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기록/누각.정자.재실

천부인권 2021. 4. 17. 18:57

2021.4.17. 청은정은 사라지고 빈터만 남았다.

거창군에서 유일한 강씨 재실인 청은정聽隱亭의 기록을 보고 우선순위 1위로 정하고 찾아갔다. 위성지도로는 아무리 찾아도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양평리 가네들 마을에 있다.”는 『거창의 누정문화』 만 믿고 거창읍으로 갔다. 

『거창의 누정문화』가 청은정聽隱亭을 찾았을 때 “건물이 퇴락하여 무너지기 직전이고 정자의 현판과 기문은 마을에 사는 후손들이 따로 보관하고 있다.”고 기록한 것으로 볼 때 시급하다는 것을 느꼈다.

우여곡절 끝에 마을에 살고 있는 강씨할머니를 만나 물었더니 모두 마을을 떠났고 건물은 헐고 밭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청은정聽隱亭은 가남 강세순의 유허로 가조 동산리에 있던 것을 1924년 그 손자 연수가 옮겨 세우고 강학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기록속에서만 존재하는 거창군 유일의 강씨재실姜氏齋室이다.
역사속의 기록은 아래처럼 남아 있다.

聽隱亭記
或 問於聽隱子曰 聽隱之義 何也 其聽於隱也 隱於聽也 古人有聽林鳥 聽泉流而入山 長往樂而畢生 是聽於隱也 有隱擊析 隱門監而爲貧求祿心焉 無恙 是隱於聽也 今子思懷瑾瑜 旣不德門析之仕 晩年爲棲息林泉計 則非隱於聽 而殆聽於隱者也 曰否否 余自頃年以還 聾聵日甚 耳官失職 凡於聽不知 隱而自隱吾所以名 吾堂者其諸異乎 人之聽之隱 隱於聽之義也歟 曰若是則子之隱 天實爲之 人何敢言 然而唐人詩曰 洗耳人間事不聞 靑松爲友鹿爲群 耳旣聾 則何待乎洗而不聞也 今而後 知聽隱齋之高出世人間 是爲記
旃蒙協洽 仲春
修撰 權鳳煥 記
癸丑 殷春 春分節 揭

청은정기
어떤 사람이 청은자聽隱子에게 묻기를 “청은의 뜻이 무엇입니까? 그 은밀한 곳에서 듣는 것입니까? 들을 것을 숨기는 것입니까?”하였는데 옛 사람이 숨속의 새소리를 듣고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려 산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즐기다가 생을 마쳤다면 이는 은밀한 곳에서 듣는 것이고 야경꾼이 딱딱이 소리를 숨기고 문지기가 검문을 숨기며 가난한 녹봉을 구하는 마음이 있으나 탈 없이 지냈다면 이것이 들을 소리를 숨기는 것이다. 자사子思¹⁾께서 고운 옥을 품고 이미 벼슬길에 나서지 않고 만년에 자연에 은거하여 살 생각을 하였으니 들을 것을 숨긴 것이 아니라 아마도 은밀한 곳에서 들은 것이리라.
공이 말하기를 “아닌 게 아니라 내가 근년에 돌아와서 귀머거리 증세가 날로 심하고 이관耳官²⁾에서 실직하여 무릇 들음에서 숨을 곳을 알지 못하고 스스로 내가 지은 이름에 숨었으니 나의 집은 그것과 다른가. 아마도 사람들이 들음이 은밀한 것은 들은 소리를 숨기는 뜻일 것이다.”하기에 내가 말했다.
“이와 같다면 그대의 은거는 실로 하늘이 만든 것이니 사람이 어찌 감히 말하겠는가? 그러나 당나라 사람의 시에,
귀를 씻으니 세상사는 들리지 않고
푸른 솔 벗삼고 사슴과 함께 하네.
라고 했으니 이미 귀먹었다면 어찌 귀를 씻거나 들이지 않기를 기다리겠는가? 이제부터 청은재聽隱齋가 인간 세상에서 높이 벗어났음을 알겠거늘.” 이로써 기문을 삼는다.
1895년 2월 
수찬 권봉환權鳳煥 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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