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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0-1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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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18.

엄청 짧긴 한데...

그래도 너무 안 쓰는 기간이 길면 안될 것 같아서.

일단 쓴 거라도 좀 올려본다는... 크흠...

그래도 보는 사람이 몇 명 있다 보니,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긴 하지만.

심심하실까봐 올려봄~ 내용이 너무 축축 쳐져요... 다시 살려내고 싶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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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도"

 

"...어?"

 

“차은상이랑... 만났냐?”

 

“...”

 

“차은상이랑... 같이 있어?”

 

“... 무슨... 소리야... 그게... 차... 차은상이 어딜...?”

 

“... 만났구나”

 

영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전화기 너머로는 탄이의 깊은 한숨이 들린다.

밤 11시가 넘은 시각. 갑작스럽게 한국으로부터 걸려온 김탄의 전화에,

영도는 가슴팍을 한 대 세게 맞은 듯, 울렁거리는 느낌마저 느끼고 있었다.

 

“찾아냈구나”

 

“찾아낸 게 아니야, 우연히...”

 

“너한테 하는 말 아냐. 회장님 말이야.”

 

“...”

 

“회장님이... 은상이 찾아낸 것 같아서.”

 

“...”

 

“너랑 있는 걸 봤다는 것 같더라.”

 

그래... 역시 그냥 우연이 아니구나.

주변에서 바스락 거리던 소리들... 어두운 거리를 떠돌던 담뱃불들...

그건, 은상이를 찾으러 온 어떤 사람들의 흔적이었구나...

나 말고도, 얼마든지, 은상이를 찾으러 올 수 있지...

 

“최영도.”

 

“...”

 

“언제... 만난 거냐?”

 

“... 며칠 됐지.”

 

“왜 말 안했어...?”

 

“...”

 

“왜? 대체 왜!”

 

“...”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난 거냐?”

 

“...”

 

“봤으면 말을 해야지! 만났으면 전화를 해야지!”

 

“...”

 

탄이의 격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영도의 귀에 내리꽂힌다.

하지만 영도는 핸드폰을 귀에 바짝 대고 침묵할 뿐이다.

 

“넌 내가 그 애를 얼마나 찾았는지...”

 

“내가 왜.”

 

“뭐?”

 

영도는 들을 얘기는 이제 다 들었다는 듯,

고개를 잠시 숙이더니, 목을 천천히 돌리면서 기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탄에게 말했다.

 

“내가 왜, 너한테 전화를 해야 되냐?”

 

“그걸 지금 말이라고...”

 

“되게 빡치네...”

 

“...”

 

“넌 내가 무슨 오작교로 보이냐?”

 

“...뭐?”

 

의아해하는 김탄의 목소리가 끊어질 듯 희미하게 흔들린다.

 

“네가 요즘 사업 배우랴~ 약혼 준비하랴~ 바빠서 머리가 안 돌아가나 본데...”

 

“...너 약혼은... 어떻게...”

 

“이건 너한테 기회 아니다.”

 

“...”

 

“이건, 내 기회야.”

 

이 태도는, 어쩌면 도발이다.

영도의 냉소적이면서도 단호한 말에 저 너머에선 전화가 끊어진 듯,

김탄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결국, 반응을 살피던 영도가 먼저 대화를 이어간다.

 

“지금 차은상이랑,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 위에 있는 게 누군지 모르겠어?”

 

“...”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군지 감이 안 와?”

 

“최영도!”

 

“끊는다.”

 

영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니, 아예 전원까지 꺼버렸다. 다시 전화가 올까봐.

그리고는 들리진 않지만 아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은상이가 깨진 않았을까 뒤를 돌아보니, 여전히 아까 그 자세 그대로다.

바로 앞에 은상이가 있다.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그 곳에.

그런데 혹시 네 마음은 아직도, 비행기로도 10시간 넘게 떨어진 김탄에게 가 있는 걸까?

영도는 그런 생각을 털어 내버리기라도 하는 듯, 가볍게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는 한쪽 팔을 베게 삼아 머리를 베고 있는 은상에게 다가갔다.

은상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식탁 옆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거의 쪼그려 앉듯, 자세를 잡아본다.

 

“너 여기 있는 건 나만 알고 싶었는데...”

 

잠이 든 은상은, 답이 없다.

 

“원래 난 뭐든 나만 아는 거 좋아해...”

 

그 자세 그대로 은상을 빤히 바라보던 영도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은상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보더니, 등과 다리 쪽을 지지대 삼아 은상을 번쩍 들어올렸다.

그러고도 은상은 깨어날 줄을 모른다.

얘가 많이 피곤했구나... 많이 긴장했었구나...

영도는 은상을 그 상태 그대로 침대 위에 뉘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