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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6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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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4. 1. 1.

이야기에 진전이 없어서... 좀 쉬었어요.

아무리 있는 이야기에 밥숟가락만 얹는 상플이라지만

너무 내용이 없으면 안 되니까 고심이 됩니다.

하지만 거의 끝까지 왔으니 끝은 내겠다는 마음으로 또 써봅니다. 즐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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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쿵’

 

뭔가 쿵쿵대는 소리에 은상이 실눈을 뜬다.

또 언제 잠이 들었지... 이불을 들쳐 시계를 보니 11시가 넘었다.

엄마가 일하러 나가신 후 3시간 쯤 더 잔 셈이다.

잠결에 이웃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은 건가?

그냥 모르는 척, 더 자고 싶다. 그렇게 상각하며 은상이 이불을 당기려는데

또 다시 쿵쿵대는 소리가 난다. 현관문 쪽이다.

 

‘쿵쿵쿵’

 

“차은상!”

 

이번엔 이름을 부르는 소리. 이건 영도의 목소리다.

 

“오늘 출근 안하는 거 다 알어... 문 좀 열지?”

 

은상은 갑자기 잠에서 확 깨는 느낌이다.

이불을 확 젖히더니, 금세 침대 밖으로 나왔다.

엄마가 입혀줬는지 편한 잠옷 차림이긴 한데, 너무 편해 보여 문제다.

머리가 헝클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저절로 손이 머리로 간다.

손가락을 빗 삼아 빗어보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그보다는 눈곱이 그대로 있는 얼굴이 더 문젠가?

 

‘쿵쿵쿵’

 

“아... 알았어! 좀 기다리라고. 5분만. 아니 3분만.”

 

은상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며, 영도는 문밖에서 팔짱을 낀 채 서 있다.

3년도 기다렸는데 3분이야... 영도는 그대로 은상이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다.

 

 

 

 

 

 

‘끼익...’

 

은상의 집 문이 아주 조금 열린다. 고리가 걸려있어 활짝 열리진 않는다.

좁은 틈으로 영도의 얼굴이 보인다.

 

“아침부터... 무슨...”

 

“아침은 무슨 아침이야~ 해가 중천인데.”

 

“...”

 

“나 좀 들어가게 해주지?”

 

은상이 귀밑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걸어둔 고리를 풀었다.

문이 열리자, 영도가 싱글거리며 은상의 뒤를 따라 들어온다.

 

“아침... 아니지... 아무튼. 어쩐 일이야?”

 

영도는 찰나의 순간에 은상의 표정을 스캔하듯 살펴본다.

어제 그렇게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어떤 표정이지...

다행히 눈이 아주 많이 붓지는 않았네. 어디 아픈 것 같지도 않고.

조금은, 안심이다.

 

“...너 어제 술 마시고~ 나한테 또 업히고~ 나 네 전용기사 다 됐다...”

 

“야!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건데...”

 

은상은 전날 밤 일을 떠올리자 금세 얼굴이 붉어진다.

기분 좀 풀렸냐. 영도는 일부러 농담으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본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온 걸 은상에게 주며 확인해보라는 듯, 눈을 찡긋댄다.

 

“...뭔데?”

 

“속 풀라고.”

 

은상이 영도에게서 미심쩍은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 영도가 준 비닐봉지를 받아든다.

받아든 손이 잠깐 움찔, 아래로 쳐질 정도로 내용물이 묵직하다.

그 안에는 떡볶이며 어묵이며, 분식 풀코스를 준비한 듯, 음식이 가득하다.

 

“국물만 갖고 오려니까 배도 채울 시간인 것 같아서.”

 

“...”

 

은상이 빤히 쳐다보자, 영도는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투정부리는 표정으로 식탁 쪽을 향한다.

 

“아 너만 먹으라고 산 거 아니야. 나도 먹을 거니까.”

 

결국, 은상과 영도는 식탁에 또 다시 마주 앉았다.

 

 

 

 

 

 

평소 같으면 좋아했을 음식들인데, 오늘은 영, 은상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은상은 떡볶이보다 어제 있었던 일들에 더 신경이 쓰인다.

원이와의 만남, 탄이와의 전화, 회장님이 자신의 위치를 알았다는 것, 그리고... 영도의 고백까지.

마음이 한없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떡볶이 하나를 접시 위에 놓고는 굴려도 봤다가, 포크로 찍기도 했다가 하기만 반복한다.

 

“야...”

 

그 모습이 답답했는지 영도가 은상을 부른다.

 

“무슨 식사 예절이 이래...”

 

“...”

 

“너 예전에 나한테 뭐라 그랬어.”

 

“...뭐?”

 

“네 사물함에 애들이 두유 뿌려놓고 갔을 때.”

 

“..."

 

“내가 두유 몇 박스 사다가 애들 사물함에 던진다고 하니까 말렸지?”

 

“...”

 

“그리고 네가 그랬잖아...”

 

영도는 음음, 목을 풀더니 은상의 목소리까지 흉내 내며 말한다.

 

“먹는 거 갖고 장난치는 거 아니지~ 했잖아.”

 

은상은 영도의 말뜻을 이해하곤 풋, 웃어버렸다.

그렇게라도 웃어주니 고맙네, 영도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그렇게 떡볶이 한 놈만 패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 무슨 소리야?”

 

“너 오늘 쉬는 날이지? 그럼 오늘 하루만 시간 좀 내라.”

 

“응?”

 

은상의 반문에도 영도는 시계만 쳐다보더니 아쉽다는 표정을 짓는다.

 

“야~ 벌써 12시야. 오늘 하루가 반이 다 갔다. 아까워죽겠네.

일단 나가자!“

 

영도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은상은 여전히 눈만 깜빡이고 있을 뿐이다.

 

“...뭔데?”

 

“나가자고.”

 

“왜?”

 

“너 오늘 하루 종일 쉬고.”

 

“...”

 

“나 오늘 한가하고.”

 

“...”

 

“그리고 나 내일 한국 가니까.”

 

“...간다...고... 한국?”

 

영도는 은상의 아쉬워하는 눈빛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다가,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 너 나 가는 거 아쉬워하고.”

 

“... 내가 언제.”

 

“지금 상황이 딱! 잭팟이네.”

 

“무슨 소리냐니까.”

 

“우리 오늘 데이트하기 딱 좋은 날이라고. 나가자!”

 

“야!”

 

은상의 짜증 섞인 부름에도 영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아! 여자들은 외출하기 전에 좀 기다려줘야 한다면서?

나 알아서 놀고 있을 테니까. 꽃단장 잘해라~ 나 차에서 기다린다.”

 

“너 정말...”

 

“진짜로 머리에 꽃 달고 나오진 말고! 1시간 준다!”

 

영도는 손을 흔들며 여유롭게 은상의 집을 빠져나왔다.

은상은 한숨을 푹 쉬었지만, 막상 영도가 한국으로 다시 간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한다.

 

“그래... 오늘 하루는...”

 

은상은 방으로 들어가, 옷이 몇 벌 걸려 있지 않은 옷장 문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가장 예쁘고 깨끗한 옷으로 골라,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