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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1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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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20.

어우... 이거 결말을 어떻게 짓지~

뭘 또 이렇게 길게 써... 스크롤 압박 생기게... ㅋㅋㅋ

나도 모르겠다 일단 쓰는데까지는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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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호텔에 출근을 한 은상은, 영 몸이 좋지 않은 느낌이다.
다행히 오늘은 늦게 일을 시작하는 날이긴 했지만,
일찍 나오는 날이었다고 해도 좀 늦게 나와야만 했을 것이다.
열이 있는 것 같고, 몸도 쑤시다.
할 일도 많은데, 몸살 기운 탓에 힘이 없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엄마가 옆에서 수건에 물을 적셔 이마에 얹어주고 있었다.

 
“엄마...”

 

엄마는 눈을 뜬 은상의 이마를 한 번 짚어보더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열 있어. 좀 누워있어]

 

“지금 몇 신데...?”

 

[8시 좀 넘었어. 엄마 조금 늦게 나가도 되니까 괜찮아.]

 

“응...”

 

은상은 몸을 잠깐 뒤척이다가 문득 영도가 어제 집에 왔었다는 생각을 떠올렸다.

 

“...최영도는? 갔어? 언제 간 거야...”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수화로 답을 이어갔다.

 

[갔지... 안 그래도 그 친구가 어젯밤에 너 간호해준 모양이더라]

 

“나를? 최영도가?”

 

[그래, 어제 네 이마 위에 물수건 올려놓고, 네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자고 있더라고]

 

은상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어제 어디서부터 기억이 없는지 더듬기 시작했다.
엄마는 자러 들어갔고, 둘이 커피를 마시다가, 맥주를 한 잔 마셨고, 그리고...

 

“그래서? 언제 갔어?”

 

[내가 5시쯤 일어나서 불 켜고 하니까, 내 발소리에 깼는지, 금방 일어났어]

 

“... 그리고?”

 

[너 열 있는 것 같다고 걱정된다고 하더니만, 늦게까지 있어 죄송하다고 하더라]

 

“...”

 

[그냥 보내기 좀 그래서... 너 먹는 식빵이랑 우유라도 챙겨줬더니, 맛있게 잘 먹더라]

 

“... 그랬어?”

 

마트에서 제일 싼 가격에 파는 식빵과 우유인데. 영도 입맛에 잘 맞긴 했을까.
무심한 어투로 그랬느냐고 반문하기만 했지만, 은상은 그게 조금 마음에 걸린다.

 

“뭐... 구워주기라도 한 거야?”

 

[그럼... 구워주긴 줬지. 잼도 챙겨줬고.]

 

“그래...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해준 거네...”

 

[고맙다고, 잘 먹었다고 여러 번 인사해서 내가 민망할 정도였어]

 

“... 그랬구나...”

 

그렇게 답하곤 은상은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렸다.
이불 속에서 손을 빼내 이마를 짚어보니 제가 느끼기에도 조금 열이 있는 것 같다.
어젠 술기운에 잘 몰랐는데, 아침이 되고나니 확실히 몸이 여기저기 쑤시다.
오늘은, 또, 어떻게든, 잘 버틸 수 있는 걸까?

 

 

 

 

‘찰카닥’

 

여느 때처럼 방청소를 하기 위해 은상이 객실 문을 열었다.
이 방이 여타의 방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도의 방이라는 거다.
대부분 방이 비어있을 시간이고, 영도 역시 지금까진 이 시간에 없었으니,
대체로 마음 놓고 청소를 하겠지만, 은상은 왠지 조금 긴장이 됐다.

 

“크흠...”

 

일부러 마른 기침을 하면서 인기척을 내본다. 하지만 답은 없다. 나간 건가.
문을 살짝 닫고 청소 도구를 든 채, 침실로 들어가 보지만 역시 영도는 없다.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일단 청소를 시작하기로 했다. 먼지를 닦아내기 위해 걸레를 집어 들었다.
걸레질을 하고 있는데, 문득 욕실문이 꼭 닫힌 걸 보곤 혹시,
욕실에 있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다가가본다.

 

‘똑똑’

 

문을 두드려 봐도 답이 없다. 아닌가... 하고 슬쩍 몸을 돌리는데
몸을 돌린 그곳에 영도가 서 있다. 그것도 바로 코앞에.
은상은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야!”

 

“나 여깄는데?”

 

“너 찾는 거 아니거든”

 

“찾을 때도 됐는데 이제...”

 

“언제... 들어온 거야.”

 

“들어오는 소리도 못 들었냐?”

 

영도가 종 능글맞다 싶을 정도로 미소를 짓더니, 갑자기 은상의 이마에 손을 댔다.
은상은 영도의 행동에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뭐야...”

 

“너, 열 있어. 좀 쉬지?”

 

“... 쉬면, 누가 월급 줄까봐?”

 

은상은 태연하게 다시 청소를 하면서 푸념 섞인 말투로 답을 이어갔다.

 

“이 정도 열 있는 거 가지고 안 쉬어도 돼...”

 

“쉬어. 너 쉬어도 돼.”

 

“저, 근무 시간에 농땡이 부리는 게으른 직원 아닌데요 사장님.”

 

“야, 차은상”

 

은상이 잠시 걸레질을 멈추고는 영도와 마주본다.
그 와중에도, 영도는 은상의 바짝 말라버린 입술이 영 마음에 걸린다.

 

“어젯밤에는 고마웠어.”

 

“어제? 술 친구 해준 거?”

 

“그것도 고맙고... 나 아프다고 옆에서 봐준 거 고맙다고.”

 

“고마워?”

“어...”

 

“진짜 고마우면 청소 하지 마.”

 

“뭐?”

 

영도는 은상의 손에서 걸레를 뺏더니 은상의 어깨를 잡고 억지로 거실까지 걸어가게 했다.
그러더니 탁자 앞 소파에 은상을 앉히면서 농담을 건넨다.

 

“직원이 아픈데 일 시켜먹는 악덕 사장으로 소문난다...
내가 그런 소문나면 호텔 제우스 주식 떨어져요~ 누구 망하는 꼴 보고 싶어?”

 

“뭘... 그렇게... 됐어 이건 내 일이야.”

 

은상은 걸레를 집어들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너 이 방 청소하는데 얼마나 시간 들어?"

 

영도가 앉은 채 은상을 바라보고 있다.
방금 전 얼굴에 있던 웃음기가 금세 사라졌다.

 

"한 10분? 왜?"

 

"야... 너는..."

 

영도는 갑자기 팔짱을 끼더니 몇 번 마른 기침을 해댄다. 어깨에 힘도 제법 들어간 것 같다.

 

"너도 들어서 알겠지만 내가 여기 인수했어"

 

"그래...서?"

 

"이 호텔 경영하시는 분이 쓰는 방인데, 그렇게 대~충 청소해서야 되겠냐?"

 

"..."

 

"한 시간은 해야지. 정성들여서."

 

"... 무슨 소리야?"

 

"한 시간 청소하는 걸로 하자."

 

은상이 계속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영도가 다시 은상을 앉힌다.

 

"여기만 청소하고 있으라는 거야?"

 

"그 한 시간, 너 쉬라고."

 

"최영도..."

 

"잠깐만"

 

영도는 일어나서 은상에게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듯, 어깨를 꾹 눌렀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아마도 룸서비스를 시키는 모양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탁자 앞에는 간식으로 먹을만한 음식들이 가득하다.
케이크며, 과일이며, 빵이며, 음료수며...
은상은 멍하니 음식들을 바라보고 있다.

 

"점심 시간은 지났고, 나중에 더 근사한 거 사줄테니까 일단 간식이라도 먹으라고."

 

은상이 계속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영도는 약간 당황한 기색으로 은상을 바라본다.

 
"... 여자들은 이런 거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

 

은상은 네 마음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는, 빵 한 조각을 집어들었다.
그런데 영도가 갑자기 빵을 빼앗더니, 케이크 접시 위에 포크를 얹고는 은상 앞에 내민다.

 

"이거 먹어, 이게 더 맛있어"

 

"..."

 

"믿어봐~ 내가 여기 있는 거 다 먹어봤어"

 

은상은 피식 웃더니 케이크 접시를 받아들었다. 진한 초콜릿이 케이크 표면에 흘러내리는 초코 케이크다. 

 

"잘 먹을게"

 

그제야 영도의 표정도 환하게 펴진다. 기분이 좋아진 듯, 어깨의 힘도 쭉 풀어진다.

 

"우후~ 얘 취향 맞춰주기 진짜 힘드네..."

 

은상이 눈을 흘기자 영도가 은상을 바라보며 턱을 괴고는 웃어보인다.

 

"많이 먹어 차은상~"

 

 

 

 

늦은 오후. 청소를 다 끝내고 세탁물도 다 치운 은상은 아무데나 걸터앉아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그래도 영도의 방에서 조금 쉰 덕분에, 은상은 몸이 좀 풀린 기분이다.

 

"은상! 가서 00이 좀 찾아와. 얘는 도대체 어디 간거야..."

 

같이 일하는 언니가 심부름을 시킨다. 은상은 1분도 앉아 있지 못한 채 다시 일어났다.

세탁실을 나와 로비 쪽으로 걸어가며 은상은 슬쩍 콧노래까지 나왔다.
열도 많이 내린 것 같다. 케이크에 이런 효과도 있었던가.
비싼 초콜릿을 쓴 건가. 아니면... 영도 덕분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로비를 지나가는데 뭔가 지나쳐선 안 될 것을 지난 듯, 눈에 들어온다.
서서히 은상이 고개를 돌려본다.
은상의 시선이 닿는 그곳에, 김원 사장이 서 있다.

 

"너... 맞지? 차은상."

 

은상은 다리에 힘이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휘청거리는 은상의 모습에
김원이 달려와 은상의 팔을 붙잡았다.

 

"여기 있었구나..."

 

은상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 상황이 꿈이기만을 바라고 있다.
만약 꿈이 아니라면... 빨리 와줬으면. 영도가 빨리 와줬으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빌고 있다.
나를 제발 이 상황에서 꺼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