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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려는 경총의 시행령 개악 시도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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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투쟁]/성명·입장

2022. 5. 17.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려는 경총의 시행령 개악 시도를 규탄한다

 

 

오늘도 일터에서 누군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기업이 안전보건을 위한 인력과 예산을 투여하고 안전관리에 신경을 썼다면 죽지 않아도 될 목숨이 또다시 죽어가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고자 한 것은, 노동자와 시민들의 죽음에 무감한 기업의 경영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함으로써, ‘예방’에 더욱 힘쓰도록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기업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된 이후 법의 취지에 맞게 안전을 위해 힘을 쓰기보다 이 법을 왜곡하고 효과를 없애는 데에만 힘을 기울여왔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5월 13일 경총이 제출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경영계 건의서’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자와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조직문화, 안전관리와 안전인력ㆍ예산의 투여를 결정할 권한은 경영책임자에게 있다. 그동안 허울좋은 ‘안전관리자’를 내세워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면해왔기 때문에 ‘예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법은 경영책임자가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함으로써 변화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경총의 권고안은 ‘안전보건이사’를 선임하면 사업대표의 의무이행의 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하자고 한다. 처벌도 징역형을 없애고 벌금형으로 하자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하청노동자들이 더 많이 죽거나 다치는 현실에 주목했다. 위험업무의 외주화로 인해 하청노동자들은 더 위험에 내몰렸다. 그래서 도급ㆍ용역ㆍ위탁시 원청이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경총은 건의서에서, 원청의 안전 및 보건관련 의무를 갖는 도급을 ‘해당 법인의 사업목적 수행과 관련성이 있는 도급 등으로 규정’하자고 주장하여 도급의 범위를 임의로 축소한다. 또한 가장 사망사고가 많은 건설현장과 조선소에 흔한 임대와 발주를 제외하자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위험을 외주화 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관행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경총은 이 외에도 과로사등 직업성 질병사망 제외, 하청 및 특수고용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각종 기준 마련조항을 삭제 등 심각한 요구를 하고 있다. 경총 건의안의 핵심은 ‘경영책임자 면책’과 ‘원청 책임 면제’, ‘적용범위 축소’이다. 그들은 시행령에 위임된 범위를 넘어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있으며 이후에는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윤석열정부도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과, 법 개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고한다. 윤석열정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는 경총의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 이미 보았듯이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지키지 않는 정부는 오래 가지 못한다.

 

2022년 5월 17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