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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일자리 창출 사업 (김병기, 질라라비 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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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노동자 조직화]/비공식부문 조직화

2011. 10. 11.

질라라비 53호 (2007년 8월)

 

 

사회적일자리 창출 사업

 

김병기(대전실업연대 사무국장)

 

 

 

들어가며

 

노무현 정부는 2006년 9월 20일 관계부처 합동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보고대회』에서 『보건복지부문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07년~2010년까지 사회서비스 관련 영역에서 일자리를 80만개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는 주로 간병과 보육, 방과 후 교사, 문화, 안전 영역에서 일자리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8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허구성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전략의 문제점과 투쟁방향, 최예륜」을 참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 글에서는 각 부처별로 앞 다투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일반에 생소한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을 간략히 소개하고, 자활근로사업과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끝으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일자리의 사회적기업화의 문제점에 대해 다루기로 한다.

변명을 좀 하자면 필자는 자활근로사업에 9개월간 참여자로 일하다가 사회적일자리 수행단체에서 실무책임자로 1년 6개월을 근무하고 있다. 이 경험이 나에게 준 느낌은 참 대책이 없다는 답답함뿐이다. 우선은 혼자 풀 수 없으면 같이 풀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상황을 열거하는데 만족하기로 하자.

 

1. 사회적일자리 창출 사업

 

사회적일자리는 비영리민간단체가 공공성이 인정되는 사업을 노동부에 신청하면 노동부는 참여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은 1년 단위로 재심사하여 최대3년까지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3년 간 지원하고 있다. 임금은 주당 40시간 근로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07년 77만원)에 맞추어진다.

1년 단위로 단체와 노동부 간에 계약이 갱신됨으로써 고용관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게 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노동부는 퇴직금에 대해서는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단체에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단체와 노동부 간에는 사업에 대한 위탁계약이, 단체와 참여자간에는 근로계약이 맺어지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지 고용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단체들이 퇴직금을 마련하지 못해 힘들어하지만 정작 노동부의 입장은 인건비를 지급해 주는데도 퇴직금 만드는 것이 왜 어려운가 반문한다. 실제로 한 달에 7만원만 벌면 되는데 그것도 못 번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반문한다. 이에 대한 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애당초 공익성을 고려하다보면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이고 오히려 적자를 보지 않는 것이 다행인 사업들인데 인건비를 지원받는다고 해도 운영비와 퇴직금을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업에는 소질이 없는 말 그대로 비영리민간단체들 아닌가? 하지만 그 속내는 결국 고용에 대한 책임소재에 있다. 엄연히 3년간 동일노동에 종사했음에도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었다면 노동법위반이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현재까지 이 부분이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단체 역시 정부사업의 위탁임을 내세우며 사용자로써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참여자 또한 1년간의 연장을 위해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 사실 참여자들은 계약만료기간이 가까워지면 단체실무자 눈치를 보게 된다. 심각한 경우는 단체와 참여자 간에 퇴직금을 받지 않기로 하는 비밀협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회적일자리형(사회서비스일자리)’ 사업 중에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는 그리 높은 비중이 아니다. 아래 <표>에서 노동부는 전체 20만개의 사회적일자리형 사업 중 12,000개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일자리는 여성부와 복지부가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사회적일자리를 왜 노동부가 아닌 거의 모든 부처가 노동부보다 더 열성적으로 수행하고 있을까? 우선 각 부처별로 예산을 확대하기 위해 무조건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고용창출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으로 부처 고유의 사업에 저임금의 노동력을 손쉽게 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07년도 사회서비스 일자리사업 세부내역>

소관

사 업 명

예산

인원

합 계

 

1,294,519

201,059

여 성 부

아이돌보미,아동 양육지원,보육시설 종사자 인건비,민간시설 영아반 인건비

386,832

81,808

복 지 부

독거노인 도우미,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역 아동센터 운영지원, 요보호아동 그룹홈형태보호,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노인돌보미, 지역복지서비스 혁신, 자활후견기관 기능 활성화, 방문보건사업 활성화,가사간병도우미, 의료급여 관리(사례관리사), 정신보건센터, 장애인 주민자치센터 도우미

352,933

63,765

농 림 부

농촌여성결혼이민자 지원

1,923

300

행 자 부

자원봉사 도우미,정보화마을프로그램매니저

3,749

801

교 육 부

장애아동특수교육보조원, 특수교육지원 인력확충, 깨끗한 학교 만들기, 방과 후 학교

104,440

19,170

청소년위원회

청소년 동반자 프로그램운영, 청소년 방과 후 활동지원 (아카데미)

14,607

1,300

문 화 재 청

고궁연장운영, 문화재특별관리 인력지원

4,561

392

문화관광부

도서관등 문화시설 연장운영,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관광해설사, 예술강사 풀제운영지원, 생활체육지도자

49,486

5,465

환 경 부

5대강 환경지킴이, 생태우수지역 일자리 창출

12,119

695

노 동 부

사회적 일자리

121,541

12,000

산 림 청

산림서비스증진사업, 숲가꾸기, 산림보호강화

242,308

15,363

 

1) 이론적 배경

 

(1) 사회투자전략 (social investment)

최근 노무현정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과 관련하여 ‘사회투자국가’를 언급한 바 있다. 사회투자전략이라는 단어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1998년 출간한 『제3의 길 : 사회민주주의의 쇄신(The Third Way: The Renewal of Social Democracy)』이라는 책에서 이 용어가 사용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이다. 기든스는 영국에서 ‘제3의 길’이 토니 블레어와 그가 이끄는 새 노동당(New Labour)의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투자적 사회정책은 인적자본이론처럼 사람의 신체에 저장되는 지식과 기능, 즉 인적자본은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되고 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투자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물적 자본과 원리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사회투자적 사회정책은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노동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동력의 질 향상,

둘째, 노동공급을 증가,

셋째, 사회문제에 대한 예방 강조.

사회투자적 사회정책은 첫째, 노동력의 비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단순한 소득보장을 지향하고 소위 ‘수지맞는 취업 정책’을 펼쳐야 하며, 둘째 노동수요보다는 노동공급의 양과 질을 제고하여 개인의 삶의 질 향상 기회를 확대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2) 근로연계복지(workfare)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구조의 변화와 생산성의 저하와 경제의 범지구화 및 숙련 편향의 기술 변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실업의 구조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국가재정 수입의 감소 등으로 복지국가 체제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복지 비용을 억제해야 할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근로능력자를 시장으로 몰아넣는 재상품화, 제도 정비의 동기가 발생했다. 이러한 경제상황에 따라 사회투자전략이라는 이론적 뒷받침을 통해 정책으로 반영된 것이 소위 ‘일하는 복지(workfare)’이다. 유럽의 각 국가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개인의 권리보다 책임(의무)을 강조하는 논리가 등장하고 복지에의 의존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이후 노동의 수요보다 공급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2) 사회적일자리의 탄생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일자리’라는 개념은 1999년 12월 ‘빈곤과 실업극복을 위한 국제포럼’에서 최초로 사용되었지만, 저마다 약간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사용하였다. ‘사회적 일자리’라는 용어는 1990년부터 유럽에서 등장한 ‘사회적 경제’, 혹은 ‘사회적 기업’의 개념을 직접 대입할 수 없었던 당시의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성격이 강하다. 시민단체 간 사회적일자리에 대한 공통된 인식은 “사회적 일자리는 국가나 기업이 아닌 비영리민간단체가 주체가 되어 창출하는 일자리이며, 실직빈곤층의 취업촉진과 지역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로 정의하였다.

이후 노동부는 “사회적으로는 유용하지만 정부의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민간기업도 수익성 문제로 참여가 어려운 사회적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비영리단체에 의해 창출되는 일자리”로, 복지부는 “사회적 일자리형 자활근로사업은 수익성은 떨어지나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 제공으로 참여자의 자활능력 개발과 의지를 고취하여 향후 시장진입을 준비하는 사업”으로 정의하였다.

이후 노동부는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을, 복지부는 자활근로사업을 각기 진행하였다.

 

3) 사회서비스 관련 정부의 정책 변화

 

노무현정부는 사회적일자리와 자활근로가 실업문제를 획기적으로 극복한 참여정부의 업적인 양 선전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변화 과정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실업문제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1) ‘일을 통한 빈곤탈출’ (2004년 12월)

무현정부는 김대중정부의 ‘생산적 복지’가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다고 판단, 근로빈곤층(불완전 취업자 및 실직과 취업을 반복하는 계층)에 대한 사회안정망을 강화하기 위해 ‘일을 통한 빈곤탈출’ 즉, 근로연계복지 정책을 펴겠다고 선언하였다.

 

(2)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비전(2006년 1월)

사회안전망을 갖춘 글로벌강국이 되기 위해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고 재교육을 통한 고용가능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전제 하에 정책의 우선순위는 경제성장임을 분명히 하고 이를 위해서는 ① 평생교육훈련체계 강화·차세대 성장일자리를 위한 교육훈련·경쟁력 있는 인재양성 등 교육을 강화하고, ②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금융·물류·교육·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전략의 핵심은 제대로 된 일자리는 IT, BT산업의 육성을 통해 창출하고, 이를 위해 인력을 양성하고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고용과 복지를 모두 달성하는 정책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이나 자활근로사업은 ‘동반성장’의 노동정책이나 경제정책 차원에서는 거의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다.

 

(3) ‘사회서비스 분야 좋은 일자리창출 보고’(2006년 9월)

정부는 사회서비스란 개인 또는 사회전체의 복지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 문화, 안전 등 다양한 서비스로 규정하고,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무현정부의 특기가 자기변명을 위한 언변뿐이라는 것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여기서 다시 그 현란한 말잔치가 시작된다. 종래의 사회복지서비스가 빈곤층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서비스인 반면 사회서비스는 중산층을 포함한 사회구성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포괄적 복지서비스라고 한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그 포괄적 복지가 정부가 앞장서서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자본의 사회서비스 시장진출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말이다.

 

노무현정부의 근로연계복지 정책은 처음부터 고용을 전제로 하는 실업대책이 아니라 열악한 복지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실업자들을 재교육시켜 노동의 질을 제고해 고용가능성을 높이기보다는 (이미 이 과정은 노동부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다.) 복지영역에 붙잡아둠으로써 저임금노동자군에 의한 노동유연화와 자본의 사회서비스시장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자 하였다. 이 역할을 역설적이게도 시장경쟁과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던 민간단체들이 열성적으로 수행해왔다.

 

2. 우리나라 자활근로사업의 문제점

 

한국의 자활근로사업은 유럽의 근로연계복지 제도처럼 실업자 또는 불완전취업자를 대상으로 사회부조 급여에 대한 조건으로 강제적 근로를 강요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지만, 유럽의 근로연계복지제도가 연령이나 근로능력 등 세분화된 기준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 중 한 두 프로그램의 대상그룹을 목표로 적용되며, 청년층을 일차 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해 한국의 자활사업은 중·고령 실업자 및 수급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데 차이점이 있다.

즉, 유럽의 근로연계복지 제도가 개인의 실업에 대한 급여로 주어지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는 방식인데 반해, 한국의 자활근로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가구원 전체에게 생계급여를 지급하고 가족구성원 중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가구원에게 추가로 자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 수준에서는 노동의 의무가 ‘자활’의 과정이 아니라 단순히 급여에 대한 책임성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부가되고 있을 뿐이다. 단지 가구가 생계급여를 받기 위한 대가로 자활사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통한 자활’이라는 목표는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유럽의 경우 자활프로그램이 실업 대책이었던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확대되는 공공부조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됨으로써 빚어지게 되었다. 연령, 근로능력 및 직업이력 등에서 취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그룹은 이미 노동부 프로그램의 ‘취업대상자’로 걸러진 상태이고, 보건복지부 프로그램에 속하는 나머지 참여자들은 설사 교육과 훈련을 거친다 하더라도 노동시장의 진입이 결코 용이하지 않은 사람들이므로 이들의 경제적 자립 방안은 자연히 개별 취업보다는 자활사업에 계속 머무르거나, 공동창업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처음 설계 당시부터 복지정책의 보조적 수단으로 고안된 자활사업은 시간이 갈수록 정부에 대한 의존성이 강화되면서 과거 지역사회복지관이 보여주었던 문제점들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현재의 자활근로 방식은 참여주민 수에 비례해서 사업비를 책정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인건비를 60% 이상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지역의 사회서비스 수요보다는 사업규모를 부풀리는 형태로 진행되게 하여 중복된 사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낳고 있다. 자활후견기관은 이러한 사업방식에 의해 참여자들을 적성과 욕구와 무관하게 적당히 배치하며, 사업 아이템과 상관없이 최소한의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하여 참여자 수를 맞춘다. 1년 단위로 완결되게 사업을 계획하고 자활근로 사업비가 남으면 꼭 필요하지 않아도 가능하면 써버리는 예산낭비의 모습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참여자들 역시 전반적인 사회 환경이 극도로 불안정하고, 기껏해야 자활공동체라는 대안밖에 없기 때문에 1개월 동안 20일 일하고 현재의 임금을 받는 자활사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자활근로사업은 11개월 단위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최소한의 노동권마저도 방기한 채, 산재 가입에 대한 거부에 이르기까지, 노동에 대해 적대적인 한국 정부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활근로사업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조건부 수급 규정은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 수급자의 소득과 생활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조건부 수급조항은 수급자를 강제노역에 다름 아니다.

 

3.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의 문제점

 

정부는 2007년에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의 수행단체를 선정하면서 10명단위로 구성되는 영세한 비영리민간단체 단독의 사업은 경쟁력이 없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이유로 NGO단독형사업에 대한 추가선정을 사실상 중단하고 기업연계형, 광역형사업으로 50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규모가 큰 사업위주로 선정했다. 간병, 가사, 보육 등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공익적 사업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수행하라는 것이다. 이미 많은 비영리민간단체들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고, 처음의 사회적일자리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는 단체들이 다투어 참여함으로써 노동법 위반, 부정수급 등 갖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전략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 질의 제고’ 가 아니라 저임금불안정 노동 고착화와 사회서비스 시장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서비스가 확대되어야 할 시점에 민간기업에 의한 서비스의 상품화는 빈곤층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양방향에서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당연히 사회적으로 제공되어야 할 사회서비스를 받기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노동자성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헐값에 사회서비스 시장에 내놓아야 하고, 열악한 복지시스템 때문에 상품화된 사회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묶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사회적기업 - 외국의 사회적 기업

 

1) 프랑스의 가전제품재활용기업 앙비(Envie)

앙비는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외국의 사회적 기업인데 아마도 그 이유는 프랑스의 사회적 기업 사례와 제도가 국가 정책적으로 잘 발달되어 있어 우리나라에 집중적으로 소개되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앙비는 1985년 6명이 일하는 사업조직으로 출발하여 2000년에는 560명이 일하는 큰 규모의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한 것이다. 프랑스 굴지의 가전제품 판매․유통업체(Darty)가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한 후 수거한 중고가전제품 및 고장난 가전제품을 앙비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앙비에서 일 하는 사람들은 근로능력이 있는 실직빈곤계층인데, 우리나라 자활근로처럼 자격이 (수급자나 차상위계층과 같이)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지는 않다.

앙비의 일자리는 직업훈련과정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1999년까지 앙비를 거쳐간 사람들은 약 2천명인데 이중 46%는 취업했고 10%는 상위단계의 전문직업훈련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 캐나다 퀘벡지방의 자활공동체 “노동통합 기업(EI)”

EI는 참여자들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하거나 직업훈련, 또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가교를 제공한다. EI는 취약계층에게 실제적인 노동의 경험을 제공한다. 우선 반복적인 실패를 경험한 청소년이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현재의 다양한 자원이 이들을 지원하기에 부적합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들을 지원한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배제되어 소득이 없거나 극히 적으며, 현재로서는 노동시장에 복귀하기 힘든 상황에 있는 이들이다. EI는 자발적인 의지에 기초하여 이들의 통합과정을 지원한다.

 

3) 영국 사회적 기업

국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기업 가운데 협동조합과 신용조합만이 고유의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지난 25년간, 법적 지위와 관련된 이슈는 사회적 기업의 개발이 일반화 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해 왔다. 일반적으로 특정 사회적 기업이 설립될 당시의 상황 및 조건에 입각해 가장 적합한 형태의 법적 지위를 채택하는 방식이 통용되어 왔으며 이는 영국의 사회적 기업이 단일하지 않고 다양한 법적 근거를 갖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의 형태로는 노동자 생산협동조합, 소비자 협동조합, 주택 협동조합, 신용 조합(Credit Unions), 지역사회 기업(Community Businesses), 사회적 회사(Social Firms), 지역사회 개발 트러스트(지역사회 소유의 경제개발 기구로서 지역사회 내에 부와 고용을 창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 등이 있다.

 

4) 이탈리아의 사회적 기업

최근에 이르러서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정책, 노동시장정책, 그리고 보다 전반적으로는 이탈리아 복지시스템의 일부분으로 속해 있다.

• A타입 사회적 협동조합 : 사회적 복지 및 교육서비스 관리, 생산적 목표를 추구하고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운영될 수 있지만 기업적 성격을 가진다.

• B타입 사회적 협동조합 : 기타 농업, 산업 또는 상업 활동이나 취약계층(disadvantaged people)의 노동 통합(work integration) 서비스 제공, 구체적으로 ‘취약계층 노동자’의 직업 면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 소속 직원의 최소 30%가 취약계층 노동자로 채워져야 한다.

이탈리아 사회적 협동조합의 규모를 살펴보면, 2004년 말 약 7,000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이탈리아에서 활발히 활동했던 것으로 밝혔다. 그 중 59%에 달하는 4,026개가 사회 및 교육 서비스(국가법에 따라 A 타입으로 분류)를 제공했고, 2,459개(33%)가 열위 계층의 노동 통합, 377개(8%)가 상기 2개 타입의 혼합 타입 또는 컨소시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에는 267,000명의 회원과 223,000명의 유급 직원, 31,000명의 자원봉사자 및 24,000명의 열외 계층이 일하고 있다.

 

< 유럽연합 국가에서의 제3섹터 고용비중 (1995-1997) >

국 가

고용인원

총고용 대비 %

총 피고용자

대비 %

덴마아크

289,482

12.56

13.85

프랑스

1,214,827

5.93

6.81

독일

1,860,861

5.77

6.46

이태리

1,146,968

5.88

8.23

룩셈부르크

6,740

4.16

4.6

네델란드

769,000

14.69

16.64

스웨덴

180,793

5.15

5.83

영국

1,622,962

7.32

8.42

유럽연합 계 (15개국)

8,879,546

6.57

7.92

 

5) 미국의 사회적 기업

① Juma Ventures

샌프란시스코 빈민 지역의 청소년들을 고용하여 아이스크림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재무교육, 저축 상담, 진학지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12년간 2,000여명의 청소년에게 일자리 제공했다.

② Rubicon Programs Inc.

장애인, 장기실직자, 노숙자 등의 빈곤 탈출을 위해, 체계적인 직업훈련, 주거 및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노숙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서비스 제공이 주 사업이며 루비콘 조경의 경우 ’01~’02년 사이 380만 달러의 수입을 내기도 했으며, 루비콘 베이커리는 ’03년에 샌프란시스코에 41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되었다.

 

5. ‘사회적 기업’화의 문제점

 

외국의 사회적기업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복지와 고용의 문제를 해결하는 희망으로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사회적기업들은 유럽 ‘복지국가’들의 전반적인 생산성 둔화, 복지예산 부담에 대한 비판이나 사회복지시스템이 발달하지 못한 미국에서의 고육지책의 성격이 강하다. 더구나 최근 불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은 정부의 사회적일자리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함으로써 서비스 일자리 확충 전략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서구의 사회적 기업들이 저마다 독특한 자기발전의 과정을 거쳐 형성되어 온 것에 반해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정부주도 하에 노동시장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의도에 의해 조성되고 있는 측면이 강하다.

사회적일자리·사회적기업화는 이미 존재하는 비공식부문의 노동을 공식적 노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되, ‘사회적’이라는 말을 붙여서 고용관계를 불분명하게 함으로써 ‘노동자성’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미 정부는 사회적일자리를 기업연계형사회적일자리,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사회적일자리 수행단체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이후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지원금 및 세재혜택 등에 발목이 묶여 이미 정부에서 공식화하고 있는 정부에 의해 직접 유지·운영하는 사회적기업지원센터에 의해 전체 사회적기업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수준을 통제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