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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9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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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16.

내용이 점점 거지 같아져서 쓰면 안되겠다 생각이 들면서도...

아... 내 멋대로라도 좋으니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욕망...

온 세상의 작가들, 특히 드라마 작가님들 존경합니다.

드라마 안 쓰길 정말 잘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장으로 가는 급행열차에 탄 상플... 으허으허 으허허

역시 작가란 직업은 하늘이 점지해주는 게 틀림없어. 아무나 쓰지 말라며 ㅋㅋ

욕하진... 말아주삼... 만들어 놓은 세계관에 밥숟가락 하나 얹은 거지만

이 뒤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블로그 주인장 맘대로 탄생시킨... 그런 이야기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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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장을 빠져나와 집에 도착한 시각은 9시도 채 되지 않은 때였다.

영도가 파티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지만

은상이 걱정된 나머지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다.

은상을 무사히 집 안까지 데려다줘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은상은 영도에게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고,

영도는 어떻게 하면 은상의 기분이 나아질까, 장난도 걸고, 농담도 했다.

그러는 사이, 원을 만나 긴장했던 마음은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태워다줘서 고마워.”

 

은상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또 다시 고맙다는 말을 한다.

영도는 고개를 오른쪽 어깨 쪽으로 쭉 기울이더니 은상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그러더니 피식...하곤 웃어버렸다.

 

“나 올해 운세 되게 좋다.”

 

“... 왜?”

 

“차은상 입에서 고맙다는 말을 도대체 몇 번이나 듣는 건지, 셀 수가 없다, 내가.”

 

“내가 그렇게 고맙단 말에 인색했나?”

 

“진짜 고마운 건 맞아?”

 

“응, 내가 고맙다고 계속 말했잖아.”

 

“고마운데 그냥 맨입이냐?”

 

“그럼?”

 

“이 추운 날, 따뜻~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가지 않겠니, 친구야~

뭐 그런 기브앤테이크가 돼야 하는 거 아냐?”

 

영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은상이 조금 놀랐다는 표정으로 영도를 바라본다.

 

“아... 시간도 너무 늦었고... 지금 엄마 계실 텐데...”

 

“얘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어머니가 계시면 안 될 그런 상상 한 거야?”

 

“야!”

 

“그러니까!”

 

영도가 은상을 어깨를 붙잡고 앞세우더니 억지로 건물 안에 밀어 넣는다.

 

“내가 좀 들어가겠다고...”

 

“최영도!”

 

결국, 영도는 다시 은상의 집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 은상이 엄마는 은상의 드레스 차림을 보고 놀라고,

영도가 함께 따라왔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하지만 은상에게서 자초지종을 다 듣고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영도에게, 은상을 데려다줘서 고맙다는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그러고는 달리 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며 따뜻한 커피 두 잔을 타다가

영도와 은상 앞에 내밀었다.

 

[지난 번 선물 고마워요 줄 게 없어 미안해요]

 

“아닙니다 어머니. 이것도 못 마실 뻔 했는데요.”

 

은상이 엄마가 의아스러운 표정을 짓자,

은상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짓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영도를 흘겨본다.

은상이 엄마는 무슨 내용인지 잘 알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더니,

수화로 은상에게 말을 걸었다.

 

[난 내일 일찍 나가봐야 하니까 먼저 잘게. 넌 늦게 나가도 되는 거지?]

 

“응, 엄마 먼저 자. 난 얘 보내고 자야지.”

 

고개를 끄덕이던 은상이 엄마는 발걸음을 침대 쪽으로 옮기다가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은상이를 따로 불러다가 얘기를 주고받는다.

 

[너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왜?”

 

[그냥... 마음에 좀 걸리는 게 있어서. 네 표정도 안 좋아 보이고]

 

“아냐... 그런 거 없어.”

 

[친구는 언제 간다니? 호텔 사장님 아들이랬지? 혹시... 그 제국그룹이랑...]

 

“아냐, 그런 거 아니야.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그냥 친구.”

 

그냥 친구. 다른 말은 하나도 들리지 않다가 그냥 친구라는 단어 말 하나가

영도의 귀에 확 내리꽂히듯 들려왔다. 그냥 친구라.

무슨 의미로 말한 건지 알면서도, 내심, 마음이 조금 아리다.

 

[너무 늦게 보내지는 말고. 저 친구도 바쁘다면서]

 

“알았어요 들어가... 자야지.”

 

엄마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차은상.”

 

“왜?”

 

“그냥 친구가 뭐냐...”

 

“그럼 뭐라 그래?”

 

영도는 음... 하고 소리를 내며 고민하는 척하더니,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고마운 친구! 은혜로운 친구! 잘~ 생긴 친구. 뭐 그런 수식어 없어?”

 

은상은 실없는 소리하지 말라는 듯, 피식 웃더니 영도와 마주 앉았다.

사실은 그런 수식어 따위 필요 없어. 그냥 남자 친구... 라고 말해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니, 영도는 괜히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느낌이었다.

그건, 아직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누군가’가 되어주길 바라는 은상이를 마주보고 있기 때문일까.

 

 

 

 

낡고 작은 식탁에 마주 앉아 커피를 나눠 마시고 있으니,

영도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3년 만에 같은 하늘에 있게 된 것만으로도 신기한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얼굴을 가까이 대고 차를 마신다라... 그것도 단둘이.

 

“차은상.”

 

“왜?”

 

“차은상”

 

“...왜!”

 

“은상아”

 

“...아, 왜 자꾸 불러... 대답했잖아.”

 

“내가 너 부르는데 대답해주는 게 신기해서.”

 

은상은 미간을 찌푸리며 영도의 의중이 뭔지를 생각해본다.

영도는 두 손을 깍지 낀 채 엄지를 받침삼아 턱을 기댄다.

3년이면 다 잊고 다 지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어째서 너만은...

 

“너 기억나냐?”

 

“뭐가?”

 

은상이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영도를 바라본다.

영도는 3년 전, 은상이 일하던 카페에 다시 앉아 있는 기분으로,

은상에게 했던 고백을 떠올렸다.

 

“네 전화는 네가 받는 거”

 

“???”

 

“말 걸면 대답해주는 거”

 

“...”

 

“눈 마주치면 인사해주는 거...”

 

은상은 그제야 영도의 고백이 떠올랐다.

영도가 은상의 반응을 살피려 지그시 바라보자,

은상은 그 시선을 피하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지금 진짜 고마워해야할 사람은... 오히려 나다.”

 

아무말없이 영도의 말을 듣고 있던 은상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를 향했다.

은상이 냉장고를 여는 모습을, 영도가 힐끗 바라본다.

냉장고를 보니 안에 든 게 별로 없다.

영도가 주고 간 홍삼 박스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반찬 1,2가지와 달걀, 우유 정도가 전부다. 그리고...

 

“맥주라도 한 잔 할래?”

 

 

 

 

냉장고에는 맥주 2캔이 들어 있었다.

아마도 은상이 엄마가 누구에게서 받아온 것일 거라 생각했다.

예전에도 가끔, 아주 가끔 은상이 엄마는 속이 상할 때, 소주를 마시곤 했는데,

혹시 언제 마시고 싶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누군가에게서 얻어왔겠지. 아니면 가게에서 얻어왔거나.

캔을 따긴 땄는데, 둘 다 그냥 말은 없다.

안주로 찬장 구석에서 찾아온 김은 뜯지도 않았다.

누가 먼저 마시는지 서로 기대라도 하듯, 마주보고만 있다.

사실 은상의 주량은, 음료수에 맥주만 조금 타놓아도 취할 만큼 약하다.

그걸 본인도 잘 알고 있으니, 쉽게 입을 대지 못한다.

영도는 영도대로, 이런 상황에선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만 굴리고 있다.

제 아무리 아이큐 150이 넘는다 한들, 감정 문제 있어서는 헛똑똑이다.

 

“사실...”

 

은상이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맥주캔을 손에 쥐었다.

 

“사흘 전에 너 처음 봤을 때 나 되게 무서웠어.”

 

“...”

 

“너와도 이렇게 만날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도 만날 수 있겠구나.”

 

“그렇게 만날 수 있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안 무서운 사람이야.”

 

“... 그렇긴 하네.”

 

“근데...”

 

말을 잠시 끊은 은상이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뭔가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근데... 무섭긴 무서운데...”

 

“...”

 

“...옛날 일들이 그리웠나봐.”

 

“...”

 

“반갑더라.”

 

은상의 목소리가 조금 가늘게 떨렸다. 눈에 눈물이 맺히는 걸 금방 알아채곤,

얼른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너무 반가웠어...”

 

“지금도 반갑잖아. 반가운 사람 여기 있네.”

 

“그런데 오늘... 탄이 형 보고...”

 

“...”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어.”

 

“무슨...”

 

“또 날... 찾아낼까봐.”

 

이번에는 영도가 맥주캔을 들더니 단숨에 반 캔쯤, 훌쩍 마셔버렸다.

 

“차은상...”

 

“...어?”

 

“나랑 도망갈래?”

 

“...?”

 

“내가 이별과 야반도주에 일가견이 있어서 아는데... 배우는 셈 치고”

 

영도가 또 은상에게 농담을 한다. 어쩌면 절반은 진담인 것 같지만.

은상이 피식 웃고는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신다. 그리고 또 한 모금.

 

 

 

밤 11시. 언제 이야기가 끊어졌을까.

5분 전까지만 해도 대화라는 게 이어졌던 것 같은데

어느새 은상은 테이블에 기대 눈을 붙이고 있다.

 

“자냐?”

 

“...”

 

“차은상...야!”

 

“...”

 

잠이 든 건가. 테이블 위에 한쪽팔을 쭉 뻗고는 그 팔을 베개 삼아 잠이 들었다.

영도는 후우... 길게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내다본다.

어두운 거리에, 빨간 담뱃불 같은 게 어른거리더니 이내 사라진다.

다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사람이 오가는 게 틀림없는데.

검은 옷을 입었나,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겨우 3층 높인데도.

영도는 뭔가 숨기고 싶은 듯, 블라인드를 확 내려버렸다.

그리고 다시 은상의 앞에 앉았는데,

문득, 은상이 매일 목에 걸고 다니는 펜던트가 눈에 띄었다.

긴장이 되거나 말문이 막히거나 하면 저 펜던트를 매만지던데...

자세히 보니, 뚜껑이 열리게 되어 있는 펜던트다. 그 말은 사진을 넣을 수 있다는 건가?

영도는 잠든 은상의 얼굴 앞에 대고 손을 흔들어보았다. 완전히 잠든 것 같다.

아마도 맥주 반 캔 정도에 취해버린 것 같다.

영도가 조심스럽게 펜던트에 손을 댔다.

긴장이 된다. 은상이가 깰까봐. 펜던트에 혹시 생각하는 그 얼굴이 있을까봐.

손톱 끝에 힘을 주고 겨우 열어본 펜던트 안에는...

역시나 생각했던 그 얼굴이 있다. 김탄의 사진이 들어 있다.

혹시나 잘 나오진 않을까 기대했던 성적이, 역시나 낙제를 받았을 때처럼

인상이 크게 찌푸려진다.

 

“... 잡혀주질 않는구나. 차은상.”

 

은상이 영도의 말을 의식이라도 한 듯, 몸을 뒤척이자 영도가 얼른 펜던트를 다시 닫았다.

그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아... 진짜”

 

일단 무음으로 돌려놓고 누구에게서 온 전환지 확인하니 발신자 표시가 되지 않은 전화다.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최영도”

 

이 목소린... 사진 속의 그 녀석이다.

영도는 황급이 자리에서 일어나 되도록 은상과 멀어졌다.

그리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 어”

 

갑작스러운 김탄의 전화... 왜지? 무슨 일일까? 혹시...?

전화기 너머의 긴장감이 여기까지 느껴질 정도다.

아마 영도의 긴장감도 김탄에게 전해졌으리라.

 

“너...”

 

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영도는 들리지 않게 마른 침을 삼켰다.

 

“...뭐?”

 

“차은상이랑... 만났냐?”

 

“...”

 

“차은상이랑... 같이 있어?”

 

영도는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숨도 쉬지 못하는 듯,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