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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태양의 후예> 단편 상플 20편 (끝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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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6. 6. 30.

드디어 죽이 완성됐... -_-;;; 

여러분, 밥은 안 됐습니다. 죽이 됐어요. 그러니까 죽으로 드세요... 

전 죽어야... -_-;;; 는 아니고 죽상이 되겠습니다. ㅋㅋㅋ 

개연성 같은 건 잊기로 해요 ㅋㅋㅋㅋㅋ 비난 및 악플은 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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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안. 모연이 침상에 쳐진 커튼을 걷어내자,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있는 시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모연의 눈에 금세 눈물이 고인다. 다시는 이런 모습, 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모연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바짝 말라버린 입술로 시진을 불러본다.


“유시진 씨...”


이름을 부를 힘조차 사라져, 작고 갈라진 모연의 목소리는 

바로 옆 사람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다. 저도 모르게, 모연은 몸을 가늘게 떨고 있다. 

그 짧은 몇 초 동안 모연의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지나간다. 

도대체 어디서 다친 거지? 왜 다친 거지? 오늘 작전 나간다고 했었나? 

저녁에는 만날 수 있다고 했는데. 나 모르게 ‘백화점’이라도 간 건가? 

그게 아니라면 뭐지? 왜 또 이런 모습을 봐야 하는 거지... 

모연은 떨리는 손으로 시진의 어깨를 붙잡고 깨워보려고 한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유시진 환자님~”


그러나 모연의 손이 시진의 어깨를 잡기도 전에 뒤에서 누군가 큰 목소리로 시진을 부른다. 

그러자 시진이 그 소리를 듣고는 한쪽 눈을 빼꼼, 뜨더니 두 눈을 끔뻑이며 기지개를 쭉 켠다.


“아, 네... 어? 강선생!”


“뭐예요, 지금?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아, 어떻게 알았지? 아, 나 참...“


시진은 태연하게 몸을 일으키고는 양손에 묻은 피를 시트에다가 대충 닦아낸다.


“뭐, 이왕 버린 거니까. 좀 더 닦아도 괜찮죠?”


“유시진 씨!”


흐르는 눈물을 미처 닦지 못한 모연은 시진에게 소리를 지르고 만다.

멀쩡하다는 사실이 반갑긴 하지만, 저렇게 피를 묻히고 자신을 놀라게 한 것이 

한편으로는 너무 억울하게 느껴져서다. 

모연은 일단 손등으로 눈물을 쓱쓱 닦아내곤 손으로 허리춤을 짚은 채 따지듯이 묻기 시작한다.


“도대체 뭐예요? 언제 왔어요? 피는 뭐예요? 왜 사람 놀라게 해요?"


"... 아, 그게...“


“어디 다쳤어요? 어디요? 그 피 유시진 씨가 흘린 거예요?”


“아뇨... 그게... 아, 참...”


시진은 모연의 엄마와 만날 거라는 얘기를 모연에게 하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 지 고민한다. 하지만 이젠 모연의 엄마에게 교제를 허락 받았으니, 

그냥 털어놔도 되지 않을까. 시진은 입을 꾹 다문 채 잠시 고민하다가 

방금 전 있었던 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요...”








“꺼져... 꺼지라고!!!”


모연의 엄마와 만났던 카페 앞에서, 시진은 검은 모자를 쓰고 있던 도둑과 마주보고 있다. 

3층 높이 정도 되는 건물에서 뛰어내려 도둑이 가려던 길을 막아선 시진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도둑에게 손을 내민다.


“지금 곱게 경찰서 가면 정상 참작해줄 것 같거든? 그러니까 그냥 가자. 지갑 내놓고.”


막다른 골목에 몰린 도둑은, 정신없이 자신의 품에서 뭔가를 뒤져 꺼낸다. 

보아하니 잭나이프다. 하지만 시진은 코웃음 칠 뿐이다. 

알파팀 중대장에게 저건 ‘흉기’도 아니고 ‘장난감’ 수준이다.


“왜? 찌르게? 괜히 가중처벌 되지 말고 그냥 곱게 가자. 

내가 경찰서 가서 좋게 말해 줄테니까. 그러니까...”


시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둑은 잭나이프를 아무렇게나 휘둘러댄다. 

허공을 향해 한참 칼을 그어대고 푹푹 찔러대더니, 

어느 틈엔가 시진에게 바짝, 칼날을 들이댄다. 

시진의 얼굴이 아주 잠깐, 일그러졌다가 다시 여유를 되찾는다.


“아, 이게 진짜... 때린 데 또 때리고 있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시진은 몇 번의 손놀림으로 도둑을 제압한다. 

그리고는 건물 입구 안으로 도로 도둑을 밀어 넣는다. 

시진은 도둑이 달아나지 못하게 팔로 목을 짓누르고, 벽에서 벗어나 수 없게 만든다. 

어느새 도둑의 품에 있던 지갑은 시진의 손에 들어와 있다.


“분명히 내가 기회를 줬는데... 나 오늘 무지 잘 보여야 할 사람이 있었거든? 

근데 네가 그 사람 물건에 손을 댄 거야. 내가 기분이 나쁠까, 안 나쁠까?”


“크흑... 컥... 이거 좀... 놓고... 켁...”


“왜? 대답하게? 놔달라고? 답은 필요 없으니까 일단 가자. 경찰서로.”


“유소령!”


계단에서 내려오던 모연의 엄마가 자신을 부르자 시진이 뒤를 돌아본다. 

바로 그 때, 잠깐 팔힘이 약해진 틈을 타, 도둑이 시진을 밀어젖힌다. 

시진의 몸이 반대편 벽으로 튕겨지듯 부딪힌다.


“아... 저게...”


시진은 곧장 몸을 일으켜 쫓아가려다가 건물 바로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급한 마음에 달아나던 도둑에게 신호를 지킬 여유 따위는 없었고, 

그 때문에 급하게 달려오던 오토바이에 부딪쳐버린 것이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그리고 어디선가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차 소리... 

시진이 도둑과 대치하는 동안 모연의 엄마가 신고 전화를 걸어둔 덕분에 

경찰이 그새 현장에 출동한 것이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간 시진은 도둑의 상태를 확인한다. 

어디가 찢어지고 터져버렸는지 도둑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버렸다. 

그래도 아직 의식은 남아있는 듯하다. 시진은 옷가지를 이용해 응급치료를 해준다. 

그러는 사이, 시진의 손에도 피가 잔뜩 묻고 말았다.








“... 그래서...”


그렇게 시진은 응급실에서, 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에 대해 모연에게 

간단히 ‘브리핑’을 한다. 처음엔 편히 누워있던 시진은, 

얘기를 계속 하면서 점점 몸을 일으키더니,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각을 잡고 앉아 있는 자세가 돼버렸다. 

그리고는 모연의 앞에서 뭔가 들켜선 안 되는 일을 들킨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 우리 엄마 만났고, 도둑 잡았고, 그러다가 병원에 왔다?”


“... 네.”


“그럼, 유시진 씨는 멀쩡한 거네요?”


“말하자면... 그런 것 같기도...”


“엄마는요?”


“경찰서... 가셨습니다. 몸은 천만다행으로 멀쩡하시고...”


“그럼 나한텐 왜 연락 안했어요.”


“오늘 만난 거... 아직... 비밀이라서... 그리고 어머님이 좀... 껄끄러워하셔서...”


“왜요?”


모연의 질문에 시진은 조금 당황한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는 머리를 긁적인다.


“아니, 그게... 업무상 기밀...”


“군대예요? 엄마랑 있었던 일도 군법에 걸려요?”


“아니, 아니긴 한데...”


“그럼 말해 봐요. 뭐가 껄끄러운 건지.”


모연이 일부러 시진과 시선을 맞추며 자꾸 추궁하니, 

시진은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모연이 얼른 얘기를 하라는 듯, 고개를 까딱거리자, 

결국 시진은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이야기를 꺼낸다.


“저기... 기밀인데... 어머님 친구분, 돈 빌려주시기로 하셨다고... 

그래서 오늘 은행에도 가셨다고... 강선생이 알면 안 좋아할 거라던데요.”


“아놔, 진짜! 또 빌려줘, 또! 내가 그렇게 빌려주지 말라고...”


“... 그 도둑이 은행에서부터 따라붙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아, 정말!”


“...”


“우리 엄마가 쓸데없이 인심이 좋아서. 맨날 친구들 돈 빌려주고 그래요. 

엄마 돈인가? 내 돈이지. 내가 벌어서 줬는데.”


“... 으이그... 쯧.”


돈 얘기가 나오자 흥분하는 모연을 보는 시진은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러자 모연은 이야기의 방향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나저나 멀쩡한 사람이 응급실엔 왜 있어요?”


“네?”


“왜 응급실에 있냐고요?”


“그게...”


“응급실은 응급 환자들을 위한 곳이거든요? 여기 나이롱환자 나가요~”


모연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킥킥 웃어댄다. 

그런 반응이 쑥스러웠는지 시진이 이불을 걷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모습을 보던 모연은 장난스럽게 시진의 배를 한 손으로 가볍게 툭 친다.


“으이그, 엄살은!”


“아!”


별로 세게 때리지도 않았는데 시진의 인상이 확 구겨진다. 

모연은 손을 오므리면서도 괜한 장난은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엄살 피우지 마요.”


“완전 멀쩡하다고는 안했는데...”


“왜요?”


“여기...”


시진이 웃옷을 걷어내자, 피가 잔뜩 배어나온 거즈가 눈에 들어온다. 

그제야 시진이 다쳤다는 걸 알게 된 모연의 표정이 조금 전과는 180도 달라진다.


“헉... 이거... 도둑한테 다친 거예요?”


“아, 그 자식이 칼을 너무 함부로 휘둘러서... 살짝...”


“어머, 어머... 어떡해...”


상처를 들여다보며 모연은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짓는다. 

반면 모연을 보던 시진의 얼굴에는 보일 듯 말 듯, 옅은 미소가 번진다.








진료실 안. 침대에 걸터앉은 시진을 모연이 치료해주고 있다. 

이만하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시진을 처음 만났던 날, 

꿰매주었던 그 부위를 다시 꿰매주고 있으려니, 모연은 속이 상한다.


“꿰맨 데를 또 다쳤네요. 내가 치료해준 곳인데.”


“그 자식이 다친 데를 또 다치게 만들었습니다. 줄 하나 있었는데, 여기 또 생겨서... 

십자로 만들어버렸네요? 이럼 좀 멋있어지나?”


“... 지금, 농담이 나와요?”


“...”


알고 있다. 시진이 하는 말은 일부러 마음 편하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농담이라는 것을. 

하지만 또 위험했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또 피를 흘리고 또 상처를 입고 또 흉터가 남았다. 

때때로 흉터들을 볼 때면 모연은 속이 상한다. 

게다가 오늘 일은 엄마를 위하다가 생긴 일이 아닌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모연은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한꺼번에 느낀다.


“... 고마워요.”


모연이 수술도구를 내려놓으며 시진과는 눈을 맞추지 못한 채, 고맙다는 말을 꺼낸다.


“... 뭐가요?”


“우리 엄마 지켜줘서. 오늘 일, 고맙다고요.”


미안한 마음에 딴청을 피우며 고맙다는 말을 하니, 

시진은 일부러 고개를 숙여 모연과 눈을 맞추려 애쓴다.


“당연히 지켜드려야죠. 제가 뭐랬습니까? 미인과 노인과 아이는 보호해야 한다는 게 내 원칙이라.”


“... 우리 엄마는 어디에 속하는데요?”


“미인이죠. 알면서 묻습니까?”


“치이...”


그제야 굳어있던 모연의 얼굴이 조금 풀어진다. 

걷어 올렸던 웃옷을 손으로 잡아당겨 내리며 모연의 표정을 살피던 시진이 대화를 이어간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게 있죠. 완전 사적인 걸로.”


“뭔데요?”


“앞으로 장모님이 되실 분이니까. 당연히 그랬어야죠.”


“뭐라고요?”


“사위사랑은 장모라면서요. 그럼 저도 장모님을 사랑하는 게 당연하죠.”


시진이 너무 당연한 걸 말한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니, 

모연은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저렇게 말을 한다는 건, 오늘의 만남에서 뭔가 중요한 얘기가 오갔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 그 중요한 얘기라는 게, 혹시...


“... 우리 엄마가... 허락해줬어요? 우리 만나는 거?”


“저 일 잘하는 남잡니다. 어째 맨날 까먹어...”


“그거랑 일 잘하는 거랑 무슨 상관있어요?”


“아시다시피 알파팀 중대장입니다.”


“알아요, 빅보스.”


“상대를 회유하고 설득하는 것도, 제가 할 일 중에 하나죠.”


“그래서, 우리 엄마 설득한 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꽤 완강한 태도를 보였는데 어떻게 설득한 걸까? 

모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속으로 중얼거리던 말을 밖으로 내뱉는다.


“잠깐... 우리 엄마가 무슨 말에 넘어간 거지...”


“언제는 허락을 받고 싶다더니.”


“아니, 그게... 그냥... 궁금하잖아요. 

딸이 하는 말은 그렇게 안 듣더니, 유시진 씨가 뭐라고 했기에...”


“진심을 말씀드렸습니다.”


“... 진심요?”


“모든 걸 다 지켜도 강선생을 못 지키면 아무 소용없다고.”


“...”


“무슨 일이 있어도 강선생은 지켜주겠다고.”


“...”


“강선생은, 나에게 신념, 그 자체라고.”


“유시진 씨...”


모연이 시진의 눈을 빤히 쳐다보자, 시진은 모연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살짝 입을 맞춘다. 모연이 눈을 끔뻑거리고 있으니, 시진은 귀엽다는 듯 환하게 웃는다.


“너무 감동받진 말고.”


“... 아... 아무튼. 봉합 다 됐어요. 일주일 지나야 실밥 뽑을 수 있는데 

그 때까진 계속 소독 받으셔야 해요. 군대에도 병원 있죠?”


“여기로... 매일 와도 됩니까?”


언젠가 겪었던 일을 똑같이 다시 겪는 것 같은 기분. 데자뷰. 

시진의 대꾸에 모연은 피식 웃고 만다. 

맨 처음 만났던 날과 똑같은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내심 재미있다.


“매일은 오버고, 주 3회? 주 4회 오시면 빨리 나을 수도 있고요.”


"주치의 해주는 겁니까?“


“상처 소독하는데 주치의가 중요해요?”


“중요하죠. 특히, 주치의의 미모.”


“... 주치의 선택 기준이 미모라면 더 나은 선택은 없어요.”


예전과 똑같은 질문과 대답을 나누며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첫 만남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대답은 누가 하나...“


“일단 전!”


시진이 혼잣말을 중얼거리자, 모연이 목소리를 높여 시진의 말에 대꾸한다.


“... 되게 잘 생기고 일 잘하는 남친 있는데. 그 쪽은요?”


“아... 저도 수술할 때가 제일 섹시한 의사 여친 있어요. 얼굴도 맨날 바뀌어요.”


“어떻게요?”


“어제는 엄청 예쁘고, 오늘은 겁나 예쁘죠.”


실없는 농담이 몇 번 오가자, 두 사람은 결국 소리 내어 웃는다. 

한참을 웃던 시진은 목을 가다듬고는 하고 싶었던 얘기를 이어간다.


“... 그런데...”


“...”


“상처 소독 말입니다. 꼭, 병원에서 해야 합니까?”


“왜요?”


“아니, 뭐... 소독약 있고... 뭐 그러면... 집에서 해도...”


“주치의네 집에서요?”


“뭐, 그래주면 좋고...”


“나참... 환자가 이것저것 바라는 것도 많네. 너무 까다롭다, 이 환자. 

나, 그럼 주치의 안할 지도 몰라요.”


“하게 될 건데.”


“무슨 자신감인데요?”


모연이 입을 삐죽 내밀고는 답을 기다리자, 시진은 재킷 안주머니를 뒤지더니 

뭔가를 꺼내서 모연의 손에 꼭 쥐어준다. 손을 펴보니 작은 상자다. 

상자를 열자, 뭔가 반짝이는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이거...”


“너무 감동 받진 말고요...”


“... 다이아몬드... 진짜 다이아예요?”


“후우... 당연하죠. 소령 월급에 이 정도 감당하기 참 힘든데...”


“유시진 씨...”


상자 안에 든 건 아주 작은 ‘다이아 알’이 박힌 반지다.

커플링을 받을 때 ‘알 박힌’ 반지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연이 상자를 꼭 쥐고 쳐다만 보고 있으니, 시진은 반지를 빼서 모연의 손가락에 끼워준다. 

그리고는 반지를 요리조리보던 시진이 불만스럽다는 듯, 혀를 끌끌 찬다.


“아, 정말, 내 마음을 깎아서 보석을 만들면 한 5캐럿, 아니다 

10캐럿 이상은 나올 건데. 알이 너무 작나? 그래도 다이아인 건 알겠죠? 티가 나죠? 그럼...”


“... 고마워요. 전부 다.”


“...”


반짝이는 반지를 물끄러미 보던 모연은 손끝으로 반지 낀 손가락을 어루만진다. 

그러더니 손을 쫙 펴서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살펴본다.


“근데요 유시진 씨.”


“네.”


“나 다이아몬드 알 말고, 더 비싼 걸로 약속해줘요.”


“어? 이거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나 좀 부담스러운데?”


시진이 곤란하다는 듯 이맛살을 찌푸리자, 모연이 반지를 계속 쳐다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유시진 씨를 약속해줘요.”


“... 저를요?”


“유시진 씨가 아프지 않고 다치지 않고 늘 무사히, 내 곁에 있어주는 거, 

그걸 약속해달라고요. 다이아몬드보다... 난...”


“...”


반지를 보던 모연은 몸을 틀어 시진을 꼭 안아준다. 

그리고는 시진의 등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그게 더 필요해요.”


"... 내가 오늘도 일 잘한다는 티를 팍팍 냈는데.“


“...”


“티가 안 났나봅니다.”


“... 다치지 말라고요! 정말...”


“알았어요. 알았어...”


“...”


시진은 모연의 어깨를 붙잡더니 서로 마주 볼 수 있게끔 

자신을 안고 있던 모연을 살짝 떼어놓는다.


“그럼 이제 다 된 겁니까?”


“뭐가요?”


“이제 나랑 평생 같이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까?”


“... 그건 진작에 하고 있었거든요?”


“아닌데. 지금 다이아 반지 딱 보고 그 때부터 생각한 것 같은데?”


“아니거든요?”


모연이 퉁명스럽게 답을 하는데, 시진이 더 대꾸하려던 그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살포시 마주 댄다. 모연의 따스한 온기가 시진의 입술 위에 그대로 전해진다.


“... 뭐예요?”


“입 막은 거죠. 야하게.”


“... 정말, 이 사람 군인 안 됐으면 뭐가 됐을라나 몰라...”


“그럼, 소독도 한 번 더 받고, 우리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 좀 나눠볼 겸.”


“... 나눠볼 겸?”


“주치의네 집에 갈까요? 오늘 저녁에?”


“... 맥주는 안돼요.”


“목적이 딱히 맥주는 아니니까. 난 주치의 보는 게 목적이라.”


“...”


“주치의가 샤워하나, 안하나 확인도 할 겸?”


“아, 진짜!”


바빠서 남친이 없다던 의사와, 빡세서 여친이 없다던 군인은 우연한 만남으로 

지금, 이렇게 평생을 약속하는 사이가 되었다. 

지금처럼 함께 웃는 순간들이 더 쌓이고 쌓여 두 사람이 함께하는 일생이 되길. 

처음 데이트 신청을 했던 진료실 안에서 시진과 모연은 

서로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내내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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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을 갖춰입진 않았지만 갖춰입었다 치고 ㅋㅋ 존댓말로 써봄)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읽어주신 분들은 정말 극소수였지만 오히려 소수였기에 더욱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끝낼까 고민했지만 결국은 나름의 수미쌍관으로 ㅋㅋ 


(여기서부터 다시 반말 ㅋㅋ)

무려 6번째 장편 상플이라니... 나 스스로를 존경함. 물론 대부분 죽으로 끝났지만 ㅋ

밥이 되는 날 같은 건 없으려나? 흥. 이왕이면 영양만점 잡곡밥으로... 

아니다, 담백한 흰쌀밥도 좋으니 내 밥 한번 제대로 챙겨먹고 싶다. 이제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