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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 성탄 특집 6편 [크리스마스, 어게인(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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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20년감상영화

2020. 12. 21.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크리스마스, 어게인(2014)   
원제: Christmas, Again
감독: 칼스 푀켈 
출연: 켄터커 오들리, 한나 그로스, 제이슨 쉘튼  
기타: 미국, 80분

▶ 퍼온 줄거리 (오랜만에 네이버에서 퍼옴)

노엘은 뉴욕의 한 거리에서 성탄 트리용 나무를 판다.  
가슴 아팠던 과거는 트레일러의 사진 속으로 밀어두고 밤을 새며 나무를 팔던 그 앞에 나타난 리디아.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한 젊은 남자가 나타나 노엘을 때려눕히고 도망가버린다.  
모두가 행복해 하는 성탄절,  
그 속에서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노엘과 미스터리한 웃음을 가진 리디아는 과연 사랑에 빠지게 될까?


▶ 영화 내용 3줄 요약 
1. 성탄절 시즌 한 철, 트리용 나무를 파는 노엘. 우연히 리디아를 구해주다.
2. 리디아 남친의 오해로 리디아는 노엘에게 따지러 오지만.
3. 함께 트리 배달에 나선 노엘과 리디아. 그리고 그들의 마음에 핀 꽃한송이???

▶ 영화 감상 3줄 요약
1. 쇼핑 잘 못하는 사람 괴롭히는 영화 (보는 사람이 다 우물쭈물하게 됨 ㅋㅋ)   
2. 이른바 '얼빡샷' 자주 나옴. 감정을 보여주고 싶어한 듯. 
3. 안 팔리는 나무가 있긴 있을 거 아니오, 거참. 재고처리는 어떻게 한담? 

 

▶ 영화 평가 지수 (5점 만점)
재미 지수 □ (2.5점 /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극도로 지루한 것도 아닌)

감성 지수 □ (3.5점 /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접근할 것)

이해 지수 ■■ (2점 / 솔직히 반도 이해 못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지수 ■■ (2점 / 트리만 가지고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난다)

 

▶ 줄거리와 감상

한국어로 된 정보를 찾기 쉽지 않은 영화다. (물론 블로그에 쓴 후기는 좀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러닝타임이 짧아서... -_-;;; 죄송합니다. ㅎㅎㅎ 

 

이 영화 <크리스마스, 어게인>은 기승전결이 정확하게 나눠지는 영화가 아니다. 

만약 주인장과 같은 성격이라면 (1+1=2처럼 딱딱 떨어지는 논리와 개연성 좋아함)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래서 뭐? 결론이 뭐지? 왜 저러지? 하면서. 

이렇게 따지기를 좋아한다면 굳이 추천해드리지 않겠음. (생각해보니 나도 참 까다롭군.)

그러나 뭔가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면... 괜찮을 수도 있겠음. 

 

영화 맨 처음과 끝에 붙는 찬송가는 뭔가 LP판 소리 같아서 레트로 감성이 느껴짐. 

중간에 나오는 음악들은 톱으로 연주한 듯 우울해지고 흐느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인공 노엘(켄터커 오들리)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뉴욕에서 트리용 나무를 파는 남자다. 

12시간은 노엘이, 12시간은 닉이라는 또 다른 남자가 일한다. (한철 장사라 24시간 운영하는 걸까?)

주간 알바생인 닉은 여자친구와 함께 트리 나무를 팔고 있다. 

노엘이 트리 나무 노점상을 한 지는 5년째라고 했음.

(크리스마스 시즌이 아닌 때에는 공사장 같은 곳에서 일한다고 함.)

영화는 아주 무심하게, 초반 몇 분 동안은 거의 대사도 없이 노엘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리고 잘 모르는 배우인데, 주인공의 초근접촬영샷, 이른바 얼빡샷을 자주 볼 수 있다 ㅎㅎ

아마도 감독이 거의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노엘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포착하고 싶었나보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손님들에게 다양한 크기의 나무를 팔면서 하루를 보내는 노엘. 

쇼핑이 너무 힘든 주인장 같은 성격의 사람들은 어쩌면 이런 장면들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물건 안 사고 그냥 가면 어떡하지... 막 나무 다 손상되게 이리 굴렸다 저리 굴렸다 해놓고는

다음에 올게요~ 딴 데 좀 보고 올게요~ 이럴까봐 ㅋㅋㅋ 왜 내가 조마조마한 건데!!! ㅎㅎㅎ

(노엘이 막 눈치 줄 것 같았는데 그러진 않았고, 손님들은 그냥 가는 법 없이 나무 하나씩 다 사갔음)

노엘은 늘 작은 트레일러에 앉아 있다가 창문 너머로 손님이 오는 걸 보면 

얼른 나가서 손님이 뭘 고르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아... 제발 점원 여러분... 제가 고르는 동안에 옆에서 안 지켜보고 계시면 안될까요... 

물론 노엘의 경우에는 노점이니까 혹시나 있을 도난에 대비해서 옆에서 보긴 봐야할텐데 

소심한 사람들은 이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가게에 발을 붙이지 못함 ㅋㅋ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첫째는 미국에 이런 트리 노점상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트리 노점상들이 무허가라는 점이다. (단속 뜨니까 조심하라고 함)

그리고 여러 트리 노점상들을 관할하는 관리자급 인물이 또 있더란 말이지. 

해마다 트리 장식하려고 40달러에서 70달러까지 돈을 지불하는 걸 보면 

확실히 기독교 문화권을 공유하는 서양인들이 동양인들보다 크리스마스를 중시하는 것 같다. 

물론 사람들의 종교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얘기겠지만. 애니웨이. 

 

한때는 노엘도 여친과 함께 트리 판매를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헤어진 상태. 

(중간에 마리엔의 행방을 묻는 장면이 나오는 걸로 보아 전 여친 이름이 마리엔인가 봄)

그런데 주간 알바생 닉은 여친과 맨날 꽁냥꽁냥 대고 있으니 솔로부대 대원으로서 

약간 짜증이 날 것도 같다. 하지만 크게 불화가 일어나거나 하진 않음. 

밤 시간에 트리를 팔고 겨우 쪽잠을 자고 낮에는 수영장이나 마트에 가는 게 전부다. 

중간 중간 노엘은 강림절 달력? 같은 데서 약을 꺼내다 먹는데 아마도 수면제인 것 같다.

2알 먹었을 때 너무 깊이 잠들어 담요에 불이 붙은 것도 모르고 자다가 

화들짝 놀라 불을 끈 다음엔 그 약을 모조리 변기통에 버려버렸다. 

이런 내용들은 사실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저 흘려보면 안될 것 같긴 함. 

 

이 단조로운 노엘의 트리 팔이(?) 생활을 깨뜨린 건 리디아의 등장이다. 

어느 날 밤, 자다가 뭔가를 본 듯 스프링처럼 튀어나간 노엘은 (왜 그랬지?)

다시 트레일러로 돌아오는 길에 의식을 잃고 벤치에 앉아있는 여자를 발견한다. 

노숙자의 어깨에 기대 완전 잠들어버린 그녀, 리디아(한나 그로스)를 깨우던 노엘은 

그냥 트레일러에 있는 간이 침대에 그녀를 눕혀둔다. (911 안 부르남...)

다음 날 아침, 낯선 트레일러 안에서 눈을 뜬 리디아는 그대로 도망치듯 나가버린다. 

아마도 다음 날, 리디아는 다시 트레일러로 돌아와 노엘에게 자조치종을 물어본다. 

노엘은, 신발은 한 짝 밖에 없었고 머리에 껌이 붙어 있어 할 수 없이 잘랐다고 말해준다. 

리디아는 지갑의 행방을 묻지만 그거까진 노엘이 알 수 없다.

(처음 리디아를 발견했을 때, 리디아의 핸드폰도 노숙자가 들고 있었던 걸로 봐서

지갑은 애초에 누군가 가져갔을 가능성이 크죠...)

 

그러나 얼마 후, 그녀는 블랙베리가 든 파이? 같은 걸 만들어와서 고맙다고 말한다. 

문제의 그 날은 독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 털어놓는 리디아. (아마도 남자 문제?)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리디아가 이런 저런 말을 하지만 노엘은 어쩐지 시큰둥하다. 

두번째 만남에서 (엄밀히 따지면 세번째 만남이지만) 둘은 트리 나무에 대해 얘기하는데 

리디아가 노엘에게 '남은 나무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노엘은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재고가 아예 안 남는 장사라고요????)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뭔 말장난을 하나 싶었는데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어쩐지 '나무'가 '마음'을 뜻하는 게 아닌가 싶다. 

왜 이렇게 판단하는지는 주인장 마음이긴 한데 ㅋㅋㅋ 끝까지 보면 공감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리디아가 트레일러 벽에 붙여둔, 노엘과 전 여친의 사진을 보고 여친 사진이나며

물어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던 노엘이 다음 날 사진을 모조리 떼어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노엘의 기분에 엄청 공감했다. 어쩐지 모른 척해줬으면 하는... 

남들이 아는 척하면 다 없애버리고 지워버리고 싶은 그런 마음... T.T 

 

그리고 그리고 또 얼마 후, 한 남자가 찾아와 트리와 장식품을 잔뜩 사가면서 

노엘의 트레일러에 들어온다. 그리고는 트레일러 안에 있는, 리디아가 만들어놓고 간

파이를 보고는 남자가, 저 파이 직접 만들었냐고 노엘에게 물어본다. 

노엘은 정말 있는 그대로(이긴 하지만 너무나 오해하기 좋게)

여기서 하루 자고 간 여자가 만들어줬다고 말한다. 두 눈을 꼭 감는 남자 손님... 

그러니까 이 남자 손님은 리디아의 남친이었던 것. 

여기서 궁금한 점. 그 파이를 담은 유리용기는 여친의 시그니처 용기라도 됐나? 어떻게 알았지?

용기에 이니셜이라도 새겨져 있었나... 아니면 여친이 특허낸 요리라도 됐나? 

음... 알 수 없으니 그냥 넘어가요~~~ 

 

헌데 리디아의 남친은 다시 나타나 노엘을 한 대 때리고 도망친다. 뭐여??? 

그 남자가 왔다간 후로 이번엔 리디아가 파이 담았던 용기를 돌려달라며 차갑게 군다. 

그러더니 도로 돌아와서 내 남친에게 뭐라고 했길래 남친이 오해를 하느냐며 화를 낸다. 

사실 뭐 있는 그대로 말해준 거지만 오해할 만하긴 했... -_-;;; 에휴... 

아마도 남친과 같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리디아는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하고

노엘은 그럼 자신이 나무 배달하는 곳에 따라가겠냐고 제안한다. 그렇게 하기로 함. 

마지막에 들른 요양 기관에서, 나무 배달을 부탁한 직원은 티플라워라는 걸 하나 선물한다.

호두알보다 작은 공 같은 걸 뜨거운 물에 넣으면 그게 활짝 피어서 꽃이 되는 그런 거.  

 

또 다시 트레일러에서 함께 밤을 보내게 된 노엘과 리디아. 

근데 진짜 아무 일도 없이(!!!) 같이 앉아만 있는 거임. 

심심해서 뭐하나... 하다가 유리병에 뜨거운 물을 준비하고 방금 받은 티플라워를 넣어봄. 

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지친 리디아는 노엘의 어깨에 기대 잠이 들고

노엘은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 그러다 잠결에 노엘과 입맞추는 리디아. 

그런데 이 분위기를 깨버리는 정전 사태!!!! -_-;;;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3시였음. 

리디아는 그대로 집에 가버리고 노엘은 그녀의 흔적을 찾다 포기한다. 

 

다음 날 아침. 리디아는 침대에서 눈을 뜨고는 노엘을 찾아가지만... 

트리 노점상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유리병 안에서 꿈틀꿈틀하더니 활짝 피는 티플라워의 모습이다. 

둘의 마음에는 꽃이 피었을까... 이 장면과 함께 크리스마스 찬송가가 다시 흘러나온다. 

 

엔딩 크레딧 빼고, 80분도 채 안되는 영화의 줄거리를 이렇게 길게 설명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것 같다.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를 것 같고, 모를 것 같지만 알 것 같은 영화다. 

홀시 영화를 보고 나서, 아, 난 이 영화가 마음에 든다

이 영화의 의미를 좀 더 알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다음 기사를 한 번 읽어보시길. 

variety.com/2014/film/reviews/film-review-christmas-again-locarno-1201288913/?jwsource=cl

위키백과가 친절하게도 이 영화에 대한 평론이 실린 기사 링크를 걸어주었다. 

다만 영어로 되어 있으니... (그래서 주인장은 읽지 못했다고 한다... 눈물 주르륵...) 

읽는 건 알아서들 하셔야겠죠? ㅎㅎㅎ 

 

감정선을 세심하게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뭔가 아... 하는 느낌을 은은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주입식 교육 + 개연성 맹신 => 주인장 같은 성격, 이라면 조금 다가가기 어려울 수도 있음. 

영화 <크리스마스, 어게인> 후기였습니다. 

 

사족. 과연 여기서 'Again'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는 것? 아니면 얼어붙었던 감정이 다시 녹았다는 것?

우리에게 또 다시 크리스마스 같은 기분이 찾아왔다는 것?

너무 사지선다 오지선다 객관식에 훈련되고, 화자의 심정 파악에 주력하다보니 정답만 갈구하는구나... 씁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