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캐스트

원푸리 2012. 11. 14. 21:50

 

          * 풀꽃 생각

 

  글쓴이는 창의성은 촘촘하게 짜여진 고도 관리사회나 초경쟁 사회에서 나올 수 없다고 말합니다.
  창의성은 시간의 여유 속에서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창의성은 낯선 곳에서 낯선 일을 어렵게 할 때 키워질 수 있다고 하네요.

  여유와 낯섬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 떨구기' 연습을 쉼없이 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조한혜정/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창의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선진국이 될수록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이다.

모든 것이 촘촘하게 잘 짜여진 고도 관리 사회나 초경쟁 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

우리나라에서도 봉준호 감독과 같은 창의적 인재는 1980년대 혼란스럽고 험한 시절에 대학생활을 했고, 그 시절 한국

대학에서 성장한 많은 창의적 인재들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실력 발휘를 하고 있다.

더구나 비즈니스 세계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는 데 투자하지 않고 단기적 과제로 ‘쥐어짜기’ 때문에 씨마저 말라간다.

그래서 요즘 선진국들은 앞다투어 어디서 창의적인 인재를 데려올지 고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창의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선진국이 되었다는 징표라고 좋아할 일일까?

하지만 현재와 같은 ‘선행학습식’의 입시교육과 ‘시나공(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에 길들여진 교육, 고시열풍이 건재하는 한

한국 창의산업의 미래는 어둡다.

아무리 비싼 과외비를 들여 창의교육을 시켜도 창의성은 키워지지 않을 것이다.

창의력은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싶을 때, 낯선 상황에 내버려졌을 때, 널널하게 놀 때,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꽃피는 것이기

때문이다.



◇ 시간여유 있을때 창의성 꽃피워

얼마 전 일본을 여행하면서 드물게 창의적인 인재를 만났다.

<가난뱅이의 역습>이라는 책과 다큐멘터리로 유명해진 마쓰모토 하지메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90년대 중반 대학에 입학했는데, 막 버블 경제가 무너진 시점에 대학들은 기업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대학 경영자들은 강의가 끝났으면 캠퍼스에 남아 있지 말고 빨리 학원이나 집으로 가라고 했다고 한다.

신나게 살고 싶은 마쓰모토와 친구들은 대학 공간에서 ‘알찬 대학생활’을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그는 ‘대학의 궁상스러움을 지키는 모임’을 만들고 대학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기발한 일들을 벌였다.

그들이 시작한 프로젝트 제1탄은 ‘바가지 씌우는 학생식당 분쇄 투쟁’이었다.

그들은 엄청난 양의 카레라이스를 만들고 식당 앞에서 팔아 학생식당의 상황을 개선시켰고, 계속 기발한 방식으로 노상 대연회,

찌개 끓여 먹기, 갈고등어 구워 먹기, 바람맞히기 데모 등으로 창의적 발언을 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대학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상기시켰다.


서른일곱살이 된 마쓰모토는 지금 도쿄의 주택가에 ‘아마추어의 반란’이란 제호 아래 재활용가게 타운을 만들어 여전히 창의적으로 살고 있다.

비싼 보험을 들지 않아도 서로 아이를 봐주고 공동의 식탁을 차리는 마을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제가 나빠질 것인데 괜찮겠냐고 물으니까, 그러면 사람들이 고립상태에서 벗어나 서로를 만나게 될 것이니 더 좋은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진정 창의력은 의기투합하여 사회를 위해 뭔가를 해본 경험 안에서 싹튼다.


◇ 어려운 상황 닥치면 더욱 빛나

지금 한국 대학생들은 ‘성공’하기 위해 스펙을 쌓으며 밤낮없이 중노동을 하고 있다.

등록금이 10% 올라도 무관심하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살 때는 10% 할인되는 카드를 꼭 챙기는 대학생에 대한

자기성찰적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 글을 읽다보면 마쓰모토처럼 하고 싶은 ‘연구’ 주제로 뭔가를 열심히 하는 이들이 다시 나올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마쓰모토처럼 대학생활을 ‘알차게’ 하다보면 조만간 어려운 나라살림을 살려낼 경제인도, 대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인재도, 재난 상황이 닥치면 지혜롭게 대처할 시민도, 세계를 놀라게 할 영화를 만들 창의적 인재들도 많이 나올 텐데 말이다.

아직도 방학 중이니 대학생들이여! 새로운 삶의 기획이 가능한 마쓰모토의 동네와 같은 창의공간을 찾아 잠시 여행을 떠나도 좋지 않을까.


2010-03-05 2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