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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st. 영화 후기 블로그입니다.

[상속자들] 영도-은상 상플 18편.txt (마지막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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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말고/드라마방

2014. 1. 7.

마지막 편입니다... 빨리 마무리를 지어야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_-;;;

그럼 상플 보느라 블로그 찾아주신 여러분... 즐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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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 거절이야. 미안하다.”

 

은상의 갑작스러운 말에, 영도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런 말을 하는 은상의 마음도 사실 편할 리는 없다.

일주일 동안 감정의 소용돌이에 치이고 밀려,

은상은, 겨우 정리됐다 싶었던 미국에서의 생활이 엉망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영도가 무겁고 질긴 인연의 끈을 다시 이어두려고 한다.

은상의 입장에선, 영도의 마음을 받아줄 힘도 여유도 없다.

게다가 원이를 만난 것도, 탄이와 전화한 것도, 불과 하루 전의 일이 아니던가.

은상의 말을 들은 영도는 잠깐 눈썹을 매만지더니,

둘 곳 없는 시선을 이리 저리 바꿔가며 뭔가 생각을 하는 모습이다.

일단 거절의 말을 하긴 했는데, 은상 역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그 때,

영도의 핸드폰이 진동으로 가늘게 떨려왔다.

번호를 확인하더니, 영도가 은상을 바라보며 천천히 전화를 받는다.

 

“네... 네... 알겠습니다.”

 

짧고 간단한 통화를 마치고 나니, 영도는 약간 마음의 안정을 찾은 모습이다.

마른기침을 몇 번 하더니, 영도가 은상의 말에 대한 답을 꺼내기 시작한다.

 

“너 그렇게 말하고 나 정리하려는 모양인데.”

 

“...”

 

“그러기엔 네가 ‘또’ 좋아져서.”

 

“...뭐?”

 

“그런데 너도 나 싫진 않지?”

 

“...”

 

“당장 이래 달라 저래 달라, 부탁 안 해, 나.”

 

“최영도...”

 

“기다릴 거다.”

 

“...”

 

“근데 3년은 좀 길다.”

 

“...”

 

“3년이면 너 빚진 거 이자도 너무 많이 붙고.”

 

영도가 계속 이야기를 하려는데, 옆에 누군가 다가와 짧게 기침을 하며,

영도가 봐주기를 기다린다. 영도의 비서다.

 

“아... 가지고 오셨어요?”

 

“네, 이제 막...”

 

비서는 종이봉투 하나를 건네주더니 금방 자리에서 물러났다.

은상이 조금 멍해진 모습으로 종이봉투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자,

영도가 그 시선을 금세 눈치 챈다.

 

“또 눈치는 빨라가지고...”

 

“뭐?”

 

“너 줄 거 맞어~ 좀 기다려봐.”

 

영도는 봉투 안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영도가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은상이 볼 수 있게 돌려준다.

상자 안엔, 작은 초록빛 에메랄드가 박힌 목걸이가 놓여있다.

 

“네 취향은 전~혀 고려 안했다.”

 

“... 이게... 뭔데?”

 

“내 취향대로. 에메랄드로 골라봤지. 우후~이거 제 시간에 안 갖고 왔으면

속상할 뻔 했는데. 딱! 때맞춰 가지고 오셨네.“

 

“도대체 이게...”

 

“이게 뭐 반짝거리는 거 하나쯤은 준비해야 하는 챕터지. 제목, 고백하는 남자.”

 

“갑자기 무슨 목걸이를...”

 

“이 챕터는 등장하는 소품이 값이 좀 나가지.”

 

“...”

 

“특히 3년 만에 잡으려니까 더.”

 

은상은 여전히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이지만,

영도는 오히려 이제야 할 말을 한다는 듯 표정이 확 풀어졌다.

 

“네가 내 마음 거절한다고 하면.”

 

“...”

 

“내가 18살 때처럼, 차였네~ 복수해야지~ 이럴 줄 알았냐?”

 

“...”

 

“3년 동안 나도 철이 들었어요... 그리고.”

 

“...”

 

“다시 만나니까... 더 놓치기 싫다.”

 

은상이 너무 놀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앉아만 있자,

영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걸이를 집어 들더니 은상의 뒤로 가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기 시작한다.

 

“내가 왜 이걸로 골랐는지 알아?”

 

“...”

 

“그 펜던트 잃어버렸다고 해서... 목 좀 허전할까봐.”

 

“...”

 

“그리고 에메랄드의 의미가...”

 

“...”

 

“행운, 행복이라대?”

 

“...”

 

“다 됐다.”

 

목에 목걸이를 다 걸어주고 나니, 그제야 은상은 정신이 돌아온 듯,

목에 걸린 에메랄드 목걸이를 내려다보며 매만진다.

 

“나 이런 건...”

 

“나 내일 한국 가니까 부담 가지려면 내일부터 가져.”

 

“... 최영도.”

 

“부담 안 가지고 계속 하고 있으면 더 좋고.”

 

은상은 갑작스러운 영도의 선물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영도의 말대로, 영도 앞에선 계속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널 잘 모르겠다 난.”

 

“나도 같은 생각이야.”

 

“...”

 

“나도 날 잘 모르겠다.”

 

“...”

 

“어떻게 이렇게 변함없이 한 사람이 좋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

 

“근데 적어도 이거 하난 진짜야.”

 

“...뭐가...?”

 

“일주일 전... 그 날 그 시각 그 장소에서 널 만난 건...”

 

“...”

 

“내 행운이야.”

 

그 말에, 은상은 고개를 들어 영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본다.

행운이라 생각해줘서, 고마워, 최영도.

고작 18살 때, 짧게 만난 인연이 이렇게까지, 오래 이어지는 건...

어쩌면 대단한 운명인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생각이, 어렴풋이 은상의 머릿속을 지나갔다.

은상의 고정된 시선이 부담스러워진 영도는 아까의 그 당당했던 자세를 잊고는,

고개를 숙인 채 포크를 집어 든다.

그러더니 고개를 휙 들어 은상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눈 그렇게 뜨지 마... 떨려.”

 

“...”

 

“야, 이 비싼 음식을 그냥 버리면 벌 받아요...”

 

“...”

 

“이제 좀 먹자... 자자, 선물 증정식 끝!”

 

영도는 분주하게 포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상은 더 이상 자신이 던진 거절의 말을 붙잡고 있을 자신을 잃어버렸다.

그저 영도를 따라 함께 음식을 먹기 시작할 뿐이었다.

 

 

 

 

 

 

 

다음 날은 영도도 은상도 어떻게 하루가 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영도는 영도 나름대로 비행기를 타기 전, 마무리 할 일들을 급하게 처리해야 했고,

은상은 마침 단체 손님들이 몰려드는 통에, 청소하랴 빨래하랴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영도가 공항에 가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늦은 밤에 떠나는 비행기였다.

함께 공항에 가려고, 일찍 일을 마쳤을 은상을 태우러 집까지 찾아갔지만,

은상은 이미, 집에 없었다.

 

[은상이 아까 나갔어요... 공항 간다고.]

 

집에 있던 은상이 엄마가 영도에게 은상의 행방을 메모지에 써주었다.

아... 미리 갔구나. 나랑 같이 가지. 영도는 살짝 아쉬운 기분이 든다.

알았다는 듯, 영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은상이 엄마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며,

꼭 다시 뵈러 오겠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다음에 올 때도...”

 

은상이 엄마가 영도를 빤히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할 지 기다리고 있으려니,

영도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며 눈썹만 매만진다.

 

“잔치국수...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어머니...”

 

은상이 어머니는 엷게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그러더니 메모지에 하고 싶은 말을 옮겨적었다.

 

[다음에 올 땐, 국물도 더 깊이 우려내서... 맛있게 해줄게요. 또 와요.]

 

“그리고 다음엔 어머니...”

 

“...”

 

“말씀 놓으세요... 아들이라 생각하시고요...”

 

영도의 말에, 은상이 엄마는 또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영도의 등을 말없이 쓰다듬어주었다.

 

그 손길이, 영도에겐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졌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영도는 은상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너 어디야?”

 

전화를 하고도 한참 만에서야 은상이 나타났다.

영도와 마주한 은상은 어제 일이 자꾸 생각나는 듯,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영도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은상의 표정을 살핀다.

 

“차은상.”

 

“...”

 

“나 좀 봐.”

 

“...”

 

“나 배웅하러 나온 거 아냐?”

 

“...맞아.”

 

“그럼 내 눈 보고 잘 가라고 인사해야지.”

 

영도의 말에 겨우 은상이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 약간 홍조를 띈 것 같다.

 

“줄 건 없고.”

 

“...”

 

“이거... 비행기 안에서 먹으라고.”

 

은상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있다. 보아하니 초콜릿 상자다.

이거 사느라 늦게 왔구만... 그 모습이 귀엽게만 보이는 영도는 싱글거리더니, 상자를 받아든다.

 

“이걸로 빚 갚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아, 안 먹을 거면 도로...”

 

“야!”

 

은상이 초콜릿 상자를 도로 가져가려 하자 영도가 상자를 높이 들어올린다.

영도의 키가 워낙 크다보니, 상자를 들고 있는 영도의 손을, 은상은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줬다 뺏는 건 예의가 아니지.”

 

“...”

 

“이건 이자 정도 되겠다.”

 

“...”

 

“앞으로 갚을 빚 많다 너.”

 

“알았어! 다 갚을 거야.”

 

“약속했다.”

 

“...”

 

“아!”

 

영도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핸드폰을 꺼내더니, 이리저리 만진다.

그러더니 순간적으로 은상을 향해 플래시를 터뜨렸다.

 

“뭐야? 사진 찍은 거야?”

 

“요것도 이자! 사진 한 장에 이자 깎아준다는데 안 고맙냐?”

 

“최영도.”

 

“왜?”

 

“너 아직 좀 초딩인 것 같다.”

 

“뭐?”

 

은상이 초딩이라는 말을 하고는 풋, 웃어버리자 영도는 은상을 힐끗 쳐다보며 미소 짓는다.

그래, 나 없는 시간에도 많이 웃고 잘 살고 있어라, 차은상.

곧 다시 보러 올 테니까.

 

 

 

 

 

 

 

 

“고마웠어 최영도.”

 

“뭐가 또?”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자, 은상은 또 다시 고맙다는 말을 한다.

 

“그냥... 다...”

 

“내 존재가 좀 고마운 존재긴 하지.”

 

“... 그래....”

 

“근데 고맙다는 말, 너무 자주하는 거 아냐?”

 

“할 수 있을 때 하는 거야. 언제 또 볼 줄 알고...”

 

그 말에 영도가 은상이 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뭔가 못 마땅한 듯, 팔짱을 끼며 대화를 이어간다.

 

“또 봐야지! 우리 채무 채권자 관계예요~”

 

“...”

 

“우리가 볼 이유는 많지 않나?”

 

“... 그래...”

 

“그런데, 차은상.”

 

“응?”

 

“나도 하고 싶은 말, 하고 가야겠다.”

 

“뭐?”

 

영도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은상의 손목을 잡아끌더니, 은상을 꼭 안아주었다.

 

“고맙다.”

 

“...야!!”

 

“무사해줘서... 나타나줘서...”

 

“...너 정말...”

 

“진짜 고맙다.”

 

진짜 고마운 건, 사실 나야, 차은상.

영도는 은상의 체온을 잊지 않으려는 듯, 그렇게 한참동안 포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밤하늘에 영도가 탄 비행기가 날아오르자 은상은 고개를 완전히 뒤로 젖히며

비행기가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에메랄드 목걸이를 꺼내, 손가락 끝으로 매만진다.

잘 가 최영도... 다시... 다시 만나자.

 

 

 

 

 

 

이제는 땅에 있는 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날아오른 비행기 안에서

영도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그 어둠 속에서라도 은상의 흔적을 찾기라도 하는 듯.

한참을 그러다가 더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지, 의자를 뒤로 젖히고는 몸을 할 수 있는 한 쭉 폈다.

 

“내가 뭘 달랠 줄 알고 함부로 갚겠대... 차은상.”

 

속에 있던 말을 중얼거리던 영도는 다시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찾았다.

그리고는 핸드폰 속에 담은, 은상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갑자기 사진을 찍은 터라 밝은 표정은 아니지만, 인상을 쓴 그 표정마저도 좋다.

그런데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자 다른 모습의 은상이 사진이 몇 장 더 지나간다.

일하는 모습, 기다리는 모습, 차에서 자고 있는 모습...

요 며칠 동안 영도가 틈날 때마다 찍어둔 사진들이다. 은상은 모르겠지만.

사진을 다 보고 난 뒤 핸드폰을 한 쪽에 치워두고 영도는 다시 편하게 의자에 몸을 기댔다.

반가웠다 차은상... 다시 만나자. 곧. 반드시.

그리고 눈을 감은 영도는, 꿈속에서 누구와 만났는지, 잠을 자면서도 자꾸만 미소를 지었다...

 

 

- 끝 -

 

 

 

 

 

 

 

 

 

여기서 잠깐!!

내일 모레쯤, 회수 못한 떡밥을 정리하는 '후기'편을 써볼까 해요...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보실 분만 보시러... 후후후...

 

떡밥을 다 회수하지 않은 건,

이 사건 전체가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인데, 변화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나 싶어서

그냥 저냥 덮어놨어요. '후기'는 그냥 정리 차원에서 써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