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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패러디 <구르미 그린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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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6. 10. 2.

드라마 망치기를 즐겨하는 블로그 주인장 워프 드라이브입니다... 

이번에 망가뜨릴 드라마는 ㅋㅋㅋ <구르미 그린 달빛>입니다. 요즘 아주 인기 만점이죠???


아... 망가뜨리고 싶다... 상.플 같은 걸 써볼까!!!

... 라고 생각했지만 상.플을 쓰기엔 이미 훌륭한 원작이 있기에 

그걸 글로 쓰기는 힘들 것 같아서 패스했음. 

그래서 생각한 게 패러디. 짧은 패러디. 

반응이 좋으면 (반응이 좋다 = 욕을 안 먹는다 ㅋㅋ) 더 해보고 아님 말고. 

나의 계획은 남녀의 위치와 역할을 바꾸는 것. 이 정도면 되려나? 

그래서 제목도 구르미 그린 햇빛 ㅋㅋㅋ 

일단, 뭐... 제작진들에게 양해의 말씀을 드리고요... 

나야 뭐, 갈라파고스 블로그니까 보는 사람은 볼 것이고 말면 말겠지. 

그럼 서론이 길었으니까 본론으로 고고!!! 


※ 원작 파괴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그리고 이건 코믹 요소가 있는 패러디 물입니다. 딱히 진지하지 않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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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공주]

죽은 중전이 낳은 공주이며, 세자의 여동생이다. 그러니까 현재 중전은 계모다. 

똑똑하긴 하지만 유약하고 제 할 말 잘 못하는 세자에 비해 

훨씬 당돌하고 똑부러지는 성격. 그 때문에 정치적인 일도 알게 모르게, 

세자를 대신해서 해주는 편이다. 그걸 아는 외척들은 어떻게든 공주를 흠집 내고 싶어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마주친 홍삼월이라는 아이를 다시 궁궐에서 만나게 된 유정 공주. 

처음에는 그저 말동무로 너무 좋은 친구라고 여겼는데, 

키도 훤칠하게 크고, 가끔 굵은 목소리를 내는 삼월이가 남자 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어느 날 밤, 자신을 구해준 의문의 복면 남자가 혹시 삼월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의심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홍보검 / 홍삼월]

역적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느 순간, 남자임을 숨기고 여자로 살아야 했던 인물. 

다행히도 천하 미색이라 여자라고 해도 다들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남자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 

사당패에서 일하다보니 춤과 노래에 일가견이 있다. 

가끔 굵은 목소리가 날 때는 ‘한약을 잘못 먹어서’라고 둘러대며 살아가던 어느 날, 

양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궁중 나인으로 팔려가고 이곳에서 유정 공주와 마주치게 된다. 

이미 한 차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만난 적이 있던 두 사람. 

처음엔 공주라는 걸 모르고 ‘깝치다가’ 공주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몸을 사리고 있다. 

그래도 둘만 있을 땐 그야말로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정’이 ‘연모’로 바뀌면서 스스로도 혼란을 느끼고 있는데...


※ 오늘 패러디 하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해가 져갈 무렵. 고운 꽃분홍빛 치마 저고리를 입은 유정 공주가 

궁궐 안에서 자신과 삼월이만 아는 공간에 앉아 책을 넘겨보고 있다. 

책장은 넘어가지만 삼월이 생각에 책의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넘기고 보는 시늉을 할 뿐이다. 

그러다 문득, 인기척이 느껴지자 유정 공주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 

그 인기척의 주인을 확인하고는 놀란 표정을 짓는다. 하마터면 책을 떨어뜨릴 뻔 했다. 

고운 남색 도포 자락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다음엔 화려한 갓끈, 그 다음엔... 

삼월이의 얼굴. 유정 공주 앞에 나타난 건, 그녀의 나인, 홍삼월이었다. 

놀란 것도 잠시, 유정 공주가 해사한 표정으로 웃어주자, 

삼월이도 그에 답을 하듯, 조용히 고개를 들어 올리며 함께 미소 짓는다. 

한 걸음, 두 걸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니 그제야 실감이 난다. 

삼월이가 여자가 아닌, 사내라는 사실이.






며칠 전만 해도 유정 공주는 삼월이 때문에 여간 속이 타는 것이 아니었다. 

오빠인 세자보다 더 똑똑하고 야무지다며, 남자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아깝다는 소릴 들을 정도였던 유정 공주였지만, 

‘연모하는 마음’ 앞에서는 책에서 배운 지식도, 

누군가에서 들은 소문이나 가르침도 다 소용없어 보였다. 

게다가 하필, 좋아하게 된 상대가 나인이라니! 

그것도 돈 문제로 궁궐에 팔려온 견습 나인이라니... 

어쩌다 삼월이가 나인이 되기 전, ‘어떤 사고’로 인해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만나면 만날수록 말이 잘 통하고 뜻이 맞는 친구였기 때문인지, 

유정 공주는 금세 삼월이와 동무처럼 친해졌다. 

여자치곤 너무나 큰 키와 가끔 툭툭 튀어나오는 굵은 목소리에 놀라긴 했지만, 

큰 키는 ‘어머니 아버지가 아주 컸다’는 말로 얼버무렸고, 

굵은 목소리는 ‘어렸을 때 한약을 잘못 먹어서’라는 변명으로 대충 넘어갔다.


‘그래, 가끔 사내 같긴 하지만 저리도 고운데, 뭐. 설마...’


유정 공주는 삼월이와 친하게 지내면서, 

종종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도, 그저 믿고 의지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어느새 연모로 바뀌어 있었고, 

부정하려 할수록 마음은 더욱 깊어져 밥맛도 없어지고 잠도 통 자질 못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사내인 너를 뭐라 부르면 좋겠느냐?”


이렇게 삼월이가, 사내로 자신 앞에 나타나다니... 

기쁜 마음을 너무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면서, 유정 공주가 조용히 입을 떼자, 

삼월이는 눈을 두어번 끔뻑인다. 

그렇구나. 아직, 한 번도 자신의 원래 이름을 공주에게 들려준 적이 없다. 

평소대로 목소리를 ‘여자처럼’ 가늘게 내려다가 이내, 자신이 이미 

‘남자’라는 사실을 밝혔다는 걸 재차 깨달은 삼월이는 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는다.


“크흠... 홍... 보검입니다. 마마.”


아, 깜짝이야. 유정 공주는 잠시 가슴에 손을 얹으며 놀란 마음을 달랜다. 

삼월이의 목소리가 원래 이리도 목소리고 낮고 부드러웠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는다. 

한 때는 그 동안 자신을 속인 것이 괘씸하기도 했지만, 

유정 공주는, 사내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나타나준 삼월이가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홍보검...”


원래 저 아이의 이름이구나. 삼월이란 이름은 역시 어울리지 않았어. 

유정 공주는 마치 아이가 어미의 말을 따라하듯, 조용히 두어번 더 되뇌어본다. 

홍보검... 그런 유정 공주의 표정을 바라보던 삼월이, 아니 홍보검은 

유정 공주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뭐라 말을 할 지 기다리고 있다. 

그러자 유정 공주가 그런 시선을 알아차린 듯,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홍보검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웃음을 그대로 머금은 목소리를 공기 중에 힘주어 뱉어낸다.


“보검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으로 불러준 내 이름. 내 진짜 이름. 

그것이 이리도 반가울 수가 있을까. 어린 시절에는 수백번 수천번 그 이름을 들었는데, 

오늘 유정 공주가 불러준 내 이름이 새삼, 더욱 특별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는 뭘까. 

홍보검은 절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는 소리 내어 웃고 만다. 

지그시 홍보검을 바라보던 유정 공주는 

보검이라는 이름이 어떤 뜻일까 생각하다가 이윽고 먼저 말을 꺼낸다.


“보검은... 혹시 보배로운 검이라는 뜻이냐?”


“예, 보배로운 검처럼 쓰이는 사람이 되라, 아버지께서 그리 지어주셨다 들었습니다.”


유정 공주는 일전에,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준 의문의 복면 남자가 

바로 홍보검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보배로운 검, 그것은 결국 공주인 자신을 위해 쓰여졌구나... 하면서.


“너와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누가 보아도 안 되는 사랑이고, 생각할 수도 없는 사랑이다. 

누가 볼까 두렵고 힘들고, 

넘어야 할 산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보이는 마음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젠, 서로가 서로를 속이며 가슴앓이를 할 필요는 없다. 

그것만으로도 유정 공주와 홍보검은 서로를 마주본 채 한참을 웃을 수 있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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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읽어볼만 하신가요?

댓글에 적어주시는 분들께 추첨을 통해... 그냥 감사합니다. 근데 보통은 댓글이 참 없음... ㅋㅋ 

욕은 사절이에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