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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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23.

<한국개혁신학> 63호의 권두언으로 쓴 글을 여기 실어서 여러 분들이 읽어 보고, 이 63호도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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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교회 종교개혁 500주년기념과 한국 교회

 

이번 호는 15191월 츄리히의 큰 예배당에서 마태복음 강해 설교로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과 츄리히 성도들이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애쓰면서 성경에 나타난 그 예수님과 관계하여 교회 전체를 새롭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그 결과 다른 지역의 개혁자들과 연대하여 츄리히 만이 아니라 스위스 교회 전체를 성경에 의해 개혁하는 일을 가능하게 하였고, 급기야 그런 개혁파 교회가 유럽 전역에 퍼져가게 했던 훌드리히 츠빙글리의 사역과 연관하면서 개혁파 교회 개혁 운동과 한국 교회를 연관시켜 보려는 여러 작업들을 특집으로 배치하였습니다. 주께서 교회에 은혜를 베푸셔서 당대 교회 전체를 새롭게 하는 일에 의미 있게 사용된 개혁자들과 대화하는 일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정확한 과정을 살피는 일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을 너무 벅차 오롭니다. 그러나 과거의 그 사건들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그와 연관해서 오늘날의 한국 교회도 개혁자들이 시도했던 대로 참으로 성경적으로 개혁되기를 바라며 우리를 더 헌신하려 하는 그런 지체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마음은 더 설레게 됩니다. 바로 이와 같은 작업이 우리가 신학을 하는 이유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우리와 살아계신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생생한 교제가 있고, 과거에 살았던 신실한 하나님의 종들과 지금 여기에 있는 우리들 사이의 성도의 교통이 있으며, 오늘 우리들이 속해 있는 그 구체적인 교회의 모든 성도들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신학자들의 교제가 있고, 구체화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은 신학이 살아 있는 신앙의 행위이며, 공교회와 연관되는 교회적 행위이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섬기는 한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특히 어두운 시대에 주께서 베푸시는 은혜에 근거해서 교회를 새롭게 하시는 주님의 귀한 역사에 동참하여 헌신한 개혁자들의 활동과 그들의 성경 해석과 그들의 노력을 여기 있는 우리들의 일과 연관시키는 이런 작업에서는 더욱 더 신학이 적실성이 있고, 살아 있는 과정임을 더 느끼게 됩니다. 그 때 그곳에서 개혁자들을 사용하셔서 교회를 새롭게 하셨던 하나님께서 지금 여기에서 작업하는 우리들의 일들을 사용하셔서 교회를 새롭게 하여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때 그곳에서 개혁자들의 성경에 근거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며 그것을 실현하려고 애쓰던 많은 성도들과 같이 지금 여기서도 성경에 근거해서 하나님의 뜻을 바로 제시해 보려고 애쓰는 분들의 선포에 귀를 기울이는 성도들이 있을 때, 과연 주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우리를 통해서 이루시려는 역사도 지어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언제나 기대에 찬 마음으로 신학적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신학은 항상 소망의 신학입니다. 주께서 역사 가운데서 이루신 일과 지금도 하시는 것에 근거한 구체적 소망을 가지고 하는 작업입니다. 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참으로 주님을 믿기에 소망을 가지고 작업하는 우리이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기념하는 개혁자들이 오직 성경에 근거해서 자신들의 신앙과 삶과 교회와 문화를 검토하고, 오직 성경에 근거해서 갈 길을 제시하고 모든 성도들과 함께 교회 전체를 새롭게 하고 급기야 사회와 문화를 개혁하는 놀라운 일에로 나가갔던 것처럼 우리들도 주께서 지금 여기서 동일한 일을 하시는 바를 제대로 수종(隨從)들어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도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생명적 관계 가운데서 성경을 연속해서 읽고 강해하는 소위 연속적 읽기와 강해”(lectio continua)의 전통을 회복하는 일을 우리의 출발점으로 했으면 합니다. 소위 선택적 읽기”(lectio selecta)를 하던 중세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져 버린 초대 교회의 이 전통을 다시 회복하여 교회 전체를 전체로서의 하나님의 말씀(tota Scriptura) 앞에 매 주일 세우는 이 일이 이 시대에도 다시 회복되어, 우리 교회 모두가 매 주일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서 연속적으로 그 의미를 하나하나 배우고 진정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런 일은 혼자 해서는 도무지 이루어 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혁자들이 그들이 속해 있던 각각의 도시에서 다 같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 갈 때에 비로소 이루어 졌던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들은 후에 화렐과 칼빈과 불링거 등이 성찬에 대한 이를 같이 하면서 소위 츄리히 협약”(the Consensus Tigurinus)으로 표현해 내었을 때의 그런 노력이 결국 개혁파 종교개혁을 의미 있게 스위스 전체와 유럽 전체에 드러내게 했던 것을 중요시하게 됩니다. 혹시 1529년 말부르크에서도 그와 같은 협약에 이를 수 있었었다면 하는 안타까움을 강하게 가지면서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에 충실하고자 하는 그런 귀한 분들이 다 같이 성경이 말하는 방향으로 같이 말하고, 그런 방향으로 같이 교회를 인도하여 나가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은 그런 협동적 노력으로 이 세상에 제대로 된 결과를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개혁파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 교회를 연결시키는 이번 호를 민산(旻山) 김영선 교수님 퇴임 기념호로 내게 되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김영선 교수님은 본회 회장을 역임하셨고, 한국조직신학회의 회장도 역임하셨기에 이런 퇴임 기념호가 마련되는 것은 마땅한 일입니다. 그런데 다른 역대 회장님들의 경우와 달리, 김영선 교수님께서는 감리교 배경을 가지고 계신데도 지난 20년 간 계속해서 한국개혁신학회와 관련해서 귀한 노력을 하여 주셨고, 우리 회원들과 깊은 교제를 나누고 계십니다. 영국 런던 대학교 킹스 컬리쥐(King’s College, The University of London)에서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을 지도하셨던 분들 중의 한 분인 콜린 건톤(Colin Ewart Gunton, 19412003) 이 상당히 다양한 신학자들과 격의 없이 대회를 나누던 것과 같이, 김영선 교수님께서도 여러 사람들과 같이 교제하시면서 많은 영향을 나타내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김영선 교수님은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관계 신학에 큰 관심을 나타내셨습니다(Cf. 관계신학[서울: 대한기독교서회, 2012]; 김영선 편, 관계 속에 계신 삼위일체 하나님[서울: 아바서원, 2015]).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입장을 지진 우리들이 참으로 성경에 근거해서 우리 자신을 잘 돌아보고,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를 참으로 성경에 충실한 교회가 되도록 힘써 나간다면 오늘 우리들에게도 개혁자들과 그들을 따르던 많은 성도들이 주님의 뜻에 순종하여 형성해낸 놀라운 역사가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일에 큰 기여를 하신 김영선 교수님께서 은퇴 후에도 계속해서 그런 사역을 힘써 이루어 주시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김영선 교수님께 헌정하는 바입니다.

 

2019725

한국개혁신학회 회장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