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論說,歷史

낭만울프 2015. 5. 15. 00:22

두견새

 

일이 얽혀서 풀기 어려울 때 갈등(葛藤)이란 말을 씁니다.

갈은 칡을 말하고 등은 등나무를 말합니다.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칡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죠.

칡과 등나무가 만나면 서로 먼저 감아 올라가려 하기 때문에

일이 얽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등나무에 두견이가 그려진 화투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흑싸리와 비둘기로 바뀝니다.

갈등(葛藤)의 등나무와 불운의 두견새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흑싸리와 비둘기로 바뀌게 되죠.

 

 

우리나라 화투에서는 비둘기인데 일본 화투에서는 두견새가 정답입니다.

두견새는 귀촉도(歸蜀道), 자규(子規), 두견(杜鵑), 망제(望帝), 불여귀(不如歸)라 부르죠.

생긴 것은 뻐꾸기와 똑 같이 닮아서 영어로 Little Cuckoo(작은 뻐꾸기)랍니다.

두견새와 뻐꾸기가 거의 비슷하게 생겼지만 울음 소리가 '쪽박 바꿔죠'로 들리는데

주로 5음절로 울고 '홀딱 자빠졌네'하고 6음절로 울기도 합니다.

 

중국 촉나라 망제가 왕위를 잃고 죽어 봄마다 슬피 우니

두견새는 불행과 슬픔의 새가 되어 한 마디로 재수 없는 새가 되죠.

그래서 재수없고 슬픈 두견새보다는 평화의 새 비둘기가 한국화투에 그려졌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두견이

 

 

지난달 초에는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로 시작하는

국민애창곡 ‘소양강 처녀’의 주인공 논란이 일단락됐다는 기사가 언론에 실렸습니다.

작사자 故 반야월 선생과의 인연을 주장해온 두 여인을

강원도가 모두 실재 주인공으로 인정했다는 내용입니다.

 

접동새라고도 부르는 두견새는 예부터 수 많은 시와 노랫말에 등장해 왔습니다.

소월의 ‘접동새’(접동/접동/아우래비 접동), 임희섭 작사 이미자 노래 ‘두견새 우는 사연’

(달 밝은 이 한밤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등등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렇게 흔히 접하는데도 요즘 사람들은

두견새가 어떤 새인지, 어떻게 우는지 거의 모르고 있습니다.

막연히 깊은 밤에 슬피 우는 새이겠거니 하거나 소쩍새와 같은 새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견새는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 종류로, 부엉이과의 소쩍새와는 전혀 다릅니다.

소쩍새는 ‘소쩍궁 소쩍궁’ 3박자로 울고, 두견새는 ‘쪽박바꿔줘’ 또는 ‘쪽박바꿔줘어’하고 5, 6박자로 웁니다.

소월의 ‘접동새’ 중 ‘아우래비 접동’은 6박자 울음을 묘사한 것 같습니다.

 

 

옛 문학에 등장하는 귀촉도, 자규, 불여귀는 모두 두견새를 지칭한다.

문인들조차 이를 소쩍새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문학사 연구에 혼란이 일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서울 경기 일원에서는 두견새 소리를 듣지 못했다.

뻐꾸기 무리 중 가장 작은 두견새는 휘파람새 둥지에 탁란을 하는데,

이 휘파람새가 서울 경기 일대에서 사라지면서 더 이상 날아오지 않는 것 같다.

생태계 고리 파괴의 희생물이 된 두견새는 여전히 슬픈 새다.

 

 

두견이

 

 

마지막으로 한맺힌 두견새 울음소리에 대한

고금소총 일화를 유머로 마무리 해보자.

 

북한산 아래의 어느 마을에

여인네 셋이 모여 앉아 길쌈을 하는데

밤이 으슥해지자 두견새(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품을 하던 한 여인이 일손을 놓고,

"우리 심심한데 남정네들이 기생집에서 하는 것처럼

두견새 울음소리로 시를 지어 봅시다."

하고 제안을 하자

마침 무료하던 차에 잘됐다며

두 여인네도 반겼다.

 

한 여인이 먼저,

'禽言恨蜀小(금언한촉소)'

한맺힌 두견새 소리가 촉소 촉소

라고 지었다.

왜 촉소(蜀小)라고 지었느냐고 물으니,

"옛날에 촉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가 너무 작고 힘이 없어 망하는 바람에 그것을 한탄하여

두견새가 '촉소 촉소' 하고 울었지요." 라고 했다.

 

두 번째 여인이,

"뭘 옛날 고사(故事)까지 들먹이며 글을 짓는가요?

나는 '禽言恨鼎小(금언한정소)'로 지었지요.

우리집 솥이 작으니

두견새가 '솥적다. 솥적다' 하고 우는 것 같지 않아요?"

라고 하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세 번째 여인이

무릎을 탁 치며,

"나는 '禽言恨陽小(금언한양소)'로 지었어요.

우리집 서방님의 양물(陽物)이 작으니

이를 알아챈 저 두견새가 '좆작다, 좆작다' 하는 소리로

우는 것 같지 않은가요?"

하더란다.ㅋㅋㅋ

 

 

Tips.

조류도감에 나오는 새의 정식 명칭은 두견이이며,

4월쯤에 날아와서 가을에 가버리는 여름철새다.

이 새는 우거진 숲속의 나뭇가지에 홀로 있어 그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뻐꾸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뻐꾸기처럼 탁란을 한다.

즉 이 새는 직접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지 않고, 휘파람새 등

다른 새에 의존하여 새끼를 낳게 한다.

 


귀한 자료 잘보고 모셔갑니다..
소쩍새 울음 소리는 금년에도 남산산성에서
들었는데 두견새 소리는 몇 년전 등산할 때
듣고는 못들었습니다.. 자료 잘 보았습니다..
감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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