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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2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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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23.

서서히 끝을 향해가고 있다.

그래서 뭔가 반전이 필요한데, 난 드라마 작가가 아니니 필력이 없...다... 흑흑...

재미가 없어도 마지막을 위한 놋다리 밟기라 생각하고 읽어주셨으면...

으엥~ 그런데 급 재미가 없엉~ T.T

빨리 결말을 내야겠엉!!!!

 

 

쓰고 30분 만에 수정 했음~ 티가 안날 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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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자신이 일하는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1층 커피숍을 이용할 일은 없을 거라고, 은상은 생각했다.

그럴 기회도 없지만, 무엇보다도 커피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은상은 김탄의 형, 김원과 함께 그 커피숍에 마주 앉아 있다.

원이는 평소와 다름없는, 조금 차가워 보이는 표정으로 은상을 보고 있다.

은상이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라지만,

스스로 말을 걸지 않으면 계속 이대로 무음 상태일 것 같다.

 

“잘 지냈어?”

 

“...”

 

“여기서 일하는 거야?

 

“...”

 

“여기 이러고 있으면... 학교는 안 다녀?”

 

“...”

 

“탄이는, 안 보고 싶어?”

 

“...”

 

“참는 거야, 잊은 거야?”

 

“...”

 

“대답을 해야 나도 준비한 말들을 하지.”

 

은상은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잠깐 심호흡을 해본다.

 

“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사실 너 보러 온 건 아니야.”

 

“...”

 

“가기 전에 영도를 볼까 하는 마음에. 근데 여기 오기 직전에 전화를 받아서.”

 

“무슨...”

 

“탄이가 전화했어. 너 여기 있을지도 모른다고.”

 

은상은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았다. 진짜구나. 어제 전화가.

영도가 집에서 전화하던 내용을, 사실 은상은 잠결에 듣고 있었다.

처음에는 조용히 전화를 하더니, 나중엔 감정이 조금 격해져서인지

영도의 언성이 커졌고, 그 때문에 은상의 귀에도 전화 내용이 고스란히 전달된 거다.

하지만 은상은, 반쯤 잠든 상태라 이게 진짜인지, 꿈속의 이야기인지 구별하지 못했다.

그냥 꿈인가보다 했더니, 그래, 진짜였구나. 그렇다면...

 

“탄이... 혹시 약혼...”

 

원이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은상에게 반문한다.

 

“어떻게 알았어? 탄이 약혼. 아직 발표된 거 없는데.”

 

“...”

 

“영도가 말해줬어?”

 

“전화하는 거... 들었어요.”

 

“누가? 탄이가? 영도한테?”

 

은상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원이는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아시는 건가?”

 

은상은 순간, 움찔, 하는 기분이 든다.

이젠 미국에 있으니 걱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탄이가 은상이를 잊지 못하고 미국으로 온다든가,

혹은 은상이가 탄이를 보러 한국에 간다든가 하게 되면,

무슨 수를 쓸 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제국그룹 김회장이었다.

은상이 주변 사람들을 괴롭힐 수도 있고, 돈으로 휘두를 수도 있는 사람.

김회장 정도라면, 멀리 한국에서도,

이제 겨우 마음잡고 제대로 살기 시작한 은상의 언니를 건드릴 수도 있다.

어쩌면 먼 친척까지... 혹은 은상의 친구들까지.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은상은 몸이 떨릴 정도로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 떨림이, 목에 걸고 있는 펜던트에까지 전해졌는지, 펜던트가 살짝 흔들릴 정도였다.

 

“안 만나요.”

 

“뭐?”

 

“안 만날게요.”

 

“...”

 

“잊으면 되잖아요. 다 잊었다구요.”

 

“혹시...”

 

“...”

 

“아직 잊고 있는 중인 건 아니야?”

 

원이의 말에 은상이 흔들리고 있던 펜던트를 한 손으로 잡았다.

아직, 잊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던가. 아직, 그 손을 놓지 못했던 건가.

은상이 당황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바닥에 그림자 하나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보니, 그 자리엔 영도가 서 있었다.

전에 없이 차가운 표정으로 바뀐 영도는,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은상에게 말을 건다.

 

“너, 근무 시간 아니냐?”

 

“...”

 

“일 안 해? 뭐하는 거냐, 지금?”

 

영도의 태도에 원이 조금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영도를 바라본다.

 

“지금 나랑 얘기 중인데?”

 

“얘 저희 호텔 직원이에요. 직원이 이렇게 놀고 있으면 고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되게 속상하거든요.”

 

영도는 은상의 팔을 잡더니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제가 뭘 좀 시켜놔서요...”

 

“...”

 

영도는 시키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서, 은상이 자리를 떠날 수 있는 작은 이유를 일부러 만들어주었다.

 

“이따 퇴근하고 얘기하시죠. 저도 같이.”

 

원이 이게 뭔가 싶은 표정으로 영도를 바라보자,

영도가 은상에게 어서 가라는 듯 턱으로 먼 곳을 쓱 가리킨다.

 

“그럼...”

 

은상은 자리에서 힘없이 일어나더니,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원이와 마주보던 자리를 벗어나면 답답했던 마음이 풀릴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지금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건, 자리를 떠나서도 계속됐다.

아니, 마음이 더 힘들어졌다.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말로 뱉어내야 할지 모르는 그런 답답함이 밀려왔다.

 

은상이 떠난 자리에 영도가 앉아 원이를 마주보고 있다.

원이는 길게 한숨을 쉬더니 거북하다는 듯 팔짱을 꼈다.

 

“중요한 얘기 중이었는데.”

 

“제가 시킨 일도 중요하거든요.”

 

“...은상이가 여기 있는 건 우리 아버지의 잘못이고.”

 

“...”

 

“나랑 탄이는 그걸 잘 알아. 그래서...”

 

“...”

 

“은상이가 원하는 걸 해주고 싶다는 게 탄이 생각이야.”

 

은상이가 원하는 것. 그랬구나. 김회장이 가라마라 해서 온 건 적어도 아니었군.

영도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눈썹을 매만졌다.

은상이가 뭘 원하는지 안다면 내가 해주고 싶은데.

영도는 속으로 은상이가 뭘 원할지에 대해 떠올려본다. 그게 정말 뭘까?

 

“... 탄이는... 어떤가요?”

 

“뭘?”

 

“은상이 여기 있다는 거 알았으니까... 찾았으니까.”

 

“... 사실 나도 그게 고민이다.”

 

“네?”

 

“약혼. 제 입으로 하겠다고 하고 물릴까봐.”

 

“...”

 

“은상이도 알던데? 탄이 약혼하는 거.”

 

“...네?”

 

원이의 말에, 영도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고 기억을 더듬더니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젯밤에 전화하는 소릴 들었구나...

목소리가 너무 컸던가. 혹시, 약혼 이야기가 또 은상이 마음을 뒤흔든 건 아닐까.

 

“뭐, 퇴근 시간까지 기다렸다 만나도 될 것 같긴 하다.”

 

“...”

 

“오늘 여기서 묵을 거니까.”

 

“네?”

 

“손님 가려서 받는 건 아니지?”

 

특유의 냉소적인 미소를 지은 채, 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도는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3년 동안 잊지 못한 너를, 여기서 만난 단 한 번의 행운만으로, 또 다시 기회를 잃어야 하는 걸까.

영도 앞에 놓여진, 은상이 남겨놓고 간 커피는 벌써 차게 식어 있었다.

 

 

 

 

 

늦은 저녁 시간.

은상은 할 일을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다.

일을 하고는 있었지만 오늘 하루 종일, 원이와 마주했던 그 때의 상황만 떠올랐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영도가 와서 그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준 기억은 난다.

그 자리를 벗어나도 마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그리고 내내 생각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미국에 온지 몇 달이 지나고 자리를 잡아가고, 다시 웃음을 찾고.

조금씩 제국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될 때, 우연히 영도를 만났다.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우연히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가장 무섭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어쩌면 영도였으니까...

반가운 마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직 자신을 향해있는 마음이, 크게 변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을 만큼, 잘해주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또 다시 이어진 탄이와의 인연... 버리지 못한 인연들... 제국그룹의 그늘...

은상은 흔들리는 펜던트를 꼭 쥐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결심을 한 듯, 입술을 깨물었다.

 

 

 

 

 

‘똑똑’

 

은상이 객실 문 앞에서 노크를 한다.

이윽고 안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 날... 보러 온 거야?”

 

안에서 나온 사람은... 탄이의 형, 김원이다.

은상은 마른 침을 삼키고는 있는 힘껏 목에서 소리를 끌어올린다.

그래봤자, 그 목소리는 희미하고 여리다. 그게 최선이다.

 

“저...”

 

“...”

 

“탄이...”

 

“탄이 뭐?”

 

“...전화할 수 있을까요?”

 

원이는 미묘하게 표정이 변했다.

은상은 눈물을 겨우 참고 있는 듯한 얼굴로 그 앞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