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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이참에 구작 48. [킹스 스피치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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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21년감상영화

2021. 11. 28.

 

■ 영화 기본 정보
제목: 킹스 스피치 
원제: The King's Speech, 2010
감독: 톰 후퍼
출연: 콜린 퍼스, 콜린 퍼스, 헬레나 본햄 카터, 가이 피어스
러닝타임: 118분

■ 퍼온 줄거리 
연합군의 비밀무기는 말더듬이 영국왕?!
세상을 감동시킨 국왕의 컴플렉스 도전이 시작된다!

때는 1939년,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본의 아니게 왕위에 오른 버티(콜린 퍼스 분).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크! 그는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더더더..." 더듬는 컴플렉스를 가졌던 것! 국왕의 자리가 버겁기만 한 버티와 그를 지켜보는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헬레나 본햄 카터 분), 그리고 국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게다가 지금 세계는 2차 세계대전중! 불안한 정세 속 새로운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버티는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 분)를 만나게 되고,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둘은 기상천외한 치료법을 통해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하게 되는데…

세기의 선동가 히틀러와 맞선 말더듬이 영국왕… 과연 그는 국민의 마음을 감동시킬 연설에 성공할 수 있을까?

■ 영화 키워드  
#영국 #왕 #연설 #말더듬 #언어치료 #트라우마 #조지6세
 
■ 별점 
★★★☆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훌륭한)

■ 후기 

 

 

1925년 대영제국 박람회가 폐회하는 날. 
조지5세의 아들이자 요크 공작인 앨버트, 애칭 버티(콜린 퍼스)는 폐회사를 연설하기로 한다. 
문제는 버티가 말을 더듬는다는 것. 
수백 수천 개의 눈이 그를 향하고 버티의 긴장감은 더해간다. 보는 내가 같이 긴장될 정도로. 
결국, 마이크 앞에 선 버티는 말을 계속 더듬게 되고 라디오 생중계로 진행된
박람회 폐회사는 방송 사고 수준으로 엉망진창이 된다. 그리고 9년 후. 

1934년. 별별 방법을 다 써도 말더듬는 것을 고치지 못하는 버티를 보던   
아내 엘리자베스(헬레나 본햄 카터)는 몰래 한 언어 치료사를 찾아간다. 
엘리자베스가 찾아간 치료사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왔다는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 박사. 
그는 엘리자베스가 요크 공작 부인이며 그녀의 남편이 왕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치료는 오직 자신의 사무실에서만 한다고 못을 박는다. 

이리하여 버티는 로그 박사를 찾아오게 되는데... 
헌데 로그는 대뜸 버티를 '버티'라고 부름. 야! 그거 집에서 쓰는 애칭인데! 기분이 상한 버티. 
하지만... 원래 뭐... 다 그렇잖습니까. 클리셰라고나 할까요?
왕자한테 요크 공작이라든가 유어 매저스티라든가 하이니스라든가 이런 말 안 쓰고 
대놓고 애칭 부른 건 네가 처음이야!... 이러면 꼭 마음이 움직이지 않던가요? ㅋㅋㅋ
기분은 상하지만 일단 버티는 버티. (미안하지만 아재개그하기 너무 좋은 이름이야...)

로그는 버티에게 지금 당장 너의 말더듬을 고칠 수 있다며 
음악이 크게 틀어진 헤드폰을 쓰게 한다. 그리고는 연극 대사를 읽어보라고 하는데 
아니, 내 말이 안 들리는데 읽으라고? 음악 소리 밖에 안 나는데? 일단 시키는대로 해봄. 
안해, 안해, 안해!!!! 도움 안돼!!! 이러고는 버티가 헤드폰 벗고 나가려 하자, 
로그는 버티가 방금 읽은 대사가 녹음된 LP판을 주며, 이건 공짜로 가져가시라고 권한다. 
버티는 아내 엘리자베스에게 별 도움 안 된다고 하고는 함께 나가버리는데...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 1934년 성탄절 무렵이 되었음. 
조지 5세는 성탄 담화문 녹음을 마치고 둘째 아들 버티에게 너도 읽어보라며 강압적으로 권하지만 
여전히 버티는 말을 더듬고 있다. 안 그래도 당황스러운데 막 소리지르고 그러면 잘하겠음?? 
여기서 잠깐 알아둬야 할 것이, 사실 버티는 현재 왕인 조지5세의 둘째 아들임. 
즉, 다음 왕을 이어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 
그럼 첫째 아들은 어디에? 첫째 아들이 데이빗인데 데이빗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심슨 부인과 스캔들 났던 바로 그!!!! 에드워드 8세다. 
나는 심프슨 부인이라고 배웠는데 영화에서는 심슨 부인이라고 쓰는군요~ 애니웨이. 
심슨 부인은 영국인도 아닌 미국인인데다, 이혼을 2번이나 했고, 
아직은 유부녀(!!!)이며 3번째 이혼을 앞두고 있고, 그 와중에도 양다리 삼다리 걸친 여자였음. 
다시 말해, 조지 5세의 장남이며 차기 영국왕인 데이빗이 
심슨 부인에겐 only one인 남자도 아니고 one of them이라는 것. 문제는 데이빗이 완전 푹 빠짐.
그러니... 조지 5세 입장에서는 둘째가 왕위를 받을 수도 있다는 걸 고려했겠지. 
문제는 차남 버티가 말을 너무 못함. 애는 착한데... 쯧. 

그날 밤. 속이 터져 소파에 누워 LP판 음악을 듣던 버티는 벌떡 일어나 
로그 박사가 준 LP판을 턴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그러니까 자기 목소리가 녹음된 그 LP판을. 
헌데... 어라? 전혀 더듬지 않고 제대로 말하는 자신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방으로 들어온 아내 엘리자베스도 버티의 멀쩡한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리하여 버티와 엘리자베스 부부는 다시 로그 박사를 찾아가고 
그 때부터 로그 박사의 치료법을 따라하기 된다. 예를 들면 두 손 모으고 덜덜 떨기, 
누워서 횡격막 넓히기, 그 위에 엘리자베스가 앉아서 남편 누르기(?) 등등... 
근데 실제로 말을 더듬는 사람들이 있다면 로그의 방법을 따라해봐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말이 잘 안나올 때는 음--- 하고 조금 길게 끌다가 탁 터져나오게 발음한다든가 
심호흡을 한다든가... 길게 소리를 내본다든가 뭐 그런 방법들. 

 


시간은 흘러 흘러 1936년. 데이빗과 버티의 아버지인 조지 5세가 사망한다. 
왕이 숨을 거두자마자, 조지 5세의 아내이자 왕비이며 두 아들의 어머니인 테크의 메리는 
곧바로 장남 데이빗의 손등에 입을 맞추고는 국왕 폐하 만세(long live the king)이라고 말한다. 
근데 이 영화가 사실적인 것이, 아들들이 별로 왕이 되고 싶어하지 않아하는 눈치임. 
당시 유럽에선 여러 왕들이 왕위에서 쫓겨나고 있었음. 한창 세상이 바뀌고 있던 때죠. 
왕이라는 일자리가 위태로웠던 그런 시절이고 유럽에 또 한 번의 전운마저 감돌고 있었음. 
그러니 그 중압감이라는 게... 이루 말할 수 없었음. 
어쩐지 세상만사 대충 사는 것 같은 데이빗도 이 때만큼은 울어버렸음. 

조지 5세의 장례식이 있던 날 밤. 버티는 로그 박사를 찾아간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3개를 꼽아보라면 첫번째가 바로 이 장면이다. 
버티가 왜 말을 더듬게 되었는지, 지금처럼 소심해졌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었음. 
형은 자신을 버벅댄다고 버버버버버버티~라고 놀려댔고, 
아버지는 강압적으로 'Get it out boy!'라며 화를 냈다고... 
실제로 조지 5세는 아들들을 해군식으로 교육시켰고, 아들이 2명 더 있었는데 
셋째 아들은 아버지만 봐도 기절할 정도로 긴장했다고 함... -_-;;;;;;; 
(막내 아들은 간질이 있었는데 13살에 사망했다.) 
아들을 군대식으로 가르친 조지 5세는 원래 왼손잡이였던 버티를 
억지로 오른손을 쓰게 가르쳤고 다리가 안짱다리라며 날마다 억지로 철제 부목을 하게 했다. 
펴지긴 했지만 그 과정은 고통스러웠다고. 
가족들 중에 친한 사람을 물으니 '유모'랑 가장 친했다는 버티.
헌데 첫번째 만났던 유모가 형 데이빗만 예뻐해서 버티를 매번 굶기고 꼬집고... 에휴... 
그걸 3년이나 지나서야 부모가 알아서 그 동안에 잘 못 먹었던 버티는 위장병이 생겼다고... 
실제로 그랬다고 합니다. 그래서 버티는 왕이 된 후에 단명했음. 56인가 57살쯤 죽었음. 
그 다음에 왕위에 오른 사람이 지금 영국의 왕인 엘리자베스 여왕입니다... 
암튼 버티가 말을 더듬는데는 이런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었던 거다. 불쌍한 사람. 

 


데이빗은 왕이 되긴 하지만 심슨 부인과 헤어지지 않을 작정이고 
이런 데이빗을, 영국 내각은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버티는 형이 왕위에서 물러나지 않길 바라고 있지만 (자기가 왕이 되기 싫으니까)
로그는 버티에게 형을 능가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그런 로그의 말에 화가 난 버티는 너의 발언은 반역죄에 해당한다며 한동안 그와 만나지 않게 된다. 

 

에드워드 8세로 잠시 살았던 데이빗은 10개월 만에 퇴위를 결심하고 버티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된다.
윈스턴 처칠(그 때는 해양장관이었음)이 버티에게, 네가 왕이 돼야한다면서 
왕 이름은 뭘로 할거냐, 앨버트는 독일식이라 안된다(버티의 본명이 앨버트임), 
조지 6세 어떠냐, 통일성 있고 좋지 않냐고 막 밀어붙이는데  
그 와중에도 말을 더듬는 버티는 단 한 마디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계속 불쌍해... 

 

어두운 밤. 어찌어찌 왕위를 물려받기로 하고 공문서들을 살펴보는 버티.
하지만 더는 버티지 못한 버티는 엘리자베스의 품에 안겨 오열한다. 나는 왕이 아니라고... 
나는 불량품 꼭두각시라고... 펑펑 울어버리는데 정말 연기 잘한다 콜린 퍼스. T.T 
왕이 되긴 했는데 아직 버티에게는 아주 중요한 일이 하나 남아 있다. 대관식. 
절대 말을 더듬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자리 아닌가!!! 로그... 로그가 필요해. 
하지만 둘이 싸웠잖아요 어떡해요? 엘리자베스가 버티랑 같이 로그 찾아감. 둘이 화해시킴. ㅎㅎ

 

이리하여 로그 박사도 대관식 준비에 동참하게 되는데 
성공회 주교가 로그를 엄청 아니꼽게 생각한다. 뭐여 저 굴러들어온 돌은? 
내가 영국인 언어 치료사로! 박사급으로! 섭외해줄테니까 쟤 나가라 그래~~~
... 라고 하지만 왕이 된 버티가 아니라고 버티는데 ㅋ (계속 언어유희~) 주교도 할 말이 없음. 
이리하여 주교가 몰래 라이오넬 로그 박사의 뒷조사를 함. 저 호주 캥거루 같은 녀석... 뭐지?
그리고 밝혀진 놀라운 사실. 로그 박사는 사실 박사가 아니었음. 석사냐? 아니... -_-;;; 
아예 언어치료를 공부한 적도 없는, 학위도 없는, 연극 배우에 불과했던 것! 
근데 어떻게 저렇게 언어치료를 잘함?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호주 군인 중 일부가 
전쟁 후유증으로 말을 더듬었는데 그 치료를 도와주면서 언어 치료방법을 터득한 것. 
무엇보다도... 효과가 있으니 할말이 없기는 한데... 
어쩌면 그런 거죠. 연극과 언어치료가 일맥상통하는 것. 
무대 위에서의 떨림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이 되는 과정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 말 더듬는 걸 극복하는 과정과 비슷하지 않나... 싶음. 

 


헌데 버티 입장에서는 엄청 배신감이 느껴지지. 맨날 닥터 닥터 이랬는데 닥터가 아니래. 
또 다시 슬퍼진 버티가 난 미쳐버릴 거라고 울먹울먹하는데 
이 때 로그가 왕의 자리에 앉아버림. 용상에! 
야! 너 암만 나를 버티라고 부르고 막 대했다고 하지만 그건 좀 아니지 않냐? 일어나!!!
로그는 태연하게 너 왕되기 싫다며? 내가 왜 네 말 들어야 하는데?라며 화를 돋운다. 
그제야 버티가 이렇게 답을 하죠. 나는 말을 할 줄 아는 왕이니까! (I have a voice)
... 그래, 버티야. 그게 너야. 넌 왕이고 넌 목소리를 가졌고 넌 말을 할 수 있어. 
로그의 말에 감명 받았는지... 버티는 계속 로그와 함께 이 어려움을 극복해보기로 한다. 
(이 장면이 내가 2번째로 꼽는 이 영화의 명장면이었음) 
그래서 대관식 부분은 쓱~ 지나가버림. 잘 끝났음. 

자자, 드디어 결말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 있다면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ㅎㅎ
아까 조지 6세가 1936년에 왕위에 올랐다고 했는데 금세 1939년이 됐음.
즉...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거지. 이럴 때 왕이 하는 일이 뭐다? 
전쟁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런 연설을 해야 함. 
방송 직전까지 로그와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버티, 그러니까 조지6세는 
마침내 마이크 앞에 선다. 이거 생방송임. 틀리면 안됨. 노빠꾸임. ㅎㅎㅎ 
드디어... 온에어를 알리는 불이 들어오고... 버티는 한 단어 한 문장 힘을 주어 연설한다. 

이 때 배경으로 나오는 음악이 이건데요 
Beethoven - Symphony No.7 in A major op.92 - II, Allegretto라고 합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전 이걸 타이핑하지 않았고요 ㅋㅋㅋ 긁어왔습니다. 이거 읽지도 못하겠다. 
베토벤 교향곡 7번 가장조... 뭐요? ㅋㅋㅋㅋㅋㅋㅋ

https://www.youtube.com/watch?v=OF-TgK-a0O8 


영화 좀 보신 분들은 이 음악을 다른 영화에서도 들어보셨겠죠? 
바로 <엑스맨 아포칼립스>에도 나옵니다. <엑스맨>에서는 약간 편곡을 하긴 했지만요~ 
긴장되고 장엄한 순간에 정말 잘 어울리는 곡임. 주인장이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임. 
암튼 연설 내용 자체도 좋은 것 같으니 영어 공부 하시는 분들은 한 번 들어보시길~

9분 간의 연설을 순탄하게 마친 버티에게, 
로그는 아직도 연습해야 한다며 w 발음을 더듬는다고 말한다. 
그러자 버티는 "좀 더듬어야 나인 줄 알죠."라고 답한다. 아... 멋져... 꺄아~~ 
왕궁 앞으로 모여든 국민들 앞에서 손을 흔드는 버티와 
그 모습을 바라보는 로그의 모습에서 영화는 끝이 나고요... 
1944년 로그는 공로 훈장을 받았고 기사단의 일원이 됐으며 
이후 모든 전시 방송을 조지 6세와 함께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평생 친구로 남았다고... 
엄청 가슴 따수워지는 결말이었음. 11월에 보니까 전기장판 켜놓은 것처럼 훈훈하네요 ㅋ

 

 

간만에 단 한 순간도 2배속하지 않고 영화를 봤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는 2배속을 할 때가 많은데 이건 솔직히 좀 문제임. 
재미없다고 지루하다고 잔인하다고 이상하다고 부끄럽다고(?) 시간 없다고 
2배속으로 영화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다 그렇게 보는 건 아니고 특정 구간에서 막 돌림)
헌데 <킹스 스피치>는 그대로, 원래 속도대로 봤다. 
일단,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음. 콜린 퍼스, 제프리 러쉬, 헬레나 본햄 카터, 가이 피어스... 
조금은 지루할 뻔했던 영화였는데 배우들이 다 살려놨다. 연기 다 잘함.   

사실 연출도 좋았다. 딱히 꼬집어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어찌보면 평이한 내용을 감독이 잘 연출했으니 재미가 있었겠지. 
톰 후퍼 감독... 지금까지 뭘 만들었는지 살펴봄. 
아니! <레미제라블> 감독이라고요??? 오호... 못 알아봐서 미안. 
아니! <대니쉬 걸> 감독이라고요??? 아, 그러니까 이렇게 잘 만들었구나. 
또... 또... 음? <캣츠>. 아.................(탄식) 커리어에 큰 오점 하나 남겼군. 
그러고보니 영화 <캣츠> 나올 때 톰 후퍼라는 이름을 듣긴 했는데 
<레미제라블> <대니쉬 걸> <킹스 스피치> 연출한 사람인지는 몰랐지... 
그래 뭐 <캣츠>로 좀 대차게 말아먹긴 했지만 앞으로 또 괜찮은 영화 만들면 되지~ 

100%는 아니더라도 조지6세의 마음을, 버티의 마음을 잘 알겠다. 
내 혀는 굳어있고 목소리는 달달 떨리는데 수백 수천 명이 나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부담감. 그 중압감. 그 당혹감. 뭐라 말할 수 있겠는가. 진짜 말이 안 나오겠지. 
어렸을 때부터 짓눌려왔던 감정들. 누군가에게 말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 열등감. 
감정이란 쌓아놓다보면 언젠간 터지게 마련이다. 
어렸을 때 말 잘 듣고 커서도 성실하게 사고 한 번 안치고... 
뭐 이런 게 천성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억눌려서 그런 거라면 
언젠가 한 번은 터지든가 혹은 다른 쪽으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일종의 풍선 효과라고 해야할까? 괜찮다고 말은 해도 전혀 괜찮지 않다.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내 아픔을 드러내는 것. 이거 정말 중요하다.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줄 수 있었던 로그 박사(박사 아니지만~ㅎ)가 있었기에 
그래도 다행이었다. 내 얘기에 공감해주고 함께 고민해주는 것도 좋은데 
그냥, 흘러가듯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주는 게 좋을 때가 있더라. 

다른 얘긴데 예전에 야마다 타카유키가 <야마다 타카유키 도쿄도 키타구 아카바네>라는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찍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거기 아야노 고가 나왔었음. 
야마다 타카유키가 "배우 일을 그만 두려고 한다."는 말을 꺼내자 
아야노 고가 의외로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러냐... 정도로 답한다. 
야마다 타카유키가 배우로 잘 나가고 있으니까 보통은 
왜? 어디 아파? 아깝다, 아쉽다, 뭐가 힘드냐... 뭐 이런 격한 반응이 나올만도 한데
아야노 고의 반응이 놀랍지 않다는 식이라서, 왜 그런가 물어봤나... 암튼 그랬음.

정확히 기억이 안 남. 그러자 아야노 고가 (이 답도 정확하진 않지만) 
"남의 일도 아니고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니니까"라고 답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니 아야노 고 말이 맞는 것 같다. 
배우를 그만두는 일이 절친에게 특별히 나쁜 일이거나 좋은 일도 아니니, 그냥 그런가보다... 
응원해줄게. 이 정도가 끝인 것이다. 요란한 반응도 격한 질문도 없이 말이다. 
격하게 내 편 들어주는 것보다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될 때가 있지. 
어쩐지 조지 6세에게는 로그 박사가 그런 역할을 해준 게 아닌가... 잠시 생각해봄. 

참고로 데이빗, 그러니까 에드워드 8세 역으로 나온 가이 피어스는 1967년 생
버티, 그러니까 조지 6세로 나온 콜린 퍼스는 1960년 생이다. 
어쩐지 동생(조지6세)이 더 늙어보이더라... ㅎㅎㅎ 사실은 7살 더 먹은 형님! 
그나저나 콜린 퍼스는 참... 멋지게 나이 들어가는 대표적인 배우가 아닌가 싶다. 연기도 잘하고... 
어디 무슨 영국 소설책에 나오는 신사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싶다면 콜린 퍼스를 보라며... ㅎㅎ
영화 보고 나서 콜린 퍼스 프로필을 보니 첫째 아들이 1990년 생인데 2년 전에 결혼했다고!
이야... 며느리를 보셨다고요??? 띠용... 시아버지가 콜린 퍼스!! (며느리가 배우라고 함)
아들 셋인데 나머지 두 아들이 2001년생 2003년생이었던가 그랬음. 와우... 다컸네? 
하긴 뭐... 나도 늙었... -_-;;;;;;;;; 아니, 그냥 우리 다같이 곱게 늙자고요 (딴소리 ㅋㅋ)

배우들의 명연기를 보는 것으로 재미가 보장되는 영화 <킹스 스피치>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