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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패러디 <구르미 그린 햇빛>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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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6. 11. 18.

1편이 그닥 주목 받지 못한 관계로 덮어놨었는데

최근 댓글이 생겨서 ㅋㅋㅋ 숨겨놨던 패러디 열망을 다시 한 번 불태워 봄. 

(상.플 아니고 패러디라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군요~)


1편은 

http://blog.daum.net/verystrangeview/1333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어요~ (이렇게 내 블로그 광고 한 번 하고~)


오늘 패러디할 부분은 바로 이 부분! 

10회에 라온이가 감 따다가 발목 다쳐서 다른 내시들 부축 받는 거 보고

폭풍 질투하던 이영 세자의 모습을 그린 요 부분입니다~ 



<패러디의 기본 설정 설명>



[유정 공주]

죽은 중전이 낳은 공주이며, 세자의 여동생이다. 그러니까 현재 중전은 계모다. 

똑똑하긴 하지만 유약하고 제 할 말 잘 못하는 세자에 비해 

훨씬 당돌하고 똑부러지는 성격. 그 때문에 정치적인 일도 알게 모르게, 

세자를 대신해서 해주는 편이다. 그걸 아는 외척들은 어떻게든 공주를 흠집 내고 싶어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마주친 홍삼월이라는 아이를 다시 궁궐에서 만나게 된 유정 공주. 

처음에는 그저 말동무로 너무 좋은 친구라고 여겼는데, 

키도 훤칠하게 크고, 가끔 굵은 목소리를 내는 삼월이가 남자 같이 느껴진다. 

게다가 어느 날 밤, 자신을 구해준 의문의 복면 남자가 혹시 삼월이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의심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홍보검 / 홍삼월]

역적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어느 순간, 남자임을 숨기고 여자로 살아야 했던 인물. 

다행히도 천하 미색이라 여자라고 해도 다들 속아 넘어갔다. 

심지어 남자들의 구애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 

사당패에서 일하다보니 춤과 노래에 일가견이 있다. 

가끔 굵은 목소리가 날 때는 ‘한약을 잘못 먹어서’라고 둘러대며 살아가던 어느 날, 

양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궁중 나인으로 팔려가고 이곳에서 유정 공주와 마주치게 된다. 

이미 한 차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만난 적이 있던 두 사람. 

처음엔 공주라는 걸 모르고 ‘깝치다가’ 공주라는 것을 안 순간부터 몸을 사리고 있다. 

그래도 둘만 있을 땐 그야말로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정’이 ‘연모’로 바뀌면서 스스로도 혼란을 느끼고 있는데...



※ 혹시 호칭이 틀리다면 그건 제가 역알못... 역사를 잘 몰라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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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유정 공주가 궁궐을 사뿐사뿐 거닐고 있다. 

종일 서고에서 책을 읽다가 나온 터라 눈부신 햇살이 왠지 더 따사롭다. 

아니, 햇살뿐만이 아니다. 연못의 일렁임도, 궐 안에서 흔하게 보던 들풀이며 꽃들도, 

이전과는 다르게 보인다. 보름 전에도, 달포 전에도, 지난 해 이맘때에도 

이 풍경은 다르지 않았을 것인데 유독 달리 보이는 까닭은... 

얼마 전에서야 비로소 삼월이, 그러니까 보검이가 사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었기 때문일까... 유정 공주는 저도 모르게 배시시 엷게 미소를 짓는다.


“조심해.”


“야, 정말 가지에 손이 닿았어!”


“대단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얼마나 걸었을까. 한참 궐 안을 걷고 있는데 유정 공주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견습 나인 ‘도귀’와 ‘박성순’, 그리고 보검이가 눈에 들어온다. 

금세 유정 공주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미간에 살짝 주름이 잡힌다. 

보아하니 감나무 앞에 모여 감을 따려하는 것 같다. 

다른 나인들에 비해 키가 월등히 큰 보검이가 손을 휘저어 감을 따려는 게 보인다. 

도귀가 들고 있는 바구니엔 벌써 감이 몇 개 눈에 띈다. 

감 중에서 잘 익은 것을 고르던 도귀는 

치맛자락으로 쓱쓱 감을 닦더니 보검의 눈앞에 쑥 내민다.


“이거 먹어봐.”


“어?”


“이건 홍시 되기 직전이라 좀 말랑말랑해. 달겠다.”


그리고는 아예 보검의 입에 감을 넣어준다. 

한 입 먹어본 보검은 맛이 있었는지, 도귀와 마주보며 함께 웃는다. 

그러자 박성순이 다가와 보검과 팔짱을 끼며 신나게 팔을 흔들어댄다.


“삼월이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처음에 봤을 땐 남정네 보는 줄 알았잖아.

너무 팔척장신이라. 그래서 좀 무서웠거든.”


그러자 도귀도 맞장구를 치며 대화를 이어간다.


“맞아! 나도 그랬는데. 가끔 목소리도 좀 굵게 나오고...”


“아니, 그건... 아... 아니... 그건 한약을 잘못...”


도귀의 말에 당황한 보검은 원래의 사내 목소리를 낼 뻔했지만, 

다시 목에 힘을 빼고 가는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눈치 채지 못한 도귀는 계속 혼자 떠들어댄다.


“알아, 알아. 처음에 그랬다고. 그런데 지금 보니 얼굴이 이리도 곱단 말이지.”


“그러게... 이 고운 눈매하며, 이 오똑한 콧날... 음... 근데 이거 혹시 수염인가...”


“아, 저... 저기! 저거 감 또 따자! 저기 감 있다.”


보검은 수염 자국이 들킬세라 서둘러 감을 다 먹어버리고는 

다시 감나무 가지에 손을 뻗는다. 그런데...


“아!”


“어머!”


“아... 삼월아... 아프겠다.”


“너 또 방금 남자 목소리 났어...”


“어? 아... 아야...”


남자 목소리가 났다는 말에 보검이 속으로 깜짝 놀라며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더욱 가늘고 여리게 내려 애쓴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방금 벌어진 일을 보고 있던 유정 공주는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일부러 인기척을 내려고 목을 가다듬는다.


“으흠...”


“아, 공주 마마.”


“공주 마마.”


손바닥으로 이마를 문지르고 있던 보검이도 유정 공주를 보고는 곧바로 허리를 굽힌다.


“마마...”


감을 따다가 그만 땡감이 이마에 톡 떨어져버렸으니, 얼마나 아플까. 

유정 공주는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숨기지 못하고 혀를 끌끌 찬다.


“뭐가 그리 즐거운 것이냐?”


유정 공주가 모른 척 물어보자, 도귀와 박성순이 쑥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아, 저, 마마... 홍나인이 살짝 다친 것 같아서요...”


“하여, 저희가 홍나인을 좀 안전하게 데려다주려고...”


견습 나인 박성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정 공주는 

조금 싸늘한 눈빛으로 하고는 살짝 고갯짓을 한다. 

그러자 눈치 빠른 박성순이 ‘꺼지라’는 뜻인 줄 알아듣고는 

도귀의 어깨를 붙잡고 어서 가자며 재촉한다. 

무슨 일인지 어안이 벙벙해하던 도귀는 보검에게 감 따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종종걸음을 하며 자리를 벗어났다.

두 나인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한 유정 공주가 이번에는 보검에게로 눈길을 돌린다. 

보검은 뭔가 불만이 있는 듯, 입술을 살짝 내밀고는 

이마를 손으로 자꾸 문지르며 유정 공주에게로 다가간다. 

정자 돌계단에 두 사람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자, 

유정 공주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보검과 눈을 맞추려 애쓰며 속마음을 드러낸다.


“잘 하는 짓이다.”


“감을 따주려고 손으로 가지를 흔들다가 땡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잘 하는 짓이야. 아무나 하고 막 팔짱 끼고. 

아무나한테나 막 그리 웃어주고. 막, 다치고. 어?”


유정 공주의 푸념 섞인 꾸지람에 

보검은 더욱 입술을 쭉 내밀고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그런 표정보다 유정 공주에 눈에 들어오는 건 보검의 이마다. 

혹시나 멍이 들진 않을까, 혹이 나진 않을까 괜히 걱정스럽다.


“다신 다치지 마라. 명이다.”


“누군 다치고 싶어서 다칩니까?”


근처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보검은 유정 공주와 단둘만 있을 때 늘 그랬듯이, 

다시 낮고 부드러운 사내의 목소리로 응수한다. 

그러나 유정 공주는 보검의 대꾸에도 하고 싶은 말을 계속 이어간다.


“다른 사람 앞에선 웃음이 나도 참거라. 이것 또한 명이다.”


벗으로 대하라더니. 정인이라더니. 만날 때마다 ‘명’, 그 놈의 ‘명’. 

원래 나는 웃는 얼굴로 태어난 것을 어찌 하라고. 웃음이 많은 것을 또 어찌 하라고.


“싫습니다.”


보검이 단호하게 싫다는 말을 하자, 유정 공주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 싫어?”


순간, 화가 난 듯 보검의 머리를 쥐어박을 듯 

주먹을 야무지게 쥔 유정 공주의 모습을 본 보검이 

움찔, 몸을 움츠리고는 눈을 감는다. 에이, 입이 방정이지, 입이 방정이야. 

그리 속으로 생각하며 언제 때리나 기다리던 보검은 눈도 못 뜨고 있다. 

그런 보검의 모습이 어여뻐보였는지, 

유정 공주의 차가웠던 표정이 금세 따스하게 바뀐다. 

그리고는 혹시나 누가 볼까, 손에 들고 있던 책으로 보검의 얼굴을 가리더니, 

금 땡감을 맞은 보검의 이마에 입을 맞춘다. 

땡감 한 번 더 맞는 셈 쳐야겠다 생각했는데... 입을 맞추다니!

보검은 놀란 눈을 하고는 유정 공주를 빤히 쳐다본다. 

하지만 유정 공주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짓는다.


“벌이다. 공주의 말을 거역한 벌.”


보검은 눈을 두어번 깜빡거리고는 그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차린다. 

그제서야 두 사람은 웃는 얼굴로 서로를 마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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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 보는 사람이 있으려나... ㅎㅎ 

근데 쓰는 나는 좀 재밌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