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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류사회> 상플 - 창수와 지이 26편 (진짜 노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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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5. 9. 28.

주의!!! 無 재미!!!


재미는 없어도 

추석에 걸맞는 아이템들을 준비... -_- 라기보다는... 그냥 봐주세요... 

좀 많이 썰렁합니다. 재미가 노노예요. 여태껏 재미없다고 해도 일말의 재미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재미없어요... 그래도 마무리를 짓기 위해 올립니다. 


추석 번외편 정도로 읽어주세요. 본편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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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넘어가는 시간. 지이가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린다. 

희미하게 천장에 눈에 들어온다. 언제 잠이 들었었더라... 

눈을 두어 번 깜빡거리고 나서야 조금 정신이 드는 기분이다.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두 눈에 들어오는 건, 창수의 얼굴이다. 

꿈에서 덜 깬 건가, 머리를 살짝 가로젓던 지이는 아까 낮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 다시 떠올린다.


“아... 맞다.”


창수가 이 먼 00시까지 찾아왔고, 동네 아주머니들 틈에서 질문공세를 받다가, 

엄마를 만났다가, 그리고 밭에서 그러고 주사를 잠깐 부리기도 했다. 창수의 등에 업히기도 했고...


“하여튼 술이... 후우...”


기억이 완전히 돌아오고 나니, 지이는 조금 부끄러워진다. 

집에 들어와 작은 방에서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벌써 시간이 꽤 지났나보다. 

그런데 창수는 언제부터 옆에서 같이 잠이 든 걸까. 

같이 외할머니 댁으로 돌아와 뭔가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몸을 일으키려니 지이는 창수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살짝 빼보려 해도 너무 꼭 잡고 있어서 쉽게 뺄 수가 없다. 


“손 되게 크다... 얼굴은 되게 작은데.”


눈도, 코도, 입도, 이 작은 얼굴에 다 들어 있구나. 

잠든 얼굴을 이렇게 빤히 들여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지이는 손바닥을 쫙 펼쳐 창수 얼굴에 대본다. 이 손으로 얼굴을 다 가릴 수 있다니. 

새삼 그게 신기했는지 지이는 손바닥을 펼친 채로 이렇게 대봤다, 저렇게 대봤다 장난을 친다. 

그러다가 귀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평소엔 별로 신경 안 쓰이다가 

한 번씩 눈에 띌 때면 만져보고 싶다. 이참에 만져볼까... 

그리고는 손을 뻗어보는데, 잠들었다고 생각했던 창수가 덥석, 지이의 손목을 잡는다.


“장난치는 거 다 안다...”


“어, 어... 깼어요?”


“너 중얼거리는 소리에 깼지.”


“...그랬구나. 생긴 것만 특이한 줄 알았는데, 밝기도 밝구나.”


“뭐가?”


“귀 말이에요. 귀...”


“또 귀 만지고 싶어서? 난 누가 내 귀 만지는 거 되게 싫어해.”


“내가 만져도?”


“... 만져라, 만져.”


창수는 못 이기는 척 지이 쪽으로 고개를 들이민다. 

그리고는 웃으며 귀를 만지려는 지이를 그대로 슬며시 안는다.


“이제 술 다 깼어?”


“어. 자고 나니까 개운하네.”


“오늘... 여기서 자고 갈까? 시간도 많이 늦었는데.”


“... 정말? 그럴 수 있겠어?”


“왜? 안돼?”


“여기... 침대도 없고... 바닥에서 자야 해요. 창수 씨 이 방에서 자면... 

엄마랑 나랑 할머니랑 저 쪽 방에서 같이 자야 하는데...”


지이가 볼멘소리를 하니, 창수는 괜히 장난이 치고 싶어진다. 

안 될 거라 생각하면서도 짐짓, 농담을 해본다.


“넌 여기서 나랑 자면 되지.”


“안돼요! 아직...”


“안 될 거 뭐 있어? 지금도 이러고 같이 있는데.”


“어... 여기 창수 씨 혼자 쓰기도 너무 좁잖아요. 그러니까...”


“지이 안에 있니?”


두 사람의 대화에 불쑥,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창수도 지이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리에서 튀어 오르듯 일어난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이 엄마다.


“어, 어, 어... 엄마.”


“들어가도 되지?”


들어가도 되느냐는 말과 동시에 문이 덜컥 열린다. 

그리고 곧장 들어오던 지이 엄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곤 급히 고개를 돌린다. 

조금 부스스해진 모습으로 머리를 매만지는 걸 보니 같이 낮잠 자고 있었던 게 티가 난다. 

괜히 ‘안 좋은 타이밍’에 들어온 건 아닐까... 

지이 엄마는 두 사람의 시선은 외면한 채, 문지방에 대고 할 말을 한다. 


“두... 둘이 같이 있었구나.”


“어? 어... 어, 엄마! 오해하지 마, 우리 아무 것도 안했어. 그냥 있었어.”


“어... 그래... 그래 뭐... 음...”


모녀가 어색한 공기를 만드는 틈에서 더 답답한 건 창수다. 

살짝 까치집을 지은 머리카락을 대충 손바닥으로 쓸어내리며, 창수는 지이 눈치만 살핀다.


“저기... 오늘 여기서 자고... 갈 거예요?”


“아, 네, 날도 좀 있으면 어두워질 것 같고 해서.”


“그래요. 그럼... 지이야, 엄마 잠깐 시내 갔다 올게.”


“시내에? 왜?”


“찬거리가 마땅치가 않잖니. 저녁도 먹고 아침도 먹을 거면.”


“아... 알았어요.”


엄마가 황망히 방 밖을 나서자 창수는 괜히 숨을 몰아쉰다. 

옆에 있던 지이는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해댄다.


“이상하네.”


“뭐가요?”


“나쁜 짓도 안했는데, 괜히 어머님 오시니까 긴장되고 말이야.”


“원래 다 그렇죠 뭐... 어른들 오시고 그러면 하던 일도 멈추게 되고...”


“그런 거겠지?”


“네, 나쁠 거 없는 일도 어른들이 보고 있으면 괜히 나쁜 것 같고 그렇잖아요.”


“그래?”


“응.”


“그럼... 지금부터 네가 생각하는 그 나쁘지 않은 일... 한 번 해볼까?”


“네?”


“안 나쁘다며...?”


“아, 정말! 창수 씨!”


“넌 되게 이상하다~ 무슨 상상을 한 건데?”


“그... 그게...”


당황하며 말을 더듬고 있는 지이의 입술 위에, 창수가 살짝 입을 맞춘다.


“이런 거?”


“아니, 저기...”


“이건 너무 약한가? 나쁠 거 없다며~?”


그리고 창수가 지이의 허리를 안으려고 하는데, 또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이 엄마가 들어오진 못하고 문만 두드린 것이다. 

그런데도 이미 창수와 지이는 서로 외면한 채 마치 모르는 사람인 양 딴청을 부린다. 

방 밖에서 엄마가 지이에게 큰소리로 뭔가 물어본다.


“지이 넌 뭐 먹고 싶은 거 없니?”


“어? 어... 그냥... 고기?”








“저녁 들어요~”


저녁 시간. 지이 엄마가 상 위로 반찬을 하나씩 올리고 있다. 

지이 엄마가 차려온 밥상 가운데를 차지한 건 백숙이다. 

뽀얀 국물에 통통한 닭다리가 삐죽 올라와 있다. 

언제 준비를 했는지 밥상에는 잡채에 고기전까지 올라와 있다. 

푸짐하게 차려진 저녁상에 네 사람이 둘러 앉아 있다. 

좁은 외할머니 방에 창수와 지이, 그리고 지이 엄마와 외할머니까지 앉아 있으니 

방이 꽉 들어찬 기분이다.


“우와... 엄마, 언제 준비 했어?”


“엄마야 뭐 금방 준비하지. 아이고... 그나저나...”


찬거리를 올리며 지이 엄마는 살짝 걱정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는 슬쩍, 창수의 얼굴을 살핀다.


“맨날 고급스러운 것만 먹었을 텐데... 밥상이 부실해서 어쩌지...?”


“아, 아닙니다. 진수성찬인데요. 그리고 저도 닭 좋아합니다.”


“속은 꽉 채워서 넣었는데... 맛이 있을라나 모르겠네.”


지이 엄마의 말을 듣고, 창수가 차려놓은 밥상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솔직히 딱히 젓가락이 갈만한 반찬은 없다. 

하지만 말 놓기도 어려운 사윗감을 앉혀놓고, 어머님은 또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생각하니, 

창수는 그런 내색을 할 수가 없다. 

헌데 창수의 조심스러워하는 모습과는 달리, 지이는 신이 난 얼굴이다. 

백숙을 보며 어떤 부위를 먼저 먹을까 고르는 눈치다.


“일단 요거 할머니꺼.”


지이는 닭다리 하나를 집어다가 살을 발라 외할머니의 밥그릇 위에 올려준다. 

하지만 외할머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닭다리살을 도로 지이 밥상 위에 올린다.


“난 소화도 잘 안되고 그러니까 너 먹어.”


“그래도 할머니가 제일 어른이잖아요. 제일 맛있는 거 드셔야지.”


“국물만 먹어도 보약이다.”


이렇게 할머니와 손녀가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지이 엄마가 나머지 닭다리 하나를 손수 창수의 밥그릇 옆에 있는 작은 접시 위에 올려둔다.


“입맛에 맞아야 할텐데...”


닭다리를 들이밀면서도 지이 엄마는 끝까지 걱정이다. 

닭다리를 물끄러미 보던 창수는 결심한 듯 

젓가락으로 닭다리를 푹 찍고는 살을 발라내기 시작한다.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는 한 입 맛을 보던 창수의 두 눈이 동그래진다. 

두어번 씹고는 또 한 입, 그리고 또 한 입을 차례로 맛본다.


“정말... 맛있는데요 어머님.”


“아, 말만 들어도 고맙네요.”


“빈말이 아니라 진짜 맛있습니다.”


“다행이네... 걱정했는데...”


그제야 지이 엄마의 굳어있던 표정도 조금 풀린다. 

창수는 다른 반찬에도 손 대볼 욕심이 생긴다. 잡채도, 고기전도, 김치도... 

이전에 먹었던 음식들과는 또 다른 ‘맛’이라는 것이 느껴지니 창수는 입맛이 도는 기분이다.


“진짜 맛있어요?”


“어, 어머님 음식 솜씨 좋으시구나.”


“예전에 나랑 떡볶이 먹을 때도 딱 그런 표정이더니. 

세상에 진짜 맛있는 거 많은데, 창수 씨가 나보다 더 모르는 것 같아.”


“... 네가 알려주면 되잖아.”


“... 그.. 런가? 그래요! 나도 엄마 닮아 요리 잘하니까 뭐.”


지이가 창수의 말에 싱긋 웃는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지이 엄마도 엷게 미소 짓는다. 

밥상을 물리고 네 사람이 함께 다방커피까지 마시고 나서야, 

행복했던 저녁식사가 비로소 끝났다.








다음 날 오전. 창수의 차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트렁크에선 뭔가 덜그덕거리는 소리가 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니, 지이 외할머니가 이것저것 챙겨서 트렁크에 넣어주셨다. 

제일 무게를 많이 차지하는 건 햇고구마다.


“어젠 잘 잤어요?”


“어? 아니...”


지이와 지이 엄마, 지이 외할머니가 함께 한 방에서 자고, 창수 혼자 작은 방에서 잠들었다. 

지이 엄마는 생전 바닥에서 자본 적 없다는 소릴 듣고, 

창수를 위해 장롱에 있는 이불이란 이불은 다 꺼내다가 침대처럼 만들어줬다. 

하지만 잠자리가 바뀌고 나니 영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뻐근하구나...?”


“어, 조금.”


“쉬엄쉬엄 가야겠다.”


“고속도로에서 뭘 어떻게 쉬엄쉬엄 가냐? 

...생각해보니까 내가 이 멀리까지 고속도로 운전할 일도 없었는데.”


“왜요?”


“운전할 일이 없었지. 아주 멀면 비행기를 타거나.”


“아... 그럴수록 쉬어가야겠다.”


“너 아까부터 쉬어가야겠다 쉬어가야겠다 하는데...”


“저기, 저기, 휴게소 표시!”


이거였구나. 휴게소 가고 싶어서 그랬던 거였어. 

창수는 휴게소를 발견한 지이의 반응에 어이없다는 듯 웃고 만다.


“또 뭐?”


“응?”


“어떻게 해달라고?”


“... 어떻게 해달라고 한 거 없는데?”


“... 에휴, 알았다.”


언젠가 지이에게 낮이밤이한 남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이는 낮져밤져한 여자라고 응수했었다. 

헌데, 늘 져주는 자신을 모습을 보면 딱히 낮이밤이한 것 같지도 않다. 

휴게소에 차를 대며 창수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하던 말을 밖으로 중얼거린다.


“그냥 져주는 게 이기는 거지...”


“응?”


“아니다.”


“창수 씨는 밖에 안 나갈래요?”


“안 나가. 귀찮아.”


“그럼... 나만 나갔다온다?”


“그래라.”


지이가 원피스를 팔랑거리며 달려가자 창수는 또 불안한 눈빛으로 지이의 뒷모습을 본다. 

저러다 또 넘어지진 않으려는지. 무릎 까진 건 이제 괜찮은 건지. 

그런 생각을 한참 하고 있는데 전화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액정에 뜬 발신자를 보고는 창수가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어, 엄마.”


“너 언제 올 건데?”


“어제 자고 간다고 했잖아. 지금 가요.”


“... 바로 집으로 와.”


“그래야지.”


“이지이도 같이.”


“어... 안 그래도 그러려고 했는데... 왜?”


지이가 양손에 호두과자와 통감자를 들고는 차로 다가가는데, 

창수가 뭔가 열심히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슨 내용을 얘기하는 건지 표정 변화가 다채롭다.


“본부장님!”


“어...”


“이건 먹어 봤어요?”


“이게 뭔데?”


“우와... 호두과자도 안 먹어봤어요?”


“먹을 일이 없어서.”


“고속도로 휴게소의 꽃은 호두과자죠! 이거 먼저 먹어봐요.”


지이는 창수의 손에 호두과자를 하나 쥐어준다. 

지이가 천진난만한 눈빛으로 자신이 호두과자를 먹길 기다리고 있으니 

창수는 또 잘 보라는 듯이 일부러 지이 쪽으로 고개를 돌려 호두과자 하나를 먹는다.


“달달하네.”


“그죠? 맛있죠?”


“네 덕분에 맛본 게 또 하나 생겼네.”


“그럼 이 통감자도...”


지이가 통감자도 한 입 먹여주려고 하는데, 

창수가 지이의 손목을 붙잡고 간식거리들을 한 쪽에 치워둔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지이가 쳐다보자, 창수는 한 박자 숨을 고르고 말을 이어간다.


“지이야.”


“네?”


“방금 엄마 전화 받았는데.”


“...”


“아버지가 우리 허락하셨대.“


“... 네?”


“우리, 결혼하라고 하셨대. 우리...”


“...창수 씨...”


“정말, 오늘을 같이 살자, 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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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장면이 추석 특집이라는 겁니다 ㅋㅋㅋ 

그럼... 여러분 또 나타날게요!!! 

곧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