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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활참여자의 노동자성에 관한 법리적 해석 (권두섭, 질라라비 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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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노동자 조직화]/비공식부문 조직화

2011. 10. 20.

질라라비 64호 (2008년 7월)

 

 

자활참여자의 노동자성에 관한 법리적 해석1)

 

 

권두섭(변호사, 민주노총 법률원)

 

 

 

아래의 내용은 2007년 7월 24일에 열린 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민주노동당이 개최한

자활참여자의 노동자성 인정에 관한 증언대회 및 토론회에서 발제한 내용입니다.

 

 

 

Ⅰ. 근로자 개념에 관한 법리적 쟁점과 판례의 태도

 

1. 근로자의 개념에 관한 법률 규정

 

근로기준법 제14조(근로자의 정의)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정의)제1호는 “1.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여 법문언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2. 판례가 제시하는 기준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관련하여

 

가. 종래 판례가 제시하는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에 관한 판례의 통일적 입장이 나타난 것은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는 그동안 판례와 학설에서 주장되어 오던 근로자성 판단의 제반 요소들을 종합 정리하고 있다.

 

이 판례 이후 대법원이 최근까지 일관되게 설시하는 내용을 보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①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②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③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④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⑤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⑥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⑦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⑧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⑨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⑩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의 특징은 ‘사용종속관계 유무에 따른 판단’, ‘실질적 판단’, ‘제반요소의 종합적 고려’로 요약할 수 있다. 각 세부적인 기준의 내용과 적용 방법에 있어서는 다소 이견들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이 세 가지 특징은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우리나라의 학설은 물론이고 외국의 학설․판례에서도 기본적으로 지지되고 있다고 한다.

 

(1) 실질적 판단

 

판례는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노무제공인가를 정함에 있어서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당해 노무제공의 실질에서 파악하고 있다. 즉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입장은 종래 우리 대법원이 지켜온 것으로 독일이나 미국 또는 일본의 근로자성 판단에서도 동일하다.2) 독일연방노동법원도 사용종속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계약문구나 당사자의 표현된 의사보다 실제 양 당사자 사이에 존재하였던 사실관계에 주목하면서 그 이유에 대하여 ‘노동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그 법률관계를 다르게 표시하는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3)

 

 

(2) 종합적 고려에 의한 판단

 

판례는 종속적인 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당해 노무공급관계의 실질에 나타난 제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나아가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 6. 26. 선고 99다5484 판결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7498 판결 참조).‘고 한다.4)

 

나. 종전 판례의 기준과 적용방식에 대한 비판적 견해

 

그러나 이러한 대법원 판례의 판단 표지와 그 적용이 현실의 다양한 취업, 고용형태 및 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즉 대법원 판례가 제시해 온 사용종속관계의 기준은 종래 독일의 통설이었던 ‘타인결정성’ 내지 ‘지휘명령성’을 중심으로 사용종속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종래의 타인결정성 기준이라고 하는 것은 주로 공장, 사무실, 광산 등에서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자들을 표준으로 하여 정해진 것5)이고 또한 그것은 전통적으로 이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사회적으로 가장 요구되었다는 점과 관련이 있으나, 현재에는 생산, 사무영역 이외에 판매를 비롯하여 광고모집, 수금, 기타 상품의 서비스 영역, 그리고 연구영역과 전문기술적 영역 등에 종사하는 노무공급자들이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이들 역시 전통적인 의미에서 근로자들에 못지않게 법적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직업군 자체의 변화는 종래 전통적인 사용종속관계에 관한 기준이 타당할 수 있는 영역을 상당히 축소시켰다고 한다.6)

 

한편으로 위장 자영인 확산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조경배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독립노동7)이라고도 할 수 없는 가장 또는 허위의 위장 자영인의 확산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위장 자영인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성의 중요한 판단기준인 인적종속성이 존재하지만 그 판단기준의 불명확성과 유동적 성격으로 인하여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탈법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상당수 특수고용노동은 그 업무나 업종이 처음부터 특수고용형태에 의하여 수행되었던 것이 아니라 기존에 정규직으로 사용하여 행하던 것을 구조조정의 일환으로써 강제 또는 반강제로 근로자들에게 개인사업자 등록을 내는 방식으로 이러한 고용형식을 도입 또는 전환시킨 것이라는 점에서 근원적으로 문제점을 안고 있다.8) 즉 위장 자영인화의 문제가 근원적으로 내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의 유형, 즉 특정한 사용자의 사업조직에 절대적으로 편입되어 있는 골프장경기보조원이나 학습지교사, 레미콘지입차주, 특정 보험회사에 전속되어 있는 보험모집인 등의 직업군은 다른 나라에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러한 직업군은 자기의 계산으로 사업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고 고객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등 독립사업자로서의 성격이 거의 없다.’고 한다.9)

 

종전 판례의 기준과 적용방식에 대하여 학계에서 제기되는 비판적 견해10)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11)

대부분의 학설은 사용자의 지휘, 감독 여부에 대한 지나친 강조, 전통적인 근로자상에 지나치게 구애되어 있는 점, 각 판단요소 상호간의 관계,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기준 제시의 결여 등을 이유로 판례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1) 대법원 판례는 사용종속성의 판단에서 지휘명령관계의 존재여부에 중점을 둠으로써 근로자성 판단에서 다루어야 할 노무공급자의 독립사업자성에 대한 판단을 소홀히 하고 있다. 즉 지휘명령성의 요소라고 할 수 있는 ①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는가, ②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가, ③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가, ④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가, 등의 요소들을 독립사업자성의 판단 요소라고 할 수 있는 ①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②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이 있는가, ③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이 요소들보다 많이 고려한다.

이는 근로자의 결정을 위한 실태파악에 있어 지나치게 사용자가 가지는 주도권 내지 권한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미국이나 일본 및 독일에서12) 근로자성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노무공급자의 독립사업자성에 대한 검토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독립사업자성을 결정함에 있어 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독자적인 시장접근성의 유무와 정도(예를 들어 보험모집인 여러 회사의 상품을 자신의 선택과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판매하는 경우와 한 회사의 상품만을 판매하는 경우는 다르게 보아야 한다), 이익과 손실에 대한 독자적 기회의 존재 여부, 사업자로서의 전문적인 능력이나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독립적 사업수행에 필요한 도구나 시설을 실제로 직접 소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등의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2) 지휘명령성의 요소를 고려함에 있어서도 지휘명령성의 존재여부를 고전적․전통적 의미에서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취업․고용형태의 다양화에 수반하여 오늘날 사용자의 지휘명령권은 종래와 같은 직접적․구체적인 것에서 간접적․포괄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13) 즉 구체적인 노무공급의 시간, 장소, 내용, 태양 등에 관해서는 노무공급자의 일정한 자율에 맡기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지휘감독을 행하는 경우가 증대하고 있는데, 종래의 판례는 이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14)

예를 들어 학습지 상담교사에 관한 대법원 판결15)은 ‘업무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 즉 작업장소에 관한 구체적 지휘명령성이 없었다.’고 보았지만, 상담교사의 활동지역이 회사에 의해 정해질뿐더러 상담교사의 업무특성상 업무장소가 학생들의 주거로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업장소에 관한 사용자의 포괄적 지휘명령관계를 긍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지휘감독의 존재 여부를 파악함에 있어서는 노무공급관계의 성립과 종료에 대한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노무이용자가 노무공급관계의 형성과 존속에 대해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면 특히 노무이용자가 임의로 또는 짧은 고지만으로 노무공급자에 대해 그 관계를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근로자성이 존재함을 추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것이다.

 

3) 근로자의 결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실적 징표(실질적 징표)와 부수적인 징표(형식적 징표)를 구별하지 않은 채, 제반 사실적 징표를 병렬적으로 나열하고 있다.16) 이에 따라 구체적 사례의 판단에 있어서 부차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형식적 징표들이 실질적 징표와 동등한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17)18). 여기서 부수적․형식적 징표란 주로 사용자가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우월성을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해당되는데, 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가, ②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가, ③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을 갖고 있는가, ④ 세법(근로소득세의 공제 여부)이나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등이 그것이다.19) 특히 기본급의 설정 여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일뿐더러, 우리 근로기준법 제46조는 기본급이 없이 실적이나 업적에 따라 보수가 정해질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수적 징표로만 고려되어야 한다.20) 특히 사용종속관계에서의 보수(임금)이 가지는 기본적 특징은 일의 결과보다는 일의 수행 자체에 대한 보상(근로의 대상성)이라는 점에 있지만,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가 지급되는 경우라도 보수가 결정되는 단위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고 단위 기간당 그 총액이 높지 않은 수준이라면 일반적인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과 같은 자유노무공급계약에서의 보수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4) 또한 사업 결합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하면서 근로자인가 여부는 노무공급자가 제공하는 노무가 ‘自身의 業’으로서 제공된 것인가 아니면 ‘他人의 業’을 위하여 제공된 것인가의 구별에 있다고 하면서, 노무공급자의 노무공급 자체에 대한 노무이용자의 주도권이 확보되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가 아니라, 제공된 노무가 당해 사업에 통상적으로 필요한 것이거나 또는 당해 사업의 내부 부문과 상당한 정도 이상 결합되어 있다면 그 제공된 노무는 ‘自身의 業’이 아닌 ‘他人의 業’을 위하여 제공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즉 그 결합정도가 통상적인 사업운영에서 보여지는 다른 사업과의 일반적인 관련성 정도 이상으로 보여지면 그것은 당해 사업에 결합된 노무공급으로서 당해 노무공급자는 근로자성을 가진다고 보아야 하고, 반면에 그 관련성이 통상적인 사업간의 그것 정도에 그친다면 당해 노무공급자는 독립적인 노무공급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 제공된 노무의 당해 사업에서의 필요성의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 제공된 노무가 당해 사업운영에 있어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것이거나 중요한 것일 때에는 당해 노무공급은 당해 사업에의 결합성이 강하다.

 

3. ILO 고용관계 권고의 관련 내용과 시사점21)

 

가. 채택 경과

 

국제적인 노동보호기구로서 ILO도 이 문제가 심각하고 확산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여 10여년에 걸쳐 다양한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하여 왔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ILO는 2006년 제95차 총회에서 ‘고용관계권고’를 채택하였다. 고용관계권고는 ILO의 2003년 총회에서 채택된 ‘고용관계에 관한 결의’(Resolution concerning the employment relation)22)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결의의 결론문의 다음과 같은 표현은 고용관계권고 채택의 배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장구조와 노동조직의 변화로 인해 고용관계의 틀 내부․외부 모두에서 노동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노동자가 피용자인지 진정한 자영자인지가 불명확해 진다. 노동시장구조, 노동조직의 변화와 미흡한 법적용과 관련된 결과들 중 하나는 사실상 피용자이나 고용관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짓된 자영업자의 형태는 비공식 경제에서 보다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잘 조직된 노동시장을 가진 많은 나라들도 또한 이러한 현상의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전개의 일부는 새로운 것이며 다른 일부는 수 십년 동안 존재해 왔다. 노동자의 노동수행이나 서비스의 제공이 바탕이 되는 매우 다양한 방식들은 적절한 법적 틀 내에 놓여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모든 주체들을 위한 것이다. 명확한 규칙은 노동시장의 공정한 규율을 위해 필요불가결하다.”

 

2006년 채택된 ILO의 고용관계권고는 ‘고용관계의 존재에 대한 판단과 관련하여 근로자와 사용자에게 지침이 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을 촉진’(제10)하도록 하고, 이와 관련한 기준 및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나. 사실우선의 원칙

 

고용관계권고는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국가 정책의 목적으로서, 고용관계의 존재에 대한 판단은, 고용관계가 당사자들 간에 합의되었을 수도 있는 계약적이든 그렇지 않든 어떤 상반되는 형식의 특징을 가지는지 관계없이, 주되게는 노동의 수행 및 근로자에 대한 보수와 관련된 사실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여 ‘사실우선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고용관계의 존재여부를 판단할 때 노동관계의 사실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원칙은 세계적으로 승인된 보편적 원칙이며 이를 고용관계권고에서 확인한 것이다. 사실우선의 원칙은 계약당사자의 계약의사에 관계없이 노동이 행해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고용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그에 따른 법률관계를 확정지우고 법률효과를 부여하라는 것이다. 이는 노동법은 강행법으로 고용관계가 일종의 사회적 질서에 해당하고 고용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 좌우될 수 없음을 말한다.23)

 

다. 고용관계 존재의 판단조건 및 구체적 지표의 정의

 

고용관계권고는 ‘고용관계의 존재를 판단하는데 적용할 조건들-예를 들면 종속성(subordination) 또는 의존성(dependence)-을 명확히 정의할 것을 고려할 수 있다.’(제12조)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고용관계권고는 “법률 및 규정 또는 기타 수단을 통해, 고용관계의 존재에 관한 구체적 지표를 정의”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하고, 이러한 지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제13조).

 

(a) - 타방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노동이 수행된 사실

- 근로자가 기업 조직에 통합되어 노동이 행해진다는 사실

- 오로지 또는 주로 타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이 수행된 사실

- 근로자 직접 노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

- 특정한 노동시간 또는 노동을 요구하는 상대방에 의해 특정되거나 합의된 장소에서 노동이 수행된 사실

- 특정한 기간 동안 일정한 계속성을 가지고 노동이 수행된 사실

- 근로자가 사용자의 처분 상태에 있다는 사실

- 노동을 요구하는 상대방이 도구, 재료, 기계를 제공한 사실

 

(b) - 근로자에 대한 보수의 정기적 지급

- 그러한 보수가 근로자의 유일한 혹은 주된 수입의 원천을 이루는 사실

- 식사, 주거, 교통수단과 같은 현물의 지급

- 주휴나 연휴와 같은 권리의 인정

- 노동을 요구하는 상대방이 근로자가 일하기 위해 이용하는 교통수단에 대한 비용을 지불

- 근로자가 재정적 위험(financial risk)을 부담하지 않는 사실

 

이 지표들은 개별국가들에서 고용관계의 존재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들은 포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가장 주목되는 지표는 ‘오로지 또는 주로 타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이 수행된 사실’, ‘근로자가 재정적 위험(financial risk)을 부담하지 않는 사실’, ‘보수가 근로자의 유일한 혹은 주된 수입의 원천을 이루는 사실’, ‘근로자가 기업 조직에 통합되어 노동이 행해진다는 사실’ 등 이다. 이 중 ‘오로지 또는 주로 타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이 수행된 사실’, ‘근로자가 재정적 위험(financial risk)을 부담하지 않는 사실’의 지표들은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사용되는 방식 가운데 ‘경제적 실체’(economic reality) 테스트에 해당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사업자로서 자기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하는지 아니면 이윤의 획득과 상실의 위험에 대한 궁극적 위험을 부담하는 타인을 위해 노동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표들은 지휘명령을 근간으로 하거나 계약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지표들과는 성격과 내용을 달리하는 것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유용한 지표들이다.24)

 

4. 최근 판례의 변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개념과 관련해서도 판례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25) 최근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대학교 시간강사),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학원 강사), 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두8436 판결(학원 강사)이 그것이다.

 

즉 위 판례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설시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종전의 판례와는 몇 가지 점에서 구분된다. 첫째, 사용자의 지휘감독의 정도와 관련하여 종전 판례에서는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을 요하고 있던 것을 ‘상당한 지휘감독’으로 완화하고 있다. 둘째, 근로자와의 구별을 위하여 사업자성에 관한 징표를 제시하고 있다. 종전에는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라고만 설시하던 것을 이 판결에서는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 지’를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셋째,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 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여 다른 요소에 비하여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서 부차적인 지위에 놓이게 하고 있다.26)

이 판결들이 법원이 종래 취하고 있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의 입장을 변화시키는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으나,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은 종래 학계에서 비판하던 부분을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이며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에 대하여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과거와 다른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과소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5.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근로자 개념과의 관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근로기준법의 근로자개념과 다소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은 구분되는 것인지, 나아가 실업자뿐만 아니라 현실 노무제공자(취업자)의 관계에서도 그 범위가 다른 것인지에 대하여 논의가 있다. 다만 실업자가 노조법상 근로자의 개념에 포함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통설과 판례27)가 이를 인정하고 있다.

 

가. 근로자 보호를 위한 방법론적인 차이에 불과하고 판단기준에 차이가 없다는 견해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은 근로자의 정의 규정에 차이가 있으나,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이나 종속노동의 대가로 생활을 영위하는 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차이가 없고, 다만 근로기준법은 특정의 사용자와 근로자의 현실적인 근로관계를 그 규율대상으로 하는 반면에 노조법은 그와 같은 현실적인 근로관계에 있어서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 등의 보장을 그 입법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단지 근로자 보호를 위한 방법론적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노무공급자가 노무이용자에게 종속노동을 제공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와 같은 종속노동의 대가로서의 임금을 받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있어서 어떤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없다.28).

일부 하급심 판결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설시하면서 두 개념을 동일하게 판단한 사례가 있다.29)

 

나. 두 법의 근로자 개념이 구분된다는 견해

 

‘법률의 규정이 서로 달라 노조법에서 굳이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이상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이 사용종속관계 아래에서 받는 금품이 근기법상의 임금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예가 있으므로 서로 적용이 다를 수 있음을 상정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30)‘거나,

‘우리 법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의 정의가 달리 규정되어 있는데, 노조법 제2조 제1호가 정하고 있는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경우,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을 근기법의 그것보다 넓게 해석할 여지가 열려 있다. 이럴 경우 특수고용관계 노무공급자에 대해 현행 판례 법리처럼 근기법상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경우에도 그들의 노조법상 근로자성(근로삼권 주체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근로자성 판단요소의 질적인 변화를 구하기에 앞서 용이하게 채택될 수 있는 해석론적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31)‘라거나,

’고용형태의 다양화 및 비전형적 근로관계의 등장을 감안할 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의 의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근로자성 판단에서의 탄력성을 도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32)‘는 등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두 법의 근로자 개념을 달리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임종률 교수는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은 임금이 아니면서 임금과 유사한 수입, 예컨대 사업주가 아닌 개인에게 일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거나, 타인에게 종속적 근로는 아니지만 유사한 노무를 공급하는 등의 대가로 얻는 수입을 말하는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임금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에 포함되고, 임금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노조법상 근로자에는 포함된다고 한다. 노조법상 근로자는 한편으로는 임금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포함하고 또 한편으로는 노동의사를 가진 실업자도 포함한다. 이 점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협의의 근로자라면 노조법상의 근로자는 광의의 근로자라 할 수 있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인적 종속성을 중시한 개념이라면 노조법상 근로자는 경제적 종속성을 중시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노조법이 근로자를 넓게 정의한 취지는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지 않거나 종속적 근로를 제공한다고 보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상의 보호는 받을 수 없더라도 사업(장)에 고용될 의사를 가진 자 또는 이에 준하여 생활하고 있거나 그렇게 할 의사를 가진 자들이 스스로 단결하여 그 노동․생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33)

 

강성태 교수는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을 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할 것은 동법의 목적과 근로자에 대한 정의규정이라면서 노조법은 제1조에서 분명히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헌법에 의거하여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것‘을 제1차적인 목적으로 하고,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도록 동법의 보호대상자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제2조 제1호에서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라고 하는 간단한 요건만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노조법은 노동삼권의 향유주체가 될 수 있는 자의 범위를 '임금 등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로 규정함으로써 그 어떤 실정 노동법상의 근로자 개념보다 넓은 범위로 근로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근기법상의 근로자와 노조법상의 그것이 상당한 범위에서 공통한다 하더라도 양 법률에서 파악하는 근로자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은 근기법에서의 그것이 주로 ‘국가의 직접적 개입에 의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인가’를 중심으로 한 것인 반면, 노조법에서의 그것은 국가의 직접적 개입이 아니라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 등을 보장해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므로 전자는 '특정 사업과의 현실적인 결합정도'에 의해서 결정할 수 있겠지만 후자는 특정 사업과의 결합성여부와 상관없이 '단결활동 등의 보장필요성'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문제가 많이 되고 있는 현실적 노무공급자에 한정하여 양 법률에서의 근로자의 범위를 볼 때, 이 점에 관해서 노조법 제4조에서 말하는 '임금, 급료 '는 근기법상의 '임금'으로 보아야 하지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은 독자적인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이 보다 넓고 '임금, 급료'의 해석에서는 근기법상의 '임금'에 상당하도록 사업과의 결합정도에 의해서 판단하면 될 것이고,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의 해석에서는 근기법상 근로자에 준할 정도로 단결활동 내지 노동조합운동의 주체로서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노무공급자에 상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34)

 

다. 판례

 

대법원 1993. 5. 25. 선고 90누1731 판결은 “고용계약관계에 근사하다고 보이므로 캐디피를 노조법 제4조 소정의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으로 못 볼 바도 아니라고 보여지는 점”이라고 함으로써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경우 노조법상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보다 넓게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보인 바 있다.35)36)

그리고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서울여성노조 사건)에서 ‘원심은 근로기준법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의 관리·감독에 의한 직접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개별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인 반면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은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권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그 입법목적에 따라 근로자의 개념을 상이하게 정의하고 있는 점,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는 달리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점에 비추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사용자로부터 해고됨으로써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서, 이와 같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닌 점 등을 근거로, 노조법 제2조 제1호 및 제4호 (라)목 본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중인 자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시하여 실업자도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명확히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현실적 노무제공자에 대하여 두 법의 근로자 개념이 구분되는지에 대하여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시한 바는 없다.

 

다만,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제시한 1994년 대법원 판결은 근로자성 확인을 위한 공식으로 그 이후 일관되게 이용되고 있으나, 그것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을 판단하는 사건에서만 적용하고 있으나, 노조법상 근로자개념이 문제된 사건에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개념 판단기준을 직접 적용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을 확정하는 핵심적 요소인 사용종속관계에 관한 판단기준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과 다르게 적용될 여지를 대법원이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37)

레미콘 차주겸 운송기사의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에 관한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다20910 판결, 대법원 2006. 6. 30. 선고 2004두4888판결과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5다64385 판결은 모두 위 대법원의 1994년 판결의 판단 표지를 인용하는 대신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대법원 1993. 5. 25. 선고 90누1731 판결을 인용하고 있다. 즉 설시하기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란 타인과의 사용종속관계하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또 그 사용종속관계 존재 여부는 당해 노무공급계약의 형태가 고용, 도급, 위임, 무명계약 등 어느 경우이든 상관없이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지휘․감독관계의 여부, 보수의 노무대가성 여부, 노무의 성질과 내용 등 그 노무의 실질관계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판시를 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이 문제된 사건에서와 달리 1994년 대법원 판결의 설시 내용을 인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 판단기준이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 판단기준과 상이할 수 있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개념에 관한 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13432 판결에서도 노조법상 근로자 개념이 문제된 대법원 1993. 5. 25. 선고 90누1731 판결은 인용하지 않고 있는 점에서도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을 유추할 수 있다.38)

 

 

Ⅱ. 자활 참여자의 노동자성 검토

 

1. 조건부 수급자, 차상위 계층의 개념

 

 

조건부 수급자는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를 말하며 자활사업에 참여를 하면 그에 따른 급여를 받고 추가로 시군구로부터는 최저생계비와 자활참여 급여의 차액을 지급(최저생계비 보전)받고 있다. 차상위 계층은 수급자는 아니면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20% 이하인 자를 말한다. 차상위 계층에게는 자활 사업 참여(근로 제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 조건부 수급자, 차상위 계층의 노동자성

 

현재 대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근로자 개념 판단의 기준에 따라 이들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노동자성)를 검토해 보면 아래와 같다.

 

(1)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해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자활 참여자인 조건부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자활후견기관에서 정한 대로 따르고 있다.

업무수행과정에서 지휘감독을 보면 주로 자활후견기관과 그 실무자들로부터 지휘감독과 관리를 받게 되는데, 예를 들어 집수리를 갈 때에도 자활후견기관 실무자가 직접 작업 현장에 임하여 지휘감독을 수행하고 있다. 직무교육, 근로의욕 고취를 위한 다양한 교양교육 등을 자활후견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근로 장소로의 배치, 이동을 자활후견기관에서 결정하여 작업에 배치하고 근로 개시 전 조회 등을 통해 당일 업무 내용을 지시하고 참여자의 출석여부에 대해 점검하는 한편 업무종료 시 당일 업무상황을 점검하고 이에 따라 업무의 종료 내지 추가적인 연장근로의 시행을 결정한다. 간병파견의 경우를 예로 보면 누구는 언제 어느 집으로 가라, 어느 병원으로 가라는 등의 스케줄표와 작업지시를 후견기관 실무자가 한다.

출근부가 작성되고 지각이나 조퇴의 경우에 급여가 공제되는 것으로 보더라도 근태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실무자들은 자활사업 참여자의 근태현황 등을 관리하고 자활후견기관 내부와 시군구에 보고하고 있다.

 

무단결근을 하거나 불성실 근로를 지속하거나 하면 조건 불이행 통보를 시군구에 하는 것으로 이 사람은 해고가 되는 결과가 된다. 그 외에도 동료 사이 폭행, 불화, 기물 파손 등으로 손해 끼쳤을 때 다른 사업단으로 전보발령을 하거나 다른 후견기관으로 전적시키며, 정도가 심하면 조건 불이행으로 해고를 한다. 이와 같은 사실상의 인사상 불이익 조치는 자활후견기관에서 결정하고 있다.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자활급여의 기준, 각종 수당의 지급 여부와 금액산정 기준, 근무시간, 초과근로의 기준,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 징계 사항, 복무규율과 기준 등에 관하여 보건복지부에서 제작하여 자활후견기관에서 그대로 따르고 있는 자활사업안내서, 자활사업지침, 자활근로사업 근무규칙 서약서, 자활사업참여자 관리규정 등에서 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고 이에 구속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자활근로사업 근무규칙 서약서의 내용을 보면 ‘참여조건’에서는 작업장소를 명시하고 있고 임금 등 급여조건이라고 하여 시장진입형 자활근로와 사회적 일자리형 자활근로의 각 일급과 지각, 조퇴자에 대한 급여 공제, 주차수당, 월차수당 지급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근무시간(월요일 - 금요일, 1일 8시간, 09:00 - 18:00 하절기 동절기 구분 없음), 휴게시간(12:00 - 13:00, 1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조건 불이행 판단기준이라고 하여 사실상 해고의 기준(사유)을 규정하고 있고 차활근로 참여자 서약 세부규칙에서는 각종 복무규율과 기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법제처는 ‘자활사업의 사업주체는 조건부 수급자에 대하여 채용, 해고 등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종속관계의 징표인 실질적인 노무지휘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나,

조건부 수급자의 경우에도 자활후견기관에서 상담을 거쳐 자활사업 참여를 결정하고 있으므로 일정한 채용의 절차가 있는 셈이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의무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채용)시키도록 되어 있는 것은 ‘일자리 제공’이라는 사업 취지에서 비롯된 채용권한의 일정한 제한에 불과한 것이다. 해고 등 인사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각종 복무규율을 규정하고 있고 일정한 위반 사항이 있으면 전보발령, 조건 불이행으로 사실상 해고와 같은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취할 수 있으므로 그것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차상위 계층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보면 될 것이다.

 

(2)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무시간을 보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근무하며 출근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이고 점심시간은 12시에서 1시, 그리고 사회적 일자리형은 근무시간이 9시부터 5시까지로 되어 있는데, 이는 모두 자활참여자가 독자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자활후견기관(크게는 이를 직접 관리하는 보건복지부)에서 정하고 있다. 연장 근로 시행 여부 역시 자활후견기관에서 결정한다.

근무 장소 역시 해당 자활사업을 관리하는 자활후견기관 등에서 정해주는 작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자활후견기관 실무자가 참여자의 배치, 이동 등을 결정한다. 조건부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은 이에 구속된다. 파견 간병의 경우에도 가서 일해야 할 병원을 자활 참여자가 알아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활후견기관에서 정해주는 병원으로 파견을 나가 간병 업무에 종사하게 된다.

 

(3)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자활 참여자가 작업을 할 때 필요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는 모두 자활후견기관이 제공하는 것이지, 자활 참여자가 직접 구입하거나 소유하는 것은 없고

자활 참여자는 자신을 대신하여 가족이나 친지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자활 참여자는 사용자인 자활후견기관에 의하여 특정사업 및 사업장에 배치되어 지정된 업무만을 수행할 뿐이며 이로부터 창출되는 이윤은 모두 사용자인 자활후견기관에게 귀속되는 것이지, 자활 참여자에게 귀속되는 것은 없다. 이와 같이 독립적인 사업자처럼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다거나, 어떠한 이윤을 창출하고 손실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고 있지 않고 있음은 명백하다.

 

(4)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자활근로사업 근무규칙 서약서, 자활사업안내서 등에서 조건부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의 임금 등 급여조건으로 규정된 내용을 보면 사실상 보건복지부 지침에 의해 정해지는 일급(일당)의 액수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는데, 사회적 일자리형은 7시간 근로 기준에 27,000원, 시장진입형은 8시간 기준에 29,000원의 일급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개근시 1일의 주차수당 지급, 1개월 개근시 월차수당 지급, 연장근로와 휴일근로에 대한 초과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이 지급된다.

 

해석상 가장 보수적인 견해에 비추어 위와 같은 급여지급이 근로의 대상적 성격을 갖는 임금인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임금 근로자는 근로의 대상인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이므로 근로자가 지급받는 임금은 업무의뢰자에 대하여 제공하는 종속노동 자체에 대하여 사회통념상 이를 징표하는 경제적 종속성을 갖는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제공에 대한 보수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 곧 종속노동으로서의 근로의 질과 양(근로시간) 자체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기초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특히 노무제공자에게 지급하는 보수가 기본급 또는 고정급으로 지급되는 경우에는 종속노동 자체에 대한 객관적 평가로서의 보수라고 볼 수 있어 근로의 대상성을 인정하기가 용이하고, 제공된 근로시간에 대응하여 보수가 지급되거나 결근·지각의 경우 보수를 제공하거나 연장근로에 따른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 경우처럼 제공된 근로의 양에 따른 대가관계의 비례성이 강한 경우에도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강하므로 그에 따른 보수를 임금으로 볼 수 있으므로 당해 노무제공자를 근로자로 파악하기가 용이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상"이기보다는 "업무실적에 따른 수익의 배분"의 성격이 강한 경우, 예를 들어 노무제공의 대가로 지급받는 보수가 당해 기업에서 비슷한 수준의 정규사원의 경우와 달리 그 보수의 산정이 제공된 근로의 내용 곧 제공된 근로의 질이나 양에 비례하는 성격보다는 오로지 객관적으로 수행된 업무실적의 결과에 따라서만 산정되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노무제공자는 독립적 사업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해석한다.

즉 노무제공자가 받는 보수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제공한 근로의 내용 곧 근로의 질 또는 양(근로시간)에 직접 비례하거나 밀접하게 관련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산정됨으로써 그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보다는 오로지 외부에 객관적으로 나타난 업무의 수행실적에 따라서만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좌우되는 것은 제공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라기보다는 의뢰받은 업무의 수행실적의 결과로서의 수익금에 대한 배분의 성격이 강하므로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하고 있다.

 

자활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일급(일당)이 정해져 있고 이는 업무실적에 따른 수익배분이 아니라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고정된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며, 결근, 지각에 대하여 급여를 공제하고 연장근로수당 등이 지급되는 것을 보더라도 근로시간의 양에 비례하는 대가성이 명백하다고 보인다. 즉 자활 참여자에게 지급되는 금품은 가장 보수적인 견해에 따르더라도 근로의 대상성을 가지는 임금의 성격이 명확하다고 할 것이다.

한편 노동부 질의회시나 법제처 해석에 따르면, 조건부 수급자가 근로자가 아니라는 가장 유력한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사업참여일수에 관계없이 최저생계비 수준의 금품을 수령하고 있고 그것의 성격이 임금이 아니라, 생계보조금 성격이어서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건부 수급자의 경우에도 임금은 자활후견기관에서 매월 초 임금지급기일에 급여통장으로 입금이 되고, 시군구에서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차액분에 대해서는 생계보조금으로 시군구가 추후에 지급하고 있다. 이를 보면 위와 같은 해석은 조건부 수급자가 받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임금성격인 급여와 수급자로서 시군구로부터 추가로 지급받는 생계보조금 성격의 생계급여를 구분하지 않아 생긴 잘못된 판단이다. 즉 조건부 수급자도 차상위 계층과 같이 자활사업에 참여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대가로서 정해진 자활급여와 각종 수당을 수령하는 것이고 그것이 근로의 대가로 임금성을 갖는다는 것은 동일하다. 다만 최저생계비 이상의 소득이 있는 차상위계층과 달리 근로능력이 있지만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수준에 있는 조건부 수급자에게 국가에서 위 임금이외에 별도의 생계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고 그 생계보조금의 지급 조건으로 ‘근로능력이 있으므로 일단 근로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부과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노동부와 법제처는 조건부 수급자에 대하여 임금과 생계보조금을 구분하지 않고 판단하여 잘못된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자유로운 의사가 아니라, 관련 법 소정의 생계급여를 지급받기 위하여 의무적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점’이 차상위 계층과 다르다면서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근로자가 근로를 하게 된 동기는 해당 ‘근로관계의 존부’와는 무관한 문제이고,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조건부 수급자가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관계의 존부문제와 별도의 생계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으로 자활사업에 참여하여 근로를 해야 함을 요한다는 문제는 구분되는 것이므로 위 주장 역시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또 법제처는 ‘자활사업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조성하기 위하여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행하는 사업’이므로 지급하는 급여는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생계보조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이를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사업은 영리사업이든, 비영리사업이든 불문하고 있다. 자활사업은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국가가 일자리를 제공하는 성격을 갖는 사업으로 그렇게 제공된 일자리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참여자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근거가 없다.

즉 자활 참여자들은 사회적 일자리형(복지간병 등)이나, 시장진입형 자활근로(도시락, 집수리, 청소사업 등)에 적절히 참여하여 근로에 종사하는 것이고 사회적 일자리는 국가가 직접 근로자를 고용하여 제공해야 하는 공공서비스 성격을 갖는 것이므로 영리적 성격이 배제될 뿐이다. 더구나 시장진입형 자활근로의 경우에는 생기는 수익금 관리 등 회계관리를 주로 센터 담당실무자가 정리하여 시군구에도 보고하며, 사업단 투자비용과 수익에 대하여 연말에 정산을 실시하여 사업단 소속 참여자의 인건비, 사업비, 감가상각비 등 포함하여 정산을 한 결과 투입예산의 20%이상의 수익이 발생해야 사업단이 계속 유지된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막연히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이라는 이유로 그에 속해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는 자활 참여자들의 근로자로서의 성격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

 

(5)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그리고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로를 제공하게 되어 있으므로 전속성과 계속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6)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사회보장제도, 즉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에서 근로자로 취급받는지 여부나, 근로소득세를 징수하는 지 여부는 결국 근로자로서 취급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므로 판단기준으로서는 적절하지 않고, 대법원도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설시하고 있다.

 

(7) 검토

 

위와 같이 조건부 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이나 자활 참여자는 현재 법원이 채택하는 가장 보수적인 해석 기준을 적용하여 분석해 보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자에 포함되는 것은 명확하다고 보인다.

 

나아가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본다면 위의 어떤 견해(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동일하다고 보는 견해를 채택하더라도)에 의하더라도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이며 다만 노조법상 사용자는 ‘당해 근로자의 근로조건 결정의 상대방이 누구냐’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므로 자활후견기관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군구, 나아가 보건복지부도 노조법상 사용자로서 자신이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단체교섭 의무를 지게 되고 노조활동에 지배․개입하는 경우에는 사용자로서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도 원청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회사 소속 노동자의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지는 사용자(단체교섭 의무를 지거나, 지배개입의 주체가 되는 사용자 의미)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사건(서울고등법원 2007. 4. 11. 선고 2006누13499 판결, 행정법원 2006. 5. 18. 선고 2005구합11951 판결)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 지배, 개입의 주체로서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상의 사용자를 말하는 것이지만 위 조항이 단결권 침해에 해당하는 일정한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배제, 시정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할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근로계약상의 사용자 이외의 사업주도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와 직접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를 자기의 업무에 종사시키고 그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 조건 등에 관하여 부분적이기는 하더라도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와 같이 볼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에는 그 한도 내에서 위 조항에서 정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그와 같은 사업주는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와 병존하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명령의 이행의무자가 될 수 있으나, 노노법 제81조, 제82조 제1항, 제84조 제1항 등의 규정을 종합해 보면 부당노동행위 제도가 사용자의 일정한 행위로 근로자가 받은 불이익을 시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그와 같은 시정은 구제명령의 이행에 의하여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결국 그와 같은 사업주는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 권한이나 능력을 갖는 한도 내에서만 부분적으로 구제명령의 이행의무자로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편 부분적 사용자로서 구제명령을 이행할 권한이나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는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계약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 형태, 근로관계상 제 이익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적 사용자는 직접적인 근로계약상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원직복귀명령, 소급임금지급명령 등과 같은 구제명령의 이행의무자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는 없고 간접적인 근로계약관계에서도 이행이 가능한(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능한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교섭 명령, 부작위 명령 등과 같은 구제명령의 이행의무자로서 부당노동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각주 ----------------------------

 

1) 2007년 7월 24일에 열린 민주노총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민주노동당이 개최한 자활참여자의 노동자성 인정에 관한 증언대회 및 토론회에서 발제한 내용입니다.

2) 강성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결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996노동판례비평, 1997, 61면

3) 강성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결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996노동판례비평, 1997, 61면-62면

4)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두13939 판결

5) 장의성, 우리나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법적 보호방안에 관한 연구, 고려대 법학박사학위논문, 2005, 22면에서도 ‘10개의 판단표지는 20세기 중반의 전형적인 산업구조 하에서 정립된 것이어서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하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안에 대해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6) 강성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결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996노동판례비평, 1997, 75면

7) 특수고용관계, 특수형태근로 등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8) 이 점에 관하여 상세한 것은 윤애림,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과 입법방안, 민주법학 23호, 2003. 320면-321면 참조

9) 조경배, 독립노동(특수형태근로)의 법적 규율에 관한 연구, 서울대노동법연구회, 노동법연구 19호, 2005년 하반기, 153면

10) 강성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결정,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1996노동판례비평, 1997, 57면 이하 ; 조임영, 근로계약의 본질과 근로자개념, 서울대노동법연구회, 노동법연구 15호, 2003년 하반기, 178면 이하 ; 최영호, 계약근로형 노무공급자의 근로자성, 서울대노동법연구회, 노동법연구 13호, 2002년 하반기, 123면 이하 ; 강성태, 특수고용관계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한국노동법학회, 노동법학 제11호, 2000. 12. 35면 이하 참조

11) 장의성, 우리나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동법적 보호방안에 관한 연구, 고려대 법학박사학위논문, 2005, 22면 - 23면에서는 ‘판례의 문제점은 ① 10개의 판단표지 적용원칙의 불명확함으로 인한 법적 안정성 저해 및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내맡겨지게 될 가능성, ② 10개의 판단표지가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사용종속성만으로 구성, 운용하는 점 등 크게 2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12)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공정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결정에서 경제적 실체를 매우 중요시하여 왔다. 그것을 종합정리한 Donovan v. Sureway Cleaners 판결에 의하면 공정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을 위해서는 다음 여섯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하였다. ① 작업수행방식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사용자의 권한의 정도 ② 자신의 경영기술에 의존하는 이익과 손실에 대한 근로자의 기회여부 ③ 근로자의 작업도구나 재료에 관한 투자여부나 보조자의 고용여부 ④ 제공된 노무에 특별한 기능이 요구되는가 여부 ⑤ 노무공급관계의 계속성의 정도 ⑥ 제공된 노무가 사용자가 운영하는 사업의 통합적 부문인가 여부가 그것이다. 한편 일본에서 근로자성 판단방식으로 원용되는 1985. 12. 19. 노동기준법연구회 제1부회의 ‘노동기준법의 근로자의 판단기준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보고에 의하면 근로자성의 판단기준을 ‘사용종속성에 관한 판단기준’(이는 다시 지휘감독하의 근로에 과한 판단기준과 보수의 노무대가성으로 구성)과 ‘근로자성의 판단을 보강하는 요소’로 나누어 살피면서 후자에서는 사업자성의 유무(기계, 도구의 부담관계 및 보수의 액)와 전속성의 정도(타사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 제도상 제약되거나 사실상 곤란한가 여부와 보수에 생활보장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인정되는지 여부)를 제시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연방노동법원이 1978. 3. 15. 판결에서 ‘타인이용의 노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는데, 이것은 ‘라디오, 텔레비전의 공동작업자는 사업자와 같이 자신이 설정한 목적에 따라 자기책임하에 시장에서의 위험을 지면서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게 타인이용적인 처분에 맡기고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설시함으로써 근로자성의 판단에서 노무공급자의 독립사업자성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고 하였다. 강성태, 특수고용관계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한국노동법학회, 노동법학 제11호, 2000. 46면 각주 19 - 21에서 재인용

13) 이병태, 583면에서는 ‘특히 노무지휘의 내용이 직접적, 구체적인 것에서 간접적, 포괄적인 것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4) 최영호 교수는 위의 글 134면에서 ‘사용자의 노무지휘권의 범주를 ① 업무수행에 대한 감독, 지시(작업감시, 시간관리, 근무장소의 지정 등), 그리고 ② 업무 내용의 지시(업무의 종류, 업무수행방법, 노동강도 등), 그리고 ③ 업무 완성에 대한 검사, 지시(업무수행결과의 승인, 수정, 보완지시와 평가 등)로 대별할 경우, 전통적인 의미의 노무지휘는 ①의 범주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에 대하여 특수고용관계에서는 ①의 범주보다는 ②와 ③의 범주가 중시되게 되어 노무지휘이 형태가 직접적, 구체적인 형태로부터 간접적, 포괄적인 형태로 변화하게 된다.’고 한다.

15)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20348 판결

16) 장의성, 위의 글, 22면에서는 ‘사용종속관계의 징표들로 나열되는 각각의 기준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당해 고용형태가 제시한 징표들 중 몇 가지 요소들을 충족시켜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 또한 그러한 각각의 징표들을 핵심적 요소와 부수적 요소로 나누어 분리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불명확함으로 인하여 법적 안정성이 저해되고 법관의 자의적 판단에 내맡겨지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17) 김유성, 24면에서도 ‘판례는 종속관계의 유무의 판단을 위한 제 요소를 나열하고 있을 뿐 어떤 요소가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것인지, 어떤 요소가 부차적인 것인지 구분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구체적인 사건에서 판단자가 어떤 요소에 가중치를 두는가에 따라 판단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근로자에 비해 경제적으로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용자의 주관적, 일방적 의사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요소(취업규칙 등의 적용여부, 기본급, 고정급의 유무), 근기법상의 근로자 여부에 따라 기타 법령의 적용여부가 좌우되는 요소(사회보장제도 등 기타 법령상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근기법과는 입법의 취지를 달리하는 법률에서의 취급실태에 관한 요소(근로소득세의 원천 징수 여부) 등에 강조점을 두게 되면 계약당사자의 주관적 의사보다는 계약관계의 객관적 실체를 중시하여 근로자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원칙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8) 임종률, 33면도 유사한 지적을 하고 있다.

19)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01. 4. 13. 선고 2001카합177 결정에서 “현대에 들어와 나타나고 있는 취업․고용형태의 다양화 현상을 노동관계법이 적정하게 규율하기 위하여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요소를 입체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종속관계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 고려요소(위 대법원 판례의 기준 번호 참조) 중 ①항 내지 ⑥항 기재의 요소는 사용종속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서 고려하여야 할 실질적 징표라고 할 것이고, ⑦항 내지 ⑨항 기재의 요소는 그 내용이 사용자가 자신의 우월한 경제․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볼 때 사용종속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부수적인 요소로서 고려되어도 무방한 형식적 징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와 같이 실질적 징표와 형식적 징표를 종합하여 고려하여도 사용종속관계의 판단이 어려울 경우에는 나아가 ⑩항의 양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즉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의 점, 즉 노무공급 관계의 성립과 종료는 오로지 신청인에 의하여 정하여 지고, 운송차주들이 담당하는 레미콘 운반업무는 신청인의 사업에 필수적 내지 본질적인 것이며, 운송차주들이 사업자로서의 독립성 및 전문성을 가지지 못하여 독자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봉쇄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도, 신청인 회사의 운송차주들은 신청인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노조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20) 김유성, 24면

21) 자세한 내용은 조임영, ILO 고용관계권고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김유성교수정년기념논문집간행위원회, 노동법의 존재와 당위, 2006, 285면 이하, ; 윤애림, ILO 고용관계권와 한국 특수고용 입법논의, 한국노동법학회, 노동법학 23호, 2006. 12. 255면 이하 참조

22) http://www-ilo-mirror.cornell.edu/public/english/dialogue/ifpdial/ll/er_conc. htm

23) 조임영, 위의 글, 297면

24) 조임영, 위의 글, 298면 - 299면

25) 개별 사건에서의 우연한 변화가 아니라 기존의 비판적 견해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이라고 한다.

26) 국가인권위원회, 특수고용직 노동권침해실태조사보고서, 2006, 39면-40면

27)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

28) 김형진, 위의 글, 512면

29) 서울고등법원 2001. 12. 28. 선고 2001라183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3. 6. 12. 선고 2003구합537 판결

30) 변종춘, 위의 글, 33면 각주 2번

31) 최영호, 계약근로형 노무공급자의 근로자성, 서울대노동법연구회, 노동법연구 13호, 2002년 하반기, 145면

32) 김유성, 노동법 Ⅱ, 법문사, 1999, 53면

33) 임종률, 30면

34) 강성태, 근로자의 개념, 서울대 법학박사학위 논문, 1994, 173면 - 176면

35)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근로기준법상 지위를 부정하면서도(근기 68207-418, 2003. 4. 8.) 노조법상 지위는 ‘현재까지 캐디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1993년도 대법원 판결이 변경된 바 없으므로 OO캐디에 대하여도 달리 볼 사정이 없는 한 이와 같은 판단기준에 따라 노조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하고 있다(노조 68107-654, 2003. 12. 23.).

36) 대검찰청 공안자문위원회에서 발표된 내용(2004. 12. 7.)에 따르면 특수고용 문제에 대하여 검찰 차원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내용을 보면 ‘....집단적 노사관계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단결권의 보호 등 집단적 노사관계법상 보호가 필요한가라는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하므로 반드시 근로기준법상의 판단표지에 의하여 판단할 필요는 없고 관련법상 정의하고 있는 내용도 상이함. 따라서 현단계에서는 검찰에서 실업자 초기업단위노조 가입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를 수용한 적극적인 해석을 통하여 구체적인 사건 처리(부당노동행위로 기소)를 함으로써 사실상의 관행으로 정착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음. 궁극적으로는 입법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하여 검찰차원에서도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구분하여 특수고용 노동자들에 대하여 우선 노조법상의 근로자성은 인정하여 실무처리를 해나갈 것을 강조한 바 있다.

37) 이승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노동법적 보호방안의 모색, 한국노동법학회, 노동법학 제23호, 2006. 12. 189면 - 190면

38) 이승욱, 위의 글, 214면 각주 19번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