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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배우연구소 인터뷰 2편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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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5. 11.

이거 포스팅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거의 한 달 지남. -_-;;; 

뭐 그리 미칠 듯이 바쁠 일도 없었는데 왜 이리 포스팅이 늦어진 걸까. 의욕 상실? 

암튼 1편에 이어 짧게나마 2편을 써본다. 

 

동영상은 1편에 올린 적이 있으니까 2편에는 주소만 남겨둘게요 ㅎ

www.youtube.com/watch?v=L0UWV44_SpU

 

이번 포스팅에서는 박정민 배우가 말하는,

기억되지 못하는 배우 + 배우의 열등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영상은 35분 12초부터~ 

 

 

백은하 소장 : 누군가는 기억되는 삶을 살고 
누군가는 기억되지 못하는 배우가 되기도 할 텐데 
그것을 버텨나가거나 혹은 '그래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그러지 못했을 때도 이 일을 계속하겠다는 생각 같은 것을 갖게 되는 게 되게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박정민: 그걸 어떻게 이겨내... 

백은하 소장: 사실은 나란 사람을 카메라보다 감독보다 그 누구보다 사랑할 사람은 
나 밖에 없잖아요. 

박정민: 그렇죠. 

백은하 소장: 나에 대한 인정을 할 사람도 나 밖에 없고. 

박정민: 네... 

백은하 소장: 그런 시기라는 게 있잖아요. 

박정민: 그런데 저는 제가 막 제 자신을 사랑해서 '나는 잘하니까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혀 아니어서 이겨낼 수 없어요. 

백은하 소장: 이겨낼 수 없어요?

박정민: 이거는 자기 기질인 것 같아요. 이거를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
저는 이겨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심지어. 
포기하려고 했는데 뭐. 
포기하려고 했는데 누가 머리채 잡고 다시 가서 그런거지. 

 

+++

어째서 이렇게 불행해보이는 소리를 거침없이 잘 하는지 ㅋㅋㅋ
근데 너무 공감가는 말이라 귓구멍이 그냥 지나치질 못하더라. 
귓바퀴에서부터 촥촥 감기는 저 솔직함. 
배우는 아니지만, 박정민 배우의 말이 어찌나 공감이 가는지.
굳이 연예계라는, 화려해보이고 많은 이들에게 공개되어있는 그런 분야가 아니더라도 
각자가 나름대로 자신의 구역에서 애쓰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회사에서 날 알아주지 않고 내 경력이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을 때 
상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누군가 날 치고 훨씬 앞으로 나가버리고 
나는 뒤에 쳐져 낙오되는 기분이 느껴진다면, 
어쩐지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다면, (일시킬 때만 잘 보이는 존재 ㅋㅋㅋ)
나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 
꼭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어떤 벽에 부딪혀버리면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 두렵다. 
버티다 견디다 이겨내다... 이런 동사는 대체 누가 쓸 수 있는 걸까. 
Love yourself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몫일까.

 


백은하 소장: 사실 우리가 저같이 뭐 그냥 일반적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직장 생활을 한다거나 지금 직장생활 하고 있지만 
일을 한다는 거 자체에 크게 누군가가 도드라지게 앞에 나가고 
누군가는 어떤 면에서 갑자기 스피드를 내고 이런 경우들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배우의 삶에 있어서 이 열등감을 극복한다는 건 되게...

박정민: 어려워요. 

백은하 소장: 어려운 부분일 것 같고. 

(중략)

박정민: 열등감은 아직도 있어요. 열등감은 늘... 
제가 봤을 때 이건 마흔 먹고 오십 먹어도 열등감은 있다고 봐. 
그걸 감추는 법을 아주 잘 아는 것 뿐이지. 왜 열등감이 없겠어요?

(중략)

박정민: 저는 열등감과 함께 살았거든요. 
그 열등감을 느낄 수 있는 만큼 그냥 시달리는... 

백은하 소장: 열등감은 나의 힘?

박정민: 그게 나의 원동력. 어떻게 보면. 
아주 그냥  XXXXX 같은데... (묵음 처리됨) 이거 삐... 죠? 
근데 그러면 어쨌든 이게 나를 움직이게 해주니까. 

 

+++

저 '삐'처리된 부분에선 대체 무슨 단어를 쓴 건지 ㅋㅋ 궁금하군.

박정민 배우보다 오래 살아본 내가 미리 말하는데 

맞습니다, 열등감은 마흔 먹고 오십 먹어도 있고요 심지어 칠십 먹고 팔십 먹어도 있어요. 

나이 먹는다고 뭐 마음이 엄청나게 온화해지고 평화로워지는 거 아님. 기억력만 나빠짐. 

열등감은... 그냥 안고 살아야 하는 건가 봄. 

그런데 또 의외로 이것이 날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니.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도 아니고 말이야. 흥. 

열등감을 느낄만한 하나의 요소를 치우고 나면 또 다른 요소가 생겨나고 

아주 작으나마 성취감을 느낄 일이 생기려나 하면 또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 시시포스 같은 인생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열등감을 조금이라도 덜 느껴보려고 몸을 움직인다. 뭐라도 해본다. 

그래봤자 열등감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지만 

그 쳇바퀴가 구르고 굴러 다음 퀘스트로, 다음 던전으로 나를 이동시킨다. 

이걸 죽을 때까지 해야 하다니.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일에도 열등감을 느끼려나. 

근데 또 이런 모습에 너무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할 필요는 없다. 그냥 팔자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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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편으로 끝냈어야 하는데 마저 쓰기 귀찮아서 

3편으로 넘어갑니다. 3편에서는 정말 정말 끝을 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