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원푸리 2012. 12. 26. 08:30

 

고립을 경계하자(시즌2) - 주이불비 비이부주(周而不比 比而不周), 역지사지(易地思之)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캡처)

 

1. 군자 주이불비 소인 비이부주(君子 周而不比 小人 比而不周)

논어에 나온 공자님 말씀으로, 군자는 두루두루 넓게 사귀되 패거리짓지 않고

소인은 패거리지어 비교하려 들 뿐 두루두루 사귀지 않는다는 뜻.

두루두루 사귄다는 건 공감할 줄 안다는 거야.

패거리지어 비교한다는 건 자기 기준으로 판단할 뿐이지 공감할 줄 모른다는 것이고.

달리 표현하면 공감한다는 건 역지사지(易地思之)가 된다는 것이고,

공감이 안된다는 건 고립되거나 스스로를 고립시킨다는 거지.

 

지난 번에 고립이란 게 뭔지, 고립되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공부했는데, 좀 더 깊게 공부해서

나는 고립되어 있지 않은지, 고립되어 있다면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자는 거지.

일부러 고립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없을 테니까.

있다고? 그건 어떤 계기가 있어 고립되었는데 고립을 벗어나기가 힘들어 더 깊이 숨는 거라고 봐야지.

 

고립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타인과 어울리지 않거나 도움받지 못해 분리되어 멀어진 상태.

그런데 사회복지학사전에 고립은 심리적으로 타인에 대한 반감이나 접촉 공포라네?

고립은 외톨이 상태를 뜻하는 것이고 고립의 원인은 어떤 이유로 다른 사람이 불편해져서라는 거지.

왜 불편할까?

현실을 헤쳐나가기가 힘들어서? 나서기가 두려워서? 뭔가에 치우쳐서? 과거의 트라우마에 발목 잡혀서?

고립의 원인은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내 자신의 고립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우리가 이번 달에 함께 공부한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 보자고.

 

지난 주에 도리스 레싱의 풀잎은 노래한다를 읽고나서 독서 토론을 했기 때문에 웬만큼 이해하고 있을테니 등장인물 사례로 풀어보자.

 

 

2. 먼저, 메리

메리는 어린 시절의 궁핍 생활, 혐오스런 아버지를 싫어했지.

집을 떠나 기숙학교에 갔을 때 아버지를 안보게 돼서 좋았고, 도시에 나가 살 때도 집이 멀어서 좋았으니까.

사교적이고, 명랑하고 영리한 이 아가씨가 잠 잘 때 빼고는 혼자 있는 적이 없다고 할 정도였는데...

어느덧 서른 살이 됐고 주변 사람들은 전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는데, 여전히 소녀 풍의 옷을 즐겨입고 결혼은 내 일 아니라는 듯 살지.

결혼하기로 약조한 사람이 키스하려고 하니까 혼비백산해서 도망갔다가 도시의 조롱거리가 되고...

그러다가 자기가 끔찍해 하던 가난한 시골 농부가 청혼해오자, 단지 도시 친구들의 조롱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덜컥 승낙하고 따라가고.

남자가 어리둥절할 정도로 결혼식, 신혼여행, 축하파티 모두 하지 말자고 하면서.

 

메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서!

자기 얘기를 한 적이 없고, 대화를 주도한 적도 없고, 친구들과 싸우거나 힘들어 한 적도 없었다. 갈등 회피.

서른이면 서른 살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철없이 살아도 비난받지 않는 소녀에 머물러 있다. 정서적 고립.

과거로부터 도피하려고 하지만 붙들려 있는 상태.

과거에 묶여있다 보니 지금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날그날 재미있게 사는 것 같지만 실은 무의미하게 살다보니 정체되어 있던 거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보곤 해야 하는데 그런 종류의 생각회로가 없지. 아니 있는데 작동하는 법을 모르지.

공감, 역지사지, 그런게 빠져있는 거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야. 바로 내 얘기란 거지.

 

결혼해서도 그렇지? 자신의 역할을 극도로 좁게 한정시키지? 스스로!

오로지 집안노예 괴롭히는 일에 집중할 뿐이지.

공감하지 못해 소통할 줄 모르는 메리의 소통(?)은 폭력으로 표현될 뿐이고. 폭력을 사용하지 못할 때는 두려워 피할 뿐이고.

사람은 싫어하며 닮는다는 말이 있다. 특히 옛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대를 이어 반복되는 관계를 설명할 때 쓰던 말.

무서운 얘기야, 알고보면.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자기가 그렇게 된다니....

여러분도 싫어하는 게 있으면 용서해, 화해해. 그래야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공감 못하면 소통할 수 없으니까 삶은 고립이고, 고립은 정체고, 정체가 오래되면 왜곡되는 걸 보여주는 거지.

그 왜곡이 갈라파고스 생물에서는 독자적 진화로 표현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데, 사회를 벗어나는 방향으로의 진화(?)는 인간계를 벗어나는 거지.

 

메리는 과거에 붙들려 살고 있음이야.

과거를 털어내야 하는데. 사실 상처는 부모가 준 게 아니잖아. 자기가 스스로 낸 거지.

부모는 그네들 그릇 크기만큼 애쓰고, 고통받고, 힘들게 살아왔을 뿐이야. 이해해야지. 자긴 얼마나 다르게 산다고.

과거에 붙들려 있으면 현재를 온전하게 살기 힘들지.

결국 가장 싫어하는 그 환경 속으로 들어가잖아? 이것도 싫어해서 닮은 결과?

 

 

3. 이번엔 리처드

 

무능력하지?

그게 드러나면 몹시 불편해서 습관적으로 휘파람을 불거나 부적절한 상태에서 씨익 웃지.

늘 일이 제대로 안되고 실패를 거듭하니까 미래엔 뭔가 잘될거야 하면서 막연한 희망을 갖고 살지.

또 한편으로는 그게 막연한 희망임을 알고 있으니까 불안해서 이것저것 손을

대지.

노다지가 있지 않을까봐 집 뒤켠을 파헤치기도 하잖아. 당연히!! 덮지 않고

방치하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캡처)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마무리한 적도 없으니까. 일에 우선 순위도 없고.

리처드가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메리가 남편 일을 대신하다가 알아차리지.

남편 하는 일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서 가난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것을.

 

가장 가까운 이웃이 찾아왔을 때 2년 만에 보는 거라잖아.

오로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땅에 붙어 있는 거야. 그럼 성실한 거? 부지런한 거?

그럼 왜 물수레 바퀴는 빠져있는 채 있고, 마차는 브레이크 걸려있는 채 끌고다녀 망가져 있고 그래?

돈 벌기 전까지는 애도 낳지 말자고 할 정도로 위축된 상태에서 마음만 급하니.

시야는 좁아져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거지. 균형감각을 상실한 거. 그저 분주하기만 할 뿐, 부지런한 게 아니고.

 

자신의 무능력을 감추려고 숨다보면 악순환이 되기 십상이지.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 줄 알아야지, 숨을 게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게 얼마나 스스로 행복해지는지를 알아야 해.

내가 힘들어 남에게 손을 내민다는 것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기도 해. 사람은 모두/늘 이기적이지 않거든?

뻔뻔하게 기대어 살라는 말로 혼동하지는 말고^^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것도 문제지. 누가 무능력하다고 공격했나? 반복되는 실패, 결과를 평가할 뿐인데.

스스로 무능력하다고 상처를 내고, 그래서 수치스러우니까 숨잖아. 숨는다고 해결될 일이야?

드러낼 용기가 필요하겠지. 그래야 도움도 받을 수 있으니까. 그래야 자신도 더 노력하게 되니까.

 

 

4. 이번엔, 영화 진짜 일어날지 몰라 기적의 코이치 엄마, 아빠

저번 주에 영화감상 토론했던 영화. 엄마 아빠가 거의 이혼 상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있지. ?

아빠는 지금 재밌게 살자는 쪽에 치우쳐 있고, 엄마는 장래 걱정에 치우쳐 있어서 같이 산다는 게 참 힘들 수 밖에.

자기 입장에서 절박한 거야. 현재의 행복을 제지하는 엄마.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아빠.

공감, 역지사지가 없으니.

 

 

5. 그 전에 본 영화, ‘하워즈 엔드의 헬렌과 윌콕스 큰아들

영화감상 토론까지 했으니 잘 이해하고 있을 거고.

헬렌은 바스트를 도와야 한다는 일념으로 살지만 결과적으로는 바스트를 죽게 하고, 주변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

자기 책임에 치우친 경우.

윌콕스 큰아들. 돈돈돈 하며 장차 물려받을 아버지 재산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며 살지?

결국은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가고, 나중에는 부모 성까지 버리겠다고 하고.

모두 치우친 경우.

 

 

6. 지금 청소년들은 어떨까?

엄마 아빠한테 상처받아서 엄마 아빠처럼은 안살거야! 정말 불쾌해! 하면서 마음을 닫은 경우가 많나? (메리)

뭘 못하는 게 쪽팔려서 숨는 경우가 많나? (리처드)

자기가 정한 기준대로 사는 게 옳다면서 치우친 경우가 많나? (헬렌, 윌콕스 큰아들, 코이치 엄마아빠)

아니면, 너무 재밌는 거에 빠져있는 치우침인가? (애들 반응 : 재밌는 거요. 스마트폰, 게임)

 

 

7. 홈스쿨러는 어떨까?

경쟁도 없고, 바쁘게 사는 모습(도서관같은)에서 자극받을 수도 없고.

치우칠 요인은 주변에 넘쳐나고. 고립이 깊어지는 거지.

점차 나태해지고, 무력감에 빠지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에 관대해지지.

그러다가 주변에서 상황을 상기시켜주면 열폭하지? ? 사실은 자기도 알고 있고 불편해하고 있거든.

일어날 힘이 없을 뿐이고.

 

 

8. 마무리

 

어떤 경우든 간에 고립은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과 같아.

고립을 여러가지 사례로 살펴봤지만 공통적인 게 하나가 있어.

시야가 좁아진다는 거야.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안된다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 금방 이해할 일인데 자기 입장만을 꽉 붙들고

있거든. 왜 그럴까?

 

공감할 줄 몰라서!

맨 처음 고립을 설명할 때 심리적으로 타인에 대한 반감이나 접촉 공포라고

했지?

공감, 소통을 못한 채 시간이 흐르면 관계가 나빠지고, 상대방의 태도가 점차

불편해질 때 심리적 반응이지.

공감, 소통을 못해서 불편해지고 사회적 동물로 살기 힘드니까 스스로 고립

되는 거지.

                                                                                                                                              

숨지 말고, 공감, 소통합시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캡처)

역지사지의 자세로.

 

 

 

우음(偶吟 2)     - 구상

 

1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2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너의 앉은 그 자리가바로 꽃자리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