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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감상문 (스포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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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16년감상영화

2016. 9. 26.

인생은 실전이다!!! 



▶ 영화 내용 3줄 요약 

1. 허드슨강에 비행기를 불시착시켰지만 탑승자 전원을 살린 '설리'.

2. 하루 아침에 유명해진 것도 힘들지만 더 힘든 건 조사과정. 

3. 과연 불가피한 불시착이었을까, 잘못된 판단이었을까... 조사가 진행되는데... 


▶ 영화 감상 3줄 요약 

1. 155는 숫자일 뿐이지만, 이것이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2. 연습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음. 

3. 사건의 재구성이 이렇게나 중요함... 단순한 플롯을 틀어서 재미를 준 사례. 


▶ 별점 (5개 만점)

★ (별 3개 반과 4개 중에서 고민했지만 고민 끝에 3.8개? ㅋ)


▶ 퍼온 줄거리 

2009년 탑승객 155명 전원이 생존한 비행기 추락사고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헐, 줄거리가 딸랑 저거 뿐이라니... 놀랍군. 


음... 이전에도 몇 번 말했지만 아무도 모를 것 같은 나의 영화 취향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고, 재난 영화도 엄청 좋아함. 

그런데 실화 + 재난 영화라면? 뭐 이건 100% 본다고 보면 된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 바로 그런 영화다. 

예매를 하고 보니 변칙 개봉... -_-;;; 그건 참 마음에 안 들지만 

일단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영화를 보러 갔다. 그리고 결론은?

만족... 아주 만족이다. 


특히 영화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당시 비행기가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과정은 너무나 짧아서 영화로 만들기에 

길이가 너무 안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불시착이 불가피한 일이었는가에 대한 

NTBS 즉,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조사 과정이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꽤 흥미진진해지고 뻔한 구조를 탈피한다. 

원작이 어떤지 잘 몰라서 이게 감독의 생각이었는지 원작자의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은 <Highest Duty: My Search for What Really Matters>이라는 책이며, 

허드슨강에 비행기를 불시착시킨 주인공, 

체즐리 설런버거(Chesley Burnett "Sully" Sullenberger) 기장이 쓴 책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참... 영화 잘 만들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는 줄거리를 설명하긴 좀 어렵다. 

주인공의 꿈에서 시작해, 실제 주인공들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끝나는데 

주인공이 생각하다가, 꿈꾸다가, 문득문득 과거로 돌아갔다가 

다시 현재로 돌아오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뒤죽박죽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배열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어쨌든 시작은... 주인공 설런버거의 꿈으로 시작된다. 

비행기를 제대로 착륙시키지 못해 도시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그런 꿈. 

그런데 실제로는 이랬다. 




2009년 1월 15일, 8시간 잘 자고 나온 기장 설리는 

부기장 제프와 함께 기장석에 앉아 비행기의 최종 상태를 점검한다. 

이 비행기는 라과디아 공항에서 샬럿 공항까지 날아가는 비행기

이날 이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은 총 155명. 기장과 승무원 포함이다. 

이 중에는 갓난 아이를 안은 엄마도 있고, 

휠체어에 탄 늙은 어머니를 모신 딸도 있으며, 

1년 간 계획을 세워 여행에 나선 아빠와 아들, 

그리고 아빠의 조카(그러니까 아들의 사촌ㅋ)도 있다. 사연 없는 사람 없겠지. 

늘 착륙과 이륙이 지연되는 것에 승무원들은 투덜대면서도 이야기꽃을 피우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하늘을 날아오른 그 때... 3분 뒤...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 

여기서 잠깐! 버드 스트라이크란? 

[조류 충돌(鳥類衝突) 또는 버드 스트라이크(영어: bird-strike)는 

항공기의 이착륙 및 순항중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치는 현상이라고 가리킨다.]

... 라고 위키피디아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고마워요! (찡긋!)

그리하여 기장과 부기장은 순식간에 우왕좌왕하게 되고, 

그 사이 오른쪽 왼쪽, 그러니까 양쪽 엔진이 모두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보조 동력을 이용해보지만 추락이 예상되는 상황. 

기장인 설리는 라과디아로 회항하겠다고 하고 

관제탑(이라고 해야 하나? 맞나?)에서는 라과디아 공항의 활주로를 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설리는 그럴 시간이 없다는 걸 직감적으로 판단하고, 

관제탑에서는 그럼 11킬로미터 떨어진 테터보로? 아무튼 다른 공항을 알려준다. 

하지만 거기도 갈 여유가 안 된다고 판단한 설리는 (고도가 너무 낮아서) 

허드슨강에 착륙하겠다고 한다. (정확히는 착륙이라 볼 수 없고 착수)

관제탑 직원은 미쳤냐고!!!... 라고 생각하고 계속 다른 공항으로 가라고 한다. 

왜냐하면 물 위에 착수한 비행기 중 단 한 번도 제대로 내려앉은 비행기는 없었으니까. 

인명 피해가 날 것이 불보듯 뻔했으니까. 관제탑 직원은 좌절하는데... 




그러나 비행경력 42년에 빛나는 설리는 승객들에게 "충격에 대비하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진짜 허드슨강에 비행기를 착수시키기로 한다. 결국 허드슨강에 콰과광 내려앉은 비행기.

다행히 폭발같은 건 없었지만 급속도로 물이 비행기 내부로 차오르고

비행기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승무원들은 급하게 승객들을 밖으로 내보내지만

문제는 때가 1월 15일. 겨울이다. 실제 온도는 영상 2도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물에 계속 빠져있다가는 얼어죽을 판이다. 

다행히도 인근에서 순찰을 돌던 해양경찰들이 이들을 빠르게 발견하고 구조에 나서고,

몇몇 승객들이 불안감에 현장을 급하게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긴 했지만 

구조대원들은 차례차례 승객들을 구조한다. 

비행기 안에 남아 끝까지 혹시 누구 하나 남아있진 않은지 꼼꼼히 살펴본 설리는

가장 마지막에 비행기에서 내리고, 

결국 20여 분 만에 155명 전원이 생존했다는 기적적인 뉴스를 듣게 된다. 

(병원에 있던 설리에게 생존자가 모두 합해 155명이라고 동료가 얘기해줄 때 

관객인 나조차도 눈물이 날 것 같았음... T.T)

세상은 설리를 영웅 대접하는데 영화에도 이런 내용이 잘 나와 있다. 

설리를 태운 운전 기사는 영광이라고 하고, 

설리가 들른 bar에서도 설리와 악수를 하고 싶어 하고, 

설리가 묵은 호텔에서는 호텔을 다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설리에게 호텔직원이 뭐든 도와드리겠다고 하자, 설리가 

"그럼 내 옷 드라이 클리닝 내일 아침까지 해줄 수 있습니까?"라고 하자 

직원 왈 "지금 장난해요? 호텔을 다줘도 아깝지 않아요!"라고 함... ㅎㅎ) 




그러나 이렇듯 강인하고 용감한 기장이었던 설리에게는 

2가지 힘겨운 일이 있었으니 하나는 사고 조사였고, 

하나는 그 자신 역시 사고의 생존자로서 정신적 후유증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는 설리가 악몽을 꾸고, 헛것을 보는 것으로 그의 정신적 후유증을 보여준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설리의 아내가 설리에게 전화를 몇 번 거는데 

처음엔 걱정하다가, 짜증 내다가 (남편이 집에 오질 않고, 그사이 집안 문제가 늘어서)

나중엔 "생각해보니까 당신도 생존자더라고요..."라며 울 때 마음이 찡했다. 

하지만 조사는 또 받아야 하더라고... 어쩔 수 없지. 

그러니까 설리가 기장으로서 제대로 판단을 하고 비행기를 착수시킨 건지, 

다른 선택지는 없었던 건지... 하는 것이다. 

만약 설리의 잘못이 드러나면 그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다. 




NTBS 즉,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에서는 2가지 가능성을 제시하며 

설리가 잘못된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양쪽 엔진이 다 고장났다고 했지만 왼쪽은 움직이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두번째는 출발지인 라과디아로 회항하거나 

11킬로미터 떨어진 공항으로 갈수도 있었다는 것. 

만약 그럴 수 있었는데 안한 것이라면, 설리는 영웅이 아니라 사기꾼이 된다. 

왜냐하면 승객들을 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에 빠뜨린 인물이 되기 때문이다. 

부기장인 제프는 "당신은 최선 그 이상을 해냈다"며 설리의 편을 들지만, 

NTBS에서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시뮬레이션 상으로는 

왼쪽 엔진이 작동 중이었고, 

공항으로 날아가 착륙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었다는 보고가 나온다. 

게다가 왼쪽 엔진이 유실돼서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 이를 어쩌냐??? 

(이게 왜 설리를 또 몰아붙이냐 하면, 

보험 회사와의 승부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에서는 차라리 사고가 났어야 이득이 된다고 한다. 후덜덜...)


설리는 눈앞이 캄캄하다. 

까딱하다간 자신의 커리어가 다 날아가게 생겼다. 연금도 못 받고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설리 스스로는 그 때, 허드슨강에 불시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 증명하지?

... 라고 생각하던 그 때! 그는 '타이밍'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리고... 




NTBS의 사고 청문회가 열리던 날. 설리는 NTBS가 만든 시뮬레이션을 

원격 영상으로 모두가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NTBS에서는 오냐~ 하고 수락. 

그리고 첫번째 경우,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하는 것과 

두번째 경우, 11킬로미터 떨어진 다른 공항으로 가는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NTBS의 말대로 모두 가능한 일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설리는 당황하지 않고 이렇게 말한다. 

"너네 이 시뮬레이션 하려고 몇 번이나 연습했니?"

그렇다. 

시뮬레이션이란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상황이고, 

몇 번이나 연습한 끝에 사고 상황을 재연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시뮬레이션 속 기장들은 이미 사고가 날 것을 알고 

'새떼다' '엔진 고장이다' 이런 과정을 기계적으로 아주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하고 있었던 것이다. 

확인 결과 무려 17번이나 연습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설리는 "우린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다."라며 판단을 내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 

버드 스트라이크 직후 35초 간 상황 판단의 시간을 더하기로 한다. 그러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둘 다 fail. 

한마디로 라과디아로 가든 다른 공항으로 가든 실패~~~ 인명피해가 난다는 말씀. 




그리고 추가로 유실됐던 왼쪽 엔진이 발견됐는데 다 뽀개짐. 

그러니까 불시착 할 때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는 것!! 

이 말의 의미는? 설리가 맞다는 거죠!!! 설리는 올바른 판단을 했던 것입니다~~~ 

인생은 실전이다. 

누가 "너 오늘 사고 난다!" "새떼가 온다!" "바로 옆으로 가면 되니까 걱정마"라고 

미리 얘기해주나? 

시뮬레이션 기계는 실전이 아니라는 거다. You know what I'm saying? 


마지막으로 블랙박스 내용을 확인하는데 

NTBS에서도 그런 말을 하더라. 기장이 살아서 이 내용을 함께 듣는 건 처음이라고. 

(대부분 사고가 나면 사망하기 때문에... 들으려야 들을 수가 없지.)

블랙박스 음성 확인을 하면서, NTBS에서도 마지막엔 

설리에게 잘했다고... 인정을 해준다. 

겨우 850미터 정도 상공에서, 새떼가 확 몰려와서 엔진 2개를 멈춰버렸을 때

어떤 선택을 했어야 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는가에 대한 진실을

블랙박스가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는 생존자들과 설리가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155명이지만, 그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천명도 넘는 인간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서로의 생존을 축하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끝... 코끝 찡... 




요즘 재난 영화를 보고 나면, 특히 이렇게 다수가 위기에 빠지고 함께 구출되는 

그런 영화를 보고 나면 세월호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더라. 

그리고 그 상황을 다른 이들은 어떻게 헤쳐나왔는 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때와는 완전 반대로, 기장인 설리는 냉철하게 판단해서 허드슨강에 불시착하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끝까지 비행기에 남아 154명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봤다. 

아울러 사고 직후 해양경찰이 즉각 출동하고 구조대가 바로바로 나서서 

생존자들을 빠르게 구조해 전원 생존이라는 기적을 낳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어땠나? 선장이 먼저 도망가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뭐... 제대로 조사가 이뤄진 것도 아니지. 

NTBS가 냉정해보일진 모르지만 정말 할 일 제대로 하더만. 

우린 그런 기관이 아예 없는 건가?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 

톰 행크스는... 딱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연기 잘하는 배우다. 

시종일관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고개 끄덕일 수 있게, 동감을 얻어내는 연기를 했다. 

그리고 <다크나이트>의 하비 덴트! 아론 에크하트... 

누군가 했더니 다크나이트의 적이었어 ㅋㅋㅋ 암튼... 반가웠다. 


요란하진 않아도, 어마어마한 역경과 대서사시가 없어도, 

진짜 가슴 찡한 사연이 딱히 없어도 

역시나 진정성. 그리고 디테일함. 구성의 변주. 이런 것들이 있다면 

최선의 결과를 뽑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이맥스로 보면 어떨까도 싶지만... 음... 뭐... 네... ㅎㅎㅎ 

재미있게 잘 본 영화였음. 중간중간 눈물이 나올 뻔한 건 단순히 나이 탓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