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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 감상문 (스포 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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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생활/2014년감상영화

2014. 12. 22.

흥행의 공식이란...?

 


국제시장 (2014)

7.6
감독
윤제균
출연
황정민, 김윤진, 오달수, 정진영, 장영남
정보
드라마 | 한국 | 126 분 | 2014-12-17

 

윤제균 감독은 천만 감독이다. <해운대>로 천만 관객을 끌어들인 감독이니까.

그런데 천만 관객이 들긴 했어도 <해운대>에 대한 평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난 <해운대>를 본 적이 없으니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패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관객몰이에 슬슬 시동이 걸려, 흥행에 불이 붙은 것 같은데

평론가들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

나는 궁금했다. 왜 인기가 있으면서도 평가는 별로일까? 그래서 보기로 했다.

알고 얘기하자. 욕을 해도 알고 하고, 칭찬할 건 칭찬하자는 마음에서.

(정치 색깔 들먹이는 사람들 있는데 그럴 영화는 아니다. 제발 그 얘긴 좀 빼자.)

 

 

분명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는 면도 있고, 스토리에도 크게 무리는 없다.

한국전쟁부터 이산가족 찾기, 그리고 세월을 훨신 더 뛰어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윤덕수라는 인물을 내세워, 그 힘들었던 역사를 이야기하는 건 좋았다.

피란민으로 고생고생하는 것도, 파독 광부로 간 것도, 월남전에 간 것도,

뭐랄까, 한 인물이 겪기엔 참으로 무겁고 힘들고 지나치게 쏠리는 느낌도 있었지만

흥미로웠던 건 사실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부산이 한 눈에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지난 날을 회상하고

아내와 손을 잡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여러 가지 면이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그들의 노고를 어루만지는 느낌을 주는 것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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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화적인 면으로만 한 번 살펴보자. 왜 평론가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지를 말이다.

첫째, 에피소드가 너무 나열 형식이다. (옴니버스 수준...)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를 쭉 다루고 있는데,

딱히 한 인간의 발전이나 변화가 보이기보다는 (물론 결혼하고 애는 낳았지만 그게 발전인가?)

그냥 숭덩숭덩 같은 크기로 썰어낸 무 같다고나 할까?

같은 무게의 이야기들이 같은 크기로 쭉 늘어져 있다.

그러니 딱히 기승전결이랄 것도 없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각각 따로 봐도 상관없을 정도로 분리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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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하나만 들이파도 좋을 이야기를 그렇게 숭덩숭덩 다 붙여놓으니 깊이가 없다.

당시 시대적인 배경을 되살리는 것에는 꽤 공을 들인 것 같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파독 광부들의 옷이 공중에 매달려 있던 모습인데 그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사소한 소품 하나도 시대적 배경에 맞추려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중간 중간 정주영이나 앙드레김, 남진이 등장한 것도 이채로웠고...

하지만 스토리에는 깊이가 없어 보인다.

소품은 디테일이 살아있어도 스토리는 디테일이 없다.

디테일이 없을 땐 팩트가 많아야 한다. 반대로 팩트가 많으면 디테일이 사라지기도 한다.

아마 이번 경우는 후자겠지. 팩트가 워낙 많다보니 디테일을 크게 살릴 필요가 없는 거다.

등장인물들의 속 이야기라든가, 감정선 같은 건 사라지는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윤덕수의 성격도 좀 이상하게 바뀐 것 같다.

분명 윤덕수는 순하고 착하고 어리숙한 사람이었는데,

나이들어서는 고집쟁이 영감이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게다가 다뤄줘야 할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그들 역시 묻혀버리기도 했다.

가장 안타까운 건 윤덕수의 어머니 역을 맡은 장영남이다.

그 할머니 분장을 하고 열심히 제 역할을 소화해냈으나, 존재감이 너무 사라진 기분이다.

오히려 중간에 갑자기 튀어나온 유노윤호가 존재감이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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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그러다보니 스토리가 특별한 척하면서도 굉장히 평이하다.

평이하다는 것은, 앞서 말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하지만 이건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겪은 이야기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겠지.

누구 하나의 특별한 사연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겪은 일이라는 걸 강조한 것?

그런 의도라면 완전 적중한 것 같긴 하지만...

그걸 뭐라 하나, 클리셰라고 쓰면 맞나? 뻔한 클리셰가 많다는 느낌이 든다.

그 때문에 다음 장면이 바로바로 예상되기도 하고 말이지.

 

넷째, 보다보면 감정을 강요 당하는 느낌이 든다.

어떤 상황이든 극한으로 몰아, 여기서 울어! 저기서 울어! 하는 느낌?

이건 뭐... 사실 개인적으로 우는 영화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럴 수도.

 

 

너무 비판만 했으니 좋은 점도 말해줘야지 ㅋㅋㅋ

좋았던 점 첫째! 웃음의 포인트가 많다.

이건 오달수의 공이 참으로 크다. 감초 역할 제대로 했다.

특히, 독일 간호학교 사감과의 베드신(?)에서 '엄마..' 하고 조용히 읊조리는 부분 웃겼음.

아, 그것도 웃기다.

김윤진이 황정민에게 나 잡아봐라~ 하고 도망가는데 황정민이 바로 따라와서

김윤진 머리 끄댕이 잡을 때 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그게 제일 웃겼네 ㅋㅋ

 

둘째! CG에 공을 많이 들인 게 보인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감독 인터뷰를 봤는데, 배우들을 젊게 보이게 하는 기술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피부가 나이에 비해 반들반들~ 주름도 없고 ㅋㅋ

그 때문에 <해운대> 찍을 때 보다 CG를 더 많이 썼다나 뭐라나~

흥남부두의 인파나, 광산 무너지는 장면, 이산가족 찾기 장면도 다 CG일텐데, 열심히잘 한 것 같다.

다만, CG에 비해 노인 분장은 좀 부족하다.

특히 윤덕수의 경우, 얼굴은 너무 심하게 분장해놓고 (얼굴이 매몰... 붕괴...)

손이나 목은 너무 신경 안 쓴 듯... T.T

둘이 마지막 장면에서 손잡을 때 손이 탱탱해 보임... -_-;;;

 

배우들도 열심히 연기해주었다.

윤덕수 역을 맡은 황정민이 아무래도 주인공이라 제일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오달수! 없었으면 어쩔뻔~~~

원래 경상도 사투리를 쓰던 사람이니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 말이지.

김슬기도 눈에 들어오는데 굉장히 싸.가지 없는 여동생 역을 얄밉게 잘해주었다.

맨날 시집 타령, 돈 타령 해서 엄청 얄미웠는데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뜻이겠지~?

 

 

제일 짠했던 장면은 막순이 찾을 때.

1983년 KBS에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방송하는 걸 재현해낸 건데,

이 때 윤덕수는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아버지와 동생을 찾기로 한다.

(처음에 아버지 찾기는 불발될 줄 대충 짐작했다...)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여동생 막순이는 뜻밖에도 미국에 가 있다.

미군에게 발견되어 입양된 것. 그래서 말도 안 통하지만,

막순이는 오빠에게 들은 마지막 한국말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여긴 운동장 아니다. 정신 단치 차려야 한다?" (이랬나?)

아무튼 이 말 할 때 사람들 꽤 울었을 듯... 그래서 막순이 만나는데는 성공!!

 

그리고 유노윤호의 등장은 예상치 못해서 놀라웠음.

유노윤호 팬은 아니지만, 그냥 아는 얼굴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놀랐다고나 할까?

근데 역할이 무려 남진 ㅋㅋㅋ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대박 ㅋㅋㅋ

그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인상 남김.

일단 윤덕수 목숨 살려준 거잖아~

그러니 윤덕수는 남진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암튼, 오가는 말들이 많긴 하지만 이 영화는 어찌됐든 흥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별다른 경쟁작이 없다면 <해운대>에 이어 또 다시 천만을 넘어설 수도 있다.

윤제균 감독이 가진 흥행의 공식은 뭘까? <해운대>를 안 봤으니 섣불리 말할 순 없지만

<국제시장>만 놓고 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 '보편적일 것' '뻔해도 감정을 자극할 것'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그냥 봐도 눈물 난다. 눈물을 강요하지 않아도.)

작품성 좀 공격 당해도, 흥행성에 있어서는 대단한 실력을 가진 감독인 것 같다.

뭘 해야 관객몰이가 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는 듯.

 

지금부터는 여담. 영화 이야기 아님. 영화 '관람' 이야기임.

그냥 봤으면 잘 봤을 법한 영화를, 좀 기분 나쁘게 본 건

극장에서 도무지 예의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몇몇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제발! 영화 보면서 잡담 좀 하지 말자. 카톡도 좀 하지 말고.

물론 사람이 몇 마디 떠들 순 있다. 정 궁금한 장면이 있으면 말을 할 수도 있지.

그런데 어떻게 2시간 내내 떠드나 그래... -_-;;; 다음 장면을 예상해서 서로 얘기한다.

'이번엔 가족 찾은 거 맞지? 맞지? 봐라봐라, 맞네...'

'아이고, 아빠 나오나 보다.'

심지어, 화면에 잡힌 글자를 그대로 소리 내서 읽기도 하고...

왜들 그러십니까 정말... 영화 좀 그냥 봐요. 제발!!!

그리고 카톡, 궁금해서 한 두번 볼 수 있다 칩시다.

그런데 그걸 영화 상영 시간 내내 하면 그 환한 불빛이 관람에 방해된다는 생각 안하나요?

이래서 영화가 눈에 들어오질 않더만... 에혀...

영화를 다시 봐야 하나 착잡한 기분이 들었음...

 

 

마지막으로 별점 주는 시간!!
별 5개 만점에 ★★☆ (별 2개 반) 드립니다.

정말 말 그대로 so so 하다는 겁니다~

욕할 것도 없고, 칭찬할 것도 별로 없어요 ㅋㅋㅋ

방해하는 주변 관객만 없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끼리 가서 보면 좋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