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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 : 에잇 데이즈 어 위크-투어링 이어즈>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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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16년감상영화

2016. 10. 23.

위대한 뮤지션 비틀즈의 '아이돌' 시절... 



▶ 별점 

★ (마치, 내가 비틀즈가 된 기분?)


▶ 퍼온 줄거리 

1963년부터 1966년까지 그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유일한 4년, 

일주일을 8일로 살았던 치열했던 공연의 기록과 

아이돌에서 진정한 전설의 아티스트로 거듭나기까지……


그들을 바꾼 숨겨진 진짜 이야기가 이제 밝혀진다!




이건 영화... 라기보다는 하나의 영상 기록물이다. 

그래서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고 (역사가 스포일러인데 뭐 ㅋ) 

딱히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다. 

오히려 비틀즈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고 가면 갈수록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나마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라도 봐서 좀 더 재미있었음)

비틀즈의 노래를 좋아한다면 반드시 봐야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


이 영화는, 1962년부터 1966년까지, 비틀즈가 투어를 뛰던 시절 이야기를 담은 건데

비틀즈 관련 사료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많은 줄은 몰랐다. 

사료가 많았기 때문에 제작 가능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역사적인 음악가가 될 거라고 이미 예견했던 것일까. 알고 있었나.

초창기는 물론이고, 비틀즈라는 이름이 아직 생기기 전 사진들도 있어서 반가웠다. 

비틀즈를 잘 아는 팬들이라면 다 아는 사진들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참 신선하고 반가운 자료들이었다. 


줄거리는 딱히... 그냥... 역사적 사실과 인터뷰로 점철되어 있다. 

공연 실황, 멤버들의 당시 기자회견, 이동 경로, 녹음실 사진을 비롯해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 등 멤버들의 증언, 

(중간중간 조지 해리슨과 존 레논의 생전 인터뷰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비틀즈의 음반을 담당하던 프로듀서 조지 마틴, 

당시 이들의 투어에 동행했던 기자, 

이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음악가들,  

그리고 팬을 자처하는 시고니 위버, 우피 골드 버그 등 유명 배우들의 인터뷰까지.

아주 충실한 인터뷰가 담겨 있다.




굳이 줄거리를 쓰자면, 1962년부터 1966년까지, 비틀즈가 겪었던 일들이 전부다. 

1962년, 처음 투어에 나섰을 때만 해도, 성공할까? 이런 생각이었는데

웬걸... 미국에 가니까 사람들 열광... 기절... 

점점 더 인기가 더해가고, 나중엔 그냥 멤버들이 손만 흔들어도 

손 흔드는 걸 중계방송할 지경이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독일... 세계 어딜 가도 비틀즈 열풍! 

그 인기는 차트로도 증명되는데 1집은 30주, 2집은 21주 동안 UK차트 1위!!  

내는 음반마다 1위는 따놓은 당상이었음. (그러나 1위를 지속하는 기간은 많이 줄었음...)


그러나... 1965년 쯤 되자 멤버들은 점점 지쳐가고, 

언론이 슬슬 이들을 적대적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기자가 "왜 당신을은 무례하죠?" 이런 질문을 대놓고 함.) 

존 레논이 "지금 우리는 예수님보다 더 유명하다"라는 말을 해서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비틀즈 앨범 불태우기 운동이 일어난 것이 가장 큰 사건이었던 듯. 

나중에 존 레논이 해명을 함으로써 좀... 무마가 되긴 했지만. 

이것 말고도 일본 부도칸 사건, 필리핀 이멜다 사건이 있었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영화로 확인하세요~ㅋㅋ


아무튼 1966년이 됐을 땐 극도의 피로감을 느낀 멤버들이

음반 제작에 열중하자는 마음으로 더 이상 이런 투어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찾아본 결과 4년 간 무려 1400번 이상의 공연을 했다고 하니, 그만두고 싶기도 하겠다.) 

투어 중단 결정 후 내놓은 첫 앨범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는

롤링스톤즈가 선정한 명반 500선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후, 투어를 돌진 않고, 음반 제작에 힘쓰고, 방송 출연하고, 뮤직비디오도 찍고~ 그랬음. 

1966년 이후, 비틀즈 멤버가 라이브 공연을 한 건 딱 한 번이라고 한다. 

그것도 영국 회사 사옥? (자기네 음반 회사를 말하는 건가?) 옥상에서 한 번. 


투어를 그만두면서, 비틀즈는 아이돌에서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난 것 같다. 

실험적인 음악도 많이 만들었고, 다른 음악 장르를 차용하기도 하고 그랬거든. 

이후에 우리가 아는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고. 




영화 보고 나서 기억에 남는 거 아무거나 적어봐야지... 


1. 이 영화를 통해 비틀즈의 창조자(?)라고 할 수 있는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에 대해 알게 됐다. 

집에 있던 아무 옷이나 걸쳐 입은 10대들에게 (처음 만났을 땐 폴 매카트니가 만 19세였으니깐)

슈트를 입히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바로 엡스타인이었다고 한다. 

멤버들과 일하기로 하고 바로 양장점에 갔다고... 

이것이 초기 비틀즈의 이미지를 만들고, 이들을 호감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실제로 그러기도 했고. 


2. 투어 돌던 때 사진을 몇 장만 봐도 알겠지만 정말 멤버들 모두 어마어마하게 골초다. 

(마.약에도 꽤 손을 댔던 것으로 안다.)

인터뷰할 때도 담배~ 피아노 칠 때도 담배~ 

악기 다룰 때 어떻게 담배를? 하고 생각하겠지만 입에 물고만 있으면 되니까 ㅋㅋ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 땐 그런 시절이었겠지. 




3. 스타디움에서의 공연 시초가 바로 비틀즈라고 한다. 

5천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빌리면 밖에서 우는 5만 명의 팬들은 어떡할거냐는 얘기에

진짜 대형경기장(야구장 같은 곳)에서 공연을 시작한 건데,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1965년 뉴욕 시스타디움의 경우, 

5만 6천 명 정도를 수용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와우...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 당할 것 같던데 다들 의연하게 공연하더라. 멋있다. 


공연 중에 관객들이 막 실려나가는 것도 당시 실황 영상에 찍혀있다. 

거기 찍힌 관객들 중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분들도 있을 것이고... (51년 전이니까.)

갑자기 왜 내가 마음이 먹먹해지는 건지.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공연이 끝나자마자 떠나는데, 

못 떠날까 걱정했던지, 공연장 안으로, 그러니까 경기장 안으로 차가 들어옴. 

그 차 타고 바로 나감 ㅋㅋ 뭐, 저 당시에 비틀즈가 땅을 밟을 일이 거의 없었을 것 같음. 

비행기 아니면 기차 아니면 자동차... 


4. 실황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1965년 뉴욕 시스타디움 실황 공연으로 마무리 된다. 

영화로 공개된 공연 시간은 30분인데, (실제로는 50분 정도 찍혔다고 한다.)

영상은 4K로 리마스터링하고 음질도 손을 봐서 꽤 봐줄만 하다. 

일단 사료가 풍부하니, 리마스터링 과정만 거치면 볼거리가 가득할 듯. 


5. 그런데 1만 명 2만 명 그리고 5만 명 정도 수용하는 저런 대형 공연장에서,

비틀즈는 인이어도 하지 않고 공연했다고 한다. 헐... 

그래서 음악이 거의 안 들렸다고 함. 

드럼 담당 링고 스타의 증언으로는

자기 앞에 서서 기타치는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발 구르는 모습, 엉덩이 흔드는 모습으로

박자를 대충 때려맞힐 정도였다고 한다. 와우... 상상도 안 된다, 진짜. 




6. 생각해보면 겨우 스무살 스물 두 살... 뭐 이 정도의 젊은 청년들인데,

아무리 음악이 좋고, 열정이 넘쳤다고는 하나,

저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고 일어나면 공연하고, 또 공연하고, 

뛰어다니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며 쫓아오고 이런 걸 겪어야 하는 삶을 계속 살아야 했다면

안 미치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강철 멘탈 아니 티타늄 멘탈이 필요할 듯. 


나중에 인터뷰한 걸 보면, (폴 매카트니의 인터뷰였던가?) 

사람들은 비틀즈를 보고 성장하지 못했다고 했다지만, 

멤버들이 봤을 땐 성장을 강요당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인기를 누리는 건 좋은데, 그게 너무 신드롬, 그러니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광풍이 불어닥치니 이 젊은이들도 처음엔 좋았겠지만 점점 힘들었을 거다. 

(왕관을 쓴 자라면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지만, 이거 왕관 쓰다가 목 꺾일 판...)

그나마 브라이언 엡스타인이 매니저로서 일을 잘했는데, 그의 사후에는... 흠... 

(영화에는 엡스타인이 사망한 이야기는 안 나온다. 그는 1967년에 사망했다.)


7. 그런데 더 대단한 건, 저렇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데도 

작곡 작사를 다 했다는 거다. 게다가 저들은 악보를 볼 줄 몰랐다!! 

(폴과 존은 확실히 못 본다. 다른 멤버들은 모르겠음...)

폴 매카트니의 경우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배웠다고 하던데... 


1962년부터 1966년까지 이들은 석달에 한 번 싱글을 내고 반 년에 한 번 음반을 낸다는 

계획을 세웠고, 아마도 거의 그대로 진행된 듯하다. 후덜덜하다... 


지금이야, 가수가 좀 틀리게 불러도 그 부분만 다시 부르면 되고,

때로는 기계의 힘을 빌리기도 하지만, 

1960년 대는 한 번에 잘 불러야 하고, 틀린 게 녹음되면 그대로 음반에 틀린 대로 실리던 시절.

그래서 잘 들어보면 왜 재녹음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묘한 음악들이 있다. 

그건 그 나름대로 재밌다. 묘하게 안 맞거나, 묘하게 다른 소리가 들어가 있는 부분들. 




8. 시대의 흐름이라는 게 있는 것 같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 태어난 비틀즈 멤버들은 

격동의 60년대, 젊은 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때 활동했다. 

저들의 인기는 어쩌면, 어떤 시대적인 맞물림이 딱딱 들어맞은 결과가 아닐까도 싶다. 

(... 라고 영화에서 얘기한 것 같은데 누가 그랬지?)


9. 미국은1960년대만 하더라도 흑인 차별이 심했다. 

그래서 공연장에도 백인/흑인이 따로 앉아야했는데, 

비틀즈가 이런 식의 차별이 이해가 안 간다고 대놓고 말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폴 매카트니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매니저는 땀 흘렸다고 ㅋㅋㅋ)  

그래서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백인과 흑인이 같이 앉아서 공연을 봤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혁명 아닌가... 


10. 앞으로 비틀즈 같은 음악가가 나올 수 있을까?

혹자는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에 비유한다. 

솔직히는 이만큼 혁명적인 팝가수가 나오기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1960년 대는 팝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던 시절이니까, 다양한 시도가 가능했을 것이다. 

이제는 외계인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든가, 

아니면 화성에서 공연하는 정도가 아니면, 혁명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힘들 것 같다. 

그야말로 비틀즈는 '시대'와 '재능'이 맞물려 탄생한 최고의 그룹이 아닐까... 




이 영화가 지루하다는 의견도 있다. 졸았다는 사람도 있다. 

비틀즈에 아예 관심이 없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혹은 이게 기록 영화인지 몰랐다면... 그럴 수도. 

하지만 적어도 비틀즈 팬들이라면 꼭 보시길 권해드린다. 

솔직히 비틀즈 음악 몇 곡만 알아도 보는 재미가 아주 없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