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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5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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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3. 12. 29.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모르고 사실 제목도 없이 시작한 상플인데

일이 일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존대를 해야할 듯)

별 고민 없이 썼는데 지금은 약간의 의무감이 플러스 되고 있다는 슬픈 사연...

저는 드라마 작가나 무슨 소설 작가 이런 거 아니에요. 초정밀하게 감정을 따라갈 수가 없네요.

그러니 걍... 막장으로 가도 이해해주세요. 그럼 즐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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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햇살이 방안으로 들어온 지도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은상은 침대에서 일어날 줄을 모른다.

이불을 폭 뒤집어쓴 채, 그저 반쯤 깨어있는 상태다.

은상이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 모습을 보고 있던 은상이 엄마는

딸이 이미 깼다는 걸 눈치 채고는 이불을 걷고 등짝을 한 대 때린다.

 

“아! 아파...”

 

[어제 도대체 얼마나 마셨어? 너 요즘 왜 그래]

 

은상은 애써 팔을 구부려 자신의 등을 문질렀다. 엄마의 손이 오늘따라 유독 맵다.

 

“... 맥주 한 잔.”

 

[진짜야?]

 

“어...”

 

[속은? 괜찮아?]

 

“...괜찮아요...”

 

엄마가 속이 상한 듯, 딸을 바라보더니 다시 수화로 대화를 이어간다.

 

[오늘 쉬는 날이기에 망정이지... 꿀물 타놨으니까 그거 마셔. 엄마는 일 나간다.]

 

“네...”

 

그 말까지 전하고 나가려다가, 은상이 엄마가 다시 침대 쪽으로 몸을 틀었다.

 

[최영도라는 친구...]

 

“...”

 

[어제 너 업고 왔던데.]

 

“...어.”

 

[둘이 술 마신 거야?]

 

“...”

 

[그냥 친구 맞는 거지?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지?]

 

“무슨 생각을 하는데?”

 

[무슨 큰 호텔집 아들이라며...]

 

“...”

 

은상이 엄마는 머리가 복잡한 듯, 한숨만 내쉬다가 딸의 눈치를 본다. 그리고는 체념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다...]

 

“...”

 

[너한테 잘해주는 건 좋은데, 엄마는... 걱정돼]

 

“...어...”

 

[엄만... 네가 힘들어지는 건 싫어]

 

“... 알고 있어요.”

 

[너 믿는다.]

 

엄마가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고선 은상이 다시 이불을 턱 밑까지 꼭 덮고는 누워버렸다.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난 다시 얽히기 싫어. 그런데...

은상은 침대에 누워 어제 밤에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렸다.

 

 

 

 

 

어젯밤. 가로등 아래서 영도가 너무 꽉 끌어안은 탓에 은상은 숨 쉬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다음이란 건 없어, 차은상”

 

갑작스러운 포옹에, 은상이 벗어나려고 몸을 틀어보았지만

영도는 한 손으로는 은상의 허리를, 한 손으로는 목을 끌어안은 채 놔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상처 주지 않을게.”

 

“...”

 

“너 아프게 하지 않을게.”

 

“...”

 

“내가... 너 원하는 거 하게 해줄게. 뭐든.”

 

영도는 조용하게 은상의 귓가에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속삭이고 있었다.

낮고 애절한 목소리로.

 

“지금 당장 답을 달라는 건 아니야. 아니니까...”

 

‘띠리리~~~’

 

영도가 말을 이어가려는데 두 사람의 품속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은상이의 전화다.

후우... 영도는 기분이 상한 듯, 한숨을 내쉰다.

그러더니 은상을 안고 있던 손을 서서히, 느슨하게 풀어준다.

은상은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발신자 번호가 찍혀있지 않다.

멈칫하며 전화를 받지 않는 은상의 모습에

영도는 금세 불안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응시했다. 혹시... 김탄?

은상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긴장하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차은상 양인가?”

 

“...”

 

“나 기억나나?”

 

“...”

 

“나 탄이 애비야.”

 

누구? 누구라고? 탄이 아버지... 제국그룹 김남윤 회장이라고...?

심장이 멈추고 입이 얼어붙어버리는 느낌.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던 그 목소리.

은상은 너무도 당황스럽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들은 듯, 은상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네?”

 

“제국그룹 김남윤 회장이야.”

 

“제국... 그룹...”

 

갑자기 은상의 전화기를 든 손이 떨리는 걸 본 영도는 심상치 않은 전화임을 직감했다.

게다가 제국 그룹이라니? 그렇다면...

 

“... 회장님?”

 

영도가 은상에게 입모양만으로 회장님이냐고 물어보자,

은상이 영도를 응시하더니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산책로가 참 아름다운 곳으로 이사했더구나...”

 

“...”

 

김남윤 회장이 아무렇지 않은 듯, 일상적인 이야기로 운을 떼자,

은상은 혼자서 찬바람을 맞기라도 한 듯,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알고 계시는구나. 내가 어딨는지. 다들 알고 있어... 은상이 눈을 질끈 감는다.

 

“그곳에서 또 탄이와 전화를 했고...”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내 이래서 너를 지구 반대편으로 보낸 거다.”

 

“... 오...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오해? 오해라...”

 

“...탄이랑... 저는... 이... 이제 더 이상...”

 

은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자 영도가 갑자기 은상의 핸드폰을 휙 빼앗아버린다.

그리고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지 않게, 조용한 목소리로 은상을 달랜다.

 

“듣지 마.”

 

“...”

 

“상처받지도 말고.”

 

“...”

 

은상이 아무말 없이 멍하게 서 있자, 영도는 은상을 대신해 대신 김남윤 회장과 전화 통화를 이어갔다.

 

“여보세요~~”

 

영도는 툭 내뱉는 말투로, 입을 뗐다.

예상 밖에 남자 목소리가 들리자 상대편에서 숨을 고르는 모양이다. 몇 초가 지나서야 말이 이어졌다.

 

“저 이 핸드폰 주인 남자 친군데요~ 어디시죠~”

 

모르는 척, 영도가 대뜸 남자친구라고 하자, 은상의 눈이 커진다.

 

“... 너 뭐라는 거야!”

 

영도가 말리지 말라는 듯, 손으로 은상을 막는다.

 

“... 차은상 양 남자 친구?”

 

“아, 우, 리! 은상이랑 아시는 분이세요? ”

 

“...”

 

영도는 일부러 ‘우리’라는 말을 할 때마다 한 템포 늦게 발음한다.

 

“우, 리! 은상이가 지금 바빠서 제가 대신 받았는데요~”

 

“...다시 걸지.”

 

뚝. 전화가 끊어졌다.

 

“내 목소리 모르시나? 되게 섭섭하네.”

 

영도가 전화를 끊고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다는 듯,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데, 

은상이 기가 막히다는 얼굴로 영도를 바라본다.

하지만 영도는 은상을 보더니 오히려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은상에게 다시 핸드폰을 내민다.

 

“너 이거 나한테 빚진 거다.”

 

“뭐?”

 

“내가 또~~~ 이렇게 너를 구해준다. 되게 고맙지 않냐?”

 

“...야, 최영도.”

 

“끝냈다고 네 입으로 말했다. 안녕이라고 했다고.”

 

“...”

 

“김탄 피하는 중인 거 같아서 내가 좀 도와준거다.”

 

은상은 영도의 태도에 놀라워하다가,

김남윤 회장이 자신의 위치를 다 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고는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최영도...”

 

“...어?”

 

“나 또...”

 

“...”

 

“떠나야 하는 걸까?”

 

은상의 질문이 영도의 귓가에 아프게 내리 꽂히는 기분이다.

널 이대로 두고 싶지 않다... 휘둘리게 하고 싶지 않아. 영도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한다.

 

“일단은”

 

“...”

 

“집에 바래다줄게. 지금 너네 집 반대방향으로 계속 걸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 은상은 그제야 취기가 올라오는지,

아니면 엉덩이까지 따스해지는 고급스러운 차를 타서 그런지 금세 잠이 들었고,

영도는 그 모습이 안쓰럽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운전기사에게 일부러 근처를 한 바퀴 돌아달라고 부탁했다.

은상이 따스하게 잠든, 이 평안한 시간을 깨뜨리고 싶지 않아서.

 

 

 

 

 

 

어우... 힘들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