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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류사회> 상플 - 창수와 지이 번외편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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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5. 10. 9.

정말 소수의 네티즌 분들이 ㅋㅋㅋ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억지스럽지만 다시 붙여봤습니다. 

뜬금포 설정에 너무 놀라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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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로 엷은 햇살이 스며드는 이른 아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창수가 살짝 눈을 뜬다. 

몸은 일으키지 않고 살짝 고개를 돌리니, 왔다갔다, 방안을 돌아다니는 그림자가 보인다. 

뭘 저리 또 일찍 일어났을까.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을까. 아니면 이대로 일어날까. 

고민하고 있는데 그림자의 주인공이 침대 곁에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앉는다. 

거의 내팽겨쳐진 이불을 창수의 가슴께 쪽까지 덮어주려는 듯, 살짝 끌어당기는데 

그 틈에 창수가 손을 뻗어 이불을 당기는 손목을 덥석 잡는다.


“아, 깜짝이야!”


손목을 잡힌 건, 지이다. 조용히 앉는다고 앉았는데, 잠깐 자는 모습만 보고 있으려고 했는데 

수가 손목을 잡으니 두 눈이 동그래질 정도로 놀란 모습이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 깼어요?”


“깰 수 밖에 없지. 하체통통인 네가 침대에 그렇게 툭 앉았는데. 

침대가 한 쪽으로 기울잖아. 당연히 깨지.”


“아, 진짜...”


“... 나 깨우려고 그랬던 거 아니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창수는 몸을 살짝 일으켜 지이를 아예 옆에 눕힌다. 

살짝 망설이던 지이도 못 이기는 척, 창수 옆에 다시 눕는다.


“나, 일어나야 하는데.”


“왜...? 지금 몇 신데?”


“6시 다 돼가요.”


“근데 벌써 일어나?”


오늘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거든. 좀만 책보고 가려고.”


“어제도 늦게 자더니... 야... 이지이. 이러다 장학금 받는 거 아냐?”


“그러면 좋겠다.”


창수는 지이를 더 자신의 품안으로 바짝 끌어안고는 잠결이라 불완전한 발음으로 중얼거린다.


“너무 열심히 안해도 되는데...”


“나이 서른에 대학 갔으면 더 열심히 해야지. 

나보다 10살 어린 애들보다 더 못하다는 소리 듣기 싫단 말이에요.”


“그래...”


“나 일어나야 한다니깐.”


“이러고 좀 있자. 그저께도 공부한다고 서재에서 자고...”


“... 안 된다니깐.”


“...”


어느새 창수가 다시 잠이 들었나보다. 지이는 누운 채로 창수의 잠든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연애하던 시절까지 합치면 벌써 3년을 본 얼굴인데도 어째서 이렇게 질리지 않고 좋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누워있으니 결국 무거운 눈꺼풀이 꾹, 닫히고 만다. 

결국 창수와 지이는 마주본 채로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똑똑. 똑똑똑’


“지이야!”


“어머!”


지이는 용수철이 튀어오르듯 몸을 벌떡 일으킨다. 시계를 보니 6시 반.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30분이 후딱 지나고 말았다. 

밖에서 지이를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창수 엄마다.


“네, 어머님. 나가요!”








창수와 지이가 결혼을 한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여름에 만나 초겨울에 결혼하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이는 대입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일단 이 집안에 들어왔으니 ‘신분세탁’부터 해야 한다는 게 창수 엄마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신혼을 즐길 사이도 없이 아이가 생기는 바람에, 

대학 입학으로 시작하려던 신분세탁은 일종의 ‘홈스쿨링’으로 대체되었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즈음에 아이가 태어났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다음해에서야 본격적으로 대입을 준비한 지이는, 

정말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꽤 유명한 대학교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한 학기가 끝나가는 6월. 지이는 첫 번째 기말고사 준비로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머니, 애기 데리고 자느라 많이 피곤하셨죠?”


“나 피곤한 건 아니?”


“네... 죄송해요. 근데! 할머니가 자꾸 좋다고 하니까...”


“... 그래?”


“네! 할머니만 찾아요. 저랑은 안 놀려고 하고.”


“... 하긴 뭐... 내가 좀... 잘해줬지. 내가 좀 잘해줬을까.”


지이의 말에 창수 엄마는 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두 사람이 거실에 앉아 있는데 

그 사이 2층에서 내려온 창수가 소파 쪽으로 다가온다.


“너무 일찍 깨운 거 아니야...?”


“야! 다른 집 며느리들은 더 일찍 일어나... 내가 지이, 얘 많이 봐주는 거다.”


“그런 걸로 남의 집 비교하지 말지?”


“... 흐흠...”


“근데 엄마는 참 이상하다.”


“뭐가?”


“다른 집은 손자 손녀 생기면, 철수 엄마, 영희 엄마 누구 엄마야~ 이렇게 부른다던데. 

엄마는 왜 지이보고 지이래?”


“아, 그거야...”


늘 지이라고 부르는 게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입에 배어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창수가 물어보니, 대답할 말이 마땅하지가 않다. 정말, 왜 그랬을까?


“지이가 딸 같아서 그렇지?”


창수가 딱 맞혔다는 듯, 자신있는 표정을 지으며 물어본다. 사실은 이게 정답일 것이다. 

언젠가부터 지이가 딸 같아서. 아들 셋만 키워 집안에 여자라곤 늘 자신 뿐이었다가, 

며느리인 지이를 데리고 살면서 지이가 살갑게 굴고 잘 따라주니 

그게 좋아 이름을 부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말에 동의했다가는, 지금 자신을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지이가 

너무 ‘오바’할 것 같다. 창수 엄마는 괜히 콧방귀를 뀌는 척하며 창수의 말을 부정한다.


“아닌데!”


“그럼?”


“애가 둘이니까 그렇지. 지수, 이수, 쌍둥이 중에 누구 이름을 불러? 

지수 에미야~ 하자니 이수가 있고, 이수 에미야~ 하자니 지수가 있고. 

똑같은 날 똑같은 시에 태어난 애들인데. 누구 하나 이름만 부르면 좀 그렇잖아...”


“허이고... 참, 핑계는... 네네, 그렇다고 알고 있을게요.”


“뭐? 야, 너 왜 내 말을 안 믿어?”


“엄마는 좋으면 좋다는 표현을 좀 하고 살지. 좋으면서 싫은 척 좀 하지 마~”


“내가 언제!”


두 모자가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지이는 들키지 않게 속으로 웃고 만다. 

좋으면서 싫은 척 하지 말라고 한 건, 지이가 창수에게 했던 말인데. 

어쩜 저리도 모자가 닮았을까 싶다. 지이는 첫 아이를 쌍둥이로, 

그것도 이 집 안에선 보기 드물게 딸을 낳았다. 

가장 감격한 사람은 의외로 창수 아버지였다. 

아들 셋에, 그 아들들마저 다 손자만 안겨줬는데, 창수와 지이가 딸을 낳고 나니, 

근엄한 성격에 표현은 못하고 한 몇 달은 거의 매일 아기용품을 사가지고 퇴근하는 게 일상이었다. 

나중엔 물건 둘 데가 없어서 그만두긴 했지만. 

물론 창수 엄마도 좋아하긴 마찬가지였다. 아들 셋 키울 땐 입혀보지 못한 공주님 옷도 입혀보고, 

머리도 땋아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두 아이의 이름은 창수와 지이 이름에서 한글자씩 따서 유지수, 유이수로 지어주었다.








아침식사를 마친 창수네 식탁. 창수 부모님과 창수, 지이, 그리고 아기들까지 

6명이 다복하게 둘러 앉아 있다. 지이가 이 집에 오기 전까진 모두가 원두커피만 고집하더니, 

이젠 창수 엄마까지 다방커피를 마시고 있다. 

창수 아버지는 녹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지이에게 말을 건다.


“그래, 이제 방학이라고?”


“네, 아버님. 오늘 시험만 치면요.”


“허허... 내가 이 나이에 대학 다니는 자식을 두게 될 줄은 몰랐네. 

이왕 공부한 거, 열심히 해야지?”


“물론이죠!”


“그래, 그래... 우리 며느리 장학금 탔다고 자랑하게, 시험 잘 치고... 

그럼 난 공주님들이랑 좀 놀다 나갈까...”


창수 아버지가 두 손녀를 데리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자, 

창수와 지이, 그리고 창수 엄마가 나란히 앉아 마저 다과를 즐긴다. 


“아빤 왜 장학금 타령이야...”


“왜요~ 잘하라고 격려해주시는 건데.”


“그냥 놀아! 학비는 내가 줄게.”


“... 우리 공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죠?”


“뭐?”


지이가 정색을 하자 창수가 미간을 찌푸린다.


“이왕 학교 간 거, 열심히 하면 좋잖아요. 내가 아까도 그랬죠? 

10살 어린 애들보다 못하다는 소리 듣기 싫다고.”


“야, 너 애 엄마다. 그리고 10살 어린 애들이 너보다 머리 더 좋을 거거든?”


“야!”


그런데 뜻밖에 둘의 대화에 끼어드는 건 창수 엄마다.


“너 좀 그렇다? 지이가 열심히 공부하겠다는데 왜 놀라 말라야?”


“엄마...”


“10살 어린 애들보다 더 잘하겠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데. 남편이 되가지고는... 쯧!”


“엄마 지금, 지이 편 드는 거야?”


“그래! 지이야, 열심히 해.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아. 알았지?”


“네, 어머니!”


창수는 갑자기 뒷목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언제부턴가 셋이 이러고 있으면 늘 자기가 밀리는 기분이다. 

시집살이 시킬 거라고 엄포를 놓더니. 이건, 창수 자신이 시집살이 하는 기분이다.


“난 엄마를 선택했다고 했는데. 엄마는...”


“창수야?”


“... 어?”


“엄마는 지이를 선택했거든?”


“뭐?”


“그리고 지이가 널 선택했지. 그러니까, 지이 말 듣는 게 내 말 듣는 거야. 알았어?”


“허... 참...”


기가 막힌 창수가 헛웃음을 짓는다. 

이 분이 정말, 3년 전에 지이보고 헤어지라고 했던 그 분이 맞나 싶다.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지만, 

사실 창수는 이런 삶의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이 싫지 않다. 아니, 사실은 정말 좋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알았지만, 2년을 넘게 같이 살았어도 다시 한 번 깨닫지 않을 수 없다. 

지이는 정말, 대단하다. 누구도 무장해제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니까.








“나 오늘 늦을 거예요. 저녁 먹고 들어와요.”


“어, 그래. 지이 너는?”


출근 시간. 현관 앞에서 창수 엄마가 지이에게 언제 올 건지 물어보자, 

지이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웃으며 답한다.


“시험 끝나고 바로 오면...”


“아냐, 엄마. 지이도 늦어.”


“어? 어... 그래. 둘 다 잘 다녀와~”


창수가 지이에게 눈짓을 하자, 지이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결국 창수의 손에 끌려나가다시피 밖으로 나간다.


“왜요?”


“뭐가?”


차에 오르며 지이가 창수에게 물어본다. 도대체 왜 자신이 늦게 집에 오게 되는지 모르는 눈치다.


“나 왜 늦어요? 시험 끝나면 바로 올 건데?”


“... 나랑 만나야 하니까.”


“왜? 아... 시험 끝났다고 고기 사줄 거구나!”


“하아... 나 참... ”


“알았어요! 그럼 나 점심 굶어야지.”


“야! 그냥 먹어. 점심 먹으라고. 그런 거 가지고 굶고 그래.”


“미리 굶어놔야 고기 많이 먹지. 비싼 걸로 사달라고 할 건데?”


“... 너 정말... 아니다.”


창수가 뭔가 실망한 눈빛을 보이니, 지이는 뭘 잘못한 건가 계속 생각하는 모습이다. 

비싼 거 사달라고 해서 그런가? 고기가 싫어졌나? 아니면...

지이를 학교 앞에 내려주고 창수는 다시 회사로 향한다. 

교문을 벗어나면서 창수는 차 뒷자리에 앉아 뾰로통해진 얼굴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오늘 왜 만나는지, 정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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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즐감해주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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