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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요즘 내가 미친 <신의> 상플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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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2. 10. 6.

 

아무거나 던져주면 글 잘 쓰는 내가 좋다... 응?

이런 미친 소리 하러 들어온 건 아닌데...

 

요즘 feel 꽂힌 <신의>를 많이 많이 생각하다가 나만의 상상, 소위 말하는 상플 (상상플러스)을 해보았다.

그냥 최영의 심경이랄까 뭐랄까~

 

 

 

차가워진 손이지만 꾹꾹 눌러가며 주무르면 혈색이 더 빨리 돌아오지 않을까.

최영은 천천히, 힘주어 의선의 손을 매만진다.

평소에 그리도 따뜻했던 손이건만, 의식을 잃은 뒤로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기철의 내공에 얼어붙었던 자신의 손도 단번에 녹여줄 듯 따뜻했던 그 손.

마취없이 손목의 상처를 꿰맬 때도 아프지 않았을만큼 따스했던 그 손.

그리고 어쩌다 우연히 잡았을 때도 놓치기 싫을 정도로 온기가 느껴졌던 그 손.

그 손이 지금 너무도 차다.

 

 

"말 타는 법... 단검 쓰는 방법을 가르쳐드렸으니까, 다음엔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근데 의선께서는 별로 좋아할 것 같지 않으니까 음... "

약효가 있다면 몸보다 의식이 먼저 돌아올 것이니 말을 걸어주라던 장어의의 당부대로

최영은 의선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어준다.

과묵하기만 했던 '대장' 최영은 전에 없이 말이 많아진다.  

 

 

하늘에서 살던 분이 이 낯선 고려땅에 와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문득 최영은 이 차가워진 손이 모두 제 탓인 것 같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미안한 마음에,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좋은 말들을 속에서 꺼내 들려주고 싶다.

천상에선 이보다 더 좋은 이야기들을 들었겠지...

하늘세상에선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았겠지...

그런데 나로 인해 잿빛 혹은 핏빛이기만한 이 세상에 오셨다니.

최영은 자신의 온기로 의선의 손을 데우고 또 데워본다.

 

하루 빨리 천혈이 열려, 의선께서 다시 사시던 곳으로 가야할텐데.

의선의 손을 주무르다가 문득, 최영은 '천혈'을 떠올린다.

해야만 하는 일. 가야만 하는 그 곳... 보내드려야 할 사람.

하지만 '천혈'이란 단어를 머릿 속에서 털어내버리고 싶다.

잿빛이거나 핏빛이기만 했던 그의 세상을 아름답고 따스한 색으로 물들인 사람이

의선 아니던가.

 

처음엔 하늘세상 방식의 인사와 말투와 몸짓이 낯설고 어색해 어쩔 줄 몰랐지만

지금은 이렇게 손을 잡는 것도 자연스럽고 익숙해졌는데.

만약 이 분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면... 그렇다면...

 

그러나 최영은 우직하게 마음을 돌리려 애쓴다.

언제까지고 여기 계신다면 의선은 불행할테니까. 그는 그렇게 믿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렇게 싫다던 피비린내를 맡아야 할 것이고,

그녀를 노리는 무리들로 인해 늘 쫓기고 도망다니고 힘들어하고 아파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이렇게 매만지던 손의 촉감도 그리워질 날이 있겠지.

꾹꾹 누르던 손을 조용히 부여잡은 채 최영은 속으로 되뇌었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십시오... 제가 하늘세상으로 꼭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