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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류사회> 상플 - 창수와 지이 20편 (스압&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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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5. 9. 13.

기... 기다리셨나요!!! 

기다린 만큼 안 재미있으면 어쩌죠... -_-;;; 안 재미있어도 할 수 없어요 ㅋㅋㅋ 

막장... 이라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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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있었다는 게... 무슨 말이야?”


“...”


“누가 이렇게 하라고 시키기라도 했다는 거야?”


“맞아.”


창수와 라헬이 마주 앉아 있는 레스토랑 안. 

창수는 라헬의 말을 듣고 이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지 두 눈을 꼭 감는다.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비행기를 독점한 것도, 호텔을 혼자 쓰는 것도 아니니, 충분히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우연이 아니었다. 중국에 도착해서부터 지금까지 우연이란 건은 없었고 

전부 다 계획대로 움직인 것에 불과했다. 

그럼 이런 계획을 세울만한 사람은... 창수의 출장 일정을 모두 다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혹시... 회장님... 우리 아버지가 그런 거야?”


“... 아주 눈치가 없진 않네.”


“정말 아빠가 그랬어?”


“한 번만 말하게 해줄래? 두 번씩 말하는 거 귀찮은데.”


지이를 두고 다른 여자와 선보는 일 같은 거, 이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꼬박 5박 6일을 ‘선’을 본 셈이 됐다. 화가 나기보다는 어이가 없다. 

창수는 갑자기 헛웃음이 나온다. 

판은 짜여있었고 자신은 ‘말’이 되어 이 칸에서 저 칸으로 움직인 것이었다니. 

평소 아버지가 생각하시는 범위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렇게까지 지이와의 결혼을 반대하시고 싶으실까. 하지만 이 상황에서 더 궁금한 것이 있다.


“아버지는 그렇다 치고.”


“...”


“그러는 너는 뭐냐? 하라면 하라는 대로 그냥 하는 거냐?”


“내가 그럴 것 같이 보여?”


“...”


“보시다시피, 사실 나도 그럴 성격은 아니지. 그런데.”


물론 절대 그럴 것 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니 더욱 궁금하다.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 

어째서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 아버지의 말을 따라줬는지.


“나 이 바닥에서 소문 별로인 거. 듣긴 들었을 거야.”


“...그건...”


“아니라곤 말 못하겠지. 귀가 있는데.”


“...”


“괜찮은 집안 남자 둘을 놓치고 나니까 꼭, 내가 문제 있어서 남자들이 도망간 것처럼 

소문이 ‘와전’ 되더라고. 아무튼...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꼭.”


“그거랑 이 상황이 무슨 상관이야?”


이제 ‘연극’이 끝났다고 생각했는지, 라헬은 피곤하다는 얼굴을 하고 

몸에 힘을 쭉 빼고는 의자에 느긋하게 기댄다.


“그래서 나도 벼랑 끝에 있거든.”


“뭐?”


“이 바닥에 소문 안 좋게 났고... 몇 년 동안 이미지 세탁한다고 했는데도 

선 자리 하나 안 들어오네?”


“그런데?”


"그런데 마침! 오빠네 아버지랑 우리 엄마랑, 무슨 계획이셨는지, 우리 둘, 짝 지어주기로 했나봐.”


“...”


“나, 내 결혼 내 맘대로 못해.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야지. 혼테크 하라면 할 거야. 방법이 없잖아.”


“... 그럼 넌 이 결정에 아무 불만이 없어? 네 뜻은 그렇다 치고, 나는 뭐냐?”


창수가 추궁하듯 물어보자, 이번엔 라헬 쪽에서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짓는다.


“창수 오빠.”


“...”


“부모한테 눈 밖에 난 이 동네 애들 삶이 얼마나 후져지는지 알아?”


“...”


“오빠는, 오빠가 가진 위치를 지켜야 한다는 마인드가 없어?”


라헬의 말을 듣고 있던 창수가 시선을 애써 피하기 위해 

손님도 없는 레스토랑을 한 바퀴 휙 둘러본다. 

라헬이 지금 한 말은, 예전에 준기와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하던 윤하에게 창수 자신이 했던 말이다.

그런데 지금 똑같은 말을 자신이 듣고 있다. 도대체 그땐 무슨 말을 한 건지. 

창수는 속으로 그 때 자신이 했던 말을 곱씹어본다.


"그래서 내 결론은.“


창수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있으니, 라헬이 답답했는지 계속 하던 말을 이어간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회장님이 시키는 대로... 오빠랑 잘해보려고. 

오빠랑 결혼해서 회사 물려받고 둘이서 사업 확장하고 회사 키우고. 그럼 서로 좋은 거 아냐?”


라헬의 말을 말없이 듣고 있던 창수는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두어 번 고개를 끄덕인다. 

조금 전과는 다르게 당황한 표정이 사라진 창수의 얼굴을, 라헬이 유심히 바라본다.


“오빠도 지금, 동의한 거야?”


“뭘?”


“부모님들 얘기. 나랑 잘해보는 거.”


“아니.”


“뭐? 근데 고개는 왜 끄덕이고 있어?”


“알았다고. 네가 무슨 말하는지. 네가 어떤 생각인지.”


“그냥 알았다가 아니라, 알아들어야지.”


“...”


“언제까지 사랑 타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고졸 알바랑 정말 결혼이라도 할 마음이었어? 

어떤 앤지 모르겠지만 남자 꼬드기는 능력이 되게 좋은가 보다... 

오빠가 홀랑 넘어가고. 하긴, 가방끈이 짧으면 그런 거라도 잘해야지...”


‘쿵!’


창수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선 바람에 의자가 바닥에 부딪히면서, ‘쿵’하는 소리가 나고 말았다. 

레스토랑 안에 있던 점원들은 끼어들지 못하고 곁눈질만 하기 바쁘다.


“뭐야... 뭘 저렇게들 쳐다봐. 일들이나 할 것이지!”


“유라헬.”


“왜?”


“넌 내 인생 파트너도 안 되겠지만, 사업 파트너로도 안 되겠다.”


“뭐?”


“넌 네가 지키고 싶어 하는 거. 지금 가진 그 위치. 누구랑 혼테크 해도 못 지켜.”


“뭔 소리야?”


“진짜 그 위치 지키고 싶으면, 말버릇부터 고쳐.”


창수가 의자를 도로 세워놓고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자, 

라헬이 신경질적으로 창수에게 소리친다.


“오빠!!”


라헬의 외침에 창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몸을 돌려 라헬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하고 싶었던 말을 마저 한다.


“유라헬.”


“...”


“난 너랑 지키고 싶은 게 달라. 네가 지키고 싶다는 그 위치... 

지금 하는 사업들... 성과 내는 거. 너는 그런 거 자체가 목표일지 모르지만, 

나한테는 수단이야. 진짜 지키고 싶은 걸 지키기 위한 수단.”


“... 지금 나한테 잘난 척하는 거야?”


“잘난 척이라니.”


“...”


“난 이미 잘났지. 말은 똑바로 하자. 간다.”


창수는 웃으며 손까지 흔들고는 유유히 레스토랑을 빠져나간다. 

히스테리를 부릴 데가 없는 라헬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른다. 

손님이 거의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혼자서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거리고 있던 라헬은 호흡이 점점 가라앉자,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선다. 그리고는 창수가 나간 레스토랑 입구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린다.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 유창수... 난 아직 안 끝났어.”








사람들로 붐비는 버스 터미널. 

퇴근하자마자 지이는 곧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이곳으로 왔다. 

아침에 나올 때부터 외할머니네로 곧장 가려고 짐을 싸가지고 나왔다. 

짐이라고 해야 옷가지 몇 벌 뿐이다. 

어차피 외할머니네 집에 가면 예전에 자신이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

차에 타고 난 후, 무심코 앞쪽에 있는 시계를 본 지이는 

창수의 비행기 시간을 기억해내곤 한숨을 쉰다. 

1시간 정도 있으면 창수가 서울에 올 텐데. 아마도 오자마자 전화를 하겠지. 

하지만 전화를 받을 자신이 없다. 목소리를 들으면... 또 울먹일 것 같아서. 

창수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지이는 

잠시 코끝을 매만지며, 울지 않으려 애쓴다. 

우는 여자는 싫다고 했는데. 그것도 창수 때문에 우는 거라면 더 싫다고 했는데.


“아냐... 아냐... 배가 고파서 그런 거야. 배가 고파서... 음음...”


차가 출발하면 먹으려고 했는데. 배고파서 눈물 나는 거니까 먹고 보자. 

지이는 손에 들고 있던 빵의 포장을 뜯어내고 조심스럽게 먹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그 사이, 00시로 향하는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각. 

비행기가 연착 되어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늦게 공항을 빠져나온 창수가 

미리 대기해 있던 차에 올라탄다. 원래 생각대로였다면 지이네 집에 먼저 들렀을 것이다. 

오래 얼굴을 못 봤으니 잠깐이라도 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라헬과의 우연한 만남이, 실은 계획됐던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됐으니 

일단은 집으로 가야겠다. 

비행기를 타고 있는 동안에도 창수는 어떻게 아버지와 얘기해야할 지 생각했다. 

맞서겠다는 건 아니다. 설득하겠다는 거다. 하지만 어떻게? 

지이에게 자신만만하게 오늘을 같이 살자고 얘기했지만 아버지가 이렇게 강하게 나오니 

창수도 솔직히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 

도심의 밤을 밝혀주는 화려한 불빛들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창수는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듯 눈을 살며시 감았다.








“엄마.”


“어, 우리 아들~ 잘 다녀왔어?”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반갑게 창수를 맞아준다. 헌데 엄마의 얼굴은 평안해 보인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창수는 방으로 올라가지 않고 거실 소파에 자리를 잡는다.


“... 왜?”


“엄마.”


"어?“


“아빠 아직 안 들어오셨어?”


“어... 오늘 모임 있어 가셨어. 왜?”


“하아...”


혹시, 지이를 집에 불렀던 걸 아는 게 아닐까. 

창수 엄마는 속으로 전전긍긍하면서 불안해하는 표정으로 아들 곁에 앉는다.


“왜... 무슨 일... 있었어? 표정이 안 좋다?”


“우리 아빠 정말 대단하다.”


“... 뭐... 가?”


“엄마도 알고 있었지?”


“아, 그러니까 뭘!”


“중국에서 선을 보게 할 줄은 몰랐지. 그것도 5박 6일을.”


“뭐?”


이건 금시초문이다. 

남편이 한동안 계속 ‘계획’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 게 이걸 말하는 건가. 

어찌됐든 이 얘기부터 꺼내는 걸 보니, 아직 지이가 며칠 전에 이 집에 왔었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창수 엄마도 모른 척하기로 한다.


“아빠가...”


“어.”


“RS인터내셔널 외동딸, 유라헬을 나한테 붙여주셨더라고.”


“뭐? 붙여주다니? 둘이 만났다는 거야? 중국에서?”


“어... 근데 엄마 정말 몰라? 진짜 모르는 거야, 아님 모르는 척 하는 거야?”


“진짜 몰랐어! 너네 아빠가 그냥...”


“그냥 뭐.”


“...”


“엄마!”


“그냥! 계획이 있다고만... 나한테 몇 번 그랬단 말이야. 

난 진짜 몰랐지... 그렇게까지 할 줄은...”


아들의 추궁에, 창수 엄마는 괜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린다. 

술 마시고 주사 부리는 것보다 맨정신에 화를 내는 게 더 무섭다. 

엄마지만, 괜히 아들 눈치를 보게 된다. 창수의 눈에 띄지 않게, 엄마는 작게 한숨을 내뱉는다.


“근데, 그래서 어떻게 됐어? 걔가 뭐래?”


“하아... 그게 지금 중요해?”


“아니, 뭐... 그냥...”


“다신 선 같은 거 안 보려고 했는데. 아빠가 내 스케줄 다 얘기해줬는지 

내가 가는 데마다 유라헬이 따라붙더라고.”


“따라붙어? 뭐... 스토커 같이?”


“그 수준이었어. 내가 지이 안 만났었더라도, 유라헬 같은 애는 안 만나.”


“그... 그랬구나... 근데 너네 아빠 RS인터내셔널이랑 뭐 같이 사업한다던데...”


말을 해놓고도 괜히 말했나 싶어 창수의 눈치를 쓱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창수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창수 엄마는 순간 살짝 짜증이 난다. 왜 내가 아들 눈치를 봐야만 하는 걸까.


“야! 너 진짜... 엄마를...”


“...”


“너무 그렇게 보지 마... 아, 나도 진짜 몰랐다니까.”


한마디 따져보려 하다가, 창수 엄마는 괜히 더 소심해진다. 

몰랐던 일이지만, 어찌됐든 남편이 계획한 일이니, 부부일심동체, 같이 한 일이 돼버리고 말았다.


“지금 사업 얘기는 할 필요 없지 않아?”


“그래도...”


“같이 사업한다는 집안이랑 다 결혼시킬 거야? 

무슨 일부다처제야? 아님, 이혼을 몇 번씩 시키겠다는 거야?”


“그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그리고! 나 이지이 아니면 결혼 안 해. 그건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


“에휴... 그래라... 그래...”


“아버지 들어오시면, 나 좀 불러줘. 내려올게.”


창수가 2층으로 올라가고, 창수 엄마는 편두통이라도 찾아온 듯, 관자놀이를 손끝으로 꾹꾹 누른다.


“대체 이 양반은 어쩌려고 이런 거야... 어휴!!!”








집에 오면 아버지와 곧바로 얘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방에 들어온 창수는 허탈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는다. 

그러고 보니 아직 지이에게 잘 도착했다고 전화하지 못했다. 

일단 지이에게 전화부터 해야겠다. 헌데, 막장 전화를 하려 하니, 

미안한 생각에 말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된다. 

도대체 몇 번이나 더 미안하다는 얘기를 해야 하는 걸까. 

물론 창수 자신도 이런 일이 생길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자의든 타이든, 5박 6일 동안 선을 봤다. 

말하지 않으면 지이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알게 된다면 얼마나 또 속이 상할까. 

그렇게 몇 번을 망설이다가, 창수는 결국 지이의 전화번호를 꾹 누른다. 

그리고 신호가 한참 가고 나서야 전화기 너머로 지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여보세요?”


“어... 어... 나 이제 막 서울 왔어.”


“... 어... 좀 늦었네. 잘 다녀왔어요?”


그런데 어째, 지이의 목소리가 반가워하는 것 같지가 않다. 밝지도 않다. 

조금 떨리는 것 같기도 하고, 울적하게 들리기도 한다. 

조금 전, 전화를 걸까말까 망설였던 건 잊고, 창수가 지이의 안부를 살핀다.


“왜 그래? 목소리 안 좋다.”


“어? 어... 아니, 그냥...”


“그냥? 왜? 어디 아파?”


“아니. 나 오늘 피곤한가봐. 피곤해서 그런가 봐요.”


“내가 너보다 더 피곤하거든?”


“어... 그렇지...”


장난을 치려고 해도, 통 반응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창수는 소파에서 일어나 방 안을 걸으며 전화를 한다.


“무슨 일 있어?”


“... 창수 씨.”


“어. 왜?”


“나... 사실 지금, 외할머니댁에 와 있거든.”


“어? 내일 회사는?”


“월차 냈어. 그래서... 나... 월요일 돼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겨우 얼굴 좀 보나 했더니, 왜 하필 지금... 

창수는 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지만 속으로 말을 주워 담는다. 

지이의 목소리가 평소 같지 않아 걱정돼서다. 


“그래... 그런데 목소리가 많이 별로다.”


“... 아니. 괜찮아요. 저기... 나... 할 말 있는데...”


“어. 뭔데?”


“...”


“지이야.”


“서울 가서 얘기할게. 나 여기 방금 왔거든. 

좀... 쉬어야겠다. 창수 씨도 쉬어요. 피곤할텐데.”


“어? 어... 그래...”


평소와는 전화하는 분위기가 영 다르다. 

창수는 전화를 끊으면서도 지이와 전화한 것 같지가 않다. 

전화를 끊을 때쯤엔 지이의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았다. 

오늘은, 서로 피곤하니 일단 넘어가겠지만 내일은 무슨 일인지 제대로 물어봐야겠다. 

창수는 한동안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마치, 지이를 보는 것처럼 빤히 쳐다보다가 책상 위에 천천히 올려둔다.








외할머니네 댁에 있던 지이는 전화를 끊고서야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다. 

조금만 더 오래 전화했더라면 목소리가 떨리는 게 들켰을지도 모른다. 

혹시나 외할머니와 엄마가 우는 소릴 들을까봐 지이는 핸드폰을 부여잡은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소리를 죽여 가며 울고 있다.


"지이야, 엄마가 야식으로 고구마...“


그런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고구마를 쟁반에 담아 가지고 온 엄마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지이의 우는 모습을 본 엄마는 쟁반을 얼른 내려놓고는 놀란 표정으로 지이 곁에 앉는다. 


“왜? 지이야. 무슨 일이야!!!”


“어... 엄마... 어어어엉...”


“무슨 일인데? 응? 말을 해야 알지.”


“엄마... 어어어어...”


무슨 일인지 말은 하지 못하고, 지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결국 큰 소리로 울고 만다. 

영문을 모르는 엄마는, 그저 딸의 등을 어루만지고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띠리리리~’


다음 날 아침. 창수는 알람소리 대신 전화벨소리에 눈을 뜬다. 

잠에서 덜 깬 탓에 그냥 뒀더니 한참 후, 끊어진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벨소리가 울려댄다. 

할 수 없이 몸을 일으킨 창수는 핸드폰을 대충 귀에 가져다댄다.


“창수야!”


“어... 준기냐? 아침부터 웬일이야? 언제 잠든지도 모르고 잠들었네...”


“너 00경제신문에 난 기사 봤어?”


“뭐가...”


“RS인터내셔널 유라헬 본부장이랑 너랑... 같이 난 기사...”


“뭐???”


준기의 말에 창수는 잠이 확 달아나는 기분이다. 

순간적으로 이불을 확 걷어 젖히고 용수철이 튀어 오르듯,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어디 신문? 뭐라고? 유라헬이랑 내가 약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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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죠... 

하명희 작가님... 죄송합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T.T 

하지만 쓰는 사람 입장에선 재미가 좀... 있어요 ^^;;;

즐감하셨길 바라면서 전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