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or Do not, There is no try

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이참에 구작 42.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2019)]

댓글 0

영화생활/2021년감상영화

2021. 10. 16.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원제: I Wish Someone Were Waiting for Me Somewhere, Je voudrais que quelqu'un m'attende quelque part, 2019
감독: 아르노 비야르
출연: 장 폴 루브, 앨리스 태글리오니, 벤자민 라베른, 카미유 로
러닝타임: 89분

■ 퍼온 줄거리 
안나 가발다가 말하는 인생과 사랑 | ‘인생 편’ 
“아름다운 순간 혹은 힘들고 지쳐 무너져가는 순간, 혼자라고 느낄 때 
누군가 어디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아버지의 죽음 후 엄마와 함께 동생들까지 돌보면서, 세일즈맨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장피에르’. 어느 날 우연히 첫사랑 ‘헬레나’의 소식을 듣게 되고, 함께 배우를 꿈꾸며 연극 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젊은 시절을 추억하며 버려진 과거의 꿈, 지나가 버린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장피에르’가 이처럼 인생 중 최고의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을 때, 40세에 첫 임신을 하게 되어 들뜬 나날을 보내는 작가 지망생 ‘쥘리에트’,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고 있지만 소심해서 고백을 못 하고 있는 ‘마티유’, 그리고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는 사진작가 ‘마고’까지 우애 깊은 4남매는 크리스마스이브 파티를 위해 어머니가 살고 있는 브루고뉴 본가에 모두 모이게 된다. 하지만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사소한 다툼으로 시작된 작은 균열은 모두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게 되는데…

■ 영화 키워드  
#가족 #외로움 #자살 


■ 별점 

★★ (재미는 없는데 생각은 많이 들게 하는)


■ 후기 

 

2019년에 제작된 영화지만 한국에서는 2020년 12월에 개봉했음.

그러니 개봉한 지 1년도 안 된, 나름 따끈따끈한 영화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군요... 

 

갑자기 '외로운 영화'를 보고 싶어졌다. 

외로움을 치유하거나 달래주거나 극복하는 영화 말고 정말 그냥 외롭고 쓸쓸한 영화. 

그러다 이 영화의 리뷰를 찾았는데 리뷰를 읽어볼 것도 없이 그냥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목이, 너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원래 제목도 한국어 제목과 의미가 똑같다. 

외로움이라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인 줄 알고 있지만, 

때로는 우리는 누구나 a shoulder to cry on을 필요로 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보기로 함. 

프랑스 영화하면, 미안하게도, 졸릴 것이다라는 선입견이 좀 있지만 일단 봅시다!! 

 

영화 줄거리는 일일이 다 쓰기에는 너무 자잘자잘한 에피소드가 많고 

그냥 지나가기에는 별 내용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홍보사에서 뿌렸을 저 퍼온 줄거리가 내용의 절반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영화는 장피에르를 중심으로 쥘리에트, 마티유, 마고까지 4남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듣기로는 이게 소설이 원작인데 각 인물별로 단편이 있고 
(그렇다고 단편이 4편은 아니다. 여러 편 있음) 
그걸 합쳐서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라는 책 한 권으로 발간한 것 같다. 
40대 중반인 장남 장피에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집안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다. 
아내 나탈리와 아직 학교도 안 들어간 어린 딸 샤를로트, 이렇게 셋이 가정을 꾸리고 있다. 
회사에서는 믿음직한 상사의 모습으로, 집에서는 자상한 아버지로 살아가는 장피에르. 
한편, (아마도 문학 강사으로 추정되는) 쥘리에트는 40세 나이에 첫 아이를 임신해 
지금 굉장히 들뜬 상태다. 남편이 있긴 한데 뭔가 자주 출장 가는 분위기? 
셋째 마티유는 솔로인데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라'라는 여자에게 푹 빠져 있다. 
막내 마고는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하지만 뭔가 잘 안 풀리는 기색이다. 
오로지 작품활동만 하고 싶다는 의지때문에 일정한 수입이 없어 
오빠 장피에르에게 1만 유로, 그러니까 우리 돈으로 약 1400만원 정도 빌린 상태다. 

보다보면 에피소드들이 좀 자잘자잘하다. 
그렇게 자잘자잘하니 길이가 짤막짤막한데, 
그러다보니 약간 감정이입이 안 될 수도 있다. (나같은 사람들이라면...)
하지만 장피에르가 참 열심히 일하고 가족들을 위하며 산다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자잘자잘 에피소드들을 두서없이 정리해봄. 

 


마트에서 영업 담당 이사로 일하고 있는 장피에르는 
100명이 넘는 직원들의 증명사진을 찍어야 할 일이 생기자 
동생 마고에게 좋은 일이 될 것 같아 소개해준다. (일감 몰아주기??? -_-;;;)
문제는 마고가 작품 사진을 생각하고 있고, 자신은 사진작가이니 
그에 합당한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오빠의 소개로 담당자와 만난 마고는 하루 1000유로씩 4일은 찍어야 겠으니 
5000유로를 달라고 하고, 담당자는 하루면 120명 다 찍을 것 같다며 
많이 쳐서 1500유로를 주겠다고 말한다. 
자존심이 상했는지 마고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거절해버린다. 

마티유는 사라를 좋아하면서 자신이 '남성'으로서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고민을 하며 병원에 가는데 사실 아무 이상 없음. 마티유 에피소드가 제일 평탄해보임. 

그저 일 열심히 하고 잔잔하게 살아가던 장피에르의 삶에 
갑자기 전여친 '헬레나'가 등장한다. 젊은 시절, 두 사람은 함께 연극을 했더랬다. 
하지만 장피에르는... 아마도 생계를 위해 연극판을 떠나게 됐고 
장피에르의 아이를 임신했었지만 상의 끝에 중.절 수술을 받았던 헬레나는 
유명한 연극배우가 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가끔 헬레나를 추억하긴 했지만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올 줄이야! 그리고 둘이 만날 줄이야! 헐. 
알고 보니 헬레나는 백혈병에 걸려 살 날이 얼마 안 남은 상태다. 
둘이 딱 만나자마자 비와서 설마...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이러고 ㅋㅋ
키... 키스라도 하는가 했는데 진짜 그랬음. -_-;;;;;;; 
하지만 살 날 얼마 안 남은 헬레나가 생의 마지막에 전남친 장피에르 1번 만났는데 
이걸 또 뭐... 불... 륜 같은 말로 비난하기도 애매했음. 진짜 입만 맞췄다고요! 

 

 

아무튼 평탄하게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던 4남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에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가족끼리 모인 자리에서 장피에르는 가족 단합을 위한 몽블랑 등반을 제안한다. 
하아... 아재요... 요즘 사람들한테 그런 거 좀... 
쥘리에트가 자신은 갈 수 없다며, 임신 사실을 밝히자 가족들은 모두 축하해주기 바쁘다. 
헌데 장피에르가 잠시 접시 좀 가지러 간 사이에 마티유가 형의 뒷담을 까고 있는 게 아닌가. 
형이 몽블랑 가자 그래서 짜증 났다는 것. 
어색한 분위기 좀 깨보려고 일부러 장피에르는 마티유와 근황 토크를 시도해보지만 
몇 마디 하다가 굉장히 귀찮아 하며 자리를 피해버린다. 

게다가 마고는 오빠 장피에르가 애써 소개해준, 
사원들 증명사진 찍어주는 일을 거절했다고 그 자리에서 밝힌다. 
잠깐, 왜 그 얘기를 이제서야 하지? 장피에르는 동생이 멋대로 그만두고 말도 안한 것에 화가 난다.
그러나 마고는 오히려 이 기회에 자신이 더 짜증났다는 식으로 말해버린다. 
난 그런 증명사진 찍는 거 관심없고, 돈도 너무 적었다! 이러면서... 에혀. 
생활비라도 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장피에르에게 
마고는 자신은 오빠와 다르다며 주말에 바비큐나 굽는 그런 삶은 싫다고 말해버린다. 
아니... 마고야... 넌 오빠한테 그러면 안돼... 
너 사진작가 하라고 뒷바라지하면서 돈도 빌려줬는데... -_-;;; 

너한테 일감 준 것도 오빠 얼굴 봐서 주는 거지 누가 너한테 척! 일 맡기지 않아... (감정이입됨)  
그날 밤, 마고가 사과를 하지만... 장피에르는 마음이 허한 듯 하다. 
게다가 아내 나탈리는 남편 장피에르가 마고에게 1만 유로나 빌려줬다는 걸 알고 
어떻게 나 모르게 동생에게 돈을 빌려주냐며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 가족 모임 짜증난다고 털어놓는다. 마음 기댈 데 없는 장피에르. 

장피에르는 젊은 시절 자신의 열정을 바쳤던 연극 관련 자료들을 꺼내보며 상념에 빠지는데... 
한편, 가족 모임에서 임신을 발표했던 쥘리에트는 얼마 후
아이가 뱃속에서 심장이 멈춰버렸다는 걸 알고 낙담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남편은 출장을 가버리고, 결국 그녀의 병상 옆에는 
오빠 장피에르가 앉아 있다. 하아... 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남자. 
남편과 헤어질 결심을 한 쥘리에트는 동생 마고가 촬영차 출장을 간다고 하자
마고의 집에서 당분간 머물기로 한다. 

 


록가수들의 공연 장면을 찍으러 출장 간 마고는 
같은 장소, 같은 호텔에 오빠 장피에르도 와인 박람회 참석차 왔다는 걸 알게 된다. 
마고는 평소처럼 오빠를 대하지만 오빠는 누가 나한테 관심이나 가지냐며 
어쩐지 비꼬는 것 같기도 하고 허탈해하는 것 같기도 한 말을 던진다. 
장피에르는 객실로 들어간 후 헬레나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통화에 실패하고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그러다 헬레나 이야기를 꺼내지만 
엄마는 지나간 일이니 잊어버리라고만 한다. 그러면서 연극은 네 길이 아니었다고 단언한다. 
어머니... 아들이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을 거예요... T.T 
전화 통화 후 야경을 한참 바라보던 장피에르는 욕실에 들어가 손을 씻고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곧장 창문으로 향하더니 그대로 몸을 던진다. 
이 장면에서 너무 놀라서 다시 돌려서 봤음. 뭐? 저렇게? 곧바로? 순식간에? 
록밴드 공연을 촬영하고 돌아온 마고는 호텔 주변에 경찰차가 와 있는 걸 보고 
의아해하지만 그들이 온 이유가 자신의 오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는 오열한다. 
그렇게 장피에르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너무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저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온전히 다, 헤아리기란 어렵다. 정말로. 그 사람들이 가진 마음의 무게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장피에르처럼 가족을 끔찍이도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후 영화는 남은 가족들이 장피에르의 죽음 이후 달라진 모습, 
그리고 장피에르를 추모하는 각자의 방법을 보여준다. 
쥘리에트는 장피에르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떤 편지? 같은 걸 찾아내는데 
(유서는 아니었겠지?) 거기에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을 텐데'라는 글이 써있다. 
그 후 쥘리에트는 헬레나를 찾아가 장피에르의 죽음을 알리는데 
그 과정에서 장피에르와 헬레나의 과거 (둘이 사귀었고 임신도 했지만 맺어지지 못함)
그리고 장피에르가 연극을 좋아했지만 포기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아마도 가족을 먹여살리겠다? 아버지 노릇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연극을 그만둔 게 아닐까 싶음. 이런 이야기를, 쥘리에트는 단편소설로 써내려간다. 
그리고 이 단편소설의 제목이 훗날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로 지어진다. 
(마지막에 쥘리에트의 소설에 관심을 가진 출판사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그건 뭐...
좀 웃긴 내용이었음. 쥘리에트가 출판사에서 쫓겨남... 영화로 직접 확인해주시길~)

 


드디어 회사 동료인 사라와 사귀게 된 마티유는 
엄마에게 사라를 여친이라고 소개해줄 수 있게 된다. 
본가에 간 그 날, 마티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떨쳐내는데 
그 방법이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는 것이었다. 
어쩐지 4남매 중에서도 혼자서 예술적인 재능이 없다는 식으로 살아온 마티유였는데 
(장피에르는 연극, 쥘리에트는 문학, 마고는 사진 등 모두가 예술에 재능 있음) 
이 날만큼은 격하게 춤을 추며... 눈물을 흘린다. 

록밴드 공연을 촬영했던 마고는 자신이 찍은 사진 중에 
그다지 쓸모있는 사진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심란해한다. 
결국 마고는 자신의 생활비를 벌기로 결심하고, 카메라 가게 점원으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사진작가인 자신과는 이 일이 안 어울리는 것 같다며 그만두려 하는데 
이때 카메라 가게 사장 왈. "나도 사진작가야." 자신이 여기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또 사장이 간단하게 대답해줌. "생활비 벌잖아." 네... 그냥 조용히 일하기로 함... 
그래... 현실은 현실이지. 모든 게 다 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란다, 마고야. 

잠깐 출판이 안 될 뻔했지만, 결국 쥘리에트는 오빠에 대한 단편소설을 출간한다. 
그리고 오빠 장피에르에 대한 마음을 전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내가 오빠를 충분히 사랑했던 걸까? 아닌 것 같아. 
그래서 글을 통해 만회하려 하는지도 몰라. 
허공에 뛰어들어서 마티유와 마고, 그리고 나 우리 모두의 마음을 채워준 오빠 
오빠는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있어. 
오빠를 생각할 때면 힘이 나. 
무엇도 날 막을 순 없을 거야. 
난 살아있고 준비되어 있으니까." 

 


대충(?) 줄거리 썼으니 느낀 점을 써봄. 

이번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프랑스는 개인주의의 나라이고, 단체 활동(?)도 잘 안하고 뭐 그렇다고 들었는데 
프랑스도 가족 모임 같은 게 있고, 그 안에서 형제들끼리 갈등하기도 하고 
회식 비스무레한 것도 있고 그렇구나. 절대 그런 거 안할 줄 알았는데. 
분위기 띄우느라 막 술 마시고 춤 추는 영업담당 이사님의 모습 잘 보았습니다. 에휴... 
이렇게 또 영화로 세상을 배웁니다. 내가 몰랐던 세상. 
그리고 장남의 무게라는 게 유럽에도 있긴 있나보다. 유럽은 각자도생 아니었남?
동생들 돌봐야지... 부모님한테 잘해야지... 하는? 그냥 장피에르라는 인물이 그런 건가? 

장피에르는 어떤 마음으로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을텐데...' 라는 글을 쓴 걸까. 

아마 마음 기댈 데가 없었던 절박했던 심정을 쓴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쥘리에트가 왜 이 문구를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로 바꾼 건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의미 파악이 안 됐음. 

누군가는 장피에르 걱정도 좀 해주고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 누군가가 없었던 장피에르의 외로움을 어찌 가늠하겠나. 

가족들이 장피에르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그래도 나는 그의 죽음에 대해 가족들이 자책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그가 엄마와 4남매를 위해 헌신했던 것, 그 고마움에 대해 생각하고 

그를 잊지 않는 것이... 그가 바라는 추모의 방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요, 잘은 모르지만 쓸쓸한 영화입니다. 

프랑스 영화 별로 좋아하지 않고 사실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똑부러지게 이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마음이 스산해지는 영화는 맞는 것 같아요. 

영화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