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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이참에 구작 29. [아무르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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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21년감상영화

2021. 7. 20.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아무르
원제: Love, Amour, 2012
감독: 미카엘 하네케
출연: 장 루이스 트레티냥, 엠마누엘 리바, 이자벨 위페르
러닝타임: 127분 

■ 퍼온 줄거리 
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음악가 출신의 노부부 조르주와 안느. 어느 날 아내 안느가 갑자기 마비 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남편 조르주는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헌신적으로 돌보지만,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음악가 출신의 80대 노부부의 사랑을 다룬 작품.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던 그들의 일상은 어느 날 아내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반신불수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달라진다. 변치 않는 사랑과 헌신으로 아내를 돌보는 남편을 연기한 배우는 <남과 여>로 잘 알려진 올해 82세의 장 루이 트랭티냥. 그리고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 자신을 돌보는 남편을 지켜보며 괴로워하는 아내 역은 <히로시마 내 사랑>의 주연을 맡았던 올해 85세의 에마뉘엘 리바가 맡았다. 눈빛, 표정, 몸짓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감동을 느끼게 하는 명연기를 보여준 두 노배우와 함께,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다른 나라에서>에 출연한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노부부의 딸로 출연하며, <사랑을 카피하다>의 윌리엄 쉬멜과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도 출연한다. 또한 촬영은 우디 앨런, 데이빗 핀처, 왕가위, 로만 폴란스키, 대니 보일 등과 작업해온 최고의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가 맡았다.

■ 영화 키워드  
#뇌졸중 #간병 #부부 #사랑 #프랑스 #비둘기


■ 별점 

★★ (재미로 보는 영화는 아니고요...)


■ 후기 

 

안녕하세요오오오~~ 비록 신작 후기는 못 쓰더라도 구작 후기라도 열심히 쓰자고 다짐한 

주인장 워프 드라이브입니다~~~ (안물안궁이라고요? 넹, 꺼질게욧! ㅋㅋㅋ)


내가 이 영화를 갑자기 왜 보게 됐더라? 생각을 해봤는데 떠오르지 않음. 

누구 때문에 이 영화를 보게 됐나... 몇날 며칠을 고민한 끝에 이제서야 기억을 떠올렸다. 

이전에 내가 <타인의 삶>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울리쉬 뮤흐가 나오는 영화를 찾아보다가

<베니의 비디오>라는 영화를 알게 됐고 그 감독이 미카엘 하네케라는 것도 알게 됐음. 

미카엘 하네케가 이 영화, <아무르>의 감독임... ㅋㅋㅋ 영화 찾아보는 경로 참 복잡하죠? ㅎㅎ

(이러고 정작 <베니의 비디오>는 아직 안 봄)

그런데 이렇게 연관검색어 찾기 방식으로 영화 보는 재미가 쏠쏠함. TMI였습니다~~ 

 

각설하고~ 이 영화는 솔직히 말해서 내 스타일은 좀 아니다. 

내 스타일이라 함은 할리우드 영화에 찌들은 스타일? ㅋㅋㅋ 

<사강의 요새> 보다가 너무 지루해했던 과거가 떠오르면서 음... 프랑스 영화가 그런 면이 있지... 

... 라고 생각했는데 감독은 또 독일 사람이네. 유럽 영화가 나랑 좀 안 맞나. 

근데 이런 무거운 주제, 무거운 느낌의 영화에 굳이 기교를 부리는 것 또한 이상하긴 하다.

컷을 자주 바꾸거나 카메라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등등. 

<아무르>에서의 카메라는 대체로 움직이질 않는다. 

어느 각도, 어느 사이즈를 정해두면 그대로 쭉 가버림. 그래서 어떨 땐 마치 그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는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이 노부부의 집안에 들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지 코를 막는 이웃주민들과 경찰. 

굳게 잠겨있던 안방 침대에는 노부인의 시신이 뉘여있고 그녀의 주변에 꽃이 장식돼 있다. 

그러니까 영화는 결말부터 보여주고 시작된다. 

 

여기까지 나오고 영화는 과거로 돌아간다.

이 영화가 얼마나 정적이냐 하면, 음악회에 간 노부부의 모습을 담는데 

단 한 번도 공연 중인 피아니스트의 모습은 안 보여주고 객석만 풀샷으로 쭉 보여준다. 

그것도 무려 2분이나... 공연 전 사람들이 입장하고 시작 안내방송이 나오고 

다들 기침하다가 음악이 딱 시작되는 그 분위기를 그냥 2분 동안 자르지 않고 다 보여줌. 

여담이지만 왜 공연장만 가면 기침이 나오고 목이 칼칼해질까? 건조해서 그런가? 

공연 시작 안내방송만 나오면 전부 기침쟁이 됨. 콜록, 콜록, 컥컥 ㅋㅋㅋ 

 

백년해로 하고 있는 음악가 부부인 조르주와 안느. 
그런데 어느 날 안느에게 이상증세가 나타난다. 
자다가 갑자기 깨서는 멍하게 앉아 있더니 
다음 날에는 밥 먹다 말고 정지화면처럼 가만히 있더니만 묻는 말에 대꾸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남편 조르주가 당황하며 병원에 데려가려고 옷 갈아입고 나왔더니 
안느는 아무렇지도 않게 식사를 하고 있다... 조르주가 장난치지 말라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도리어 장난치지 말라고 말하던 안느가 주전자를 들고 차를 따르는데...

찻잔이 아닌 찻잔 받침에 차를 따르고 있다. 
결국, 자신의 몸상태에 이상신호가 왔다는 걸 드디어 안느도 깨닫게 된다. 뇌졸중이 온 것이다. 

딸 에바가 찾아와 걱정을 하지만 
조르주는 걱정할 거 없다며 부부가 알아서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고 말한다. 

 


영화는 매끄럽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아니, 저 장면 다음에 저 장면이 이어지나? 띠용? 할 때도 있고
딱히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을 안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근데 그냥... 어려운 얘기 아니니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냥 넘어갑니다... 

안느는 뇌졸중으로 오른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그런 안느를 조르주가 돌봐주기로 한다. 
이웃들이 돈을 조금 받고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안느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게 되고 침대도 환자용 특수 침대로 교체한다. 
(버튼 누르면 침대 각도가 조절돼서 밥도 먹고 책도 읽을 수 있게 하는 침대) 
먹는 일도 씻는 일도 화장실 가는 일도 남편 없이는 할 수 없게 된 안느는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하다. 내색 하지 않으려 해도 조르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영화 중반에 조르주가 꾸는 악몽이 바로 그의 기분을 드러내는 장치였을 것이다. 
이 작품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면이라고 해야 하나... 
누군가 문을 두드려 밖으로 나가보니 자신이 사는 아파트 복도에 
발목 높이 정도로 물이 차있는데 이게 뭐지... 하고 황당해하는 그 순간
손 하나가 쓱 나타나 조르주의 입을 틀어막는 꿈. 
긴 병에 효자도 없고 애처가도 없다. 
그럼 병원에 입원을 시키든가 요양원에 보내면 좀 낫지 않겠느냐는 말들도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일단 안느가 다시는 날 병원에 입원 시키지 말라고 못 박음. 
그리고 요양원에서 하는 일은 조르주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함. 

 


어느 날 아침, 조르주가 안느를 휠체어에 태우려고 하니 이불 위가 축축함. 
안느가 아무래도... 침대에서 볼일을 본 것 같음. 그리고 이런 일이 처음이었나 봄. 
자괴감이 든 안느는 휠체어를 타고는 눈물을 흘린다. 
내가 맞게 기억한다면 예전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라는 책에 
뭐라 그랬더라... 루게릭 병에 걸려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된 모리 교수가 
가장 싫은 일? 두려운 일?에 대해 '남이 내 뒤를 닦아주는 일'이라고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러게... 내가 직장을 잃거나, 남들에게 험한 소리를 듣거나, 돈을 잃거나 하는 것들도 
물론 상처 입고 힘든 일이지만, 볼일 보고 뒷처리하는, 일상적이면서도 남에게 보이기 힘든 일을
누군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건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안느의 상황에 더 가혹한 일이 일어난다. 
이제는 휠체어도 타기 어려울 정도로 앓아눕게 된 안느. 
두번째 뇌졸중이 온 것이다. 아이고... 
부모님의 집에 남편 지오프와 함께 온 에바는 엄마의 상태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서 또 아빠 조르주에게 어떻게 할 거냐고 재차 묻는데 
조르주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한다. 
왜 입원을 안시키냐 더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느냐고 자꾸만 묻는 딸에게 
조르주는 그럼 그런 치료법을 찾아보라고 말한다. 없지... 
그렇다고 딸이 엄마를 모실 것도 아니고... 사실 더 이상 해줄 게 없다. 
그나마 1주일에 3번 간병인이 오기로 한 것이 다행이랄까. 

상태가 나빠져 안느가 기저귀를 차게 됐는데, 나는 이 과정이 참 마음에 걸렸다. 
물론 아픈 사람이고 기저귀가 필요한 건 알겠는데... 
기저귀를 해야만 하는 그 상황을 안느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그냥 뭐랄까... 환자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해보였달까... 
먹는 것도 힘들어져 안느는 이제 죽이나 이유식 같은 것만 먹을 수 있다. 
입에서는 의미 없는 말들만 쏟아진다. 엄마, 엄마, 아파, 아파... 이런 정도만. 

조르주는 1주일에 3번만 간병인을 부르려다가 3일씩 교대로 2명의 간병인을 고용한다. 
근데 두번째 온 간병인이 안느 머리 빗겨주는 거 보고 좀 짜증남. 
그냥 인형 머리 빗듯이 쭉쭉 빗어버림. 안느가 아파하는데도... 
그걸 눈치챈 조르주가 간병인을 해고함. 간병인이 막 욕하면서 그만 둠. 흥. 
근데 해고하자마자 페이를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주더라고요?
넹??? 아무리 2012년 영화라지만 페이를 캐시인핸드로 준다굽쇼??? 
계좌로 쏴줘야지 증거가 남지!!!... 라고 생각하지만 남의 나라 문화라서 간섭 안하는 걸로.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고 총기를 잃어가는 안느. 그리고 점점 지쳐가는 조르주. 
어느 날은 물 한 모금 제대로 안 마셔서 입에 빨대 꽂아주려다가 
물을 뿜어내자 너무 빡친 나머지 조르주는 안느의 뺨을 찰싹 때린다. 
아... 물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인 걸 알기에 조르주는 사과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되어가는 걸,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짐처럼 느끼게 된다는 걸 조르주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어느 날, 남편과 대화도 잘 안되는 안느가 계속 의미없이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이런 말을 외치자 조르주는 안느의 침대 곁에 앉아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내를 어루만진다. 그러다 안느가 진정하는 기색을 보이자 
조르주는 순간적으로 (충동적이었을까?) 베개로 안느의 얼굴을 눌러 질식시킨다. 
안느는 그렇게 세상을 떠난다. 
잠시 밖에 다녀온 조르주는 꽃다발을 여러 개 들고 온다. 
그리고 꽃송이들만 잘라서 따로 모아둔다. 
아내가 죽어 누워있는 방을 테이프로 봉한 다음, 조르주는 긴 편지를 써내려간다. 
(정확히 편지인지 일기인지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 조르주-안느 부부의 집에 비둘기가 2번 들어오는데 
2번째 들어온 날, 조르주는 비둘기를 잡아다가 다시 풀어줬다고 편지에 쓴다. 
이 비둘기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 잘 모르겠음... 

작은 방 침대에 누워있던 조르주의 귀에 그릇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부엌으로 가보니... 안느가!!! 아무렇지도 않게 설거지를 하고 있다. 
너무나 건강한 모습의 안느를 본 조르주는 
신발이나 좀 신으라는 아내의 말에 말없이 신발을 신으러 간다. 
안느는 외투를 입고 조르주 역시 아내를 따라 외투를 입고 둘은 그대로 집 밖으로 나간다. 
그럼... 둘 다 죽은 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 T.T 

두 사람이 떠나간 집에 딸 에바가 들어와 
집안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모습에서 영화가 끝난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지만
점점 내가 모르는 사람으로 변해간다면, 그래서 껍데기만 남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껍데기만이라도 붙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니 그건 또 아닌 건가... 회의감이 든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계속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건
망상이고 환상인 건가.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 거겠지. 
아무리 사랑해도 내가 그 사람의 24시간을 모두 돌봐줘야 한다면 
내 마음 어느 한 구석에 사랑이라는 게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럼...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거잖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덜컥, 요양원에 보낸다면 그건 그거대로 날 용서할 수 없는 일일테고. 
<아무르>는 참 지루하고 느린 영화지만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슴 아픈 영화다. 
부부 관계 뿐만 아니라 부모-자식, 형제 관계에서 이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후우... 

또 한 가지. 경제적으로 중진국 이상인 경우 대부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하지만) 그 때문에 앞으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될 것이다. 아니, 이미 흔한 일이 되었다.

환갑, 칠순 다 된 자녀가 100살 바라보는 부모를 돌봐야한다. 
국가가 모든 걸 다 해결해줄 순 없겠지만... 늘어나는 노년층을 좀 생각해주면 좋겠다. 

 

여담으로... 캐시인핸드와 함께 또 한 가지 프랑스 문화에 놀란 점이 있다. 

영화 초반에 보면 노부부의 집 현관문이 고장났는데

조르주가 말하길, 현관문 고쳐달라고 업체에 연락하면 최소 두 달은 걸린다고 말함. 헐??? 

느림의 미학, 유럽 문화. 한국 사람이 가면 속 터져서 어떻게 살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좋은 점은... 더 이상 이 영화 제목만 보고

내용이 뭔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자체는 지루해서, 극장에서 봤더라면 한 65.3% 확률로 졸았을 것 같지만 ㅋㅋㅋ
다 보고 나면 뭔가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영화 <아무르>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