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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완득이> 감상문 (스포일러 다량 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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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이전에 본 영화

2011. 10. 20.

※ 스포 있음

 

 

■ 줄거리

고교 2년생 완득이의 좌충우돌, 엄마 찾아 삼만리...까진 아니고...

복잡다단할 수 밖에 없는 완득이의 일상사 

   & 19단 합체 변신 로못 만들기만큼 어려웠던 성장통

       & 동주 선생님의 인간 개조 프로젝트 

 

자세한 줄거리는 다음 영화 섹션에서 확인하시길.

 

■ 영화에서 배울 점

1.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 하나씩은 다 있다.

2.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사고 치고도 복직 잘 되는 경우, 사실 빵빵한 집안 사람임이 틀림없다.

 

내 취향에 대한 충격이 커서 배울 점이 뭔지도 모르겠다.

 

 ■ 별점 (다섯개 만점)

아... 도저히 자신감 넘치게 줄 수가 없어. 그 이유는 아래의 '진짜 감상'에...

 

■ 진짜 감상

난 <완득이>를 통해 또 한 번 깨달았다.

나의 취향이 대중의 취향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갑자기 심한 좌절감과 뜻모를 쓸쓸함이 몰려오고, 내 바운더리 안에 아무도 없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갑자기 잘생겨 보였던 유아인. 연기 잘 한다)

(실제로 26살인데 충분히 18살로 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는 좋다. 그건 부정하지 않겠다.

<성균관 스캔들> 때도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유아인이 잘 생겨보였고,

심지어 필리핀인 배우까지 (한국말을 거의 한국인 수준으로 구사함) 연기를 잘 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게 뭐냐?'를 한 6번 되뇌었고 '아, 거지같다...'를 대략 4번 쯤 중얼거렸던 것 같다.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너무 턱턱 자른 것 같은 편집과

완득이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너무 문어발처럼 뻗어나간 각종 에피소드들,

그리고 그걸 또 일일이 다 중심으로 끼워맞추려는 듯한

(그냥 지나가는 얘기가 아니라 다 중요하다는 식으로 중심에 구겨넣은 것 같은)

그런 전개가 싫었다.

킥복싱 시작하는 것도 너무 뜬금없고, 반 여자 아이랑 사귀게 되는 것도 (사귄다고 말은 안했다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또 언제 마음과 마음이 오갔는지 모를 정도로, 어제 만났는데 오늘 사랑하는 그런 것도 싫었다.

킥복싱 하다가 쥐어터지고 얻어맞아서 링 위에 뻗어있던 완득이가

갑자기 막 웃는 장면은, 사실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져야 할 것 같은데 (전문 용어는 아무거나 갖다 쓴 것임)

도통 그런 게 빵~ 터지지가 않고 적재적소에 배치된 것 같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다같이 화합하는 자리. 떼샷에 풍악 울리는 거. 난 너무 진부해보였는데...

21세기 이후, 그런 결말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데???

 

인터넷을 켜고 봤더니 완전 호평일색 아닌가.

심지어 다음 영화 섹션에 가서 완득이를 검색하면 BAD로 꼽은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제로다 제로.

다들 웃음이 빵빵 터졌단다. 듣자하니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에는 1분에 한 번씩 웃음이 터졌단다.

가슴 찡하다, 재미있다, 유쾌하다! 좋은 평들이 흥부가 탄 박에서 금은보화 쏟아지듯 좔좔좔 나오고 있다.

 

삼인성호라고 하지...

세 사람이 호랑이 봤다고 하면 없던 호랑이도 나온다고.

그런데. 이건 뭐 100인이 1000인이 재밌다고 하는데 나만 재미없다고 하니,

내가 이상한 거지.

 

(나도 이런 모습으로 좌절했다... T.T)

 

 

그래. 어쩌면

뜬금없다고 생각했던 편집은 동물적인 편집 감각에서 비롯된 것, 즉, 감독이 쓸데없는 가지치기에 능한 것이며,

연인이 되기 직전 배우들의 눈은 나에게 대략 1분 넘게 힌트를 주고 있었는데 내가 딴 데를 보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완득이가 킥복싱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싸움꾼이라는 걸 보여줬으니 그걸로 친절한 설명은 그만해도 되겠다는

감독의 적절한 끊고 맺음이 지혜로운 일일 수도 있는 거잖아?

다만! 내가, 내가! 눈치를 채지 못한 것일 뿐. 내가 어리석고 집중력 없는 관객일 뿐.

내가, 보통 인간의 눈과 보통 사람의 마음을 가지지 못한 것일 뿐.

 

좌절스럽다.

대중의 취향을 간파하고, 대중의 시류를 따라가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

 

사실 되게 슬프고 쓸쓸하다. 겨우 영화 한 편 가지고 이렇게 슬퍼질 줄이야...

 

<완득이>로 대중성 상실 모드를 갖춘 내 자신의 모습을,

또 한 번 깨달았고, 확실히 깨달았고, 깨달음의 대장정 끝에 선 기분이다.

정말 난 대중적인 일을 하면 안 되겠구나, 그런 걸로 자존심 내세우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 혹시나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여러분.

<완득이> 다들 재밌다고 합니다. 그러니 너무 저의 말을 귀담아 듣지 마세요...

 

 

 

■ 뱀발.

<완득이> 만든 감독의 전작 중에 내가 본 게 있었다.

<내 사랑>...

그 때도 나는 별로 안 좋게 봤었는데.

그냥 이 감독의 스타일이 내 취향이 아닌가 보다. 흑흑흑...

 

대중의 마음을 알고 싶은데... T.T

 

하긴, 알아서 뭐하려고. 내 마음이나 제대로 알자 ㅋㅋ

 

아, 그리고 완득이는 동주쌤 만나기 전부터 불량 학생 아니었다. 아빠 말 엄청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