책상 옆에 초조한 태도로 아버지의 말을 기다린다.


“너, 이번 정기세일 때 매출 확실히 책임져. 지난번처럼 하면 그 땐...”


“아, 알겠습니다... 잘 하겠습니다.”


“이러니 내가 너한테 호텔 사업 못 맡기는 거다... 잘하자, 민수야. 응?”


“네...”


민수는 고개를 숙인 채로 아버지의 눈치를 살피느라 눈동자만 요리조리 굴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던 회장이 혀를 끌끌 차고는 무슨 말을 꺼내려는 듯 마른기침을 몇 번 한다.


“너, 창수가 만난다는 여자.”


“... 네.”


“그 애 전화번호 가지고 있지?”


“그런...데요?”


“비서 시켜서 연락하라 그래. 내일 보자고.”


“네? 어쩌시려고...”


“창수 한국에 없을 때 보고 내 선에서 정리할거다.”


“...”


“뭐해? 내일 점심 때 보잔다고 얘기해!”


아버지의 말에 민수는 허둥지둥 사무실을 나선다. 

다시 조용해진 사무실 안에서 회장은 길게 한숨을 내쉰다. 

이게 잘하는 건가 싶다가도 다시 한 번 마음을 고쳐먹고, 또 고민하다가 또 마음을 다잡는다. 

힘들고 괴롭겠지만 그 때만 넘기면 된다. 직접 나서서 그 여자애, 정리해야겠다. 

아버지로서 해야할 일이다. 

민수가 나가고 난 뒤 회장은 다시 보고 있던 서류를 한 장 두 장 넘기기 시작했다. 

창수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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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은 정말 사골 같은 드라마다 ㅋㅋㅋ 

라헬이 캐릭터를 써먹게 될 줄은 몰랐다며.


<상속자들> 모르시는 분들은 유라헬을 모르시겠지만~ 

라헬이가 원래 약간 도도, 당당, 건방, 뭐 이런 캐릭터입니다. 

 

이제 막장 들어가나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