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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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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2.

 

은상이가 외국으로 갔다는 걸 전제로 써봅니다.

걍 생각나는대로 적어서 재미가 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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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은상?”

 

영도는 너무 놀라고 말았다. 순간 눈앞에 CG가 펼쳐진 것만 같았다.

태평양 망망대해를 10시간 넘게 날아와 찾은 이 호텔. 이 방.

그리고 바로 이 날 이 시각.

그리고 바로 그녀. 차은상이 지금 내 눈 앞에 있다.

 

 

 

“최영도...”

 

놀라긴 은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겨우 일주일 전에 자리 잡은 일터가 이 호텔이다.

아르헨티나를 벗어나 미국으로 건너 온지도 몇 달 되지 않았다.

그런데 거짓말 같은 우연으로 최영도를 다시 만나다니.

하필 오늘이 근무날이었고, 하필 오늘 이 곳에 최영도가, 하필 이 방을 잡고 있다니.

숨어야 하나 달아나야 하나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려니

영도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는다.

“너 지금껏... 여기 있었던 거야? 진격의 회장님이 여기로 보냈어?

네 인생 다 걸고 여기 온 건데 겨우 이런 일 하는 거야?

학교는? 어머니는? 너 대체 뭐야?“

화를 낼 건 아니지만 언성이 높아진다.

반가움보다 당황스러움이 앞선다.

영도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은상의 반응을 살핀다.

잠시 후, 은상의 뺨 위로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린다.

흘리는 정도가 아니다. 결국엔 숨이 꺽꺽 막힐 정도로 눈물이 쏟아진다.

두 사람은 그 날 이후, 3년 만에 미국 땅에서 만난 것이었다.

 

 

 

 

햇볕이 제법 따사롭게 내려쬐는 테라스에 영도와 은상이 마주 앉았다.

마주 앉긴 했어도 마주 보진 못한다.

은상은 고개를 숙인 채 호텔에서 일할 때 입는 앞치마만 매만진다.

영도는 한시도 은상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처음엔 정말 은상이가 맞는 걸까? 하는 생각에서,

그 다음엔 야윈 은상이가 안쓰러워서.

 

 

“... 탄이는... 잘 있어?”

 

입을 달싹거리던 은상이 겨우 한마디 질문을 던진다.

눈물을 한바탕 흘리고는 처음 던진 질문이다.

영도의 가슴에 뭔가 무거운 것이 내려앉는 느낌이다. 답답함 같은 거.

애써 무거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보려는 듯, 영도가 가볍게 은상의 말에 답한다.

 

“야! 넌 그렇~게 당하고도 김탄이냐? 첫 질문이 뭐 그래?

날 만났으면, 야 반갑다, 요즘도 잔치국수는 좋아하냐, 뭐 그런 거 물어봐야 하는 거지~“

 

영도의 노력을 안다는 듯, 은상이 살짝 미소를 짓는다.

그래, 그 미소... 그 미소는 아직 잊지 않았구나.

영도는 자세를 고쳐 앉고는 앞에 놓인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신다.

호텔 제우스 상속자이자 한 성질머리 한다는 최영도라지만

여전히 은상 앞에서는 어물쩡댈 뿐이다.

 

“설마 나랑, 잔치국수 같이 먹기 싫어서 한국 안 오는 건 아니지?

네가 차용증은 안 썼어도 떡볶이 벽에는 최영도랑 잔치국수 먹으러 가겠습니다~

쾅! 쾅! 써놨잖아... 기억 안 나?“

 

슬쩍 농을 섞어, 은상이 왜 여기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떠보려는 거다.

영도의 머릿속은 지금, 온통 물음표 투성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한 번에 말하기엔 은상이가 가진 사연이 너무나 길다.

회장님 눈을 피해 아르헨티나를 탈출하다시피 한 다음,

언니를 찾아 다시 미국에 온 사연을...

잔치국수 얘기를 꺼냈으니, 그저 잔치국수 얘기만 할 뿐이다.

 

“그럴 리가... 잔치국수는... 그래, 우리... 만난 김에 먹을까? 여기도 팔겠지...”

 

은상이 살짝 웃으며 답한다.

오히려 그 웃음이 영도는 짜증날 지경이다.

3년 동안 내내, 얼마나 궁금했는지, 얼마나 찾았는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그걸 알기나 하는 걸까?

잔치국수 따위야 얼마든지 여기서도 해먹을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한국에서나 유효한 거거든...

너 지금 표정 보면... 잔치국수 한 그릇 먹고 다신 안 보겠다 뭐 그런 표정이거든?“

 

“...”

 

“차은상”

 

“응?”

 

“... 흐음... 오늘은 아닌 것 같아서 더 안 물어볼 건데... 나 피하지는 마라.

나 여기 일주일 묵을 거니까.“

 

“...그래...”

 

“표정은 당장 안 나올 표정인데? 진짜지?”

 

“어렵게 구한 자리야 그렇게 쉽게 그만 둘 수 없어.”

 

“한가지만 묻자”

 

“뭐?”

 

“아직도 김탄 좋아하냐?”

 

“...”

 

은상이 영도의 시선을 휙 피한다. 그러더니 눈물을 참으려는 듯, 애써 눈을 치켜뜨며 입술을 앙 다문 표정을 짓는다.

그 모습을 보는 영도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답답하다.

바로 앞에 있는데, 곁에 있는데,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르는데.

아직, 세 사람은 서로를 잊지 못했다. 3년 넘게 지나도록. 1000번의 낮과 밤이 흐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